진료일지(534 ) :2019년 6월3일

40대 초반 여자사람 환자: 좋은 환자 만난 것도 복 받은 거지


 2019년 6월3일 아침 회진시간,

"드디어 오늘 퇴원하게 되는 군요.  오래동안 너무 고생시켜 미안 합니다, 퇴원후 2주만 더 기름기 없는

무지방 식이를 하십시요"

"아뇨, 교수님께서 더 마음 고생 많이 하셨지요,  주말인데도 저 때문에 나와 주시고.."
"자기 환자가 고생하는데 봐 드려아지요. 어제 그제 식사를 했는데도 배액관으로 유미액이 비치지 않았으니까

이제는 된 것 같습니다.  별것 아닌 수술받고 이렇게 고생하다니요, 이제 식이를  하니까 얼굴이 많이 좋게 보이는 군요"
"고맙습니다, 교수님"

환자는 그렇게 고생했는데도 웃는 얼굴을 보여준다.


환자는 지난 4월15일 왼쪽 갑상선 날개의 1.6cm 유두암으로 최소침습기법으로 왼쪽 반절제술과 중앙경부청소술,

그리고 왼쪽 측경부 레벨4림프절중 커진 것 6개를 제거하는 수술을 받았다. 왼쪽 레벨4 림프절 제거는 암전이가 증명된 것이

아니라 커져 있었기 때문에 검사 목적으로 제거하여  전이가 증명되면 왼쪽 측경부청술을 하고 오른쪽 갑상선 날개까지

떼는 수술을 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다행하게도 제거된 레벨4 림프절에는 암전이가 없는 것으로 밝혀져 수술은 간단히

왼쪽 반절제와 중앙경부림프절 제거술만 받았다.

간단한 수술이어서 큰 걱정없이 수술후 예정대로 3일후 퇴원을 하였던 것이다.


그런데 말이지, 4월30일 퇴원후 첫 외래 진찰 때 어?? 왼쪽 아랫쪽 목이 좀 불룩하게 부어 있는 것 처럼 보인다.

"흠, 배액관 삽입없이 퇴원했으니까 수술부위 체액이 흡수되지 않고 고여 있는 거구만,  주사기로 뽑아주면

간단히 해결 될거야"

그런데 주사기로 뽑혀나온  액체가 우유빛을 나타내고 있지 않은가. 우유빛이면 유미루(chylous fistula)가 생긴 것인데?
그래도 뭐, 림프절 청소술을 한 것도 아니고 그냥 간단히 검사용으로 몇개를 뗀 것이니까 저러다 멈추고 말겠지 생각하고

저지방 식이를 하면서 이틀에 한번씩 내원해서 주사기로 뽑아 내기로 한다. 한번에 45~50cc 정도씩 나오니까 큰 문제는 없겠다 했는데

그게 아니다. 이틀에 한번씩 일주일 이상 뽑아도 줄어들 기미가 없는 것이다.


그래서 5월13일 재입원해서 기름기 없는 과일만 섭취하게 하고 영양제 주사맞고 옥테레오타이드를 복부피하에 매일 주사하여 흉관으로

유입되는 림프액을 최소화 시켜 유미액 누출부위가 자연적으로 막히게 하는 치료를 시작한다. 주말까지 출근해서 환자상태를 체크하고

적극적으로 왼쪽 아래목 레벨4부위에 고이는 유미액을 주사기로 뽑아내어 액체는 맑아지는데 그량이 21cc~102cc까지 도무지 줄지 않고

부어오른 왼쪽 목이 약간 붉은 색을 나타내고 열감까지 느끼기 시작 한다.  백혈구 수도  10000 이상, 염증수치CPR도 솟아 오른다.

아~, 유미루 부위에 염증까지 생기는 것이다. 아니 논문에는 이렇게 하면 1주일 전후에 막히는 것으로 되어 있는데 어떻게 된거야?

(JAMA Otolaryngol H& N Surg 2015;141(8):723~727).

환자에게 거듭 미안한 마음을 표한다. 그리고 환자의 불안한 마음을 진정시켜 준다. "어떻게 하든 좋아질 것입니다"

환자는 고생스러운데도 웃는 얼굴로 무한신뢰를 보내준다. 남편분과 아들도 마찬가지다.

"하~, 빨리 호전되어야 할텐데....안되겠다, 주말지나도 안 좋아지면 손을 좀 봐야 겠다"


5월20일, 환자를 수술실로 옮겨 부어 있는 부위를 씻어내고 배액관을 삽입하는 간단한 시술을 한다.

이 시술후 환자상태는 염증수치가 떨어지고 열도 내려 가고 빠른 회복을 보인다. 배액관에서 나오는 림프액도 맑아지며 량도

줄어든다. 염증반응이 유미루가 막히는데 일조를 한것인지도 모르겠다.

오랫동안 식사다운 식사를 못한 환자가 안스러워 배액량이  맑게 21 cc이하로 나온 것을 보고  5월23일 무지방죽으로 식이를 하게 한다.

하루가 지난 24일에도 맑은 배액이 나와 이제 곧 해결이 되려나 보다 생각한다.

근데 말이지,  25일 부터 맙소사, 다시 우유빛 배액이 나타나고 배액량도 150cc로 증가한다.

"아고, 닫혔던 림프관이 다시 열렸나 보나, 다시 금식시키고 옥테레오타이드 피하주사 시작해야겠다. 물과 수박정도만 섭취하게 하고"

이래도 안막히면 림프관을 통해 리피오돌(Lipiodol)을 주입해서 흉관(thoracic duct)을 막아보든지, 이도 안되면 흉강내시경(thoracoscope)으로 림프관을 결찰하는 방법을 쓰든지 해야 할 것이다.


영상의학과 교수는 환자의 서혜부림프절을 보고 림프절 크기가 3cm 이하이어서 리피오돌 주입술은 곤란하다고 한다.

근데, 하느님, 고맙습니다.

금식시키고  경정맥고영양 투입과 옥트레오피하주사 요법을 다시 시작한  26일이후 부터 배액이 맑아지며 량도 54cc-30cc- 24cc로

급격히 줄어든다. 5월31에는 4cc까지 떨어진다. 이제는 막힌 것이다.

1cc까지 떨어진 6월 1일에는 드디어 대망의 무지방 식이를 시작한다.  식이에도 불구하고 더 이상 배액은 보이지 않는다.

그 다음날에는 밥으로 바꿔도 아무런 일이 일어나지 않는다. 만세, 에헤라디야, 해결 된 것이다.

그동안 환자도 의료진도 너무 마음 고생을 많이 했다.

전공의 닥터 김이 말한다. "교수님, 잊지 못할 환자가 되겠습니다"
"맞다, 정말 간단한 수술 받고 큰 고생한 환자다,  그래도 불평 한마디 않고 참아준 환자가 너무 고마운 거지,

좋은 환자 만난 것도 복 받은 거지"

환자는 6월3일, 웃는 얼굴로 퇴원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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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족: 퇴원 이틀후인 6월5일 전공의 닥터김이 말한다. "교수님, 궁금해서 그 환자에게 전화를 해 봤는데 아무 문제 없이 식사를 잘 하신다

했어요, 전화까지 주었다고 많이 고마워 하던데요"


2019/07/19 08:23 2019/07/19 0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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