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료일지: 2019년 5월29일

60대 중반 여자사람 환자 :얼굴 험악하다고 다 악인은 아니다


16호 수술실, 콩콩이 닥터김과 다음 수술할 환자의 초음파를 보며 얘기를 나눈다.

"60대중반 여환자다. 오래전에 양쪽 갑상선 날개에 결절이 있다는 소리를 들었으나  별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가

지난 1월 말에 오른쪽 결절을 세침검사한 결과 여포종양의심(카테고리4)이라고 나와 전원되어 온 환자야.

우리 병원에서  세침검사 슬라이드를 다시 리뷰했는데 이번에는 비정형 세포(atypia, 카테고리3))라고 판독했단 말이야.

콩콩이, 초음파 보고 자네 의견을 말해 봐"
"네, 오른쪽 날개에 2..3cm 결절이 보이는데 아주 못생겼는데요, 저에코에 미세석회 알갱이(microcalcifications)들이

좀 있고요,  결절 가장자리가 약간 흐려져 (blurring) 있고 미세혈관(microvasculature)이 많지는 않지만 좀 보이고...

암으로 생각해야 겠는데요?"

"그렇지? 나도 동감이야, 그리고 왼쪽 날개에도 결절이 여러개 있잖아"

"왼쪽은 뒷쪽 피막 근처에 1.3cm, 1.2cm, 1.1cm 결절들이 나란히 누워 있군요, 맨 아랫쪽 1.3cm결절은 오른쪽 것과

모양이 비슷해서 냄새가 좀 나는데요"
 

"그런데 아직 암이라는 증거는 못 잡아 내었단 말이야,  여포종양 의심은 수술로 떼어 내어서

검사를 해봐야 암인지 아닌지 구분이 되고, 비정형은 한두어번 세침검사를 더 해 볼 필요가 있고... 세침검사결과가

이렇게 나오면 환자는 답답해하고 의료진은 참 난처해 지고.....뭐 획기적인 진단 방법이 나와야 할텐데...

우물쭈물하다 암을 놓쳐 퍼지게 되면 환자측으로부터 비난을 면하지 못하게 될거고... 이럴 때는 어떻게 하면 좋을까?"
"교수님이 주장하시는 진단적 수술을 생각해볼 수 있잖아요"

"지금까지  교과서적으로는 진단적 수술로는 결절이 있는 날개를 다 떼는 반절제술이 추천되고 있는데,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옛날같이 수술 중 긴급조직검사가 여의치 않을 때는 의심스러운 결절이 있는 갑상선 날개를

다 떼어서  암으로 최종 진단이 나왔을 때는 재수술을 피하는  방법으로 가장 좋다고 생각되었지만

만약 암이 아닌 양성종양으로 나오면 쓸데 없이 정상조직이 제거되는 것이지. 환자측으로는 불만이 안생길 수 없잖아,

그래서 나는  진단을 얻기 위한 수술로는 우선 해당 결절만 떼어서 긴급조직검사를 해서 암인지 아닌지 구분하고 만약

암으로 나오면 그자리에서 암수술을 하고, 암이 아닌 걸로 나오면 그냥 수술을 종결시키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라 생각한단 말이지,  암이 아닌데 반절제이상 수술을 해서 평생 갑상선 홀몬을 먹게 되면  억울하잖아"


"오늘  이 환자는 우짜면 좋을 것 같애? 바로 진단적 반절제술을 할까? 오른쪽 결절이 아주 험악하게 생겼으니까 말야.

만약 암으로 나오면 바로 전절제술을 하고. ... 시간이 절약되고 좋잖아?"
"아뇨, 그래도 결절만 먼저 떼어서 진단을 확실히 얻은 다음에 결정하시지요"
"OK,  그럼 진단적 결절 적출술을 먼저 하자"

수술은  오른쪽 쇄골 상방 3cm 최소침습기법으로 결절만 떼어서 긴급조직검사실로 보낸다.

"요새는 거의 다 면역염색을 하니까 1시간 가까이 걸릴거야... 내 휴게실에서 컴터랑 놀고 있을테니까

결과 나오면 연락하라구"


정말 1시간 까까이 지난 후에 연락이 온다.
"교수님, 암이 아니래요"
"뭐? 정말이야? 암이 아니고 양성결절이라고? 와 대박이다. 그래도 반대편 세개중 제일 큰것 한개는 떼어서 확인해 봐야하지 않을까?"

반대편 결절은 수술조작중에 만져지는 느낌이 부드럽고 매끄러워 암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지만 그래도 떼어서 쪼개 본다.

"음, 암은 아니네, 그참, 얼굴 험악하다고 다 악인은 아니듯이 결절이 못생겼다고 다 암은 아니란 얘기지,

반대로 얼굴 이쁘다고 다 착한 사람은 아니듯이 예쁜 결절이 다 양성은 아니란 말이지, 여포변종 유두암은 거의 다 예쁘게 생겼잖아 ,

마치 BB 크림 바른 얼굴처럼 예뻐서 의사들이 속아 진단이 늦어져 상당히 커서 수술받게 된단 말이지. 사람이나 갑상선이나

외양만 보고 판단 하면 안된단 말이지.

OK, 면역염색 CD56 포지티브, HBME-1 네가티브니까 암이 아닌 건 틀림없다. 상처 닫고 수술 종결시키자.

세침 검사로 진단이 안될 때는 진단적 결절 적출술이 좋은 것 같아"


저녁회진으로 병실에 들러 보니 이미 환자는 침상을 벗어나 병동복도에서 서성이고 있다.

"아, 아주머니, 아까 회복실에서 말씀드렸듯이 양쪽 결절 다 암이 아니었어요,  그래서 결절만 떼는 간단한 수술이 되었습니다"

"아, 정말요? 회복실에서는 꿈속인가 했지요, 정말 암이 아니였단 말이지요, 그리고 결절만 떼고 갑상선이 남아 있단 말이지요"

너무 기뻐하며  필자의 양손을 잡고 놓아주지를 않는다.

"교수님, 너무 너무 고맙습니다,  서울시내 큰 병원은 다 돌아봤는데 모두 전절제를 한다 했거든요, 교수님, 너무 고맙습니다"

 그렇다. 얼굴 험악하게 생겼다고 다 악인은 아닌 것이다....흐흐

2019/07/19 08:21 2019/07/19 08:21

댓글을 달아 주세요

코멘트를 남겨주세요

1  ... 3 4 5 6 7 8 9 10 11  ... 1216 

카테고리

전체 (1216)
갑상선암센터 소개 (6)
갑상선암센터 예약하기 (2)
교수님 이야기 (825)
갑상선암센터 자료실 (203)
갑상선암센터 이모저모~ (168)

공지사항

달력

«   2019/08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Archiv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