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료일지(530) :2019년 5월22일

20대초 아가씨 환자 : 가족성 다발성 내분비종증 수질암이라도 희망은 있다


어제 저녁 병실 회진에서 다음날 수술할 내용에 대하여 설명한다. 10대후반 소녀같이 보이는데 스무살이 넘은 숙녀란다.

"이미 알고 있겠지만 가족성 수질암이어서 내일 수술은 갑상선전절제와 중앙경부 림프절 청소술을 할 예정입니다.

심한 수질암은 혈청 칼시토닌 수치가 암이 퍼진 정도에 비례해서 올라가는데  87pg/ml 밖에 안올라갔고 초음파, CT, PET-CT등

여러가지 검사에도 측경부나 원격전이가 안보이기 때문에 측경부 림프절 청소술은 안해도 될 것  같아요"

수술 얘기기 나오자 이 아가씨 눈이 벌겋게 되며 눈물이 쏟아져 나온다.

"아, 그렇게 심각하지 않으니까 울지 않아도 되요"

옆에서 간병하던 어머니가 말한다.

"저도 13년전에 교수님께서 수술해 주셨지요, 많이 퍼저서  양쪽 옆목 수술까지 다 했는데 지금까지 재발없이 잘 살고 있어요.

저희 가족중 저포함 5명이 같은 병으로 교수님께서 수술했어요"
"보통 딸이 같은 병에 걸리면 엄마가 몹시 미안해하지요, 무슨 죄지은 것처럼요, 듣기로는 2년전에 오른쪽 갑상선에 결절이 발견되었다고 했는데 왜 이제야 찾아 왔어요?"
"2년전 건강 검진에서 발견되었는데 그 때 선생님은 작으니까 그냥 두고 보자고 했어요"
"아이고, 수질암은  그렇게 하면 안되는데....하긴 일반 의사들은 수질암이 어떤 건지 잘 모르니까 그럴 수도 있겠네요"


수질암은 전체 갑상선암중에서 약 1% 발견되고 이중 80%는 가족성이 아닌 간헐형(sporadic type)이고 20%가 가족성(familial type)인데

 가족성중 80%는 다발성 내분비종증 2A형이고 그 다음이 2B형, 그그 다음이 내분비종증이 없는 가족성수질암이다.

수질암은  칼시토닌을 분비하는C-세포에서 생기는 암으로  갑상선 결절이 있고 칼시토닌이 증가해 있으면 바로 진단이 된다.

예후는 2A형이 가장 좋고, 그 다음이 그냥 가족성 수질암이고 제일 나쁜 형이 2B 형이다.

다발성 내분비종증란 것은  2A형은 수질암이 100%, 부신의 갈색세포종(pheochromocytoma) 50%, 부갑상선기능항진증이 30% 동반되고,

2B형은 수질암, 갈색세포종, 점막신경종, 말판외형등 여러가지 내분비종을 동반하고 있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다.

동반되는 갈색세포증이나 부갑상선기능 항진증은 수질암과 동시에 나타나기도 하고 시간차를 두고 나타나기도 한다.


 보통 2A형은 5세 이내, 2B형은 1세이내에 발견 치료하면 완치가 된다.

가족성이라 해서 100% 유전되는 것은 아니고 50%정도만 유전된다. 그래도 유전성이라고 밝혀지면 나머지 전가족을 검사하고 진단해서

일찍 수술해 주면 완치율이 올라간다.

 오늘 20대초 아가씨는 나이로 보아 진단이 늦어졌다고 할수 있지만 운좋게도 결절의 크기가 0.5cm와 0.4cm로 작고 칼시토닌 수치도

많이 높지 않기 때문에 예후는  좋을 것이다. 동반되어 있었던 갈색세포종은 3월27일 복강경으로 이미 제거 되었다.

부갑상선홀몬수치는 64ng/ml,  혈청칼슘수치는 10.6mg/dl (정상, 8.5~10.5)으로 정상의 상한선에 있어 경도의 부갑상선기능항진이 있을 것으로 생각은 된다.


드디어 오늘의 하이라이트 환자가 16호 수술실로 입실한다. 어제와는 달리 표정이 밝다.

"에고, 잘 잤어요? 예쁘게 잘해줄거니까 넘 걱정마셔"

환자가 마취에 들어가고 난뒤 전공의에게 질문한다.

"이 환자는 2년전에 결절이 발견되었다고 했지만 만약 아직까지 아무런 결절이 발견 안되었다면 어떻게 할거야? 그냥 두고 봐?"
"혈청 칼시토닌 상승이 있으면 갑상선전절제술을 해주어야 합니다"
"그렇지, 결절이 없어도 칼시토닌 증가가 있으면 C-세포증식이 있단 뜻이지, 여기서 결국 종양으로 발전하니까 말이야,

그리고 RET 유전자 돌연변이가 있어도 수술을 해야하고... RET돌연변이는 간헐성은 20~30%, 가족성은 95~100%까지

나오는 걸로 되어 있지"


수술은 우측 아랫목에 최소침습절개선을 통해 갑상선전절제술과 중앙경부림프절 청소술을 한다. 부갑상선 종양이나 비대는 보이지 않는다.

중앙경부림프절중 커진 것 하나를 떼어서 긴급조직검사로 전이가 없음을 확인하고 수술을 종결한다.


병상의 환자는 웃는 얼굴로 의료진을 맞이한다. 수술내역에 대하여 설명하고 아무 탈 없이 회복이 잘 될것이라고 격려해 준다.

"환자 어머니는 딸 한테 잘못한거 없어요, 미안해 할 것도 없고요,  암이 크게 퍼지기 전이라 천만 다행이구요"

가족성 다발성 내분비종증 수질암이라도 일찍  발견되어 치료하면 희망이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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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6/05 09:15 2019/06/05 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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