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료일지(497): 2019년 1월2일

60대 후반 여자사람 환자 :수술 합병증 없는 2019년이 되도록 해 주소서


2019년 1월2일 첫 아침 회진시간,  지난해 12월17일  종격동 림프절 재발 수술후 유미루(乳縻漏,chylous fistula)라는

휘귀 수술합병증이 생겨 고생고생해온 60대 후반 여자사람 환자를 만나려 간다.


유미루는 우리 몸속에  흐르는 림프액이 림프관을 따라 심장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어떤 원인이었던간에

림프관에서 림프액이 누출되어 나오는 현상을 말한다. 갑상선암으로 경부 청소술후

보통 림프액이 가장 많이 모이는 부위인 왼쪽 쇄골 직상부에서 흉관(thoracic duct)이 내경정맥(46%),

내경정맥과쇄골하 정맥이 만나는 부위(32%), 또는 쇄골하 정맥(18%)에 연결되어 림프액이 심장쪽으로

흘러 가도록 되어 있는데 이 근처의 림프절을 제거하고 나면 흉관의 작은 가지가 열려 림프액이 흘러 나오는 수가 있다.

오른쪽은 흉관이 퇴화되어 사이즈가 작아 유미루가 잘 생기지 않으나 왼쪽의 1/4 정도에서 생기며 누출정도는 심하지는 않다. 갑상선 수술의 0.5~1.4%, 경부림프절 청소술의 2~8% 정도에서 유미루가 생긴다고 보고된다(International J Otolaryngol 2017 ID8362874).

이외에도 복부수술이나 흉부수술후에도 복부나 흉부에도 유미루 누출이 생기는 수도 있다.

마치 포도를 따고난 자리에서 수액이 흘러 나오는 것과 같다.


일단 유미가 누출되면 지방이 섞인 액체가 빠져나와 상처치유가 지연되고 순환혈액량이 줄어 들게 된다.

유미액은 장관에 기름이 섞인 음식물이 들어가면 그 량이 증가하여 누출공이 막히기가 어렵게 된다.

따라서 우유빛 배출액이 배액관으로 나오면 유미누출이 생겼다고 보고 적극적으로 대처해야 한다.

하루에 500cc 이상 고유출(high output)이면 다시 수술실로 가서 누출부위를 찾아 누출공을 막아주고

500cc이하 저유출(Low output)이면 보존적 치료를 해보고 안되면 재수술로 누출공을 찾아 해결해 주어야 한다.

보존적 치료는 무지방식이 내지 단식을 하고 정맥을 통한 고영양공급을하면서 옥테레오타이드(octerotide)피하주사

로 림프액의 흉관유입을 감소시켜 누출공이 자연적으로 막히게 하는 방법을 쓴다(JAMA Otolaryngol-Head & Neck Surg

2015;141(8):723~729)..

말이 쉽지 이렇게 결정하기 까지 환자와 의료진의 고민이 이만 저만 아니다.


오늘 60대후반 여자사람환자는 2010년 2월에 왼쪽 갑상선을 거의 점령한 유두암이 성대신경을 에워 싸면서

주위림프절 전이가 심해 갑상선전절제와 림프절 청소술을 하고 왼쪽 성대신경을 따라 붙은 암조직을 깍아내는(shave off)

수술을 하였다. 수술후 세차례의 고용량 방사성요드치료를 하고 추적해 오던 중 왼쪽 측경부 림프절에 재발암이 발견되어

2011년10월에 측경부청소술을 하였다.

이 이후 또  중앙경부와 왼쪽 성대신경이 있었던 부위에 재발림프절이 발견되어 2015년 4월7일에

3개의 전이 림프절을 제거하였다.

추가 방사성요드치료를 받고 그동안 목소리 변화가 왔던 것이 호전되고 혈청 Tg 도 0.18ng/ml가 되어

이제는 안심수준이 되었다고 생각했는데 아이구야, 2018년11월22일 추적검사에서 흉골과 쇄골이 만나는 부위에

0.63cm크기의 전이 림프절이 또 자라고 있지 않은가.

"아주머니, 요것 떼기 어렵지 않으니까 더 퍼지지전에 간단히 떼 버리시죠" 했더니 워낙 성품이 좋은 분이라

순순히 그러겠다고 한다.

"잘하면 전신마취 없이 국소마취로 될지도 모르겠는데?"

근데 그게 아니다. CT스캔에는 쇄골 근처에 보이는 재발 림프절 외에 상부종격동속 총경동맥 앞뒤에 두개의 재발림프절이

버티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 저 부위는  접근하기가 쉽지는 않겠는데?  총경동맥 뒷벽에 붙어 있는 저놈은 흉관(thoracic duct) 과도 거리가 멀지

않아 수술후 유미루가 생길 수도 있는 위치인데?"


그래도 지난 12월17일 옛날 절개선을 열고 상부종격동 림프절 제거술을 한다.

단단히 각오하고 들어갔는데 의외로 수술이 쉽게 끝났다. 수술시야도 깨끗하게 보인다.

"이제 이 아주머니 고생에서 벗어 나겠다, 그동안 너무 고생 많이 하셨다"

하~, 그런데 수술 다음날 전공의로 부터 보고가 올라 온다.

" 교수님,환자가 식이를 시작하자 케찹통으로 우유빛 배액이 보이는데요, 210cc정도로요"

"아이쿠, 유미루가 생겼구나, 이 아주머니 고생고생 하는구나, 아이구 미안해라, 오늘부터 식사는 중지하고

기름기 없는 과일 먹도록 하고 옥테레오타이드 피하주사 1일 3회 주사하는 치료에 들어 가도록 한다"


치료효과는 드라마틱해서 210cc - 90cc - 8cc - 15cc -- 0cc로 급격히 배출량이 감소해서 그만

죽을 먹도록 허용한다. 환자가 과일만으로 견디기가 어렵다고 호소해서 그렇게 하기로 한 것이다.

근데 당장 유출량이 175cc로 증가하는 것이 아닌가.  아직 덜 막혔는데 식이를 시작해서 그렇게 된 것 같다.

환자와 보호자인 남편 얼굴 보기가 민망하다.

아침 저녁 회진 때 마다 미안해 하니 오히려 환자와 보호자분이 더 미안해 한다.

하느님도 무심하시지, 이렇게 성품이 착한 분 한테 이런 시련을 주시다니......

유미액 배출량은  175 cc - 105 cc - 7cc 로 감소하였는데 이번에는 식이를 좀 더 천천히 시작하기로 한다.

12월31일과 1월1일에는 거의 나오지 않는다고 한다.  다시 무지방식이를 시작하고 오늘 아침 회진시간에 배출량을

체크해 보기로 한다.  헐 ~, 거의 나오지 않는다, 성공이다,

 "아주머니, 이제는 정말 된 것 같습니다, 지난번에 일찍 식이를 시작 안했으면 벌써 해결되었을 텐데...

오늘 죽 먹고 괜찮으면 내일 퇴원해도 되겠습니다"


저녁 회진 시간에 다시 환자를 만난다. 식사를 해도  이제 정말 더 이상 배출이 없다.

"아주머니, 그동안 고생 많았습니다, 내일 퇴원하고 일주일쯤 더 무지방식이 하시면 완전 해결 될 거 같습니다"

하~~, 그동안 뒷머리를 무겁게 하던 문제가 해결되니 머리속이 맑아지는 것 같다.

"수술 합병증 없는 2019년이 되도록 해 주소서...황금 돼지님..  ".미소 노란동글이


2019/01/04 11:32 2019/01/04 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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