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료일지(484 ) : 2018년11월26일

30대중반 여자사람 환자 : 교수님, 제 손 좀 잡아주시면 안되요?


16호 수술실, "어? 다음 환자 입실이 늦다? 마취 준비중인가?"
마취 준비실에는 이미 환자가 침대에 누워 있고 간호사들이 정맥주사 라인을 잡고 곧 수술실로

옮길 준비를 하고 있다.

헐 , 그런데 환자가 필자를 보자 말자 눈과 코주위가 벌겋게 되어 눈물이야 콧물이야  한다.

"왜 울어요?"

"안울려고 했는데 교수님 얼굴 보니까 이렇게 눈물이 나네요"
"걱정마셔, 수술 잘 될거야, 저기 천장에 있는 성경구절 좀 보고... 두려워 할 필요 없는기라"

시편 23;4 구절이다.

""주님께서 나와 함께 계시고 주님의 막대기와 지팡이로 나를 보살펴 주시니, 내게는 두려움이 없습니다"


수술대 위로 옮겨진 환자를 앉히고  최소침습절개선을 디자인하며 환자에게 얘기한다.

"아까 아침 병실 회진에서 '수술자국은 예쁘지 않아도 되니까 깨끗이만 해주세요' 했던가?"

"네, 안전하고 확실히만 해 달라구요."

"아이고, 이렇게 말해주는 환자가 젤 이쁘더라. 염려 마셔, 예쁘게 최소침습하고 확실하게 깨끗이 해줄테니까.

오늘 수술은 오른쪽은 암으로 밝혀졌는데 왼쪽 것은 아직 진단이 안되어 수술중 긴급조직검사에서 암으로 안나오고

림프절 전이도 없으면 반절제로 끝날지도 모르지요. 근데 왼쪽 것이  냄새가 좀 나긴해요. 그래도 기대 좀 해보십시다"

"교수님, 제 손 좀 잡아주시면 안되요?"
"  그려, 그려, 얼마든지 잡아주지.ㅎㅎ"
환자의 양손을 잡고 있는 동안 환자는 깊은 잠에 빠져든다.


이 환자는 2012년부터 갑상선기능저하증으로 갑상선 홀몬인 신지로이드를 복용해 왔다고 한다.

가지고 온 초음파영상에는 갑상선 전체가 심한 만성갑상선염으로 저에코 실질에  얼룩이 심하고,

오른쪽 갑상선날개에  0.7cm 저에코성 결절이 뒷쪽 피막을 침범하고 있고, 왼쪽 날개에도 0.34cm 결절이 있다.

이 결절도 불규칙한 표면에 저에코다.

2018년 7월30일 타병원에서 오른쪽 결절을 세침검사한 결과 유두암(카데고리 6)으로 진단되었다고 한다.

만성갑상선염--> 갑상선기능저하증 ---> 갑상자극홀몬 TSH증가 ---> 갑상선세포 자극 ---> 암발생의 코스를

밟은 환자에 속하는 것이다.


수술은 오른쪽 아래목에 3cm 남짓 최소절개를 넣고 우선 왼쪽 결절과 중앙경부림프절을 떼어서 긴급조직검사를 보내고

오른쪽 갑상선절제술을 한다. 만성염증 때문에 수술조작 때 지혈로 다소 애를 먹었으나 그럭저럭 괜찮게 된다.

"자, 이제 왼쪽 결절과 림프절 전이만 괜찮으면 수술은 이걸로 종결이 될 것이다, 콩콩이, 어제 학회 심포지움에서

반대편 갑상선에 결절이 있을 때 어떻게 하면 좋을지 하는 토론이 있었는데 결말이 어떻게 되었지?"

"특별한 결론 없이 그저 흐지부지 했던 것 같아요. 다만 사회를 보신 신촌의 정교수님이 우리팀이 하는대로 결절을 먼저

떼어서 그 결과에 따라 수술범위를 결정하는 것이 어떠냐는 의견을 제시하기는 했어요, 타병원들은 이런 개념이 아직

없는 것 같아요. 반대편 것이 커면 어떤 것이든지 전절제를 하자는  얘기도 있었구요"


"수술전에 반대편 결절을 세침검사하면 도움이 될텐데요"
"우리나라는 이상한 나라가 되어서 한 환자에서 두군데 결절을 동시에 세침하면 한쪽 검사료는

삭감해 버리지, 미리 결과를 알면 수술중 긴급조직검사는 안해도 되는데 말이야"

" 참 이상한 나라네요'

"누가 아니래..., 긴급조직검사 나올 때까지 휴게실에 있을 테니까 연락해주라"


"교수님, 면역조직검사가 나왔는데요, 왼쪽 것도 유두암으로 나왔어요, 림프절 전이는 아직 없구요""
"내 그럴 줄 알았지, 곧 내려 갈게, 전절제 준비해 둬라"

수술은 남은 왼쪽 갑상선 날개를 떼는 완결 갑상선절제술이 된다. 방사성요드치료를 추가할 것인지는 나중에 정밀검사결과가

나와 봐야 할 것이다. 만성염증이 심한 환자에서는 수술후 부갑상선혈류가 나빠져서 생기는  저칼슘혈증이 걱정되어

부갑상선 근처의 정상 갑상선조직을 0.5gm 정도 남겨두어 혈류를 살리려고 애를 썼는데 글쎄 결과는 두고 봐야 겠다.


병실 회진시간, 환자 상태는 좋다,  이제는 눈물 콧물 대신 활짝 웃는 표정이다.

전절제가 되었다 해도 전혀 서운해 하지 않는다. 손발 저림도 없단다.

"교수님, 제가 손잡아 드리고 싶어요"

"허허, 그래요, 아까와는 완전 반대가 되었네... 좋아요 좋아요"

옆에서 간호하던 훈남 남편이 사람좋은 미소를 띄우며 말한다.

"교수님, 수고 많으셨습니다, 고맙습니다"미소 노란동글이


2018/11/28 11:42 2018/11/28 1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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