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료일지(457):2018년 7월30일

20대 후반 여자사람 환자:피막침범 되었다고 다 전절제 하는 것은 아니다


8호 수술실, 아가씨 같은 애기엄마가 옮겨져 온다. 눈자위가 벌겋고 눈물이 맺혀 있다.

"울었어? 염려 말아요, 큰 수술아니니까 간단히 끝내 줄게요. 근데 어릴  때 심장 수술 받아았다구요?  생활에는 지장 없었구?"

"네, 태어나서 5개월 때 심실중격 결손 수술 받았어요"

"계단 몇층 숨차지 않고 올라갈 정도면 심장 문제는 없어요,  큰 이변이 없으면 오른쪽 반절제로 끝날 가능성이

많아요, 안심하고 한숨 자고나면 끝나 있을걸요"
 

사실 이 환자는 2014년 7월 검진에서 우측 갑상선날개에 0.52cm 크기의 유두암이 발견되어 필자를 찾아 왔던 것이다.

1cm도 안되는 작은 암이었고 위치가 갑상선 피막과도 약간 거리가 있고 초음파영상에서 림프절 전이도 안보이는 것

같아 즉시 수술하는 것 보다 매년 검진해서 커지면 수술하자고 권유하였던 것이다(적극적 감시 또는 지연 수술).

물론 1cm미만 미세 암이라도 (1) 피막을 뚫었다든지, (2) 림프절 전이가 보인다든지, (3) 원격전이가 있다든지, (4) 성대신경 근처에

위치해 있다든지, (5) 기도 근처에 있다든지하면  기다리지 말고 수술을 권유해야 한다.

적극적 감시(active surveilence)란 6~12개월 간격으로 초음파를 해서 암의 크기가 3mm이상 커지거나 상기한 1,2,3,4,5의 소견이

나타나면 수술한다는 개념이다. 즉 좋은 위치의 작은  암은 즉시 수술을 안해도 생존율의 차이가 없다는 것이다.

 ( https://cafe.naver.com/thyroidfamily/51927 참조)


이 환자는 적극적 감시(active surveilence)정책에 따라 매년 초음파 검사로 추이를 지켜 보고 있었는데

2014년에 0.52cm이었던 것이 2015년--0.6cm, 2016년 --0.67cm, 2017년 ---0.8cm으로 점차 커지면서 위치가

슬슬 총경동맥 근처 피막까지 근접해지고 있었다.

암덩어리가 피막을 침범하면 혹시 반절제해도 되던 것이 전절제를 해야 될 상황이 될지 모르겠다 싶어 반절제 가능성이

높을 때 수술받는 것이 좋겠다 권유했는데, 마침 임신이 되는 바람에 할 수 없이 출산후에 수술하기로 하였던 것이다.

출산후 재검한 초음파 영상은 암 사이즈는 0.8cm 그대로이나 모양이 좀더 이그러지고 피막침범이 더 확실하게 보였지만

피막을 뚫고 피막밖으로 진출하지는 않은 것 같다.


미국 합동암협회(AJCC)에서 암병기를 결정할 때 T(종양상태),N(림프절 전이),M(원격전이)을 조합하여

생존율을 예측하기 위한 TNM병기를 5년 간격으로 개정 발표한다.

7판을 개정한 8판은  2018년1월부터 사용하기로 했는데 갑상선 피막침범(thyroid capsule)에  대한 내용을 보면

7판에서는 피막까지만 침범이 있는 경우와 육안이나 영상에서 피막 밖 장기까지 뚫고 나간 경우를 같이 취급해서 치료방침을

결정하도록 하였다. 즉 피막까지 침범이 있거나 피막 밖까지 뚫고 나갔거나를 가리지 않고 같은 T병기로 생각하여

갑상선 전절제를 해야 된다고 하였던 것이다.

그러나 8판에서는 피막밖까지 뚫고 나가서 주위 장기를 침범했을 경우에만 전절제를 해야 된다고 바뀌게 되었다.

그전에는 반절제를 하고 나중 영구조직검사에서 육안으로는 볼 수 없었던  현미경적 피막침범이 발견되면

다시 수술실로 가서 남은 갑상선을 다 떼는 완결갑상선절제술을 해 왔던 것이다.

말하자면 현미경적 피막침범은 생존율에 미치는 영향이 적기 때문에 TNM병기 결정에서는 무시해도 된다는 것이다.

피막침범이 되었다고 다 전절제 하는 것은 아니라는 말이다.


콩콩이 닥터 김에게 물어 본다.

"이 환자 피막침범(abutting)이 있는데 어떻게 하면 좋을까?"

"당연 반절제죠, 큰 림프절 전이가 없다면요"

"그렇지, 근데 요새도 피막침범 있다고 전절제하는 병원이 있다는게 문제지..."

오늘 이 환자는 초음파영상에서 피막침범(abutting)이 있기는 하지만 피막 밖으로 뚫고 나가지는 않았기 때문에

반절제만 해도 충분한 수술이 되는 것이다.


최소침습기법으로 반절제 수술이 끝난 병실의 환자는 벌써 나이롱 환자가 되어 앉아 있다.

"아까 수술실에선 왜 울었어요? 5개월 짜리 아기가 보고 싶어서?"

"네, 아기가 보고 싶어서요, 근데 교수님, 내일 퇴원하면 안되나요?"

"벌써 가려고? 지금 상태로는 내일 갈 수 있을 것 같기도 한데?"

그렇지, 수술대에 누운 엄마환자는 자기 몸 보다는 아기를 먼저 생각하더라구,

그리고 집에 두고온 애기가 머리에서 떠나지 않은 거지.  이게 남자와 여자의 다른 점이더라구...미소 노란동글이

2018/08/09 16:01 2018/08/09 16:01

댓글을 달아 주세요

코멘트를 남겨주세요

1  ... 12 13 14 15 16 17 18 19 20  ... 1129 

카테고리

전체 (1129)
갑상선암센터 소개 (6)
갑상선암센터 예약하기 (2)
교수님 이야기 (756)
갑상선암센터 자료실 (198)
갑상선암센터 이모저모~ (157)

공지사항

달력

«   2018/11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Archiv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