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료일지(442) :2018년 5월16일

78세 여자사람 환자 : 갑상선암 덕에 유방암 재발이 일찍 발견되다


수술전날, 환자의  영상과 검사데이터를 점검하며,

영상의학과 교수,수술조수 닥터김, 전공의, 전담간호사, 오코디와 함께 얘기를 나눈다.

 "내일 수술할 78세 여환인데 30여년전에 우측 유방암으로 수술받고 2년전에 좌측유방암으로 또 수술한 히스토리가 있어요.

지방병원에서 유방암 추적검사 중에 협부에 가까운 좌측 갑상선에 사이즈가 0.51cm밖에 안되는 유두암을 진단했어요.

근데 유두암이 앞쪽 피막을 뚫고 나오고  뒷쪽으로는 기도벽과 붙어 있어 수술을 피할 수 없게 되었지요.

결절은 이것 말고도 왼쪽에  여러개가 산재해 있고 중앙부 협부에도 2.25cm 짜리가 있는 데 이거는  양성인 것 같아요.

오른쪽에도 0.3cm되는 작은 결절이 두개 있는데 역시 암은 아닌것 같고...

문제는 폐CT스캔에서 종격동 림프절이 요상하게 보인다는 거지요. 판독은 갑상선암이 종격동 림프절로 전이된 것 같다 했는데

내 생각으로는 갑상선암은 아닌 것 같아요. 기도 전방 림프절과 그 하방 레벨7 상부 종격동 림프절이 깨끗한데 그걸 뛰어 넘어 상행대동맥(ascending aorta) 근처까지 전이가 일어 났다고 보기는 어렵단 말이지요. 영상의학과 김교수가 보기는 어때요?"

"글쎄요, 전이라면 갑상선암 외에 유방암도 생각할 수 있지 않을까요? PET-CT 찍어 보면 도움이 될 것 같은데요"

"오코디, 이번 주말에 유럽학회 참석 예정인 거 알고 있으면서 이런 헤비스케쥴(heavy schedule))을 올리면 내가 부담스럽잖아,

이틀 전에는 82세 할머니 대수술까지 하게 하고 말이지"

"아니, 교수님께 말씀 드렸는데요?"


응급 PET-CT에는 역시 전이가 의심되는 림프절이 같은 종격동에 보인다. 그러나 갑상선암 외에는 경부림프절 전이나

폐, 척추, 간 같은 원격전이 같은 것도 안보인다. 판독에는 역시 갑상선암 전이를 의심할 수 있다고 되어 있다.

"아냐, 내생각에는  갑상선암은 아니야, 그냥 염증반응이거나 유방암 전이일 거야,수술해서 저렇게 커진 종격동 림프절을 떼어서

수술중 긴급조직검사를 해서 답을 얻어야 될거야. 염증으로 나오면 가장 좋겠는데.....흉부외과에서 먼저 흉강경을

통해 저걸 떼어 달라고 부탁해 보자구... 환자분의 연세가 좀 있으니까 흉골을 여는 대수술은 무리가 되니까 말이지.

내일 수술은 오전에 흉부외과에서 먼저 종격동 림프절을 떼고 그 결과에 따라 갑상선 수술범위를 결정 하자구"


병실회진에서 환자와 보호자인 아들에게 현 상황에 대하여 설명하고, 종격동 림프절이 어떤 것으로 나오냐에 따라

갑상선 수술을 어떻게 할지 결정할 거라고 알려준다.
"제일 좋은 것은 염증으로 나오면 갑상선 수술은 반절제로 끝날 수 있고요,  만약 종격동 림프절이 갑상선 암 전이로 나오면

전절제를 하게 될 것이고, 유방암으로 나오면 역시 반절제 하고 유방암 항암치료를 하게 될 겁니다.

종격동 림프절이 암이 아니고 염증으로 나오면 만세 만세 만세 할 겁니다, 그렇게 되었으면 좋겠어요"

"아이고, 유방암 항암치료는 정말 하기 싫은데요. 머리카락 빠지고..."


수술 D-day 아침, 심장 초음파 검사를 하여 마취 위험도가  높지 않다는 걸 확인 받고 우선 흉부외과에서

흉강경을 통해 상행대동맥과 붙어 있는 큰 림프절을 무사히 떼어 낸다. 크기가 2.1cm나 된다.

"어때요? 떼어보니 암 같아요?"
"네,전이암 같은데요, 긴급조직검사 보냈어요"

20분후에 긴급조직검사 결과가 컴터에 올라온다.  "암 전이되온 것 맞음"

"뭐야? 무슨 이런 판독이 있어? 무슨 암에서 온 것인지가 중요한 데 이런 판독을 해주면 어떡하라고?"

성질 급한 다혈질 필자는 바로 병리 조직 검사실로 뛰어 올라 간다.

마침 병리과의 홍교수가 현미경을 보고 있다.

"홍교수, 어때요? 갑상선암에서 온 거요? 아니면 유방암에서 온 거요?"

"지금까지 본 거로는 유방암에 더 가까운 것 같아요"
"갑상선암인지 아닌지 알려면 Tg염색해보면 알 수 있는 거 아뇨?"

"그렇죠. 그런데 그건 시간이 너무 걸려요. 영구 조직검사를 해봐야 ...어째든 이  환자는  유방암이라고 생각되어요"


그래서 갑상선 수술은 오른쪽에 있는 작은 결절을 떼어서 암이 아닌 양성결절(adenomatous hyperplasia)인 것을 확인하고

협부를 포함한 좌측 갑상선절제술과 중앙경부청소술을 시행해 준다. 오른쪽 갑상선 조직은 남기게 된 것이다.

갑상선암은 어렵지 않게 해결되어 수술 시작전 긴장했던 마음이 어느틈에 풀어진다.

그러나 환자는 지금부터 암전장 (癌戰場)에서 유방암과 치열한 전투를 벌려야 할 것이다.


저녁 병실 회진에서 환자와 보호자인 아들에게 수술내역을 설명하고  이제 갑상선암은 고쳤으니까 유방암치료에

전력을 다 하자고 말해준다.

그렇지, 갑상선암 덕에 유방암 재발이 일찍 발견된 것이 그나마 다행이 아닌가, 또 고치면 되니까 말이지.미소 노란동글이

2018/05/30 12:55 2018/05/30 1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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