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료일지(429 ) : 2018년3월19일

33세 남자사람 환자 :전절제를 계획했는데 원하는대로 반절제가 되었어요


아침 회진 시작전 전공의가 보고한다.

"교수님, 오늘 수술할 기도침범이 의심되는 남자 환자의 MRI 사진입니다. 함 봐주세요"
"아, 그 환자, 어디 보자. 협부의 왼쪽과 왼쪽 측면 벽면(tracheal wall)이 암 조직과 붙어 있구만, 그래도 기도 내강까지는

 들어 가지 않은 것 같아. 기도연골피막(perichondrium)은 어떨지 모르겠네? 반대편 날개에도 결절이 하나 있고..."

"근데 교수님, 이 환자는 수혈은 안받겠다고 하고, 또 반절제를 원하고 있는데요?"

"수혈은 할 필요가 없으니까 그건 괜찮고, 반절제를 원한다고?  반절제가 안될 가능성이 더 높은데? 물론 반절제가 가능하면

반절제가 답이지만 전절제해야할 환자를 반절제하면 그건   의료과오(malpractice)가 되는데? 굳이 반절제만 고집하면 퇴원시키고

타병원을 소개시키는 도리밖에 없지"


 병실에서 환자를 만난다.

"아, 반절제를 원한다고요?"

"네, 반절제 할 수 있으면 그렇게 했으면 하구요"
"물론 반절제하면 환자도 편하고 의료진도 편하고 수술후유증도 적게 생기고 여러면에서 좋지요, 요즘은 가능하면 반절제를

하려고 해요. 근데 전절제를 해야할 환자를 반절제해서 재발하게 되면 그때부터 고생길로 접어 들지요. 첫 수술 때 깨끗하게

제거하는 것이 중요한단 말이지요. 환자분은 암의 위치가  협부에서 왼쪽 갑상선엽까지 기도벽을 침범한 것 처럼 보이거든요.

기도내강까지 퍼지면 기도절제까지 해야 되는데 현재 그 정도는 아니고 기도 연골피막까지는 침범된 것 같아요,

만약 기도 연골 바깥층까지 침범했으면 무우껍질을 칼로 저며내듯이 기도벽을 깍아 내어야 해요.

아무리 잘 깍아 내었다해도 미세한 암세포가 기도벽에 남아 있을지 모르기 때문에  수술후에 방사성요드치료를 추가로 해야됩니다.

방사성요드치료를 할려면 전절제가 먼저 되어야 하거든요. 근데 왜 굳이 반절제를 원해요?"
"전절제하면 약을 평생 복용해야 한다 해서요"

"아, 반절제하면 약복용 안한다고 알려진 모양이데 그렇지 않아요, 반절제해도 반 수이상은 약을 복용해야 합니다.

 남겨둔 갑상선에 만성갑상선염 같은 병이 있어서 갑상선홀몬 생산이 덜 되는 수가 반 수이상 되기 때문이지요"
"그래도 반절제가 가능하면 반절제해 주시겠지요?"
"물론 그렇게 합니다. 수술전 영상에는 심하게 퍼진 것 처럼 보이지만 실제로 열어 보면 그렇지 않은 경우도 가끔 있긴 해요,

그런 경우에는 반절제를 하기도 합니다"


이 젊은 남자사람 환자는 작년 11월 건겅검진에서 갑상선유두암이 발견되어 지난 1월23일에 필자를 찾아 왔다.

암이 퍼진 상태를 파악하기 위한 우리 병원의 초음파 스테이징 검사에는 크기가 2.6cm 되는 암덩어리가 왼쪽 협부에서 왼쪽

기도벽을 따라 퍼져 있다.

그리고  반대편 날개에도 0.5cm결절이 있기는 하지만 암은 아닌 것 같다. 근데 협부 상측 중앙경부림프절(델피안 림프절?)이 심상치 않게 커져 있다.

저 림프절에 전이가 있거나 기도연골침범이 있으면 전절제를 하고 수술후 방사성요드치료를 해야 한다.


15호 수술실로 옮겨진 환자에게 다시 말해 준다.

"반절제 조건이 되면 반절제할 것이고 전절제를 해야할 상황이면 전절제할 것입니다"

초음파와 CT스캔을  복습하면서 전임의 닥터 김과 얘기를 나눈다.

"어떻노? 반절제 가능하겠냐?"
"글쎄요, 림프절 전이 없고, 기도벽 침범이 없으면 가능하지 않을까요?"

"기도 연골 침범이 있어 깍아 내야할 정도면 전절제는 피할 수 없을 거야"


수술은 최소절개가 아닌 전통절개를 넣어 양쪽 갑상선을 충분히 노출 시킨 다음 커져 있는 협부상측 림프절을 떼어서

긴급조직검사실로 보내고 암조직과 기도벽을 분리한다.

"어? 기도벽하고 암조직이 너무 쉽게 분리 되잖아. 초음파하고 MRI영상은 심하게 보였는데? 그참, 이 환자도 영상은 심하게 보였는데

실지는 얌전한 그런 케이스구면.... .그럼 림프절전이만 없으면 반절제만 해도 되 잖아?"
"반대편의 작은 결절은 어떡하구요?"
"제거하기 쉬우면 제거하지 뭐"


왼쪽 갑상선과 델피안 림프절을 포함하여 중앙경부림프절 청소술을 끝내고 이어서 오른쪽 갑상선으로 접근하여 결절 제거술을 시도한다.
"어? 오른쪽 결절은 잘 안 만져지는데? 양성결절 같으니까 굳이 제거할 필요가 있을까?

오른쪽 결절은 그냥 남겨두자. 괜히 작은 결절 찾는다고 정상갑선조직을 망가뜨릴 필요가 없지. 정상조직을 조금이라도 더 남겨두면

나중에 약을 안먹어도 되거나 먹더라도 용량을 줄일 수가 있으니까 말이지. 아까 림프절 보낸 것 결과 어떻게 나왔노?"

"림프절 전이는 없는 걸로 나왔어요? 아, 사종체( psammoma body)하나 있다는데요"
"그건 괜찮다, 일단 수술을 종결시켜도 되겠다. 이 환자도 크게 생각하고 들어 왔다가 작은 수술로 끝나는 그런 케이스구만,

 환자가 원하는대로 되어서 다행이야"


저녁 병실 회진 시간, 환자는 아직 회복실에서 복귀하지 않아 환자의 와이프와 아버지가 대기하고 있다.

"아이고, 전절제를 계획했는데 원하는대로 반절제가 되었어요, 축하합니다.지금 회복실에 있는데 아무 일없이 잘 회복하고 있어요.

좀 있다가 병실로 돌아 올겁니다. 아 참, 11개월짜리 아기가 있다고요?"

"아뇨, 7개월 아가 입니다"

"그놈 잘 키워서 손자손녀까지 보게 될겁니다. 예후가 좋을 거니까요.ㅎㅎ"미소 노란동글이


2018/03/20 10:18 2018/03/20 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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