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료일지(411): 2018년 1월10일

48세 남자사람 환자 :젊은 연령은 암이 진행되어도 예후가 절망적이지 않다


16호 수술실, 무슨 운동 선수같은 분위기의 건장한 중년 남자 환자분이 옮겨져 온다.

"아이구 이름이 무슨 무도인처럼 특이 합니다. 무슨 운동 하십니까?"
"아니오, 저의 아버님이 육사가서 군인 되라고 그렇게 지었다고 하는데 공부를 잘하지 못해서 장군은 못되고

킹 크랩 수입해서 살고 있지요. 언제 한번 킹크랩 맛보시도록 해드리겠습니다"
"킹크랩요? 작년에 블라디보 스톡 가서 맛좀 봤지요, 러시아 친구들 킹크랩하고 보드카를 겁나게 먹어치우던군요,

블라디보스톡에서 수입하나요?"

"예, 캄차가 것도 좋지요"
옆에 있던 간호사도 한마디 거든다."킹크랩 엄청 맛있지요"

"어제 병실에서 말씀 드렸듯이 갑상선암이 중앙 림프절과 옆목 림프절로 좀 퍼져서 오늘 수술은 갑상선 전절제술,

중앙경부 림프절과 오른쪽 옆목 림프절 청소술이 될 것입니다. 잘 될거니까 너무 염려 안하셔도 됩니다"

"예, 교수님 마인드가 어떻다는 걸 이전 부터 잘 알고 있었습니다. 교수님만 믿고 있겠습니다"
"네, 네 , 정성껏 안전하게 해드리겠습니다"


환자가 마취에 들어가고 수술조수 닥터 김과 다시 한번 초음파와 CT영상을 복습한다.
"이 봐라, 이 환자분은 추석 전 건강검진에서 처음으로 1.9cm 오른쪽 갑상선 결절이 발견되어 세침검사로 유두암이

나왔다는 거야, Galetin-3 단백질도 검출되어서 암이 틀림없다는 것이 다시 한번 확인 되었고....

근데 오른쪽 레벨 3, 4 옆목 림프절도 커져서 세침하니까 역시 전이가 있다고 했단말이야,

초음파와 CT영상 어떻게 보이노?"

"오른쪽 갑상선 꼭데기 근처에 1.9cm 크기의 험상궂게 생긴 결절이 앞뒤 피막을 침범하고 있고요.

레벨 3 림프절이 여러개 커져 있는데 그렇게 심하게 보이지는 않는데요. 레벨4 림프절은 총경동맥과 내경정맥 뒤에

고에코영상으로 보여 역시 전이가 의심되고요. 요건 뭐 내경정맥을 안으로 젖히면 쉽게 떼어낼 수 있을 것 같고요.

그리고 오른쪽 기도-식도 협곡 림프절에도 전이가 있고 이게 상(上) 종격동까지 좀 내려 가 있네요"


수술은 아랫쪽 목피부에 긴 횡절개를 넣고 오른 쪽 옆목림프절 청소술, 중앙경부 림프절 청소술, 오른쪽 갑상선 절제술,

왼쪽 갑상선 절제술 순으로 한다.

근데 말이지, 오른쪽 옆목 림프절 청소술을 끝내고 오른쪽 중앙 림프절 청소술과 동시에 오른쪽 갑상선절제술을 하는데

갑상선 꼭데기에 있는 암덩어리가 주위 구조물과 한덩어리가 되어 옴짝 달삭 분리가 잘 안되는 것이 아닌가.

"어? 이건 예측 못했는데, 암덩어리가 하인두 근육(hypopharygeal muscles)을 파먹어 들어간 것 같은데?

초음파나 CT영상에서 이건 얘기를 못해 줬는데? 보통은 영상이 실제 보다 험악하게 보이는데 이 환자는 반대로 보이는구만.

MRI를 찍어 볼걸 그랬나? MRI를 미리 찍어 봤으면 예측은 할 수 있었겠지만

그렇다고 수술이 달라 지는 건 아니고...하인두를 짤라 내면 엄청 위험하고 큰 수술이 된단 말이지......"


어찌어찌해서 암덩어리와 하인두 근육을 분리하고 나니 암덩이라와 유착이 일어 났던 하인두 근육벽의 일부(0.5cm2 넓이)

가 허옇게 변색되어 있다.

섬유화(fibrosis)가 일어난 것일까? 아니면 암세포와 오래 붙어 있어 혈액 순환이 나빠져서 그런 것인가?

아니면 미세 암세포가 남아서일까?

" 이 부위를 더 건드려서 하인두가 터지면 큰일이 나지, 그길로 환자는 고생길로 접어드는 것이지...

수술후 고용량 방사선요드 치료하고 이 부위는 방사선 토모테라피(tomotherapy)로 재발을 억제시키는 치료를 해야 될 것 같은 데 ?"

나중에 토모테라피를 해야할 부위에 실버클립(silver clip)을 부착시키고, 남은 왼쪽 갑상선을 절제해 낸다.


"아무리 생각해도 남자환자가 더 불쌍하단 말이야, 아무런 증상없이 그냥 건강진단해서 발견된 것인데 처음부터

주위 림프절 전이가 심하고 이렇게 하인두근육까지 침범되었으니까 말이지....

증상이 없으면 건강진단에서 갑상선은 검사항목에 넣지도 말자고 주장하는 그 친구들이 이런 환자를 봐야 하는데...

에혀, 언제 정신 차릴려나...."


병실의 환자는 너무 늠름하다. 병상은 아내가 지키고 있다.

목소리도 좋고 손발 저림도 없다, 부갑상선 홀몬치도 15.9 pg/mL으로 정상범위안에 있다.

"킹크랩 환자분,수술이 좀 어려웠지만 무사히 잘 끝났습니다. 하인두와 붙어 있었던 부위는 나중에 방사성요드와

토모테라피를 하면 될것입니다. 오늘하고 내일까지 좀 아프고 모레부터는 견딜 만할 것입니다"

"네, 네, 수고 많으셨습니다, 교수님"


이 환자의 암 병기(TNM병기)는 작년까지 사용해온 7판 암병기(TNM stage 7th ed)에 따르면

T4aN1b 병기4A로 분류되어 예후가 나쁜 병기였으나 2018년부터 사용하기 시작한

8판 암병기 기준에 따르면 T4aN1b로 병기II에 속하게 되어 절망적이 아닌 예후가 예측된다.

갑상선암의 병기결정에서 45세를 기준으로 해왔던 것이 2018년부터 55세로 상향조정된 새로운 병기시스템을

적용하니까 약 20% 환자가 높은 병기에서 낮은 병기로 변하게 된 결과에 의한 것으로 해석된다.

즉 젊은 연령은 암이 진행되어도 예후가 절망적이지 않다는 것이 반영된 것이다.

2018/01/29 12:52 2018/01/29 1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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