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료일지(409):2018년 1월3일

38세 여자사람 환자: 영상에서 고위험 소견이면 수술을 해야 된다

16호 수술실, 드디어 오늘 수술 환자중 가장 큰 수술이 될 30대 여자사람 환자가 옮겨져 온다.

"어이쿠, 왜 안오나 기다렸지요, 수술이 좀 클것 같지만 잘 될거니까 너무 걱정 안해도 됩니다, 어제 수술만 완벽하게

해달라고 부탁했었지요?"
"네, 그리고 예쁘게도 해 주시고요"

"하~, 그 예쁘게 소리가 내 귀에 박혔어요, 두가지 다 신경쓸테니까 한숨 자고 나면 끝나 있을 겁니다"

이 환자는 작년 11월30일에 필자를 찾아왔다.

11월 중순경 건강검진에서 양쪽 갑상선 날개에 암이 의심되는 결절이 여러개가 발견되어 세침검사 받고 전원되어

온 것이었다. 가지고 온 초음파 영상을 보니까 헐, 아무런 증상이 없이 건강검진을 한 것인데 심하게 퍼져 있다.

왼쪽 날개에 여러개의 암덩어리중 제일 큰 놈은 기도벽과 성대신경(되돌이 후두신경)을 침범하고 있는 것 처럼 보이고

이 암덩어리 외에도 크고 작은 놈들이 3개가 더 있는데 2개는 피막을 침범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오른쪽에도 왼쪽 보다는 작지만 3개가 더 보인다.

그리고 중앙경부 림프절이 몇개 커져 있고, 왼쪽 옆목 레벨3(중부 내경정맥림프절)와 4 림프절(하부 내경정맥림프절)들도

커져 있다.

아니 커져 있는 것만이 아니고 레벨4 림프절중 한개는 미세석회화 알갱이들(microcalcifications)을 함유하고 있고

바로 그 옆에 있는 또 하나는 낭성변화(물혹)를 보이고 있다. 이 두가지 소견은 강력한 암 전이를 말해 주는 것이다.

그런데도 타병원의 세침검사결과는 비정형 세포(atypia)만 보인다고 되어 있다.

"아니, 초음파 영상은 암 말고는 딴 것은 생각할 수도 없는데? 그것도 심한데....암이 기도나 성대신경을 침범하면

골치 아파지는데....이 환자야 말로 빨리 수술해 주어야 한단 말이야"

환자에게 수술을 권유하고 어디까지 퍼졌나를 알기 위한 초음파스테이징검사와 폐CT스캔을 오더하고

오코디에게 부탁한다.

" 이 환자는 좀 바빠요, 어떻게 좀 끼워 넣어 보셔.."

"넹, 알았어요"

그렇게 해서 채려놓은 밥상에 어거지로 숟가락 하나 더 얹는 식으로 수술날자를 받은 날이 바로 오늘 D-day인

것이다.

환자가 마취에 들어 가고 수술조수 닥터 김과 초음파와 CT영상을 보며 얘기를 나눈다.

"교수님, 바로 전절제하고 중앙경부림프절 청소하고 좌측 옆목 림프절 청소를 하실려구요? 아직 수술전 세침검사에서

암이란 확진을 얻지도 못했는데요?"

"내가 간이 부어서 그런가 보지, 사실은

세침검사를 어떤 친구가 했는지 모르지만 검사물 쌤플을 제대로 얻지 못한 것 같아. 재검 할려면 몇개월씩 기다려야 되고

그동안 암은 퍼질거고 그래서 수술부터 하기로 한 거지,

초음파영상에서 (1)미세석회화(microcalcifications) , (2)고형(solid), (3)저에코(hypoechoi),

(4) 삐쭉삐쭉 침상(spiculation), (5) 앞뒤로 키큰 영상(taller than wide)이 이 환자에서는 다섯가지가 다 보인단 말이야.

K-TIRADS 5(Korean Thyroid Imaging Reporting and Data System 5) 에 해당되어 암위험도가 60% 이상되는 환자에

속한다고 생각한거지.

쓸데 없이 세포검사 확진 기다린다고 했다가 저번 학회 심포지움에서 SS병원 케이스처럼 뼈에 전이가 되고 어쩌고해서

치료시기를 놓치는 수가 있단 말이지. 종합적으로 판단해서 의심스러우면 수술을 권유해야 한다구, 버스 떠나고 난 다음에

손들어 봐야 무슨 소용이 있노"

이 환자의 수술은 우선 죄측 옆목 림프절에서 커진 것 몇놈 떼어서 긴급조지검사실로 보내고, 갑상선 전절제술과 중앙경부림프절

청소술을 하고 내친 김에 이어서 좌측 옆목림프절 청소술을 해준다. 원칙대로 라면 긴급조직검사결과를 기다려야 되었지만

촉진과 육안으로 암전이가 확실하다고 생각되었기 때문이다. 수술이 거의 끝날 즈음에 결과가 컴터에 올라온다. "림프절 전이 있음"

병상은 환자의 남편이 지키고 있다. 환자는 편안하게 보인다. 수술내역에 대하여 설명하고 앞으로 두어차례 방사성요드치료가

필요할 것이라고 애기해 준다.

"교수님, 상처가 얼마나 길어요?"
"허허, 역시 수술상처에 신경 쓰네... 작게 한다고 신경 썼어요, 중앙목피부를 피해 옆으로 절개 했는데 옛날의 반도 안되는

길이이죠. 옆으로 낸 절개선은 나중에 잘 안보이게 되지요"

환자와 분위기가 비슷한 남편이 질문한다.

"교수님, 임파선은 몇개나 떼어 냈어요?"
"지금은 몇개인지 몰라요, 암이 전이된 림프절이 있으면 그 아래 위 림프절을 청소해내듯 싹 도려 내지요. 몇개인지는

병리조직 검사하면서 조사하지요"

"방사성 동위치료는 언제 하나요?"
"수술후 1개월반에서 2개월후에 한번 하고 결과 봐서 또 6개월 후에 합니다"

병실을 나서면서 생각한다. "세침검사 확진 없어도 영상에서 고위험 소견이면 수술을 해야 된다고...."미소 노란동글이

2018/01/09 12:55 2018/01/09 1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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