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료일지(407):2017년 12월27일

40세 여자 사람: 작은 미세암도 재발한다.


"아이쿠, 드디어 수술실에 왔네, 환자분만 보면 미안해서 도망가고 싶구만, 꼭 내가 암을 만들어 준 것 같아서 말이지..."

"아이, 교수님, 이번에는 다시 안생기도록 확실히 해주셨으면..."

"글쎄 말이요, 반대편 갑상선 날개에 완전히 새로 생긴 건데....환자분은 6년전 수술때 암 사이즈가 5mm도 안되고

림프절 전이도 없었었는데 말이지요. 이런데도 재발 되니까 내가 미치지요. 하긴 저위험군이라도 5%는 재발된다고

되어 있기는 하지만요"
"저의 아버지도 13년전에 교수님께서 갑상선암 수술해 주셨지요, 방사성 요드치료도 받으시고..."
"지금은 건강 하시고?"

"네, 건강하세요"

"흠, 그러면 가족성일 가능성이 좀 있겠네요"


환자는 2011년 11월22일, 유방 검진중에 왼쪽 갑상선날개에 5mm도 안되는 유두암을 진단받고

찾아 온 것이었다.

암사이즈가 작고 위치도 좋고 림프절 전이도 없어 그냥 지켜 볼 수도 있었지만 아버지가 갑상선암 수술을 받은 이력이 있어

왼쪽 반절제술과 그 주위의 중앙림프절 청소술을 하였다.

수술후 신지로이드 0.05mg/일 복용하면서 1년 한번씩 재발검사를 받아 오다가 2015년부터는 2년에 한번씩

추적을 하기로 하였다. 그동안 재발이 없이 건강한 상태를 유지해 왔기 때문이었다.

2년뒤인 2017년 9월에 검사한 초음파와 갑상선 피검사에서도 재발 소견이 없이 깨끗한 갑상선 상태를 보였다.

"안심하고 다시 2년후에 봅시다" 했는데 웬걸 한달뒤 예약된 날이 아닌 10월14일에 외부 건강 검진 결과를

가지고 오는 것이 아닌가.

직장검진에서 수술 받지 않은 오른쪽 갑상선에 결절이 발견되어 재방문 하였단다.

헐, 사이즈는 0.6cm 밖에 안되지만 모양이 기분 나쁘게 생겼다.


우리병원에서 다시 찍은 초음파영상도 비슷한 사이즈와 모양을 보이고 세침검사 결과도 유두암으로 나왔단다.

사이즈가 0.62cm 밖에 안된다. 작지만 6년만의 재발이다. 작은 미세암도 재발 할 수 있는 것이다.

0.62m미세암이 발견되었을 때 보통 환자에게 두가지 옵션(option)중 하나를 택하라고 한다.

(1), 1cm미만 미세암은 6~12개월 간격으로 추척검사 하면서 크기가 3mm이상 차이가 나거나 림프절 전이가

나타나면 수술한다.(미국 가이드라인, 일본 쿠마병원)

(2),기다리는 것이 불안하면 바로 수술한다. (대부분 반절제가 가능하다).

필자는 (2)번을 선호한다. 작을 때 간단히 반절제로 떼어 내면 될 것을 기다리고 키워서 하면 수술이 커질 가능성이 높고

기다리는 동안 심리적으로 불안해 하기 때문이다.

가족성이면 기다리는 동안 퍼질 가능성이 더 높기 때문에 더 수술을 권유한다.


환자가 마취에 들어간후 수술조수 닥터김과 다시 그동안 찍어둔 영상과 데이터를 점검한다.

"초음파 함 봐라, 2015년 9월에는 완전 깨끗했고, 10월에 0.62cm 결절이 보이고, 11월 수술전 스테이징 검사에서는

1.1cm로 커졋단 말이야, 1개월 사이에 거의 2배 커졌단 말이지, 그주위로 석회화 알갱이들(microcalcifications)이

흩어져 있고...."

"굉장히 진행이 빠르군요, 위치도 마의 삼각지대 근처인데요, 그리고 오른쪽 레벨 3 림프절도 커져 있는데

영상의학과 판독은 괜찮을 것 같다고 했고요, 요 림프절은 어떻게 할 것인가요?"

"우선 그놈부터 떼어서 긴급조직검사로 확인해 봐야 겠어, 암 사이즈가 빨리 자라는 걸 보아 그쪽 큰 림프절이

괜찮다는 걸 확인 해두어야지 , 만약 거기서 또 재발하면 정말로 면목 없어지지"

" 이 환자 수술 끝나고 방사성 요드치료는 어떻게 하실 건가요?"

"아마도 해야 되지 않을까? 재발을 억제 시키기위해서 말이지"


수술은 우선 오른쪽 옆목 레벨3 림프절을 떼어서 긴급조직 검사실로 보내고 오른쪽 갑상선엽 완결 절제술을 진행한다.

" 완결 갑상선절제술을 할때는 부갑상선을 제대로 보존해야 한단 말이야, 근데 이 환자 암덩어리가 마의 삼각지대 근처에 있어

부갑상선 혈류가 어떻게 될지 머리가 아파오는데? 옛날에 수술한 왼쪽은 부갑상선이 어떻게 되었는지 모르니까

믿을 수 없고...."

그런데 오른쪽 하(下)부갑상선은 옛날 수술의 흉터조직으로 둘러 싸여 있어 그 행방이 묘연하고, 오른쪽 상(上)부갑상선은

암조직과 붙어 있어 이를 깨끗하게 분리하기가 쉽지 않다.

부갑상선을 살리자니 갑상선암조직이 남을 것 같고, 암조직을 완벽하게 제거하자니 부갑상선이 걱정된다.

어찌 어찌해서 상(上)부갑상선과 암조직을 분리하고 오른쪽 완결 갑상선 절제술이 무사히 끝난다.

이제 부갑성기능만 보존되면 수술은 성공적인 것이다.

"아까 보낸 옆목 림프절 긴급조직검사는 어떻게 나왔노?"

"아, 전이가 있긴 한데 크기가 1mm 이하라는 데요"

"그럼 더 이상 수술 확대할 필요 없다. 깨알 전이는 예후와 관계가 없으니까...."


오후 회진전, 전담간호사 솜솜에게 전화로 묻는다.

"오늘 수술한자들 어때?"

"다들 괘찮은데요?"
" 재발되어서 완결 전절제 수술환자의 부갑상선 수치와 혈청 칼슘치는 어때?"

"아, 손발 저림 없고 칼슘수치는 정상인데 부갑상선수치가 6.0pg/m(정상,15~65)L로 좀 낮은데요, 교수님"


병실로 가서 환자에게 수술내역에 대하여 설명하고 부갑상선을 보존하는데 어려움이 좀 있었지만

일단 보존에는 성공했다고 전한다. 그리고 시간 지나면 호전될 것이라고 안심시킨다.

부갑상선이 완전 망가지면 이 정도 수치가 나오기 힘들기 때문에 일단 기대를 해도 될 것이다.

돌아서 나오려는데 환자가 필자의 양손을 덥석 잡고 "교수님, 고맙습니다, 고맙습니다" 한다.

재발때문에 두번이나 수술을 받게 되어 속상하고 두러웠겠지만 겉으로는 웃는 얼굴로 고마움을 표시하는 것이다.

"그래, 저 환자는 분명 예후가 좋을거야, 세상을 긍정적으로 보니까 말이지..."


뒷 이야기: 수술 다음날 부터 부갑상선 홀몬치는 완전 정상 범위내로 회복되어 있었다.

12월30일 퇴원 때 까지 한번도 손발 저림이 없었다.

2018/01/02 11:13 2018/01/02 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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