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료일지(379) : 2017년 9월8일

34세 여자사람 환자:미만성 석회화변종유두암은 빨리 수술해야 한다


얼마전 고교 후배로부터 연락이 온다.
"형님, 잘아는 분의 며느님인데 신촌 세브에서 갑상선암 진단 받았다고 해요. 몹시 심한가 봅니다. 아무래도 형님이

해결해야 될 것 같습니다"

"일단 한번 환자를 보내 보셔"

즉시 신촌 세브에 저장된 환자의 진료기록과 영상을 뒤져 보니 헐, 이 환자 큰일 났다. 장난 아니게 퍼져 있다.

아니 이 지경이 되도록 뭐 했노?

"오 코디, 이 환자 엄청 심하거든, 수술시간이 많이 걸릴 것 같애, 이 환자 수술하는 날은

다른 환자 스케쥴은 좀 줄여주셔"

"네, 알았어요, 요즘 환자가 많이 밀리는데....."

"그래도 할 수 없지, 무리는 하지 말아야지"


초음파영상을 보니 양쪽 갑상선 날개와 협부 그러니까 갑상선 전체가 만성 갑상선염을 배경으로

작은 석회화 알갱이들(microcalcification)로 된 눈폭풍이 양사방으로 휘날리고 있다. 아예 정상조직이 없다.

"아니, 미만성 석회화 변종 유두암(diffuse sclerosing papillary thyroid carcinoma)이라도 이건 너무 하잖아"

양쪽 기도-식도 협곡과 상부 종격동 림프절들이 암전이로 큼직큼직하게 커져 있고 어떤 놈은 밤톨만 하게 커져 있다..

왼쪽, 오른쪽 측경부에도 밤톨보다 커진 림프절이 쫘악 깔려 있다. 아무리 미만성이라도 림프절까지 눈폭풍 모양의

석회화 가루가 휘날리는 모양은 흔치 않은데 이 환자는 옆목 림프절까지 심하게 휘날리고 있다.

다행히도 폐CT스캔에는 아직 폐전이는 보이지 않는 것 같다.

그러나 미세먼지처럼 퍼진 암세포는 이런 CT스캔에는 나타나지 않는다. 나중에 방사성요드치료 때 찍는 요드전신스캔을 봐야 확실히 알수 있을 것이다.


이 환자는 지난 7년간 갑상선기능저하증으로 갑상선홀몬(신지로이드 0.1mg)복용해 왔다고 한다.

아마도 오랜 기간 만성 갑상선염 때문에 갑상선홀몬 생성 기능이 떨어져서 그렇게 된 것이라 짐작된다.

지난 7월초 유방암 검진 때 그냥 갑상선 초음파도 찍어 본 것인데 황당하게도 갑상선암이 발견된 것이다.

그것도 엄청 퍼진 상태로 말이지.

외래 초진 때 환자에게 미만성 갑상선암은 양쪽 갑상선을 다 침범하고 중앙경부는 물론 측경부 림프절로 전이가

잘되고, 피막밖으로 잘 퍼지고, 폐, 뼈같은 먼장기로 전이가 잘 일어 때문에 전형적인 유두암보다는 예후가

좋지 않은 암이라고 설명을 해준다. 그래서 수술을 늦추지 말고 적극적인 수술을 하고 수술후 고용량 동위원소치료를 빡세게 하자고 한다.


그 수술의 D-day 가 바로 오늘인 것이다.

이렇게 주위 림프절 전이가 심한 환자는 갑상선전체와 림프절 청소술을 광범위하게 하고 나면 부갑상선으로 가는 혈류가

감소하여 부갑상선 기능이 떨어지고 저칼슘혈증이 초래되어 손발에 저리고 쥐가 나는 증상이 생길 가능성이 높아진다.

수술 조수 닥터 김에게 말한다.

"수술이야 잘 되겠지만 걱정되는 것은 저칼슘혈증이 생길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지. 이점 환자에게 설명을 했다하더라도

수술할 때 최선을 다해서 생기지 않도록 노력해야 될 거야"


수술은 지리산 공비를 소탕하듯 우측 측경부 청소술+좌측 측경부 청소술+ 중앙림프절 청소술 +갑상선전절제술 순으로 진행한다.

수많은 림프절 전이 때문에 아랫쪽 좌우 부갑상선은 찾기 어려웠으나 윗쪽 두개의 부갑상선으로 가는 혈류는 보존해 준다.

말이 쉽지 이 과정이 장난아니게 진땀 나는 작업인 것이다.

휴~~, 이렇게 되기전에 발견해서 간단히 수술해 주는 것이 가장 이상적인데 말이지.


저녁회진 전에 전공의가 보고해 온다.

"교수님, 부갑상선홀몬치가 3.8pg/ml 로 낮게 나왔는데요. 근데 아직 손발 저림 형상은 없어요"
"어?, 그래? 좀 낮게 나왔군, 분명 혈류는 보존해 주었는데? 워낙 수술이 광범위하게 되었다 보니까 지금은 혈액순환에

장애가 좀 와 있는지 모르지, 시간지나 혈류가 좋아지면 올라 가겠지, 우리 모두 그렇게 되도록 기도를 하자구"


병실은 환자의 시부모와 다른가족이 지키고 있다. 환자의 표정도 좋다.

"수술은 좀 컸지만 암조직은 만족스럽게 제거되었습니다, 다만 부갑상선기능이 좀 떨어진 것이 옥의 티가 되었지요.

이것도 시간이 지나면 좋아지리라고 생각합니다"

"네,네,수고 많으셨습니다"

그참, 미만성 석회화 변종 환자가 왜 필자에게 집중적으로 많이 찾아 올까?

문헌에는 전체 유두암의 2~6%로 비교적 드문암으로 되어 있는데(World J Surg 2007;31:916~923) 그참, 무슨 조화인지 모르겠다.

그 무슨 비갑상선 전문의들은 증세가 없으면 진단도 수술도 할 필요가 없다고 한다는데 만약 오늘 이 환자가 검진을 하지 않았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생각만해도 끔찍하지 않은가?화남 노란 동글이


뒷이야기 : 수술3일째인 월요일까지도 저칼슘 혈증으로 손발이 약간 저린증상이 있다.

시간이 지나면 호전될 가능성이 높지만 그동안 칼슘, 비타민D를 복용해야 할 것이다.

회진시간에 고칼슘 치즈가 도움이 될 것이라 말해준다. 마침 환자가 치즈광이란다.ㅎㅎ

2017/09/13 17:13 2017/09/13 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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