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료일지(378 ) :2017년 9월4일

29세 여자사람 환자 : 성대신경침범은 갑상선외과의사에겐 천적이다

14호 수술실,

"에휴, 안되겠다. 일단 가족에게 이 상황을 보여 주는게 낫겠다. 나중에 오해 안받게 말이야.

순회 간호사(circulating nurse), 환자 가족분 들어 와 보라고 연락해요"

필자는 자주는 아니지만 가끔 수술중인 환자의 가족을 불러 암이 퍼진 상태를 보여준다.

수술전에 미리 설명한 암 상태와 수술중 암을 노출시켰을 때의 상황과 차이가 많이 나면 환자 가족을

수술실에 들어오게 하여 무엇이 문제인지 설명을 해주기 위하여서다.

갑상선 수술 중에는 수술전 영상진단에서 예기하지 못했던 성대신경이 암으로 침범된 것이 발견되었을 때

환자가족을 부르는 수가 가장 많다.

신경이 침범되면 신경을 같이 절제하든지 아니면 침범된 신경의 거죽(nerve sheath)를 깍아 내든지(shaving) 해야 한다.

신경을 짜르면 필연적으로 목소리가 쉬게 되니까 가족에게 안 알릴 수가 없고 신경거죽을 깎아 내기만 해도

목소리의 변화가 생길 수도 있으니까 가족에게 알리지 않을 수가 없다. 신경거죽을 깍아 낼 때는

목소리가 변할 수도 있고 변하지 않을 수도 있다.

오늘 수술한 이 환자는 지난6월 초순경 목이 아파 병원에 갔더니 오른쪽 갑상선에 암이 생겼다는 소리를 듣고

7월 중순경 필자를 찾아 오게 되었단다.

초음파 스테이징 검사에는 오른쪽 갑상선 날개에 1.65X 1.29cm 크기의 결절이 삐쭉삐쭉 불규칙한 경계를

보이고 오른쪽 기도-식도 협곡에 전이가 의심되는 림프절 비대가 보인다.

오른쪽 레벨 2에도 기분 나쁘게 커진 림프절이 있어 세침검사를 했더니 전이세포도 안 보이고 washout Tg 도

0.04ng/ml 이하로 나와 전이는 없는 것으로 나온다.

오늘 아침회진 시간에 "우측 갑상선 반절제와 중앙경부림프절 청소술을 계획하고 있는데 혹시 림프절 전이가 확인

되면 전절제로 바뀔지 모른다" 고 얘기해 주었다.

그런데 막상 수술을 진행하고 보니 오른쪽 기도-식도 협곡의 림프절로 전이된 암조직이 림프절 피막을 뚫고 나와

성대신경을 완전히 둘러 싸고 있지 않은가

"우와~, 예측이 완전 빗나갔네, 가족에게 설명을 해주는 게 낫겠다. 나중에 목소리가 변해도 오해를 안받게

말이지"

얼마 있지 않아 환자의 신랑이 겁을 잔뜩 먹고 수술실로 들어 온다.
"아, 신랑분이군요, 큰일은 아니니까 우선 안심하고요, 보시다시피 암조직이 이렇게 신경을 싸고 있어요.

신경을 남길때 까지 남겨보도록 노력하겠지만 혹시 절단할 수 밖에 없으면 절단하고 성대성형술을 할지도

몰라요. 목소리가 좀 변할 지 모르지요"

환자 가족이 나가고 난 후 어떻게 하든 성대신경의 거죽만 깍아내고 속신경 가닥은 살려 보려고

필자전용 확대경을 쓰고 눈알이 빠지고 우측 어깨가 빠지도록 신경의 가느다란 연결선이 유지되도록 한다.

"어떻노? 육안으로 보이는 것은 다 제거했다고 생각되는데....그래도 미세 암세포가 남아 있을 지 모르니까

나중에 방사성요드치료나 외부방사선치료는 빡세게 해야 될거야, 암이 싸고 있었던 부위는 silver clips으로

표시해 놓고...."

"왼쪽 날개도 떼는 전절제를 해야죠?"
"당근 그렇게 해야지, 전절제를 해야 방사성요드치료를 할 수 있거든"

수술은 무사히 끝난다.

이제 환자의 목소리만 체크하면 될 것이다. 마취 회복실로 옮겨진 환자를 보러 간다.

""아~, 해보세요, 이름은 말해봐요"

"아~~아파요, 김00.이예요"
""흐흐....목소리가 맑은데? 괜찮은 것 같은데...흐흐...."

병실은 환자의 젊은 남편이 지키고 있다.

"아, 아까 수술실에서 봤지요, 다행히도 신경가닥을 살려두었어요, 육안으로 보이는 암조직은 다 제거되었는데

먼지 같이 미세한 암세포는 신경따라 남아 있을지 몰라요, 이런 미세암세포는 고용량 방사성요드나 외부 방사선치료로

없앨 수 있을 겁니다. 나이가 젊으면 방사성 요드치료에 반응이 좋으니까 기대를 해 보십시다"

"치료는 언제 하나요?"

"수술 2개월후에 한번 하고, 그 6개월 후에 한번 더 합니다, 오늘 수술은 어려웠지만 아무탈 없이 잘된 것 같아요"
"아, 네, 감사합니다"

성대신경 침범은 갑상선외과 의사에겐 천적이란 말이지...에휴~~화남 노란 동글이

2017/09/13 17:12 2017/09/13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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