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료일지(341) : 2017년 4월17일

49세 여자 사람 환자 :뭐? 증상이 있어야 검진하라고?

오전 수술실 복도, 갑상선암 센터의 젊은 김법우 조교수가 ​약간 심각한 표정으로 말한다.

"교수님, 오늘 좀 어려운 환자가 있어서 의논 좀 드릴려구요"

"그래?, 무슨 환잔데?"
"49세 여자 환자로 멕시코에 거주하는 교포인데요, 한국에 다니러 온김에 건강검진을 했는데 그만 갑상선암이 많이 퍼진 것이 발견되었어요.

측경부 림프절, 상부 종격동, 양쪽 폐, 그리고 척추까지 전이가 되어 있어요"

"어디 그동안 찍은 영상이나 좀 봅시다, 하~, 대단 하구만...."


초음파영상과 목과 폐CT 영상을 보니까 기가 찬다.

갑상선 자체에는 암덩어리가 오른쪽 날개에 2.1cm와 0.8cm 크기로 있고. 왼쪽에도 2.5cm 크기가 보인다,

이 결절들은 갑상선피막을 크게 뚫고 나가지는 못했지만 세개 모두가 피막과 붙어 있다(abutting).

우측 측경부 레벨2,3,4 림프절들은 암전이로 인해 땅콩 밭을 이루고 있고, 중앙경부의 전기관 림프절(pretrachial nodes)전이는

아래로 확장되면서 상부 종격동의 무명동정맥 아래 림프절까지 퍼져 있다.

양쪽 폐에는 여러개의 전이 암병소가 보이는데 왼쪽 폐의 것은 콩알만큼 커져 있다.

PET-CT 영상에는 상기한 암병소 외에도 4번 흉추(4th thoracic vertebral body)에 커다란 전이 흡착이 보인다.

"아니, 이렇게 많이 퍼져 있는데도 아무런 증상이 없었다고?"

"네, 그냥 건강검진에서 우연히 발견되었다고 ......"

"아, 이거 미치겠네. 그 뭐냐, 2014년 국립암센터에서 발표한 증상이 없으면 검진도 할 필요가 없다고 한 검진가이드라인이

얼마나 엉터리라는 걸 이 환자만 봐도 알 수 있잖아. 증상이 나타날려면 암이 성대신경을 침범해서 목소리가 쉰다든지,

기도나 식도를 침범해서 숨이 차다든지 삼킬 때 걸리는 느낌이 있다든지, 폐에 전이가 심해 각혈을 한다든지 해야 되는데

이렇게 되면 이미 못 고치게 될 것이 뻔한데, 뭐, 증상이 있어야 검진을 하라구?

무슨암이든지 증상이 있어 발견되면 이미 늦었다는 건 상식이 되어 있는데 말이지...그 친구들 의사가 맞기는 맞아?"


김법우 교수가 말한다.

"교수님, 갑상선 자체의 암이나 측경부 림프절 전이와 종격동 전이는 수술을 하면 되는데 척추전이를 어떻게 해야 할지 난감하거든요.

폐전이는 방사성요드치료하면 되지만요, 척추 전이는 요드치료에 잘 듣지 않나요?"

"척추같은 뼈전이는 반응이 폐보다는 좋지 않지, 전혀 안듣는 것은 아니고, 척추전이도 수술로 제거 가능하면 제거하고

요드치료를 해야 효과를 더 볼 수 있거든, 육안으로 크게 보이는 암덩어리를 방사성요드로만 치료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지.

수술도 안되고 요드치료에도 효과가 미미하면 외부방사선치료(external radiotherapy)도 고려해야 될거고...."

"폐전이는 요드치료로 되겠지요?"

"척추보다는 반응이 좋겠지만 마찬가지로 눈에 보이는 큰 폐전이는 완치율이 다소 떨어지는 것으로 되어 있지.

이 환자 치료 스케쥴은 어떻게 되어 있어?"
"아, 오늘 갑상선 전절제,중앙경부 림프절 청소술, 우측 측경부 청소술, 상부 종격동 림프절 청소술까지 하고

고용량 방상성요드치료를 몇번 할 예정입니다"


"척추는 어떻게 할 건데?"

"방사성 요드 치료 끝내고 그 효과 봐서 제거술을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렇지, 폐전이는 요드치료가 우선이니까 말이지. 일차 요드치료 끝내고 신경외과에 의뢰해서 수술적 제거가

가능한지 알아 보는 것은 어때? 제거 가능하면 제거하고 요드치료를 추가하게 말이지"

"네 그렇게 하도록 하지요"

"오늘 수술한다고 땀 좀 흘리겠다. 수고 많이 하셔. 암은 조기에 발견해서 초전박살하는 게 정답인데 그걸 방해하는 무리가 있으니....

뭐? 증상이 있어야 검진하라고? 에라이~~" 박장대소 분홍동글


추가: 20여년전 필자가 신촌에 근무할 때 40대남자 볼리비아 교포 환자가 요추에 전이가 심해 나중에는 하반신마비가 와서

고생고생하다가 사망한 일이 있다. 아직도 그 환자와 가족에게 미안한 마음이 남아 있다.

2017/04/19 11:17 2017/04/19 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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