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병원, 로봇이 검사-진단-수술 척척

기사입력 2012-11-23 03:00:00 기사수정 2012-11-23 09:34:18

 


박종오 전남대 로봇연구소장은 자석을 이용해 인체 속 로봇을 조종하는 기술을 처음 선보였다. 지난해에는 혈관을 돌아다니며 치료하는 ‘마이크로봇’을 소개한 데 이어 이번에는 ‘자율조종 캡슐내시경’ 기술을 개발했다. 광주=전승민 동아사이언스 기자 enhanced@donga.com

첨단 로봇기술 덕분에 의료현장도 바뀌고 있다. 과거에는 얼굴이 찌푸려지던 검사와 치료법들이 환자의 불편함은 줄이고, 진단 결과는 더 정확하게 나오는 식으로 변하고 있다.

○ 알약 하나로 내시경 검사 끝

《2022년 11월. 30대 여성 배아라 씨는 내시경 검사를 받으러 병원을 찾았다. 간호사는 조그만 알약 하나를 내밀며 “물과 함께 삼켜라”고 했다. 알약 크기의 초소형 내시경 로봇이다. 가느다란 호스를 목구멍 속으로 넣던 과거의 내시경과는 달리 검사 내내 불편함을 느끼지 못했다.》

장의 이상 여부를 검사하는 내시경은 정확하고 진단이 빠르다는 장점은 있지만 검사 동안 환자의 불편함은 말로 다할 수 없다. 이 때문에 수면 내시경이 보편화됐다. 알약처럼 삼키기만 하면 배 속에서 영상을 찍어 녹화하는 ‘캡슐형 내시경’은 이미 나와 있지만, 아직 널리 쓰이지는 않는다. 내시경이 몸 밖으로 나올 때까지 꼬박 하루가 걸리고, 화질이 좋지 않아 진단의 정확성도 떨어진다.

기존 캡슐형 내시경의 문제들을 국내 연구팀이 해결했다. 전남대 로봇연구소 박석호 교수팀은 최근 ‘자율조종 캡슐내시경’을 개발했다. 이 로봇은 일반 캡슐내시경과 크기는 같지만, 안쪽에 ‘네오디뮴’ 합금으로 만든 강력한 자석이 들어 있다. 환자가 이 캡슐을 먹고 원통형 자기장발생장치 안에 누워 있으면 의사는 캡슐의 위치를 자유자재로 조종할 수 있어 원하는 부위를 정확히 볼 수 있다.

전남대 로봇연구소가 개발한 ‘자율조종 캡슐내시경’ 로봇의 미래 모습을 나타낸 상상도. 암검사 등 다양한 부가기능을 갖출 것으로 보인다. 전남대 로봇연구소 제공

○ 복잡한 암 검사도 간단히

《검사 도중 배 씨의 위에서 용종이 발견됐다. 담당의사는 암인지를 확인하기 위해 내시경을 조종해 응급검사를 진행했다. 기존 내시경에서는 이상 부위를 떼어내 병리과 의사에게 조직검사를 요청하고 판독 결과를 기다렸지만, 이제는 초소형 내시경 로봇에 붙은 분석 장치로 즉시 암검사가 가능하다.》

검사나 수술 도중 암 여부를 판독하는 기술도 다양해지고 있다. 특히 수술 현장에서 암 여부를 확인하는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송시영 연세대 의대 내과학교실 교수는 “내시경 화면으로 환부를 보면서 암 자체가 가지고 있는 형광물질의 파장을 분석하는 방법이 있는데 일부는 상용화돼 있다”며 “이 기술이 내시경로봇과 결합하면 암진단 속도도 빨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 흉터 없는 수술, 로봇이 한다

자율조종 캡슐내시경을 몸 밖에서 조종할 수 있는 자기장 발생장치.

《암 의심 소견을 받은 배 씨는 정밀검사 결과 수술하면 완치가 가능한 조기 암으로 밝혀졌다. 아직 미혼인 배 씨는 수술 흉터가 걱정됐다. 그렇지만 흉터를 만들지 않는 ‘무흉터 로봇수술’ 기법 덕분에 그런 걱정도 사라졌다. 여름휴가를 예정하고 있는 배 씨는 휴양지에서 당당히 비키니를 입을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뛸 듯이 기뻤다.》

전문가들은 수술로봇의 활약이 점점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수술로봇 전문가인 KAIST 기계공학과 권동수 교수는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수술로봇 ‘다빈치’를 보면 알 수 있듯이 최신 기법은 가능한 한 상처를 적게 내는 게 관건”이라고 설명했다.

로봇기술이 발전하면 흉터가 전혀 없는 수술법도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 환자의 목구멍이나 항문으로 수술도구를 넣고, 다시 위장이나 대장 벽을 뚫고 나와 다른 장기까지 치료하는 무흉터 수술법이 있다. 그렇지만 수술방법이 복잡해 대중화되지 않고 있다. 권동수 교수팀은 로봇을 이용해 흉터를 남기지 않는 수술법을 개발 중이다. 마네킹을 이용한 팬텀 수술 실험을 끝낸 데 이어 최근 동물을 이용한 임상시험도 성공했다.

○ 약효 높이는 세균 로봇도 나올 예정

《수술을 마친 배 씨는 정기적으로 병원을 찾아 항암치료를 받고 있다. 처방되는 약은 옛날과 다르지 않지만 약을 암세포에만 전달하는 ‘박테리아봇’이라는 세균로봇 덕분에 약효는 높고 구토나 탈모 등 부작용이 없다.》

항암제를 쓸 때 가장 큰 문제는 부작용. 환부에만 약물이 전달되는 ‘표적치료제’도 있지만 환자에 따라 효과가 들쭉날쭉하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약물전달 물질’ 연구가 활발하다. 박종오 전남대 로봇연구소장도 이런 연구를 하고 있다. 박 소장은 “살아있는 세균 중 몇몇 종류는 산소가 적은 암세포로 몰리는 특징이 있다”며 “아직은 대장암, 유방암 등 일부 암에만 효과가 있지만 조만간 모든 암에 효과가 있는 방법도 개발될 것”이라고 말했다.

광주=전승민 동아사이언스 기자 enhance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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