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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5/11/16 [경향신문] 희귀암 재발 환자들에게 희망을

희귀암 재발 환자들에게 희망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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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환자들을 매일같이 보는 의료진으로서 힘든 때가 많지만 그 중에서도 매우 어려운 순간이 있다. 힘든 항암치료를 종료하고 추적 관찰 중에 정기검진을 받으러 온 환자와 가족들에게 ‘재발’ 소식을 알려야 할 때이다. 항암치료를 마치고 한시름 내려놓았을 텐데, 병이 재발해 다시 힘든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말해야 하는 상황은 아무리 매일 암을 진료하는 의사라 해도 어려울 수밖에 없다.


최근에도 희귀한 혈액암을 앓는 환자에게 그런 이야기를 해야 하는 순간이 있었다. 일반인들에게는 낯선 ‘외투세포림프종’이라는 병이다. 이런 희귀한 암을 앓는 환자의 경우 본인의 병을 받아들이는 데만도 힘든 시간을 보낸다. 또 희귀암은 정립된 치료방법이 많지 않기 때문에 재발 시 항암치료를 하더라도 치료 효과를 낙관적으로 설명하기 어렵다.

외투세포림프종은 국내 환자 수가 300여명으로 드문 암이다. 60대 이상에서 환자들이 많고 림프종의 다른 아형에 비해 치료 성적이 좋지 않다. 환자들의 나이가 많다 보니 고용량의 항암치료를 반복적으로 지속하는 것을 부담스러워한다. 어렵사리 1차 항암치료를 잘 견딘다 하더라도 재발이 잦다. 그동안 기존 항암치료에 실패하거나 재발한 외투세포림프종 환자들은 처음에 사용했던 항암제 이외의 조합으로 또다시 항암치료를 받아왔다.

독성이 많은 항암제 여러 가지를 복합해 사용하다 보니 환자들이 치료 과정 중 동반되는 부작용으로 힘들어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더욱이 재발했을 때 겪어야 하는 좌절감만으로도 힘든 환자들에게 더 좋은 치료방법을 제안할 수 없다는 현실이 안타깝다.

다행히 최근 재발·불응성 외투세포림프종 환자를 위해 기존 항암치료처럼 입원해 주사치료를 받지 않고 집에서 알약을 먹으면서도 기존의 항암치료만큼이나 효과적이고 부작용은 적은 경구용 약제가 개발됐다. 국내에서도 이미 허가를 받았다. 외투세포림프종이 재발했거나 기존 치료방법이 효과적이지 않았던 환자들에게 희소식이 아닐 수 없다.

먹는 약이므로 입원해서 항암치료를 받는 기존의 주사제제와 비교해 치료에 대한 환자의 심리적 부담이 크게 줄었을 뿐만 아니라 항암치료로 인한 구토, 탈모, 감염 등 심각한 부작용의 발생 빈도도 매우 낮아졌다. 게다가 알약 한 가지로 빠르고 지속적인 치료 효과를 보인다.

드라마나 영화 속 난치병의 단골 소재로 등장하는 혈액암인 백혈병은 사람들에게 익숙하다. 하지만 혈액암 중 발생 빈도가 높은 림프종에 대해서는 오히려 잘 모르고 있다. 그래서 외투세포림프종과 같은 희귀한 림프종 아형은 일반인들에게 더욱 낯설다. 이런 희귀질환은 신약이 개발되기도 어렵고, 실제 힘들게 임상연구를 마치고 효과가 검증되더라도 보험급여를 보장받아 사용하기까지는 시간이 오래 걸리거나 불가능한 경우가 허다하다.

기존의 항암치료에 불응하거나 항암치료를 받고도 재발한 환자들만이라도 경제적 부담으로 소중한 생명을 포기하는 안타까운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합리적인 국가 차원의 정책적 지원이 마련되길 바란다.



김진석 | 세브란스병원 혈액내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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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1/16 11:41 2015/11/16 1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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