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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암 수술 후 처치


4. 비위관과 드레인

개복수술을 받은 환자에게서는 일시적인 마비성 장폐색 현상이 생긴다. 장 마비의 정확한 원인이 밝혀지지 않았지만 복막을 자극하기 때문인 것으로 추측된다. 이때 위, 소장, 대장의 연동운동이 모두 사라진다. 수술 후 금식을 하더라도 공기와 침을 삼키게 되고, 위나 장에서는 일정량의 분비액이 나오며 담즙과 췌장액이 끊임없이 분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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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 마비 상태에서는 이러한 액체들이 빠져 나가지 못하고 그냥 장에 머물러 있게 된다. 대개 수술 3~4일째에는 소장,위, 대장의 순서로 마비 현상이 풀리면서 장운동이 시작되고 비로소 가스나 대변이 배출된다. 이러한 이유로 위 수술 후 장운동이 회복될 때까지 환자의 코로 넣어 목구멍을 거쳐 식도와 위까지 도달하는 비위관을 삽입하여 가스나 액체를 몸 밖으로 빼내 수술 부위를 보호하고 수술 부위의 출혈 여부를 알 수 있게 된다. 일반적으로 가스가 나오면 비위관을 제거하며 다음날부터 입으로 음식을 먹을 수 있다.


- 세브란스병원의 이유 있는 L튜브 비삽입 수술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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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20년 레빈(Levin)이라는 의사가 개발하여 현재까지 사용하고있다. 비위관, 레빈 튜브(일명 L튜브)는 말 그대로 코를 통해 위까지 집어넣는 것으로 통증이 만만치 않다. 저자도 의대
학생시절 짝을 맞춰 L튜브를 파트너에게 서로 넣어보는 실습을 한 적이 있는데 눈물, 콧물, 침 범벅이 되고 구역질, 재채기와 함께 심하면 구토를 하게 되고 튜브를 넣고 난 후에는 목구멍에 이물감이 남아 그 불편함이란 이루 표현할 수 없을 정도였다.

개복수술 후 L튜브는 장내에 있는 장액과 가스를 빼냄으로써 환자의 구토, 흡인성 폐렴이나 문합부 누출을 예방해주는 절대적인 존재라고 믿었다. 내과 의사는 목에 청진기를, 외과 의사는 L튜브를 걸치고 다닌다는 농담이 있을 정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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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문제는 L튜브가 이런 합병증을 예방한다는 과학적 연구결과가 뒷받침되지 못한 채 일종의 관행으로 정착되었다는 점이다. 1960년대부터 미국의 의사들은 복부 수술 시 L튜브의
유용성에 대해 의문을 제시하면서 L튜브의 비삽입 수술에 대한 연구 결과들, 곧 L튜브를 삽입하지 않더라도 합병증은 증가하지 않았고 오히려 환자의 회복이 빨라졌다고 보고했다. 현재
미국에서는 대장 수술 시 70퍼센트 이상의 의사들이 L튜브를 넣지 않고 수술을 하고 있다.

위암 수술은 수술 후 위장관 운동 기능이 저하되고 다양한 종류의 장 문합술을 해야 하기 때문에 L튜브 감압의 중요성이 다른 복부 수술에 비해 중요하게 여겨져 왔다. 저자도 예전에는 위암 환자 수술 시 L튜브를 넣었다. 그러나 1999년부터 L튜브 삽입군과 비삽입군으로 나누어 전향적 연구를 한 결과, 비삽입군에서 수술 시간이 단축되고 가스 배출이나 유동식 섭취 시기가 빨랐으며 입원 기간도 삽입군에 비해 단축되었다.

반면, 수술 후 증후군은 두 군 간에 차이가 없음을 확인하고 학회에 보고했다. 이후로 세브란스병원에서는 위암 수술 시 주사로 가스를 간단히 빼내어 L튜브를 달지 않아도 되도록 하고 있다. 최근에는 응급수술까지 확대해 적용하고 있다. 세브란스병원의 L튜브 비삽입 수술법은 환자의 입장에서 생각하며 환자의 고통을 줄이려는 의료진의 끊임없는 노력의 결과이다.


- 세브란스병원에서 드레인을 사용하지 않는 이유는?

한편, 수술 후에는 환자의 몸에 배액관이라고 부르는 드레인을 여러 개 삽입한다. 보통 위아전절제 후에는 오른쪽 복부 한 곳에, 위전절제 후에는 좌우 양측에 복벽을 관통하는 드레인을
삽입한다. 드레인은 수술 부위에서 발생하는 삼출액을 배출시켜 배 속에 고이지 않게 한다.

또한 수술 부위의 출혈이나 문합부 누출이 있어서 피나 장 내용물이 배출되면, 이를 빨리 점검하여 적절한 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해준다. 드레인은 별다른 문제가 없으면 일주일 후에 제거한다. 최근 세브란스병원에서는 드레인을 전혀 삽입하지 않는 수술을 시행하고 있다.

위암 수술 후 넣는 드레인의 대부분은 예방적 기능을 목적으로 하므로 외과 의사가 수술 후 출혈이나 문합부 누출의 위험성이 적다고 판단할 경우에는 사실 드레인이 필요없다. 수술 부위의 일종의 진물 같은 삼출액은 체내에서 흡수되므로 이를 배액할 이유가 전혀 없다.

만일 복강 내에 염증이나 출혈이 있을 경우에는 초음파나 CT를 이용해서 문제가 생긴 부위에
카테타를 넣어 배액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예방적 드레인 삽입의 필요성은 점차 줄어들고 있다. 세브란스병원에서는 드레인을 사용하지 않음으로써 환자가 보다 빨리 수술 후 회복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5. 수술 후 다음날 걸어다니는 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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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복부를 치료하는 수술을 하게 되면 잠자는 동안 무의식적으로 하는 복식호흡이 억제되기 쉽다. 또한 반듯하게 누워 움직이지 않고 가만히 있으면 폐의 뒤쪽에 가래가 고여 공기의 유입이 일어나지 않는 무기폐가 발생할 수 있다. 수술 직후에 환자는 마취 기운이 남아 있고 통증이 심하므로 움직이지 못한다. 이때는 심호흡과 기침을 시키고 가래를 뱉게 하고 몸의 자세를 자주 바꿔주어야 무기폐를 예방할 수 있다.

가능한 한 수술한 다음 날부터 복도를 걷는 '조기보행'을 하도록 한다. 이는 환자의 원활한 회복을 위해 매우 중요한 처치법이다. 조기보행은 무기폐를 예방할 뿐만 아니라 장운동을 촉진시켜 장유착을 막는다. 수술 후 의사가 가스가 나왔는지 물어보는 것도 가스 배출이 장 운동 회복 신호이기 때문이다. 이로써 음식을 받아들일 준비가 되었음을 알 수 있다.

세브란스병원에서는 L튜브와 드레인을 삽입하지 않고 수술 시절개창을 축소하여 장유착 등을 최소화하는 등 차별화된 수술법을 통하여 환자의 통증 및 불편한 느낌을 현격히 줄여 조기
회복과 조기보행, 조기퇴원이 가능하도록 하고 있다.

이러한 성과는 세계 의학계에 신선한 충격이 되었으며, 각국의 위암 전문의들이 세브란스병원을 찾아 그 기술을 전수받고 있다. 일본 가고시마대병원 아이코박사는 세브란스병원에서 위암 환자가 수술 다음날 걸어다니고 일주일 만에 퇴원하는 것을 보고 "믿을 수 없는 일을 보고 있다. 기적이다"라며 경탄하기도 했다.


6. 보호자의 역할

위암 수술 후에는 반드시 보호자가 환자의 곁을 떠나지 않고 지켜야 한다. 병실에 간호사가 있지만 여러 명의 환자를 돌봐야 하므로 환자를 24시간 붙어서 간호할 수가 없다. 보호자는 의사의 지시에 따라 환자의 안색을 살피고 심호흡과 기침을 시키며 환자의 불편함을 의사가 간호사에게 전해주어야 한다. 환자를 부축해서 일으키고 조기보행을 잘 하도록 돕는 것도 보호자의몫이다. 가까운 가족이 가장 좋겠지만 사정이 여의치 않으면 전문 간병인을 고용할 수도 있다.

2014/11/03 16:40 2014/11/03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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