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펙’ 치료 100례 달성하는 백승혁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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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승혁 강남세브란스병원 대장항문외과 교수는 "대장암 4기라도 새로운 치료법으로 수술을 시행하면 생존율을 3분의 1 가량 높일 수 있다"며 "말기 대장암이라도 치료의 희망을 포기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남세브란스병원제공


“대장암이 복강으로 전이된 4기라면 수술을 포기하기 마련이죠. 하지만 기존 치료법으로 근치적 수술이 불가능했던 4기 대장암도 새로운 기법으로 3분의 1 가량 치료할 수 있습니다.”


백승혁 강남세브란스병원 대장항문외과 교수는 “4기암을 ‘말기암’으로 여겨 치료를 거부하는 환자가 많은 것이 안타깝다”며 이렇게 강조했다. 최근 건강검진으로 조기에 암을 발견해 수술 등으로 완치하는 사람이 늘었다. 하지만 조기 발견하지 못하면 장기나 혈액, 임파선 등으로 전이돼 포기하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특히 전이된 4기암은 포기하는 사람이 대부분이었다.


그런데 백 교수가 2014년 7월부터 시행 중인 ‘하이펙(HIPECㆍHyperthermic Intra-Peritoneal Chemotherapy) 치료’가 큰 효과를 나타내면서 4기 대장암 환자에게 희망의 빛이 되고 있다. 하이펙 치료법은 대장암 덩어리를 잘라내는 수술을 하면서 고온(42도 정도) 가열한 항암제를 뱃속에 넣어 암세포를 직접 죽인다. 24일로 하이펙 치료 100례를 달성하는 백 교수를 만났다.


-대장암 현황을 설명하자면.

“대장암 환자가 인구 10만 명당 272명(2015년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 위암(302명), 유방암(285명)에 이어 세 번째로 많습니다. 다른 암도 마찬가지이지만 대장암은 초기에 뚜렷한 증상이 없어 대장내시경검사를 하지 않는 한 쉽게 발견되지 않지요.


대장암 환자의 36.3%가 전이되지 않은 1~2기로 5년 생존율(완치로 봄)이 93.8%로 매우 높은 편입니다. 문제는 전이가 잘된다는 점입니다. 림프 등 국소 부위로 퍼진 3기 대장암 환자는 40.2%나 되고, 5년 생존율도 60~70%로 떨어집니다. 혈액을 타고 간이나 폐, 척추로 퍼지는 원격 전이(처음 발생한 암세포가 멀리 퍼지는 것)된 4기 대장암 환자는 14.6%이지만 5년 생존율은 0%에 가까울 정도로 치명적이지요.


우리나라도 젊은 대장암 환자가 많아졌습니다. 30, 40대 젊은 사람은 건강 검진 대상이 아니어서 대장암을 뒤늦게 발견하는 일이 잦다 보니 암이 크게 퍼진 4기 상태에서 병원을 찾는 경우가 많죠. 안타까운 일이죠.”


-하이펙 치료법은.
“미국 워싱턴 조지타운대 워싱턴암센터에서 연수할 때 폴 슈거베이커 종양외과 교수에게서 이 치료법을 배웠죠. 30년 넘게 이 치료법을 시행하고 있는 슈거베이커 교수가 죽을 수 밖에 없었던 4기 복막 전이 대장암 환자를 살리는 것을 보고 믿음이 생겼죠.


하이펙 치료법은 생존이 거의 어려운 복막 전이 4기 대장암 환자를 30% 가량 살리는 혁명적인 치료법이라고 할 수 있죠. 간단히 말하면 배를 가르고 암 부위를 제거한 뒤 혹시라도 남아 있을지 모를 암세포를 죽이기 위해 환자 복강에 42도로 가열한 항암제(마이토마이신)를 90분 정도 직접 뿌려주는 치료법이죠. 암세포가 일반세포보다 열에 약하다는 점에 착안해 온열요법과 전통적 항암제 치료법을 수술과 접목한 일종의 ‘하이브리드 수술법’이라고 할 수 있죠.


온열 자체가 암세포를 죽이는 효과가 있고, 항암제 치료농도를 30배 가량 올린 상태에서 암세포에 직접 투입하기에 치료효과가 아주 높습니다. 난소암에 쓰이는 항암제(파클라탁셀)의 1,000배 정도 효과를 내죠. 미국의 하이펙 치료 사례를 보면 4기 대장암에서 일반 항암제 치료만 했을 때보다 5년 생존율을 3배 이상 높인다고 합니다.


다만 하이펙 치료는 처음 발생한 부위의 암세포와 전이된 암세포를 제거해야 하므로 수술이 매우 복잡하고 보통 10시간 이상 걸립니다. 다른 수술보다 4배 정도 시간이 많이 걸리고 뜨거운 온열 항암 치료가 병행되므로 부작용이 생길 가능성도 높죠. 따라서 하이펙 치료는 고도로 특화되고 숙련된 의사와 치료팀의 팀워크가 아주 중요합니다. 이 때문에 하이펙 치료를 1주일에 2건 정도 밖에 하지 못합니다. 특히 보험적용이 되지 못해 많은 병원에서 이 치료법을 받을 수 없는 점도 안타깝습니다. 다행히 ‘나눔과 배려’의 세브란스 정신으로 이 치료를 하고 있죠.


덧붙이자면, 하이펙 치료법을 쓰면 대장암 일종으로 충수돌기에서 생기는 ‘복막 가성점액종(위점액종)’을 100%가까이 살릴 수 있습니다. 영화배우 오드리 햅번이 이 병으로 사망했지요. 참고로 2014년 7월 제가 처음으로 이 치료를 한 50대 4기 대장암 환자는 지금도 건강하게 잘 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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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승혁 강남세브란스병원 대장항문외과 교수/2017-02-18(한국일보)
 

-4기 대장암이라도 수술하는 게 좋은가.
“아직 최종적 결론은 나오지 않았지만 숙련된 외과의가 부작용 없는 수술을 했다면 생존율 향상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가 있습니다. 2014년 ‘외과 연보(Annals of Surgery)’에 발표된 ‘3만7,793명의 전이성 대장암 환자에서 원발암 절제의 역할‘ 논문이 대표적이죠. 전이성 대장암 환자 가운데 원발암을 절제한 2만3,004명과, 그렇지 않은 1만4,789명을 비교 분석한 결과, 원발암을 잘라낸 환자의 생존율이 높았다고 보고됐습니다. 또한 2015년 '외과종양학저널(Journal of Surgical Oncology)'에 발표된 논문에서도 4기암도 수술한 뒤 항암치료를 받으면 그렇지 않은 환자보다 생존기간이 평균 4개월 정도 늘었습니다. 4기 대장암은 수술하지 않는다는 ‘상식’을 깨고 수술이 치료에 도움될 수도 있죠.”


-대장암 예방법이라면.
“대장 질환은 초기 증상이 뚜렷이 나타나지 않아 대장내시경을 하지 않는 한 쉽게 발견하기 어렵습니다. 따라서 평소 대장 건강을 관리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기본적으로 기름진 음식과 붉은 색 고기, 과음. 흡연 등은 피하는 게 상책입니다. 섬유질이 풍부한 채소와 과일 등을 많이 먹는 것도 바람직한 방법이지요.”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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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3/07 15:24 2017/03/07 15:24
생존율 높아진 ‘전이성 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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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원 김모(57)씨는 얼마 전 병원에 왔을 때 “대변에 피가 자주 섞여 나온다”고 호소했다. 대장내시경 검사와 조직 검사를 받게 했다. 지난주 검사 결과를 확인하기 위해 진료실로 들어섰다.

그에게 “암입니다”라고 진단 결과를 알려줬다. 언제나 그랬던 것처럼 입이 잘 떨어지지 않았다. 이후 환자와 보호자에게 검사 결과를 자세히 설명했다.


“몇 기(期)입니까.”
김씨가 물었다. 다른 환자와 같은 질문을 했다. 이 순간이 암 전문 의사에게 가장 힘들다. 15년 이상 암 환자를 봐 왔지만 언제나 그렇다. 아마도 나름대로 암의 진행 상태를 가늠하고 향후 투병 계획을 짐작하기 위해서일 것이다.


암의 병기(病期)는 1~4기 분류법이 가장 흔하다. 대장암의 암세포는 대장 안쪽 벽(내벽)부터 파고든다. 1기는 대장의 점막층과 점막하층, 근육층에 침범한 경우다. 근육층을 넘어 장막까지 침범한 경우는 2기라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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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기는 내벽 침범 정도와 관계없이 대장 주변 림프절로 퍼진 경우다. 림프절은 전신에 퍼져 있는 면역기관 중 면역세포가 모여 있는 곳을 말한다.


4기는 암 세포가 대장을 벗어나 다른 장기로 번진 경우를 말한다. ‘국한-국소-원격’ 3단계 분류법도 있다. 국한은 1~2기, 국소는 3기, 원격은 4기라고 보면 된다.

그런데 환자들은 4기라고 하면 크게 낙담한다. ‘4기=말기’라고 오해하기 때문이다. 병기 분류에서 말기는 없다. ‘호스피스·완화의료 및 임종 과정에 있는 환자의 연명의료 결정에 관한 법률’에서 말기환자는 회복 가능성이 없고 증상이 악화돼 담당의사 1인과 해당 분야 전문의 1명으로부터 수개월 이내에 사망할 것으로 예상되는 환자로 규정된다.


굳이 설명하자면 모든 치료를 했는데도 더 이상 반응이 없고 암이 악화돼 현대의학으론 치료할 수 없는 상태라고 할 수 있다. 4기와 완전히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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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 종류에 따라 전이가 잘되는 장기(臟器)가 있다. 대장암은 간이나 폐로 많이 전이된다. 간 전이가 4기 환자의 40%, 폐 전이가 15%다. 이 밖에 복막(12~28%), 뼈(1~16%), 부신(4~14%), 난소(1~18%) 등에도 전이된다. 뼈·부신·난소에 대장암이 전이되면 이미 간과 폐에도 퍼진 경우가 대부분이다.


병기가 높을수록 치료가 까다롭고 생존율이 낮지만 4기 암도 완치되는 경우가 적지 않고 그 비율도 점점 올라간다. 2000~2010년 연세암병원을 찾은 대장암 4기 환자의 10년 생존율은 25.7%다.

1기(89.7%), 2기(76.5%), 3기(56.8%)보다는 낮지만 4명 중 1명이 10년 이상 생존한다는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 국가암등록통계(2013년)에 따르면 원격 전이 대장암의 5년 생존율은 19%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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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도 상당수는 ‘희망이 없는 상태’로 받아들이고 일부는 치료를 포기한다. 2010년 대장암 진단을 받은 강모(47·부산시)씨는 수술 전 검사에서 간의 여섯 군데에 암이 전이된 4기 환자로 나타났다. 병세를 자세히 설명하고 “항암치료 후 수술을 하자”고 제시했으나 환자가 거부했다. 대장암 수술을 받은 적이 있는 환자의 형이 나서 설득했으나 실패했다.

결국 환자는 집으로 돌아갔고 연락을 끊었다. 그러다 4개월쯤 지나 초췌해진 얼굴로 병원에 나타났다. 그는 “자연 치유를 하려고 산에 들어가 있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미 암이 너무 많이 진행돼 치료가 불가능했다. 결국 3개월 뒤 숨졌다.

4기 치료는 다른 장기로 퍼진 암을 얼마나 잘 치료하느냐에 따라 큰 영향을 받는다. 종전에는 간으로 전이된 대장암 치료가 쉽지 않았다. 간에 전이된 암은 간암이 아니라 대장암이다. 순수 간암 치료법과 많이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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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과 대장의 암 부위를 완전히 절제하고 항암약물 치료를 한다. 항암치료 후 수술하기도 한다. 수술기법도 매우 정교해졌다. 이런 식으로 치료법이 발전하고 신약이 나오면서 대장암 4기 치료 성적이 좋아지고 있다.


미국 암학회에 따르면 지난 20년 동안 4기 대장암의 5년 생존율은 13%포인트 향상됐다. 외국 연구자료를 종합하면 간으로 전이된 4기 암환자의 5년 생존율은 21~73%, 폐 전이는 32~67%, 복막 전이는 22~50%다. 국내 대형 병원 자료를 보면 간에만 전이된 대장암 4기의 경우 5년 생존율이 70% 이상인 경우가 많다. 폐 전이도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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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모(46·여·전업주부·서울 강남구)씨는 2011년 간의 10군데에 암이 전이된, 4기 대장암 진단을 받았다. 석 달간 표적치료제를 포함한 항암치료를 받은 뒤 대장과 간을 부분 절제하는 수술을 받았다.


이후 2차 간 부분절제 수술을 받았다. 다시 석 달 항암치료를 받았고 현재 별문제 없이 살고 있다. 대장이나 다른 장기에서 암이 재발하지 않고 있다. 곧 ‘치료 마무리 후 5년’이 지나면 의학적으로 완치 판정을 받게 된다.

이처럼 4기 대장암 치료 가능성은 현재도 있고, 앞으로 더 높아질 것이다. 희망을 버려서는 안 된다.


[출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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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3/07 10:24 2016/03/07 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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