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기 많이 먹으면 대장암 걸린다? 더 위험한 건 술
[이강영의 건강 비타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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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동대문구의 최모(52)씨는 2012년 대변에 피가 섞여서 나오는 증상으로 검진을 받았다. 대장암이었다. 그는 수술 뒤 정기검진 때 늘 혼자 왔는데 지난 6월 초에는 평소와 다르게 부인이 동행했다. 그의 부인은 심각한 표정으로 “남편이 수술 후 3년이 지나면서 고기를 즐기는 예전의 생활 패턴으로 돌아가고 있어 암이 재발하지 않을까 걱정된다”며 상담을 청했다. 최씨의 부인처럼 “고기를 많이 먹으면 대장암 발병 위험이 증가한다”고 생각하는 이들이 많다. 과연 그럴까.


한국인의 육류 섭취량과 대장암 환자가 함께 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지난해 농림축산식품부 통계에 따르면 2013년 한국인의 1인당 육류 소비량은 평균 42.7㎏으로 2010년(38.8㎏)에 비해 10% 늘었다. 1990년(19.9㎏)에 비해 두 배 이상이 됐다. 대장암 환자 수도 2012년 2만8988명으로 2010년(2만6508명)에 비해 9.4% 늘었으며 2000년(1만356명)보다는 2.8배로 증가했다.


육류 섭취와 대장암 발생률 간의 연관성을 입증하기 위한 연구는 국내외에서 많이 이뤄졌다. 2004년 미국 간호사건강연구회는 육류 섭취가 대장암과 어느 정도 연관성이 있으나 육류 섭취량이 는다고 해서 대장암 발병률이 증가하는 것은 아니라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반면 2007년 세계암연구기금과 미국암연구협회의 연구에서는 육류 섭취량이 많은 집단이 적은 집단에 비해 대장암 발생률이 높았다.


연구들을 종합해볼 때 육류 섭취가 대장암을 증가시킨다, 또는 아니다로 결론 내리기가 쉽지 않다. 심지어 2004년 미국 역학저널에는 육류 섭취가 대장암 발생 빈도를 낮추는 경향을 보여줬다는 연구 결과가 실리기도 했다.


만약 육류 섭취가 대장암의 발병률을 높인다면 하루 평균 육류 섭취량이 한국인(117g)보다 훨씬 많은 미국인(322g)이 대장암 발생률이 훨씬 높을 것이다. 하지만 한국과 미국의 인구 10만 명당 대장암 발생률(연령 표준화 통계)을 보면 남성(한국 50.0명, 미국 28.5명)과 여성(한국 26.8명, 미국 22.0명) 모두 한국이 미국보다 높았다. 대장암 발병에 육류 섭취뿐 아니라 다른 요인이 많이 작용하기 때문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반면 술을 많이 먹으면 대장암 위험이 확실히 증가한다. 2011년 국제 종양학회 논문에 따르면 하루 평균 4잔 이상 술을 마시는 사람은 술을 마시지 않는 사람에 비해 대장암에 걸릴 위험이 50%가량 높았다. 마시는 술의 종류에는 별 영향을 받지 않았다. 술 소비량이 증가하면 대장암 위험도 비례해 커진다.
한국인의 암 증가율에서 대장암이 상위에 오르는 이유는 무엇일까. 술 소비량 증가, 운동량 감소(비만), 인구 고령화, 육류 섭취 증가 등이 종합적으로 작용한다고 봐야 한다.


따라서 고기를 먹을 때마다 대장암을 걱정할 필요는 없다. 단, 고기에 숯불이 직접 닿도록 조리하면 벤조피렌·헤테로사이클릭아민 등 발암물질이 생성되며 이것이 위산·담즙산 등과 결합해 강력한 발암성을 띨 수 있다는 점은 알아야 한다. 고기를 먹을 때 불로 직접 굽는 방식은 가급적 피하고 불가피하다면 먹는 양을 줄이자. 그리고 대장암 예방을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절주(節酒)라는 사실을 꼭 기억하자.


이강영 연세암병원 대장암센터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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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8/13 11:19 2015/08/13 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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