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정아, 지난주부터 밥먹을 때 이가 좀 아픈것 같은데…너 바쁜데 잠깐 가도 되겠니?’

이렇게 물으시는 친정아버지를 근무하는 치과병원으로 모셨다. 아프다고 하시는 이는 벌써 10년전 내가 신경(근관)치료를 했던 아래 어금니이다. 

당시에 그 치아는 많이 썩고 염증도 퍼져서 주위의 동료 들 모두  뽑는 편이 낫겠다고 했었다. 치아의 신경치료를 전공한 딸내미의 고집과 오기로 아빠는 치료를 받게 되었다. 치료 후 죽어가던 치아는 염증이 모두  없어져 기둥을 세우고 금니로 씌워서 다시 살아났다.  그렇게 10여년. 이제 그 어금니 뿌리 하나 가 뚝 부러져 있다.

친정아버지뿐 아니다. 나와 오랜 시간을 같이 했던 연세가 있는 환자분들도 비슷한 일을 겪는다.

금이가서 치아를 뽑아야 하는 경우 대부분 치아의 뿌리가 세로로 쪼개져 있을 때이다. 원인은 다양하다. 원래 이의 씹는면에도 금이 가있던 경우, 신경치료를 받고 기둥이 있는 치아 혹은 잇몸이 좋지 않은 경우에서 많이 나타난다. 고령의 환자에서 종종 나타난다.

치근파절이 생기면 씹을때 힘이 없거나 시큰한 느낌이 든다 . 잇몸쪽에 여드름같이 작은 뾰루지가 나기도 한다.

 

그대로 놔두면 치아가 부러진 부위로 세균이 들어가서 염증이 커지기 때문에 빨리 치아를 뽑는 편이 좋다.

치아가 부러진 경우 다시 살릴 수 있는 방법은 아직 없다.

치과의사로서 가장 안타까운 순간이다.

 ‘이제 이 치아는 부러져서 뽑으셔야 돼요. 십년이면 오래썼지.’ 나는 치과체어에 앉은, 팔순을 바라보는 아버지께 일부러 아무렇지 않게 말한다.

2015/02/08 19:30 2015/02/08 19:30

출근길 매서운 찬바람에 옷깃을 여미는 순간 갑자기 치아가 시큰 하면서 날카로운 통증이 느껴집니다. 이삼년 전 어느 겨울의 중간쯤 제게 생긴 일입니다. 아이스크림을 먹은것도 아닌데 입으로 들이마시는 숨만으로도 시큰시큰합니다.


치아가 시린 이유는 다양합니다. 충치가 생겨서 그런 경우도 종종 있지만 30대이상 성인의 치아에서 치아가 마모가 되어서 그런 경우가 상당히 많습니다.

3-40대에 벌써 치아 마모라니요? 입안을 들여다 봐도 구멍이 나거나 닳아 있는 곳은 보이지 않습니다.

이번엔 입을 다물고 입술을 들취서 치아와 잇몸부위 경계를 한번 보겠습니다. 확실하지 않다면 치아와 잇몸경계 부위에 손톱을 대고 움푹 파인데가 있는지 시큰한 곳이 있는지 확인해 보세요. 자주 나타나는 곳은 송곳니 뒤쪽 작은 어금니 부위입니다.

치경부마모는 흔하게는 잘못된 양치질 습관에서 시작됩니다. 드라마에서 가끔 보는 분노의 양치질을 매일 하다보면 치아가 깨끗해지는대신에 마모가 심해질수 있습니다. 또 다른 이유는 이가 맞물리는 힘 (교합력이라고 합니다)이 세게 작용하는 부위에서 치아가 조금씩 떨어져 나가면서 생깁니다.

 

치료방법은 마모가 진행된 정도와 증상에 따라 다릅니다. 마모가 심하지 않고 시린증상도 아주 약하다면 불소도포 혹은 약물을 발라서 치아 표면을 살짝 코팅하는 치료를 하면서 지켜보게 됩니다.

꽤 많이 패인 경우라면 치아와 유사한 색조의 재료(레진)로 다시 치아모양으로 채워줍니다.

간혹 패인정도가 너무 심해서 치아 안쪽의 치수 (흔히 신경이라고 부르는 조직)가 노출된 경우도 있는데 이때는 신경치료를 해야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저는 시린치아들에 레진이라는 재료로 때우는 치료를 받았습니다. 물론 이제는 시리지 않습니다. 하지만 이 재료는 치아가 아니기 때문이 시간이 지나면 치아보다 먼저 닳거나 변색이 될 수도 있어서 1년마다 한번씩은 점검을 해주어야 합니다.

고백하자면 저는 치료 받기전에 수년간 시린 날도 있고 그렇지 않은 날도 있었습니다. 일상생활에 지장이 없고 하루이틀 가끔 시큰시큰 한 것은 굳이 치료받을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제 치아만 그런게 아니라 가족, 친구, 환자들 그리고 제가 모르는 분들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일주일이상 시린이때문에 깜짝 깜짝 놀라신다면 그때는 너무 늦기전에 가까운 치과를 찾으시길 권유합니다.

2015/01/27 22:24 2015/01/27 22:24
오늘 같은 흐린 오후에 걷고 싶은 곳...Valencia street, San Francisco

샌프란시스코에는 화려하지 않지만 멋진 장소들이 많이 있습니다. 그중 하나가 Valencia street입니다. 이곳은 mission street에서 한블럭 떨어져 있는데요. 미션지역은 겉으로 보기엔 좀 어수선하고 또 멋지게 지저분한(?) 느낌의 자유분방한 곳입니다. 발렌시아거리도 미션거리와 크게 다르지 않지만 좀 더 여유롭고 멋진 가게와 서점, 벽화들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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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객은 상대적으로 적은편이지만 이른 저녁이 되면 식당마다, 술집마다 사람들이 가득찹니다.

발렌시아 거리를 천천히 걷다보면 벽화로 가득한 좁은 골목이 있습니다. 지나가는 사람도 잠깐 벽화의 일부가 되고 싶은 그런 골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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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프란시스코에서 케이블카도 타고 금문교도 건너보았다면 늦은 오후 한두시간 잠깐 Valencia street을 걸으면서 이 도시의 또다른 매력을 느껴보시길 권합니다.


2015/01/26 22:18 2015/01/26 22:18

일년간의 장기연수를 마치고 집으로 직장으로 복귀하여 한 달이 넘게 지났습니다. 작년 12월에 귀국해서  연말과 새해는 그냥 시차와 환경에 적응하는 여느 보통날 이었습니다. 다른 해에는 연말에는 한 해를 정리하고 또 연초에는 새로운 결심도 하곤 했었는데 올 2015년은 아무 계획도 없이 그냥 15일이 훌쩍 지났네요.

 

오늘 출근해보니 우리병원 호흡재활센터의 소식지가 배달되어서 책상에 놓여있었습니다. 소식지의 이름은 '숨'. 모처럼 시간을 내어 첫 장부터 천천히 읽어보았습니다. 치과 보존과에서 일하는 제 머릿속은 치아로 가득차 있었는데 세상은 제가 알고 있는 것보다 훨씬 넓고 복잡한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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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세브란스병원 호흡재활센터는 호흡이 어려운 환자가 일반병실에서 호흡기를 사용하면서 호흡재활 치료를 받을 수 있는 병실을 운영하는 한편 개인과 단체의 지원을 받아 치료비 지원사업을 하고 있습니다. 2014년 한해 동안 649명의 환자가 호흡재활센터에서 입원치료를 받았고 132명에게 재활치료비를 지원하였다고 합니다. 좀더 많은 환자들에게 지속적으로 지원을 하려면 아무래도 소액이라도 정기후원자가 많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숨을 쉰다는 것이 너무나 절실한 분들이 이렇게 가까이에 계셨는데, 그리고 그분들을 돌보는데 앞장서시는 분들이 바로 제 곁에 계셨는데 그 동안 잘 모르고 살았던 것 같습니다. 우리 강성웅교수님께서 왜 일년 365일 정신없이 바쁘신지 이제 조금 이해가 됩니다.

 

2015년이 시작되어 보름이나 지난 오늘, 이 소식지를 통해서 주위를 돌아보고 작은 나눔을 실천할 수 있게 되어 감사합니다.

올 한해 우리 호흡재활센터가 더 많은 환우들을 도울 수 있기를 기원합니다. 또 호흡이 어려운 환자분들이 조금이라도 숨 쉬는 것이 편안해지고 웃을 수 있는 날들이 되기를 기원합니다.

2015/01/15 10:47 2015/01/15 10:47

저는 작년 12월부터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University of the Pacific dental school에서 Peters교수와 함께 일년간 연구를 하고 있습니다.매일매일 진료실에 있다가 이제는 연구실에서 세포를 들여다 보고 있으니 치과의사라는 것도 잊고 살게 됩니다.이제 삼개월후면 다시 서울로 돌아가서 직장에 복귀를 하게 되는데요. 한국으로 돌아가기 전까지 미국에서 지내왔던 소식을 블로그에 남겨놓아야 겠다 싶어서 불쑥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지금 저는 샌프란시스코 시내 한복판에서 9개월째 살고 있습니다. 일년이라는 길고도 짧은 시간 직장을 떠나 장기연수를 오게 될때에는 10년전 유학시절에 너무 힘들었던 기억때문에 외국생활에 대한 걱정스러운 마음과 좀더 연구에 집중을 하는 재충전의 기회를 가지고 싶은 마음 반반 이었던것 같습니다. 샌프란시스코에 와보니 좋은 점도 있고 또 예상대로 귀찮고 힘든일도 참 많습니다. 샌프란시스코는 많은 영화의 배경이 되고 미국사람들도 살고 싶어하는 이름만으로도 상당히 로맨틱한 장소입니다. 저는 이곳에 오기전에 샌프란시스코에서 지내본적이 하루밖에 없던터라-그 당시 유명한 케이블카 타고 차이나타운 구경한 생각이 어렴풋이-그냥 멋지고 낭만적이 곳일거라는 큰 기대를 안고 이곳에 도착을 했습니다.

생각보다 늘 너무 춥고 바람이 많이 불어서 멋진 인물사진을 찍기가 어렵습니다. 가끔씩 제 사진을 받아본 가족이나 친구들은 종종 '추워보인다'라고 합니다. 샌프란시스코의 여름은 어디보다 춥다고 느껴집니다. 한여름에 반바지를 입고 길에서 떨고 있는 사람은 모두 관광객이라고 하더군요. 혹시라도 샌프란시스코에 가시는 분들께는 한여름에도 두꺼운 스웨터나 스카프를 챙기시라고 알려드리고 싶습니다. 처음으로 올리는 사진은 샌프란시스코의 상징인 금문교와 금문교 가기전에 일몰을 볼수 있는 land's end라는 곳입니다.금문교는 많은 관광객들이 걸어서 혹은 자전거로 건너는 아주 인기있는 관광지입니다. 차로 건널때는 시내를 벗어날 경우 무료, 시내로 들어올경우 7달러를 내는데요. 요금계산소가 있는게 아니라 자동으로 카메라가 번호판을 인식해서 청구서를 보냅니다. 렌탈카인 경우에도 시간이 지나면 청구서가 옵니다. 이렇게 맑은 날보다는 흐리고 안개낀 날이 더 많지만 맑은 날이던 흐린날이던 참으로 아름다운 장소입니다. 오늘은 여기까지
2014/09/11 17:40 2014/09/11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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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쁘다는 뻔한 핑계로 블로그에 글을 자주 못 올리지만 간간히 찾아주시는 분들께 새해인사드립니다.

 

치아가 아프거나 혹은 치아에 관심이 있어서 찾아주시는 분들이라면 치아로 불편하거나 걱정하시는 일 없는 맘 편한 한해 되시길 기원하겠습니다.

 

특히 혹시 제게 진료받고 계신 분들이라면 제가 진료가 많이 밀려서 빨리 불편함을 해결해 드리지 못하는데 너그러이 이해하시고 저도 올 한해 최선을 다해서 진료하도록 하겠습니다.

 

미래의 치과의사 혹은 현재 치과의사 선생님들께서 이 글을 읽고 계신다면 올 한해 더 건강하고 스트레스 적은 날들이 되시기를 진심으로 기원할께요.

 

Happy new year!입니다.

 

신수정드림.

2013/01/17 10:44 2013/01/17 10:44

어제 거울을 보다가 어금니에 검은 반점이 생겨서 치료 받으러 왔어요

 

근심 어린 표정으로 치과를 찾는 분들이 있습니다. 우연히 입안을 들여다 보니 검은 반점이 보이고 손톱으로 잇몸경계에 있는 치아부위를 눌러보니 시큰시큰하다고 하시네요

 

치료 안 하셔도 된다고 하면 좋아하는 분들도 있지만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는 분들도 종종 있는데 마음속으로는 '너무 대충 봐주는 거 아냐, 귀찮아서? 혹은 돌팔이?' 뭐 그런 생각을 하실 지도 모르겠습니다.

 

당장 입을 벌리고 거울 앞에서 치아를 비추어 보면 많은 분들이 치아의 올록볼록한 홈이 있는 부분(groove라고 하지요)에 착색된 것처럼 검은 색 줄이 있는 것을 보실 수 있습니다. 대개는 표면에 착색이 되거나 혹은 충치로 진행되다가 멈춘 경우 (arrested caries)여서 굳이 갈아내고 치료를 할 필요가 없습니다.

 

물론 꼭 치료를 해야 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진단은 치과의사가 하는 것이 가장 정확할 것입니다.

 

치료를 해도 되고 안 해도 되는 경우라면 하지 말고 정기적으로 검사만 받으시도록 권해드립니다. 최첨단의 아무리 좋은 기술이나 재료도 타고난 치아 보다 더 좋거나 혹은 평생 탈이 안 나도록 보장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치료를 받은 지 5년이 되어가는데 한번 뜯어서 새로 치료해야 하는 것이 아니냐고 병원을 찾는 분들도 계십니다. 대부분의 치과재료는 방사선 사진을 찍었을 때 치료한 부위가 희게 나타납니다. 따라서 금인레이나 씌워놓은 치아 하방이 어떤 상태인지는 벗겨 보기 전에는 모릅니다. 하지만 경계부위가 깨끗하고 아픈데도 없고 방사선 사진상에도 정상이라면 정기적으로 점검을 하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그보다 더욱 좋은 것은 치료 받을 일이 생기지 않도록 처음부터 관리를 잘 하는 것입니다. 치아는 오복의 하나라고 합니다. 그만큼 타고나는 부분이 분명 있습니다. 아무리 관리를 잘 하려고 해도 충치가 생기고 잇몸병이 심해지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치아나 잇몸이 약하게 타고난 사람일수록 치아 관리에 신경을 쓰는 것을 권해드립니다.

 

최고의 치료는 예방입니다. 치과치료를 적게 받아서 소중한 내 치아를 오래오래 쓰기 위해서는 치과를 가까이 해야 합니다. 최소의 치료가 최고의 치료입니다. 다만 예외가 있다면 구강위생관리를 위한 잇몸치료(스케일링)는 할수록 좋은 치료일 것입니다.

2012/07/17 10:51 2012/07/17 10:51

어렸을 때 외모에 불만을 표시할 때마다 엄마께서 하셨던 말씀이 기억납니다. 누구나 마흔이 되면 진정한 얼굴이 만들어 진다 라고 하셨더랬습니다. 그 말씀이 사실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마흔이 되니 외모에 관심이 확실히 덜 가게 되더군요.

 

그대신 겉모습 말고 몸 속은 얼마나 건강할까라는 희미한 걱정이 하루가 달리 생겨납니다. 치과의사라는 직업이 늘 몸을 써서인지 피곤하단 이유로 주말에는 운동대신 잠만 자게 됩니다. 게다가 주위 동료, 선후배들이 건강이 좋지 않아졌다는 소식을 접하다 보면 혹시 나도?하는 불안한 마음, 그리고 드라마를 보면 우연히 검사를 해보다가 불치병에 걸린 주인공의 스토리 등등 건강을 챙기고 싶지만 동시에 진실을 마주하기 두려운 마음이었습니다.

 

강남 세브란스병원에 근무를 시작한지 만으로 6년이 넘었지만 해마다 하는 신체검사 (때로는 귀찮아서 건너뛰기도 했지만) 이외에는 나의 몸을 점검해 본 적은 한번도 없었습니다. 용기를 내어 치과병원 바로 위층에 있는 건강증진센터를 방문하고 일주일 후로 예약을 잡았습니다. 이 기회에 내 몸의 상태를 싹 점검해보자 하는 맘으로 용기를 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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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세브란스병원 별관4층 건진센터의 상담데스크입니다. 난생 처음 건진센터를 방문해서 어떤 종류의 건강검진을 받을 것인지 먼저 상담하였습니다. 개인별로, 나이, 성별 등등에 따라서 추천되는 검사가 달라서 무턱대고 비싸고 종류가 많은 검사를 신청하는 것보다는 이렇게 상담을 통해서 맞춤검사를 하는 것이 좋았습니다.


내시경 검사 및 혈액검사를 위해서는 전날 9부터 금식이 필요하다고 해서 일찍 저녁을 먹고 자리에 누웠는데 생전 처음 해보는 건강검진이다 보니 잠도 설치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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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검사예약은 오전 7시40분이었습니다. 꽤 이른 시간이었는데  상당히 많은 분들께서 검진을 위해 내원하신 것을 보고 놀랐습니다. 건진센터에 들어서면 병원에 왔다는 기분 보다는 갤러리에 온 듯한 편안한 느낌이 듭니다. 조명의 효과와 넓은 공간에 비치된 그림들 그리고 친절하신 간호사 선생님들의 시너지 효과때문이 아닐까 짐작해봅니다.

검사 당일 키, 몸무게, 혈압을 재는 기본 검사부터 시작하여, 골밀도, 내시경, 여러 산부인과 검사 등등 세시간이 넘게 각종 검사들을 받게 되었습니다. 다행히도 검사를 진행하시는 선생님들, 안내를 해주시는 분들 모두 프로페셔날하게 그러면서도 너무나 따뜻하게 대해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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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십가지의 검사를 수십명이 받는 것 같은데 희한하게도 기다리거나 다른 환자들과 마주치지 않습니다. 우측은 검사를 끝내고 간단한 죽이나 빵, 음료를  제공하는 휴식공간입니다.


드디어 검사가 끝나고 일주일 후 결과상담을 받으러 오라고 하셨습니다.

 

검사가 끝났다는 안도감과 함께 결과를 기다리는 일주일은 혹시 예상치 못한 이상이 있으면 어쩌나 하는 불안함에 무지 길게 느껴졌습니다.

 

일주일 후 결과상담을 해 주시는 교수님께서 내시경사진을 비롯한 여러 검사 사진들을 보여주시고 전반적인 처방과 상담을 해주셨습니다.

 

물론 완전히 건강하지는 않았습니다. 예상치 못하게 안 좋다는 곳도 있고 앞으로도 계속 검사를 해봐야겠다는 부분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결과상담을 하고 나서는 그 순간, 그 동안 찜찜했던 무엇인가를 뚫고 나온듯한 그런 상쾌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자신의 얼굴뿐 아니라 몸에 스스로 책임져야 하는 나이, 마흔큰 숙제를 하나 한 기분입니다.

그날 밤 부모님께 전화를 드렸습니다. 너무 늦었지만....건강하게 낳아주셔서 감사하다고, 그리고 꼭 건강검진 받아보시도록 권했습니다.

 

강남세브란스 건강증진센터 모든 분들께 블로그를 통해서 감사의 말씀 전합니다.^^

 

내년에 뵐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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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3/28 13:25 2012/03/28 13:25

더 이상 배울 것이 없을 것만 같던 레지던트 말년 차 시절의 일입니다. 점심시간에 치과대학시절부터 친한 선배에게서 전화가 걸려 왔습니다. 선배의 아버님께서 젓가락을 씹으시다가 치아가 다친 것 같은데 오후에 좀 봐줄 수 있겠느냐는 부탁이었습니다. 좀 있다가 선배의 아버님께서 외래에 오셨습니다. 그 바쁘다는 대학병원 접수, 수납, 방사선 사진의 과정을 일일이 다 도와드리고 검사를 해보니 상악우측 소구치 하나가 근원심으로 쪼개져있었습니다. 그 동안 증상은 전혀 없으셨고 현재에도 약간 느낌이 다른 것 말고는 불편하지는 않다고 하십니다. , 쉽게 해드릴 수 있는 치료이면 좋으련만 보존과 의사로서 치아를 살릴 수 없을 때만큼 안타까운 순간이 또 있을지요. 치주과, 보철과의 다른 동기들과 치관연장을 할 수 있을 지 등등 의논을 해보았지만 역시 살리기는 불가능한 상태였습니다. 선배의 아버님께 치아가 쪼개졌으니 발치를 하셔야 한다고 설명 드렸더니 아쉽지만 그러겠다고 하십니다. 보철을 하시려면 발치라도 빨리 하실 수 있도록 또 다른 구강외과 동기에게 전화를 해서 당일 발치를 해달라고 부탁을 하고 구강외과 외래 앞에서 인사를 드리고 헤어졌습니다.

 

한 두어 달 지나서 다른 모임에서 치료를 부탁했던 선배를 만나게 되었습니다. 아버님 잘 치료해주어서 고맙다는 인사를 들은 후 저는 이제 보철치료를 받고 계신지 물었습니다. 머뭇거리던 선배가 말합니다. 아버님께서 별 치료 아닐 거라고 생각하고 치과에 오셨다가 그날 치아까지 뽑게 되어서 상실감이 커서 보철을 좀 있다가 하겠다고 하셨답니다. 그 때 선배 말을 듣고 가장 먼저 떠오른 생각은 내가 뭘 잘못했나 그리고 잘 해드렸는데 참 억울하다 하는 것이었습니다.

 

시간이 많이 흘러서 그날 일을 생각해봅니다. 다시 같은 상황의 환자를 만나더라도 별다른 치료법은 없겠지만 이제는 상실감이 크셨다던 선배 아버님의 마음도 많이 이해가 됩니다. 차라리 그날 통증을 없앨 수 있는 응급처치만  하고 일주일쯤 후에 발치를 하시도록 했더라면 아버님께서 이를 뽑기 전 마음의 준비를 하실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도 남습니다.

 

치과의사로서 최선의 치료를 한다고 해서 그것이 모두 인정받을 수는 없을 때가 생깁니다. 환자를 보다가 정말 지치고 힘들 때는 어려운 기술의 치료를 할때가 아니라 치료에 전혀 문제가 없어 보이는데 자꾸 어딘가가 불편하다고 하는 환자와 상담할 때가 아닐런지요.

 

이제 두어 달 후 3년간의 수련생활을 마치고 사회로 나가는 우리 레지던트 3년 차 선생님들을 보면 그 시기에만 가질 수 있는 자신감과 열정이 부럽습니다. 졸업을 하고 각기 다른 환경에 가면 또 다른 많은 환자들을 만나고 많은 치아들을 보존하게 될 것입니다. 치아뿐 아니라 환자의 마음도 읽고 포용할 수 있는 좋은 치과의사가 되기를 기원합니다. 때로는 최선을 다한 치료에서 그만큼의 대가를 얻지 못할 때가 있을 것입니다. 작은 일에 지치지 말고 늘 하는 일에 자신감과 자부심을 가지길 응원합니다.

이 글은 2010년 말 연세치대보존과의 소식지에 권두언을 요청받아서 기고한 글입니다. 고등학교때 치과대학에 원서를 넣으면서, 그리고 치과대학을 졸업하면서, 레지던트를 마치면서...생각했던 직업에 대한 느낌은 조금씩 달라집니다. 때로는 치과의사에 대한 부정적인 시선도 느껴집니다. 돈을 추구하기 보다는 하는 일에 보람을 느끼고자 하는 치과의사가 훨씬 많다는 이 소중한 진실도 세상에 알려졌으면 합니다. Happy 2012 기원합니다.

2012/01/05 12:54 2012/01/05 12:54
강남세브란스 치과병원에서 병원 내원객이나 구강건강에 관심있는 분들을 대상으로한 건강강좌를 처음으로 준비하게 되었습니다. 진료실에서 바쁜 일정때문에 제대로 설명도 잘 못해드리고 때로는 인사도 제대로 못할때도 많았는데 이번 건강강좌를 계기로 많은 분들께서 치아 및 잇몸의 관리에 관심을 가지시고 또 우리 의료진들과도 가까워 질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앞으로도 종종 이런 기회를 통해서 보다 많은 분들이 건강한 치아를 가지실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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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7/05 11:28 2011/07/05 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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