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대전 건양대병원에선 변모(68·여)씨를 비롯한 3명의 뇌사자가 잇달아 장기를 기증했다.
이들의 장기는 만성신부전증 환자 등 모두 13명에게 새 삶의 희망을 안겼다. 변씨의 아들은 “어머니가 평소 사후
장기 기증을 희망하셨지만, 자식 입장에서 동의하기 어려웠다. 하지만 고인의 뜻을 마지막으로 받드는 것도 자식 된
도리라고 생각해 최종 기증을 결심했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6월에는 뇌사에 빠진 생후 4개월의 문모 환아가 확장성 심근염을 앓던 다른 영아(생후 11개월)에게 심장을, 만성신부전증으로 오래 투병하던 56세 여성에게 양쪽 신장을 기증했다. 이 환아는 국내 최연소 장기 기증 사례로
기록됐다. 죽음의 문턱에서 이뤄지는 고귀한 생명나눔 행렬이 10년째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뇌사자 장기 기증은
특히 올해 처음 400명선을 돌파할 것으로 보인다. 19일 국립장기이식관리센터(KONOS)와 한국장기기증원(KODA)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달 말까지 장기를 기증한 뇌사자는 모두 375명으로, 지난해 전체 기증 인원(368명)을 훌쩍 넘어섰다. 국내 장기 기증 뇌사자 수는 2002년 36명이던 것이 2006년 141명으로 처음 100명을 넘었다.
이후 2008년 숨진 권투선수 최요삼씨의 장기기증 효과로 200명을 돌파한 뒤 3년간 정체됐다가 지난해 큰 폭으로
상승해 300명을 상회했다.

지난해 6월 일선 의료기관의 뇌사 추정자 신고 의무화를 골자로 하는 ‘장기 등 이식에 관한 법(개정 장기이식법)’ 시행이 기폭제가 됐다. 법 시행 후 잠재 뇌사자 발굴이 급증하고 장기 기증으로 이어지는 사례가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KODA 김선희 사무총장은 “장기 이식법 시행 후 월 80∼90건씩 뇌사 추정 신고가 들어왔으며 최근에는 월 100건을
웃돌고 있다”면서 “이 가운데 월 평균 30명 정도가 실제 장기 기증을 하고 있어 올해 말까진 400명을 넘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살아있는 사람의 생체 장기 기증은 지난달 말 기준 1788명으로 지난 10년간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따라서 매년 늘고 있는 장기 이식 대기자를 충당하려면 한 번에 최대 9개 장기를 줄 수 있는 뇌사자 장기 기증을 늘려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지난달 말 현재 국내 장기 이식 대기자는 2만2427명이다.

세브란스병원 이식외과 김순일 교수는 “뇌사자 장기 기증을 활성화하려면 지속적인 홍보를 통한 생명나눔 문화 확산과 함께 장기 기증자 예우 및 유가족 지원 등 질적 관리 체계를 갖추는 게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민태원 기자 twm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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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12/20 17:26 2012/12/20 1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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