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ecial Report 03

  
더 많은 관심이 필요합니다

우리나라의 장기이식 수준은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지만, 기증자가 적어 장기이식 대기자가 이식을 받기 전에 사망하는 경우가 빈번하다. 장기기증자가 조금씩 늘어나는 추세지만, 아직도 장기기증 선진국인 미국이나 유럽에 비해서는 적은 편이다. 이제는 장기기증에 대한 오해나 무관심을 떨치고 생명 연장의 노력에 모두가 작은 힘을 보탤 때다.
글 김순일 교수(이식외과) | 포토그래퍼 김남우 | 스타일링 최혜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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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장, 간, 췌장, 심장, 폐 등 생명 유지에 꼭 필요한 장기가 제 기능을 하지 못하면 정상적인 생활이 불가능한 것은 물론, 말기 장기부전증으로 진행되어 생명이 위험해진다. 말기 신부전 환자는 혈액투석이나 복막투석, 아니면 신장이식 중 한 가지 치료 방법을 선택해야만 지속적인 생명 연장이 가능하다. 신장이식은 투석치료에 비해 환자의 생존율이 높고 의료 비용도 현저히 적게 들 뿐 아니라, 대부분의 환자가 정상인과 같은 건강 상태를 유지할 수 있어 직장과 학교, 가정생활로의 정상적인 복귀가 가능하다.

이와 달리 간, 심장, 폐 등에 만성 질병이 생긴 환자는 생명을 장기적으로 유지할 수 있는 투석치료가 아직까지 없어, 이들 장기에 말기 기능부전이 발생하면 현재까지는 장기이식 외에 환자를 살릴 방법이 없다.


장기이식 수준은 세계 최고, 장기기증자는 턱없이 부족
2013년 2월 현재 우리나라의 장기이식 수준은 세계 최고로 인정받고 있다. 장기이식을 받은 환자는 수술 후 얼마나 오랫동안 건강하게 살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 최근 대한이식학회의 발표에 의하면 우리나라 장기이식자의 5년 생존율은 거의 모든 장기에서 장기이식 종주국인 미국을 앞서거나 비슷한 것으로 파악되었다. 특히 생체 신장이식, 간이식 분야는 수술 건수와 기술, 성공률에 있어 세계 최고로 인정받고 있으며 최근에는 생체 장기이식 수술 기법과 장기이식 후 환자 관리 등에 관한 비법을 전수받기 위해 세계 각국의 많은 의사들이 우리나라로 연수를 오고 있다.

이와 같이 우리나라 장기이식의 수준은 세계 최고지만 장기기증자 수가 굉장히 적어 수많은 말기 장기부전증 환자들이 장기이식을 기다리다가 생명을 잃고 있다. 신장, 간, 췌장, 심장, 폐 등 몸 안에 있는 고형장기의 기능부전증으로 뇌사자로부터 장기이식을 대기중인 등록 환자는 2012년 12월 기준으로 22,695명이다. 이는 2009년에 비해 약 2배, 2000년에 비해서는 약 8배 정도 증가한 것으로 최근 들어 매우 빠른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생체 기증자의 숫자는 지난 10년간 매년 1,600여 명으로 큰 변화가 없으며 앞으로도 큰 변화는 기대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뇌사 장기기증자가 2011년 368명, 2012년 409명으로 조금씩 증가하고 있지만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대기자 수에 비하면 턱없이 부족하다. 인구 대비 뇌사 장기기증자의 비율이 미국이나 유럽 같은 장기이식 선진국의 수준을 따라간다면 우리나라에서도 연간 1,500명 이상의 뇌사 장기기증자를 기대할 수 있다. 따라서 말기장기부전증으로 고생하며 간절한 마음으로 이식만을 기다리는 대기자와 그 가족들을 위해서는 뇌사자 장기기증의 활성화가 시급하고, 더불어 이를 위한 범국가적인 장기기증 문화의 확산이 필요하다.


장기기증 확대를 위한 노력들
국내 뇌사자 장기기증 침체의 원인으로는 뇌사와 장기기증에 대한 인식 부족, 전통적인 유교적 관습에 따른 신체 보존, 기증자 및 가족에 대한 배려 부족, 효율적인 뇌사자 발굴 및 관리 체계의 부재 등이 꾸준히 제기되어왔다. 그간 국가에서는 장기이식의 공정성과 투명성 확보를 위해 2000년 국립장기이식 관리센터를 설립해 뇌사자 장기이식 시스템을 개선해 왔다. 또 효율적인 뇌사자 발굴과 관리 시스템 도입을 위해 한국장기기증원을 설립, 뇌사자 장기이식 시스템을 개선해나가고 있다. 그러나 이보다 더 시급한 것은 지속적이고 효율적인 홍보를 통해 뇌사 장기기증자의 숫자를 늘리는 것이다.

그동안 국내 장기기증 홍보는 각 종교를 대표하는 약 30여 개의 민간 단체들이 자발적으로 시행해왔으나 단체 간 유기적인 협조 부족, 전문성 결여 등의 이유로 홍보의 효율성이 낮았다. 이에 장기기증 홍보단체 간의 네트워크 형성과 장기기증 전반에 걸친 이식 전문가의 전문적인 조언을 더해 시너지 효과를 내는 것을 목적으로, 2009년 대한이식학회에서 활동중인 이식전문가들로 구성된 사단법인 ‘생명잇기’가 발족되었다. 또 생명잇기와 장기기증 홍보단체가 상호 협력해 지속적이고 체계적인 전국적 홍보를 위한 한국장기기증 네트워크를 구성하게 되었다. 이를 통해 장기기증 걷기 대회, SNS홍보 등 장기기증을 알리기 위한 여러 활동이 전개되고 있다.

이런 노력이 결실을 맺어 장기기증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많은 국민들이 자발적으로 동참해 장기기증 희망등록이 날로 높아지길 기대해본다. 또 뇌사자 장기기증이 증가해 많은 말기 장기부전 환자들의 생명 연장과 삶의 질 확대의 꿈이 이루어지는 날이 속히 오기를 기대한다.


TIP
장기기증, 어떻게 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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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기증은 생체 장기기증, 뇌사자 장기기증, 심장사 후 장기기증 이렇게 크게 3가지로 나뉜다. 생체 장기기증은 살아 있을 때 장기를 기증하는 것이고, 뇌사자 장기기증은 여러 원인에 의해 뇌의 기능이 정지되는 뇌사자가 될 경우 장기를 기증하는 것을 말한다. 그리고 심장이 정지된 후 장기 또는 조직을 기증하는 것이 심장사 후 기증이다.

생체 장기기증은 신장기증이 대표적이다. 건강한 사람이라면 2개의 신장 중 하나를 기증할 수 있다. 의학적으로 모든 장기의 기능이 30% 이상 남아 있으면 사람이 살아가는 일상적인 과정에 별다른 지장이 없다. 또 건강한 사람이 신장을 제공하면 수개월이 지나 남은 신장이 절반 정도 더 커져 전체적으로는 75%의 신장 기능을 유지하게 되므로, 특별한 일이 생기지 않는 한 평균 수명을 다하는 데 지장이 없어 생체이식이 가능하다. 간은 간세포의 재생능력이 뛰어나 기증 후 1년이 지나면 기능이 거의 100% 회복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이론적으로는 신장이나 폐 한 개 그리고 간, 췌장, 소장의 일부는 생체 기증이 가능하며 뇌사 또는 심장사 후에는 심장이나 안구 또는 인체 조직의 기증이 가능하다.

생체 장기기증은 우선적으로 본인의 자발적인 장기기증 의사가 확인되어야 한다. 또한 기증자가 살아 있는 동안 생명과 일상적인 활동에 전혀 지장을 주지 않는다는 전제 아래 장기이식이 가능한 전문 의료기관에서 정밀검사를 시행해 기증 가능 여부를 판정해야 한다. 뇌사자 장기기증은 뇌사 상태에 이른 환자의 가족들이 주치의나 병원에 장기기증 의사를 밝히면 뇌사판정 대상자 관리 전문병원이나 한국장기기증원으로 연락이 되어 장기기증 전문 코디네이터가 방문해 먼저 뇌사 환자의 가족에게 장기기증에 관해 설명한다. 이후 가족들이 장기기증에 동의하면 의학적인 검사를 통해 장기기증 가능 여부를 판단하고 뇌사 판정 과정을 거친 후 장기를 기증하게 된다.

살아 있는 동안 뇌사 장기기증 의사를 밝히는 방법도 있다.

국립장기이식관리센터(http://www.konos.go.kr)나 가까운 이식의료기관, 민간 단체의 홈페이지에서 신청서를 작성하거나 신청서를 인쇄해 자필 서명 후 우편이나 팩스로 보내면 된다. 또 운전면허를 발급받을 때도 등록할 수 있다.



 Zoom in | 어느 장기기증자가 쓴 시

나는 영원히 살 것입니다
_ 로버트 테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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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는 나의 주치의가
내 뇌기능이 정지했다고 단언할 때가 올 것입니다.
살았을 때의 나의 목적과 의욕이 정지되었다고 선언할 것입니다.
그때, 나의 침상을 죽은 자의 것으로 만들지 말고
산 자의 것으로 만들어주십시오.
내 몸을 살아 있는 형제를 돕는
충만한 생명으로 만들어주십시오.

나의 눈은 해질 때 노을을,
천진난만한 어린이들의 얼굴과,
여인의 눈동자 안에 감추어진 사랑을
한 번도 본 일이 없는 사람에게 주십시오.
나의 심장은 끝없는 고통으로 신음하는 사람에게 주십시오.
나의 피는 자동차 사고로 죽음을 기다리는 청년에 주어
먼 훗날 그가 손자들의 재롱을 볼 수 있게 해주십시오.
나의 신장은 한주일 혈액투석기에 매달려
삶을 영위하는 형제에게 주시고
나의 뼈와 근육의 섬유와 다리의 신경은
절고 다니는 아이에게 주어 걷게 하십시오.
나의 뇌세포로 말 못하던 소년이 함성을 지르게 하고,
듣지 못하는 소녀로 하여금
창문에 부딪히는 빗방울 소리를 듣게 해주십시오.
그 외에 나머지들은 다 태워서 재로 만들어
들꽃들이 무성히 자라도록 바람에 뿌려주십시오.

무언가를 매장해야 한다면
나의 실수들을, 나의 약함을,
나의 형제들에 대한 편견들을 매장해주십시오.
나의 죄악들은 악마에게,
나의 영혼은 하나님에게 돌려보내 주십시오.
우연한 기회에 나를 기억하고 싶다면,
당신들이 필요로 할 때 보여주었던
나의 친절한 행동과 말만을 기억해주십시오.
내가 부탁한 이 모든 것들을 지켜준다면,
나는 영원히 살 것입니다.
2013/03/03 15:19 2013/03/03 1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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