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고혈압 기준 변경…치료 패러다임 일대 변화 예고

미국 기준 적용 시 우리나라 절반 이상이 '고혈압' 파장 예상
학회 "아시아권 상황에 맞는 기준 검토 중‥내년 초 국내기준 발표 예정"



[메디파나뉴스 = 박민욱 기자] 지난 13일(한국시간) 미국 고혈압학회에서 고혈압을 진단하는 기준 혈압을 현재보다 낮추는 가이드라인을 발표한 가운데 국내 학회가 발 빠르게 국내 기준 마련에 돌입했다.

만약 미국의 기준을 그대로 적용할 경우, 우리나라 국민 절반 이상이 고혈압 환자로 분류됨과 동시에 고혈압 인지의 시기가 더욱 빨라지면서 치료의 패러다임이 바뀌게 된다.

이는 시속 100km를 달릴 수 있던 자동차 도로 속도 기준을 80km으로 변경하면서 기존 속도로 달리던 자동차들도 과속의 딱지를 받게 되는 경우이다. 이런 상황에서는 운전자는 속도를 줄이는 노력이 필요하게 된 것.

이에 국내 관련 학회는 미국에서 발표된 가이드라인에 대해 "고혈압 질환을 예방적 차원에서 접근할 수 있게 됐다"며 '긍정적 의견'을 피력하며 "국내 기준 발표 이전까지 일선 임상현장에서 혼선이 최소화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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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고혈압학회 조명찬 이사장은 지난 15일 학회 사무실에서 기자간담회를 통해 "학회는 새로운 미국지침에 대해 의견을 조율 중에 있으며, 미국 지침을 받아들이는 다른 나라 고혈압 학회와도 의견을 조율 중이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철저한 혈압조절은 심혈관사건과 사망율 감소에 도움이 된다는 의학적 근거에 기반한 접근으로 받아들일만 하다"며 "학회는 지난 2013년 가이드라인 발표 이후 이미 가이드라인 개정을 준비해왔다. 이번 미국의 발표를 고려해 내년 초에 발표할 예정이다"고 덧붙였다.


미국에서 발표한 새로운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1단계 고혈압을 수축기 혈압이 130~139mmHG 또는 이완기 혈압이 80~89mmHG로 규정했고, 기존 고혈압 기준이었던 수축기 혈압 140mmHG 이상 또는 이완기 혈압 90mmHG을 모두 2기 고혈압으로 격상했다.


예를 들어 수축기 혈압 135mmHG, 이완기 혈압 85mmHG인 사람은 현재 기준에서는 정상이지만, 바뀐 기준에서는 '1단계 고혈압' 진단을 받게 돼 치료의 대상이 된다.


이렇게 고혈압의 변경된 기준에 따르면 미국 인구에서 13.7%에 달하는 혈압 130-139/80-89mmHG 범위의 인구 13.7%가 고혈압 인구로 새롭게 분류되어 미국의 고혈압 유병률은 31.9%에서 45.6%로 상승하게 되고 약 3,100만명의 인구가 새롭게 고혈압으로 분류된다.


◆ 미국 가이드라인 의미는? 학회 "맞춤치료 지향"


새로운 고혈압 가이드라인에서는 혈압 수치 자체뿐만이 아니라 환자의 종합적인 위험도를 평가해 조절 목표를 설정하도록 권유하는 ASCVD (Atherosclerotic cardiovascular disease) risk score가 포함된다.
 
ASCVD risk는 10년간 심근경색증, 심혈관 질환 사망, 치명적/비치명적 뇌졸중 발생 가능성을 합한 것으로 이런 환자의 종합적 위험도를 반영해 개별적인 치료 목표를 확립할 수 있다.

따라서 이번에 발표한 가이드라인에 대해 학회는 "결국 개개인에 위험도에 맞춰서 치료를 해야 한다는 것을 시사한다"며 "사실상 '맞춤형 치료'가 가능해졌다"고 평가했다.

학회 강석민 총무이사<사진>는 "고혈압 치료에 대한 알고리즘 자체가 바뀌는 개정안이며 굉장히 센세이션한 발표이다”고 평가하며 “같은 고혈압 수치가 나온 환자라고 해도 당뇨, 신장질환 등 복수로 어떤 만성질환을 앓고 있는지에 따라 다르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단순히 혈압 수치만으로 약물치료를 하는 것이 아니라 10년 심혈관 사건 발생률 10% 이상은 고위험군에게 이를 집중하고, 이외는 기본적인 생활습관 개선부터 권고한다"고 전했다.

◆ 고혈압 기준 변화에 따른 '일차 약제' 선택도 변화도 '불가피'

이 같은 기준 변화로 고혈압의 1차 약제 선택의 변화도 예상된다.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고혈압 약제의 선택에서 가장 특기할 사항은 1차 선택 약제가 ▲치아지드 이뇨제 ▲칼슘차단제(CCB) ▲안지오텐신 전환효소억제제(ACEI) ▲안지오텐신 수용체 차단제(ARB)로 제한되어 베타차단제가 영국 가이드라인과 마찬가지로 1차 선택 약제에서 배제된다.

특히 국내에서 아직까지 가장 많이 사용되는 베타차단제인 아테놀롤(atenolol)의 경우, 다수의 연구에서 대조 고혈압 약제보다 열등한 결과가 관찰돼 설령 베타차단제 사용이 권유되는 협심증, 심부전 등을 동반한 고혈압 환자에서도 사용하지 않기를 권유한다.

또 한 가지는 고위험군 고혈압 환자에서는 140/90 mmHg 이상일 경우 초기부터 두 가지 이상의 고혈압 약제를 사용하기를 권유하고, 이는 초기 혈압이 조절 목표에서 20/10 mmHg 이상 높은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권유되고 있다.

학회 조 이사장은 "이런 방향에는 반복적 혈압 측정 및 가정 혈압/활동 혈압 측정을 통해 백의 고혈압 효과를 최대한 배제한 혈압을 측정해 이를 통해 판단한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물론 10년 심혈관 사건 발생률 10% 이상의 고위험군이 아닌 일반 고혈압 환자인 경우에는 종전과 같이 한 가지 약제로 시작해 차츰 조절해 나가는 것이 기본이다"고 덧붙였다.

◆ 국민 절반이상 '고혈압 환자'로 분류 되나?

해당 가이드라인이 미국의 기준대로 그대로 적용되어 발표 될 경우, 국민의 절반 이상이 고혈압 환자로 분류되는 상황에 직면하게 된다.
 
학회 조명찬 이사장<사진>은 "고혈압의 진단 기준을 바꾸는 것은 사회 경제 전반에 미치는 파급력이 엄청난 일이고, 미국에서 제시된 기준을 적용하면 30세 이상 한국인 절반 가량이 고혈압으로 분류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2015년 국민건강영양조사(KNHANES) 데이터로 분석에 따르면 30세이상 성인에서 이전 기준으로는 전체 32% 남자 35.1% 여자 29.1%가 고혈압이었다.

반면, 새 기준을 적용할 경우, 전체 50.5% 남자 59.4% 여자 42.2%이 고혈압을 판정을 받게된다.

이를 수치로 풀어내면 이전 고혈압 진단 기준으로는 고혈압 환자가 1,001만 8,000명이지만, 새로 개정된 고혈압 진단 기준에서는 고혈압 환자가 1,652만 7,000명으로 약 650만 명의 고혈압 환자가 증가하게 된다.

조 이사장은 "우리나라 고혈압 정의가 당장 바뀌는 것은 아니지만, 심혈관질환의 예방적 차원이라는 관점에서 보면 긍정적인 검토를 할 예정이다"며 "그렇다고 새로 고혈압 판정을 받는 650만 명이 당장 치료를 받아야 한다는 것은 아니다"며 선을 그었다.

◆ "국내 가이드라인 나올 때까지 현재 기준 유지해달라"

미국의 가이드라인이 국내에 그대로 적용될지는 아직 미지수이다. 왜냐하면 서양인과 동양인은 체형과 식습관, 환경 등이 각기 다르기 때문이다.

따라서 학회는 국내 가이드라인이 나오기 전까지 진료현장에서는 현재의 기준대로 진료를 유지해달라고 당부를 했다.

조 이사장은 "안전한 고혈압 약이 나오고, 예방의학의 중요성을 인지하면서 사실 미국 가이드라인이 이렇게 바뀔 것이라고 예측을 하고 있었다. 따라서 학회 산하 진료지침위원회를 통해 이에 대한 논의를 진행하고 있는 상황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위원회를 통해 먼저 미국 가이드라인의 목표 혈압을 그대로 받아드릴지 문제부터, 고혈압 전 단계를 1기 2기로 나눠서 구분할지 등 세부사안을 조율하고 있으며 일본, 중국학회와도 조율 중이기에 발표를 기다려 달라"고 전했다. 

학회는 내년 초 가이드발표를 예상하고 있으며, 그 기간동안 전 국민적으로 혈압을 지금보다 낮춰야 한다는 취지의 홍보활동을 전개할 계획이다.

끝으로 조 이사장은 "미국의 고혈압 진료지침 개정이 우리나라 고혈압의 인지도 뿐만아니라 치료율과 조절율이 향상되어 우리나라 사망원인 2,3위인 심장질환과 뇌혈관질환 감소되면 좋겠고, 생활습관 개선의 중요성도 다시 부각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출처 : http://www.medipana.com/news/news_viewer.asp?NewsNum=210720 에서 담아왔습니다.

2017/11/23 18:28 2017/11/23 1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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