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발 희망편지

사랑하려면 힘을 빼야 한다

 
이규현(부산 수영로교회 담임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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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에게 힘은 유혹이다. 인간은 힘을 숭배한다. 인간은 스스로 신이 되고 싶어 한다. 사실 힘을 가지면 편리하다. 제한된 경계선을 자유롭게 오갈 수 있다. 힘을 가지면 자신이 법이고 기준이 된다. 자유로워지고 싶은 욕구가 힘을 좇게 한다. 힘을 가지면 모든 것을 바꿀 수 있다는 환상에 젖는다. 바로 구세주 콤플렉스다. 자신이 없으면 안 된다는 착각에 빠지는 것이다. 그래서 힘을 가지면 흥분한다. 힘을 한번 맛본 사람은 힘을 놓을 수 없다. 권력 의지에 대한 욕구는 강하다. 좀처럼 힘의 소멸을 받아들이지 못한다. 사실 힘을 계속 쌓고자 하는 근저에는 불안함이 있다. 힘이 발생한 곳에는 팽팽한 긴장감이 돈다. 힘은 또 다른 힘의 견제를 받는다. 그리고 속 성상 경쟁을 일으킨다.


힘을 향한 끝없는 몸부림
인간의 역사는 투쟁의 역사다. 유치원 아이들에게서도 영역 싸움이 일어난다. 권력의 주변은 늘 살벌하다. 힘을 가지기 위해 투쟁하지만 쟁취한 힘을 유지하는 것은 더 어렵다. 쟁취하기도 어렵지만 내려놓기는 더 어렵다. 힘을 가진 사람은 그 힘을 빼앗기지 않으려고 몸부림을 친다. 그러나 빼앗기지 않는 힘은 없다. 힘이 더 센 사람은 반드시 나타난다. 세상은 거대한 싸움판이라 할 수 있다. 어디를 가나 기 싸움이 일어난다. 사랑의 열기로 가득한 신혼부부들도 서로 기 싸움을 한다. 누가 주도할 것인가의 전쟁은 인생사 어디나 있다. 힘을 가진 사람은 다른 사람을 인정하고 축복해주기 어렵다. 경쟁자를 용납할 수 없다. 다른 사람의 힘을 제한해야 내 힘이 증대된다고 믿기 때문이다. 구약성경의 사울은 절대왕권을 가지고 있었지만 어린 다윗의 등극을 질투하며 잠 못 이루는 밤을 보낸다. 이처럼 힘을 가진 자의 불안함은 아이러니다. 힘을 가지는 순간 거센 저항을 각오해야 한다. 힘을 쓸수록 저항은 거세진다. 계속 흔들어대는 사람들에게 시달릴 수 있다. 힘을 가지는 순간, 팬만 있는 것이 아니라 안티도 생긴다. 힘을 가지는 순간, 노출은 불가피하다. 노출될수록 위험은 커진다. 명성을 얻지만 욕먹을 각오도 해야 한다.

칼을 쓰는 자는 칼로 망한다
힘의 부작용은 크다. 힘의 마력에 빠지면 통제를 잃기 쉽다. 자유로움을 위해 힘을 가지지만 오히려 자유를 잃는다. 자신의 힘에 의해 스스로를 억압하고 구속당한다. 힘을 사용하고 싶은 욕망에 시달리다가 무너진다. 그래서 약한 사람보다 강한 사람이 실패하는 일이 훨씬 더 많다. 칼을 쓰는 자는 자신의 칼로 망한다. 그 만큼 힘을 가진다는 것은 위험한 일이다. 힘이 바르게 쓰이지 않을 때 정의가 고개를 든다. 힘의 환상에서 벗어나야 한다. 힘을 쌓으려고 하지 않고 나누려고 하는 것이 지혜다. 조명을 받기보다 비켜날 줄도 알아야 한다. 인간은 신이 될 수 없다. 허영을 부채질하는 박수 소리에 도취되지 않아야 한다. 힘이 바르게 쓰이면 힐링(healing)이 되지만 잘못 사용되면 킬링(killing)이 된다.

힘을 내려놓는 연습
힘을 주장하기보다 힘을 내려놓는 연습을 해
야 한다. 거기에는 고도의 수련과정이 필요하다. 힘 없이도 일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 힘을 가졌을 때보다 힘을 뺄 때가 더 멋지다. 항상 힘을 주고 사는 사람은 피곤하다. 일상의 삶에서 힘을 주고 있으면 살 수 없다. 안식이 없고 평화도 없다. 불끈 힘을 준 주먹에는 자유가 없다. 언제든지 가진 힘을 내려놓을 줄 알아야 자유인이 된다. 항상 이기려고 하는 사람은 자유를 잃는다. 힘의 방향을 돌려 군림이 아니라 섬김으로 가야 한다. 섬기려면 힘의 완급 조절이 중요하다. 사랑하려면 힘을 빼야 한다. 힘을 주면 부자연스럽다. 경직되면 사랑이 깨진다. 사랑은 부드러워야 한다. 사랑은 상대를 통제하거나 조종하려고 하지 않는다. 포옹을 하려면 힘을 무장해제해야 한다. 예수는 자신을 위해 힘을 사용하신 적이 없다. 자신의 힘을 해체하셨다. 제자들에게 “오른뺨을 치거든 왼편을 돌려대라”고 가르치셨다. 힘의 논리가 아니라 스스로 십자가를 선택하셨다. 힘을 완전히 빼신 사건이 십자가다. 거기에는 신성도, 힘도 보이지 않는다. 무기력하고 처절한 죽음만 덩그러니 존재했다. 사랑 때문이다. 사랑의 힘이면 충분하다.



이규현
부산 수영로교회에서 담임목사로 섬기고 있다.
<인생의 바람이 불 때> <끝에서 시작하시는 하나님> <영권 회복>등의 책을 썼다.





2017/06/12 10:28 2017/06/12 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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