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세브란스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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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도한다고 환자가 다 사는 건 아닙니다. 그렇다고 헛되다고 생각지는 않아요. 환자와 보호자가 바뀌는 모습을 수없이 보았기 때문이죠.”

 

기도하는 의사로 소문이 자자하더군요. 과학자와 기도, 어째 좀 어울리지 않아 보입니다.
의사로서 눈앞의 병만 보지 않으려고 노력할 따름입니다. 치료과정이 지극히 정상적인 궤적을 벗어나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럴 때 환자나 보호자를 만나서 상담하고 기도해줍니다.

예를 들어 설명해주시겠어요?
두 살짜리 아이가 이유 없이 자꾸 토하는데 통 낫지 않는다며 찾아왔어요. 가만 보니 아이가 눈치를 심하게 살피는 거예요. 엄마한테 물었더니 쌀독에다 오줌을 누기에 두들겨 팼다고 하더군요. “엄마가 사랑을 못 받고 크셨나보군요”라고 마음을 건드렸더니 눈물을 쏟더라고요. 차별받고 얻어맞으며 컸고 결혼 뒤에도 남편 사랑이라곤 모르고 살았다고 털어놨어요. 사랑을 받아본 적 없으니 줄 줄도 몰랐던 거죠. 예수님을 소개하고 함께 기도했습니다. 치료도 잘 됐고요.

서울사회복지공동모금회 회장이고 MBC 봉사대상도 받으셨어요. 봉사활동으로는 이미 경지에 오른 셈인데, 언제부터 시작하신 일인가요?
의대 시절에 무의촌 다니던 게 봉사의 시작이었습니다. 한센환자 마을을 자주 다녔어요. 교수가 된 뒤에는 학생들을 데리고 여름겨울로 무료진료를 다녔습니다. 아픈 데 고쳐주고, 노인들을 찾아가서 이야기 들어드리고, 성경학교 여는 일을 작년까지 했어요. 이젠 너무 힘들어서 후배 교수한테 책임을 떠넘겼습니다.

힘이 들어서라기보다 해외활동에 바빠서 그러신 게 아닌가요?
부르심에 대한 확신이 있으면 국내든 해외든 어디나 갑니다. 그러면 놀라운 일들이 생기거든요. 터키 지진 구호활동에 참여했을 때는 다섯 살짜리 꼬마가 간염에 걸려서 왔습니다. 종합병원으로 가라고 했더니 아버지가 집도 아내도 다 잃었는데 무슨 수로 치료를 받느냐며 매달리더군요. 할 수 없이 포도당 주사를 놔줬는데 황달이 눈에 띄게 가라앉더니 두 시간 만에 벌떡 일어나 앉는 거예요. 빵 한 조각 못 먹던 아이가 3일 만에 다 나아서 걸어 나갔습니다.

크리스천으로서 선교에 욕심이 있을 법 한데 치료하고 복음도 전하십니까?
대놓고 전도하기 어려울 때가 훨씬 많죠. 하지만 굳이 말하지 않아도 스스로 믿음을 받아들이는 걸 종종 봤어요. 터키 꼬마의 아버지만 해도 그래요. 헤어지기 전에 “당신들이 왜 왔는지 잘 안다”고 하더군요. 우리가 크리스천인지 한눈에 알아봤다면서 자기도 예수를 믿겠다고 했어요. 우린 예수의 ‘예’자도 꺼내지 않았거든요. 행동거지나 말투를 보고 스스로 알고 복음을 받아들인 겁니다.

한센병자 정착촌, 지진지역, 해일피해지역… 다 위험한 곳인데 겁나지는 않으세요?
두렵지는 않았어요. 믿는 구석이 있어서랄까요? 태국 산골짜기에 사는 라후족 진료를 갔을 때는 주민들이 모두 에이즈에 걸린 상태였어요. 한두 명 진료하다가 장갑을 벗어버렸어요. 왠지 환자들과 동등한 입장이 되고 싶더라고요. 그게 참 봉사라는 생각이 들어서요. 헬기의 기총소사도 받아보고, 진료소를 둘러싸고 총격전이 벌어진 적도 있어요. 위험한 일을 수없이 겪었지만 그때마다 보이지 않는 손길이 지켜주시는 걸 실감했어요.

그렇게 생명까지 내놓을 필요가 있을까요? 무언가 끌어당기는 게 있는 건가요?
라후족 추장의 손녀 얘길 할게요. 일주일 동안 물도 못 삼킬 만큼 상태가 심각했어요. 링거액도 떨어져서 손 쓸 길이 없었어요. 그래서 허락을 받고 함께 기도한 다음 물을 마시라고 했죠. 단숨에 한 대접을 다 들이키더군요. 그걸 보고 다들 감격했어요. 생각해보세요. 우리가 주러 간 걸까요, 받으러 간 걸까요. 받는 게 많으니까 또 가는 겁니다





2009/09/28 17:39 2009/09/28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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