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 STORY

한계에 도전하는 것이 전진하는 방법입니다

“발목에 만성 불안정성이 있다고 해서 모두 관절염으로 가는 건 아닙니다. 세브란스를 찾는 환자들 가운데는 수술을 염두에 두고 찾아오는 분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정말 수술을 받아야 하는 사례는 20-30%에 지나지 않습니다. MRI 검사로 인대 손상을 확인했다 하더라도 충분한 재활과 보존적인 치료를 먼저 해보고 수술을 선택해도 늦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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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과 발목 관절 치료의 권위자, 이진우 교수>

고객에 대한 강박, 주인의식, 발명하고 단순화 하라… 1부터 번호를 매겨 14까지 이어지는 리 더십 원칙들이 화이트보드에 가득 적혀 있었다. 아마존의 리더십 원칙이라고 했다. 불안한 입지를 탄탄히 하고 싶은 중소기업 경영자라든 지, 자기계발서를 탐독하며 내일을 꿈꾸는 직장 초년생의 책상 앞에 더 어울릴 만한 글귀들이었다. 의사, 그것도 한 분야에서 이미 명의 평판이 자자한 이진우 교수(정형외과)의 방에서 이런 글귀를 대하는 건 예상치 못했던 일이었다.

저건 일등을 뒤쫓는 이들에게나 필요한 원칙들이 아닐까요? 이미 일등이시잖아요.
세브란스병원에서 교수로 일한다는 건 단순한 선생 노릇이 아니라 그 분야를, 우리나라 의학계를, 세계를 이끌어가야 할 책임감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자면 사고방식도 문제해결법도 달라야 하겠구나 싶어서 적어놨어요. 사고의 유연성, 확장성, 연계성 같을 걸 추구하고 싶은 마음에서요. 늘 같은 일을 하다 보면 타성에 젖게 되고 틀에 갇히기 쉽잖아요. 리더로서 아직 갈 길이 머니 조금이라도 변화해보자는 의지의 표현인 셈이죠.

리더가 이렇게 스스로를 다그치면 따라오는 후배들은 지레 지치겠어요.
사람 마음이라는 게 이율배반적이에요. 리더가 그 자리에 머물러 있으면 아무도 좇으려 하지 않아요. 무언가 새로운 걸 제시해야 하고 다름을 보여주어야 열심히 따라오죠. 리더는 새로운 시도를 거듭하며 방향을 제시하고, 후배들은 우직하고 치열하게 한 우물을 파고들어야 합니다. 늘 똑같은 질환을 치료하고 그 성적에 만족하며 살 수도 있겠지만, 그게 얼마나 재미있을지는 의문입니다. 전문가라면 도전적인 상황에서 도전적으로 살아야 행복하지 않을까요?

교수님이 족부질환 분야에서 손꼽히는 전문가로 인정받으시는 비결을 알 것도 같습니다.
제가 일하는 족부정형외과는 발목부터 시작해 발 전반에 생기는 외상과 질환을 봅니다. 관절염, 발이나 발목의 변형, 당뇨로 생기는 발 질환, 외상을 모두 아우르죠. 그중에서도 발등과 발목 관절염, 발목 바로 아랫부분에 생기는 거골하 관절염 환자가 많습니다. 관절염증을 주로 살피다 보니 연구도 연골 재생에 집중되는 편이고요. 세브란스병원은 비교적 늦게 이 분야에 뛰어들 었습니다. 제가 미국 연수를 마치고 돌아오면서 2000년부터 족부를 전담하게 됐는데, 이미 자리를 잡고 환자를 보는 대학병원들이 몇 군데 있었어요. 후발주자로 저만큼 앞서가는 주자들과 경쟁하자니 치열한 노력이 따라야 했습니다. 그래 도 족부를 하게 된 건 행운이었습니다. 그때만 해도 전문가 층이 워낙 얇아서 단기간에 두각을 나타낼 수 있었으니까요.

발목의 관절경, 그중에서도 연골병변 쪽에서 뚜렷한 성과가 나오기 시작하면서 국내에서는 발목 관절경 수술을 가장 많이 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면서 연골병변에 관한 연구 논문도 꾸준히 낼 수 있었고요. 세계적인 의학 전문지에 시리즈로 10편 넘게 게재돼, 지금도 중요한 논문과 발표 때마다 어김없이 인용되고 있습니다.

치열한 노력’을 조금 더 구체적으로 설명 해주시겠어요?
경쟁을 하려면 전략이 있어야 했어요. 그래서 관절염, 당뇨병성 족부병변에 집중하고 환자들을 모으기로 했습니다. 특히 발목의 관절경, 그중에서도 연골병변 쪽에서 뚜렷한 성과가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1-2년 만에 국내에서 발목 관절경 수술을 가장 많이 하는 병원이 됐으니까요. 케이스가 쌓이면서 연골병변에 관한 연구 논문도 꾸준히 낼 수 있었습니다. 세계적인 의학 전문지에 시리즈로 10편 넘게 게재돼서 지금도 중요한 논문과 발표 때마다 어김없이 인용되고 있습니다.

따로 매스컴에 광고를 하셨을리도 없고, 환자들은 어떻게 알고 찾아왔을까요?
발목 관절염의 경우는 성적이 좋아서 차츰 소문이 났어요. 다른 한편으로는 당뇨발 치료를 위해 당뇨병센터, 그리고 심장내과의 중재시술팀과 힘을 모아 유기적인 연계 체제를 만들었죠. 이 시스템이 원활하게 돌아가면서 성적이 더 좋아지고 환자들이 몰리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이처럼 단기간에 선두로 치고나갈 수 있었던 동력은 아무래도 ‘세브란스’라는 브랜드 파워가 있었기에 가능했다는 생각이 들지요. 2004년부터는 치료 성적이 낮아 한동안 수입이 중단됐던 발목인 공관절을 다시 들여와서 임상에 적용했습니다. 지금까지 500케이스 넘게 수술을 했는데 결과가 무척 좋은 편입니다.

세브란스는 어떻게 발목 인공관절 수술의 성적을 단번에 끌어올릴 수 있었나요?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서구와 달리 발목이 안쪽 으로 심하게 휜 내반 변형 환자들이 많습니다. 예전에는 발목 관절에 대한 이해도가 낮고 수술 콘셉트 또한 제대로 잡히지 않아서 성적이 좋지 않았습니다. 자연히 수술하지 말아야 한다는 게 정설이었죠. 우리는 콘셉트를 세우고 한편으로는 교정을 해나가면서 인공관절 수술을 했습니 다. 환자를 분류해서 케이스마다 치료법을 달리 하는 알고리즘을 만들었고요. 결과는 획기적이 었습니다. 이제는 수술이 정설이 되다시피 했고, 누구나 세브란스가 세운 알고리즘에 따라 환자를 치료합니다.

발목을 다쳐서 인공관절 수술을 받는 사례가 많다는 게 놀랍습니다.
한 해에 70-80건 정도 수술을 하지만 무릎에 비하면 발목은 소수에 가깝습니다. 전국의 환자가 몇 군데 외상센터로 모이는 까닭에 많아 보이는 것이죠. 교과서에는 골절 이후에 외상성 관절염이 많이 생긴다고 되어 있지만, 제가 보는 환자들은 자주 접질리면서 연골이 상하고 관절염이 생긴 경우가 더 흔합니다.
발과 발목 관절은 첫 번째 치료를 어떻게 받느냐가 대단히 중요합니다. 인대 손상을 입었으면 제 자리에 붙을 때까지 발목을 쓰지 말아야 하는데, 통증이 사라지기가 무섭게 움직이기 때문입니다. 참고 기다리면 대개는 원래 자리에 정착되는 데, 아직 다 낫지 않은 상태에서 걷다가 거푸 접질리는 거죠.

발목 인공관절 수술은 회복이 더디다는 소리를 들었습니다. 사실인가요?
수술하자마자 통증이 사라지는 경우도 있지만 안정화되는 데까지 시간이 걸립니다. 연골조직이 불안정하게 들려 있어서 움직일 때마다 걸리 적거리면서 염증을 유발하는 아주 흔한 사례들을 생각해봅시다. 수술로 불안정한 부분을 정리 하고 뼈에 몇 군데 구멍을 뚫어서 연골 비슷한 조직이 표면을 덮도록 유도하는 게 일반적인 치료인데, 처치 후에 발목이 안정되기까지는 최소 3개월이 걸립니다. 회복에 시간이 필요하다는 말씀입니다.

발목을 다쳐서 찾아오는 환자들에게 어떤 조언을 가장 자주 해주십니까?
발목에 만성 불안정성이 있다고 해서 모두 관절염으로 가는 건 아닙니다. 세브란스를 찾는 환자들 가운데는 수술을 염두에 두고 찾아오는 분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정말 수술을 받아야 하는 사례는 20-30%에 지나지 않습니다. 그래서 MRI 검사로 인대 손상을 확인했다 하더라도 충분한 재활과 보존적인 치료를 먼저 해보자고 권합니다. 수술은 마지막으로 선택해야 할 카드니까요. 정형외과 외래 바로 옆에다가 재활의학과와 함께 관절스포츠재활센터를 만든 뜻도 거기에 있습니다. 환자에게 재활운동을 가르쳐서 근육을 강화할 수 있도록 도우려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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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목 관절은 첫 번째 치료를 어떻게 받느냐가 대단히 중요합니다. 인대 손상을 입었으면 제자리에 붙을 때까지 발목을 쓰지 말아야 하는데, 통증이 사라지기가 무섭게 움직이기 때문입니다. 참고 기다리면 대개는 원래 자리에 정착되는데, 아직 다 낫지 않은 상태에서 걷다가 거푸 접질리는 거죠.

 에디터 최종훈 포토그래퍼 최재인



2018/11/26 11:29 2018/11/26 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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