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racle

이진구 교수의 성공적 폐이식수술로 새 삶 누리는 박상필 씨


살아 있어서 더 감사한 일상

박상필 씨의 아내는 당시를 떠올리면 아직도 아찔하다. 이미 다른 병원에서 수술이 불가능하다는 이야기를 들었던 터. 위험한 상황에서 오늘을 선물해준 세브란스 폐이식팀에게 부부는 진심으로 감사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급박한 상황, 방법은 폐이식뿐
“여보, 내가 왜 여기 있어?” 2016년 초여름, 중환자실에서 깨어난 박상필 씨는 모든 것이 당황 스러웠다. 자신이 왜 중환자실에 누워 있는지 영문을 통 알 수가 없었다. 그는 의식이 없는 상태로 세브란스 중환자실에 실려와 급하게 폐이식수술을 받았다.
당시 박상필 씨는 류마티스성 관절염을 진단받고 치료를 받고 있었다. 류마티스 같은 자가면 역질환은 관절뿐만 아니라 내부 장기와 피부 등 온몸을 공격하는데, 박상필 씨도 간질성 폐렴 초기 진단을 받은 상태였다. 그러나 폐쪽으로는 이상이 거의 나타나질 않아, 심한 관절 통증을 다스리는 데 집중하고 있었다.
주치의의 권유대로 입원해 치료를 받던 중, 갑자기 상태가 급격히 악화되기 시작했다. 손쓸 새도 없이 무너지는 남편을 보며 아내는 속이 타 들어갔다. “멀쩡하게 두 발로 걸어 들어간 병원에서 갑자기 폐가 순식간에 나빠지더니 중환자실에 들어갔습니다. 어쩔 수 없이 남편을 좀 더 큰 종합병원으로 급하게 옮겼어요.”
그러나 옮긴 병원에서도 절망적인 소견을 들어야 했다. 의료진들은 폐가 거의 망가져서 폐이 식밖에 방법이 없지만, 지금 상태로는 수술이 불가능하다고 했다. 마지막을 준비하라는 이 야기까지 건넸다. 아내 진희 씨는 세브란스 폐이식팀에 마지막 희망을 걸었다.

혼자 일어서기까지 7개월
이진구 교수(흉부외과)는 폐이식팀에서도 수술 여부를 쉽게 결정할 수 없을 만큼 환자 상태가 위중했다고 전했다. “전원 당시 환자 상태가 너무 위험했어요. 폐렴도 워낙 심했고, 합병증 우려도 컸습니다. 기도 손상 부위에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굉장히 조심하면서 수술을 했습니다.” 관절 통증 치료를 위한 입원부터 폐이식수술까지 보름 남짓, 그 짧은 기간에 급격하게 근육이 빠져 폐이식 당시 그의 체중은 25kg이나 줄어 들었다. 쇠약해진 몸은 그의 뜻대로 움직여주질 않았고, 아내의 부축 없이 혼자 일어서기까지 7개월이나 걸렸다. 평생 걷지 못할 수도 있다는 불안감에 시달리는 남편을 아내는 휠체어에 태워 헬스장까지 데려가 다리 근력운동을 도왔다. “아내가 정말 고생했다”고 이야기하는 박상필 씨의 얼굴에는 아내를 향한 고마움과 미안함, 애정이 가득했다.
박상필 씨는 재작년 가을, 직장에 복귀했다. 류마티스로 크고 작은 통증이 아직 남아 있지만, 가족들과 함께하는 오늘의 하루가 너무 소중하 다. “세브란스에 오지 않았다면 지금의 소중한 일상은 아마 없었을 거예요.” 새 인생을 얻었다는 그의 일상은 감사로 가득했다.


까다로운 폐이식, 유기적 협진이 성공의 열쇠
회복 불가능한 말기 폐질환 환자에게 새로운 숨길 찾아주는 이진구 교수

사용자 삽입 이미지

다른 장기에 전이되지 않은 폐암도 폐이식수술로 치료할 수 있다? No!

폐암은 재발률이 꽤 높은 암에 해당한다. 폐이식 후 나타날 수 있는 거부반응이나 감염 등 여러 합병증에 재발 가능성까지 고려하면 감당해야 할 위험이 너무 커서 폐암 환자는 폐이식수술을 받을 수 없다. 게다가 장기이식은 공여 장기가 제한되어 있기 때문에 이식 대상자도제한될 수밖에 없다. 소중한 장기가 잘 사용되기 위해서는 어떤 암이든 적어도 2년 이상 재발이 없는 상황에서 폐이식을 고려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어떤 질환을 가지고 있을 때 폐이식수술을 받을 수 있나요?
일반적으로 일상생활이나 생명 유지가 불가능할 정도로 폐기능이 악화되었을 때 폐이식수술을 고려합니다. 전 세계적으로 폐이식을 많이 하는 질환은 간질성 폐섬유화증, 만성폐쇄성폐질환, 낭성 섬유화증이지만, 이 중 낭성 섬유화증은 동아시아에서 아주 드물게 발병하기 때문에 국내에서는 낭성섬유화증으로 폐이식을 받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만성폐쇄성폐질환도 삶의 질 향상을 위해 폐이식을 받기도 하지만, 대부분 약물치료로 증상 악화를 막을 수 있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폐이식을 고려하는 편은 아닙니다. 따라 서 국내에서는 폐가 점점 딱딱해지면서 굳어지는 간질성 폐섬유화증이 폐이식 적응증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며, 류마티스성 관절염이나 루푸스, 피부근염 같은 자가면역질환이 폐를 침범하면서 폐섬유화가 동반되어 이식받는 환자들이 의외로 많은 편입니다. 골수이식 후 폐에서 생기는 거부반응, 기관지 협착증, 원발성 폐동맥고 혈압도 폐이식 적응증에 해당합니다.

에크모 등 최신 의료기기와 장비 사용, 섬세한 수술 기법, 수술 시간 단축 등도 당연히 필요하지만, 수술 실력 하나만으론 폐이식을 성공시킬 수 없습니다. 호흡기내과, 감염내과, 혈액내과 등 관련 내과에서 철저한 모니터링을 통해 면역억제제 조절, 감염 관리, 약물 사용에 따른 부작용 관리 등을 해줘야 하고, 재활의학과의 호흡재활 및 운동치료로 환자의 회복을 도와야 합니다.

전신 질환이 있어도 폐이식수술 받을 수 있나요?
폐섬유화증처럼 폐기능만 문제인 경우에는 환자들이 호흡은 힘들더라도 상대적으로 수술에는 대부분 큰 무리가 없습니다. 그러나 자가면역질환이나 골수이식 후 거부반응처럼 전신적 문제가 있으면서 폐가 손상된 환자들은 수술을 고려할 때 이미 응급도가 높은 경우가 많습니다. 폐이식수술 자체는 다르지 않지만 이식 전후 전신 질환을 고려해서 적절히 관리와 치료가 필요하지요. 다행히 이런 케이스는 젊은 환자들이 많은 편이어서, 이식 전 응급도에 비해 회복이 좋은 편입니다.

폐이식수술은 다른 장기이식수술과 어떤 차이가 있나요?
다른 이식수술은 망가진 장기를 떼어내고 새 장기를 넣어주는 과정에서 심장과 폐가 계속 작동하면서 혈액과 산소를 공급해주기 때문에 몸이 어느 정도 버틸 수가 있습니다. 그러나 폐이식은 폐를 떼어내면 아무리 인공호흡기로 산소를 넣어줘도 받아줄 폐가 없기 때문에 위험도가 높아집니다. 반대쪽 폐가 남아 있더라도 이미 폐기능이 망가져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고요. 따라서 수술 중인 공호흡기는 물론 에크모, 심폐 바이패스 기계 등 환자의 상태와 호흡을 유지해줄 장치가 필요합니다. 특히 국내 환자들은 외국에 비해 응급도가 높은 상태에서 이식받는 경우가 많아서 수술 전부터 에크모에 의지하는 비율이 다소 높은 편입니다.


뇌사자 폐이식 VS 생체 폐이식
  • 뇌사자 폐이식은 한 명의 뇌사자로부터 양쪽 폐 전체를 받고, 생체 폐이식은 2명의 공여자에게서 각각 한쪽 폐의 절반씩을 받는다. 부모가 자녀에게 이식해주는 경우, 엄마의 오른쪽 폐 아래쪽과 아빠의 왼쪽 폐 아래쪽을 받는 식이다. 공여자의 폐기능은 약 25% 정도 줄어든다.
  • 뇌사자 폐이식은 뇌사자에서 폐를 적출해 이식수술이 이루어지는 병원까지 이송하는 과정에서 허혈 등 약간의 손상이 발생할 수 있지만, 생체 폐이식은 바로 옆 수술실에서 건강한 공여자의 폐를 즉시 이식받기 때문에 이식 성적이 더 좋은 편이다.
  • 주로 부모나 친척 등 면역학적으로 유사한 혈연관계에서 이루어지는 생체 폐이식은 거부반응이 상대적으로 적을 수 있다.
  • 폐이식을 기다리는 환자들의 절박함을 생각할 때 공여 폐가 늘어나는 생체 폐이식은 긍정적인 면이 크다. 한편 현재 국내 뇌사자의 폐 중 이식에 사용되는 것은 20% 미만에 불과하다. 뇌사자의 소중한 폐가 헛되이 사라지지 않도록 제도 개선, 교육 등의 노력이 선행되어야 한다.


폐이식수술은 상당히 어렵게 느껴집니다. 수술 후 합병증은 심하지 않은가요?
이식 후 초기에는 수술에 의한 합병증으로 기관지나 폐동맥, 폐정맥이 좁아지는 협착증이 나타날 수 있고, 고농도의 면역억제제를 쓰기 때문에 감염, 신장기능 저하 등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습니 다. 따라서 호흡기내과, 감염내과, 혈액내과 등 관련 내과에서 철저한 모니터링을 통해 면역억제제 조절, 감염 관리, 약물 사용에 따른 부작용 관리 등 을 해줘야 합니다. 또 재활의학과에서 호흡재활 및 운동치료로 환자의 안전하고 빠른 회복을 도와 줘야 하고, 때론 혈관 스텐트 삽입을 담당하는 인터벤션 파트의 도움도 필요합니다. 에크모 등 최신 의료기기와 장비 사용, 섬세한 수술 기법, 수술 시간 단축 등도 중요하지만, 제아무리 뛰어난 흉 부외과 의사여도 수술 실력 하나만으로는 폐이식 을 성공시킬 수 없습니다. 즉 폐이식수술은 의료 진들의 팀워크가 가장 중요합니다.

면역억제제 복용이 중요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간이나 신장, 심장 등의 장기는 몸 안에서 혈액을 통해 영양분과 산소를 공급받기 때문에 외부에 전혀 노출되지 않습니다. 반면 숨쉬는 과정에서 직접 대기에 노출되는 폐는 감염에 취약하기 때문에 장기의 자체 면역기능이 아주 강한 편입니다. 면역 기능이 강하다는 건 그만큼 거부반응이 일어날 가능성이 더 크다는 뜻이어서, 폐이식 후 사용되는 면역억제제 농도도 높은 편입니다. 폐이식 환자의 1년 생존율이 80-90%로 크게 향상되었음에도 전 세계적으로 5년 생존율이 50-60%에 그치는 것도 만성 거부반응이 원인인 경우가 많습니다. 따라 서 환자들은 면역억제제를 비롯해 주치의가 처방 하는 약들은 반드시 용량을 지켜서 제때 복용해야 하고, 규칙적인 외래 검진을 통해 합병증을 조기 진단하고 관련 처치를 받아야 합니다.

성공적인 이식수술을 위해 환자들에게 필요한 노력은 무엇인가요?
수술 후 이식 폐가 제 기능을 회복할 때까지 보통 6개월에서 1년 정도 소요되는데, 이때 환자의 예후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이 운동입니다. 유산소운동과 근력운동을 열심히 할수록 폐가 빨리 제 기능을 찾고, 더 빨리 일상 복귀가 가능해집니 다. 이식 전부터 꾸준히 운동을 하면 더욱 좋고요. 물론 폐기능이 망가져 호흡곤란이 심한 환자들이 운동하기는 쉽지 않겠지만, 가만히 누워 있기보다는 조금이라도 몸을 움직이려고 노력해야 합니 다. 폐이식 전후 근육량을 지킬수록 예후가 훨씬 좋다는 걸 반드시 기억해야 합니다.

국내 최초, 최다 폐이식수술 세브란스병원 장기이식센터 폐이식팀

1996년 7월 국내 최초로 폐이식수술에 성공한 이래 2014년 8월 국내 최초 폐이식수술 100례, 2017년 2월 국내 최초 200례를 달성했으며, 국내 폐이식수술의 약 50%를 담당하고 있는 독보적 선도주자다. 호흡기내과와 흉부외과를 비롯해 감염내과, 재활의학과, 장기이식코디네이터 등 풍부한 경험을 가진 의료진들이 체계적 협진을 통해 수술 과정은 물론 수술 전후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과 합병증에 적극 대처해 생존율 향상에 크게 기여해왔다. 수술 시간 또한 크게 단축시켜 환자의 안전하고 빠른 회복을 돕고 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이진구교수 (흉부외과)
진료 분야 : 폐암, 폐이식, 간질성폐질환 등
폐이식 환자의 생존율 향상을 위해 수술적 노력을 기울이면서 호흡기내과 의료진, 생명공학자 등 관련 전문가들과 함께 폐이식 후 만성 거부반응에 관한 공동 연구를 준비, 진행하고 있다. 생사의 기로에 섰던 환자가 성공적인 수술 후 외래 진료실에 걸어 들어오는 순간, 외과의사로서 가장 큰 보람과 뿌듯함을 느낀다. 의학적 상식을 뛰어넘어 환자가 회복하길 기대하며 어떤 수술이든 끝까지 최선을 다하는 열정 넘치는 의사다.


에디터 박준숙 포토그래퍼 최재인



2019/02/13 14:47 2019/02/13 14:47
1 2 3 4 5 6  ... 2451 

카테고리

전체 (2451)
세브란스 Top (117)
수현일기 (12)
치치(治齒)의 행복 (22)
Smile (44)
Body Age (24)
HOT (17)
A letter from Dr.Park (37)
A letter from Dr.Chung (23)
The Scene (66)
세브란스 인물열전 (37)
지난호 보기 (2)
곁길동화 (12)
People (63)
세브란스 탐구생활 (46)
WORDS (59)
Issue (55)
S Story (75)
Special report (221)
Gallery (105)
우문명답 (34)
Ranking (20)
성산로 250 (59)
the first & the best (29)
Information (18)
you. the excellent (18)
치료에 좋은 밥상 (35)
Photo Essay (36)
선교지에서 온 편지 (12)
Quiz (12)
길 위의 기적 (36)
5 Checks (12)
제중원·세브란스 이야기 (49)
암, 완치의 꿈 (36)
암환자를 위한 닥터푸드 (36)
검사실 돋보기 (12)
Dr. MAH’S POEM (12)
따뜻한 창문 (3)
응급상식 119 (12)
FOCUS (48)
FACE & FAITH BOOK (10)
THE ROAD (39)
모르면 독, 알면 약 (39)
Special (218)
국가대표 암병원, 세브란스 (113)
초짜농부 생명일기 (8)
EVENT (1)
special interview (2)
A Letter from Dr.Yoon (23)
Only ONE (1)
The Love (41)
The Faith (27)
행복 (12)
My Hero (27)
Yes or No (12)
치과 솔루션 (12)
The Hope (4)
ZOOM IN (8)
Love Nepal (3)
플러스 + (2)
국가대표, 세브란스 병원 (5)
Severance Times (66)
건강한 밥상 (15)
Good Doctor Says (15)
부산발 희망편지 (24)
A Letter from Dr. Lee (3)
특별기고 (1)
HOT SPOT (8)
풍경 (16)
Miracle (23)
HISTORY (22)
HAPPY SOLUTION (8)
WISDOM (9)
NOW (10)
책갈피 (7)
HAPPY NEW YEAR (1)
집중탐구 (14)
치과 TALK TALK (11)
지금여기 (1)
S diary (6)
S NEWS (8)
식탁 (2)
공감 (1)
Heart (2)
Wow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