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racle

면역요법으로 일상이 편안해진 선공덕 씨와 주치의 안철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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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님 믿고 평생 치료해야죠 

3년 가까이 심한 기침에 시달리면서도 선공덕 씨는 그저 기관지가 약한 탓이려니 했다.
그러나 그녀의 기침은 젊은 시절 악화와 호전을 반복하던 알레르기비염이 천식으로 진행한 결과였다.


에디터 박준숙 / 포토그래퍼 최재인


일상을 괴롭힌 기침, 치료만 3년
선공덕 씨가 세브란스를 찾은 건 지난해 10월. 3년 가까이 지속된 기침 때문이었다. 생사를 가르는 중증 질환은 아니지만, 그녀의 기침은 일상을 뒤죽박죽으로 만들곤 했다. “목이 간질간질하다 기침이 나오기 시작하면 도저히 멈추질 않는 거예요. 그런 기침이 하루에도 몇 번씩 반복되니까, 옆 사람하고 대화 한번 편히 하기도 힘들었어요.”
찬바람이 콧속 깊숙이 파고드는 가을 겨울은 물론, 어딜 가든 에어컨, 선풍기를 틀어놓는 여름철 까지, 기침은 수시로 그녀를 괴롭혔다. 그러나 우리네 여느 엄마들이 그렇듯, 그녀 또한 그저 기관지가 약한 탓이려니 했다. 증상이 심해지면 가까운 이비인후과에서 기침약을 타다 먹었고, 그렇게 버틴 시간이 3년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그녀의 머릿속에 기억 하나가 떠올랐다. 근 30년 전, 대학 입시를 한 달 앞두고 갑자기 쓰러졌던 큰딸이 세브란스 알레르기내과에서 천식 진단을 받았던 것.
“딸이 천식 진단을 받았던 경험이 있는데도, 나는 가슴이 답답하다거나 숨쉬기가 힘들다든가 이런 증상을 못 느꼈으니까 천식은 생각도 못했어요. 이비인후과에서도 별다른 얘기를 안 했고. 그러다 문득 이게 알레르기일 수도 있겠다 싶더라고요.”


세브란스는 당연히 믿고 오는 곳
돌이켜보면, 한두 살 터울로 딸 넷을 내리 낳고 키우느라 정신없던 젊은 시절에는 꽃가루 심해지는 봄가을마다 심한 콧물과 재채기 등에 시달리곤 했다. 원래 가지고 있던 알레르기비염이 최근 수년 동안 원인 물질에 꾸준히 노출되면서 천식으로 진행한 것이다. 이재현 교수(알레르기내과)의 권유대로 면역요법을 시작한 선공덕 씨는 아직 치료 1년이 채 되지 않았지만 증상이 크게 호전되어 일상이 편안해졌다.

“사실 세브란스랑은 인연이 깊어요. 우리 막내딸이 생후 한 달 만에 백일해에 걸리는 바람에 여기서 두 달 넘게 치료 받고 겨우 살아났어요. 딸들 어릴 땐 응급상황 생기면 아이 안고 여기까지 맨발로 뛰어오곤 했지요. 옛날부터 세브란스는 믿고 오는 병원이에요. 게다가 사람들이 알레르기에 대해 잘 알지도 못했던 그 옛날에 큰딸이 치료 잘 받아서 지금은 별 증상 없이 잘 살고 있으니까, 여기 알레 르기내과는 특별히 신뢰하지요. 나도 더 빨리 왔으면 좋았을걸.”

다음 달, 그녀는 지난 1년 동안 면역요법의 효과를 평가받을 예정이다. 3-5년 동안 진행되는 면역치료 과정이 다소 번거롭긴 해도, 재치 있고 편안한 주치의 덕분에 병원을 오가는 그녀의 발걸음은 가볍다. “사실 의사가 권위적이면 환자 입장에선 여러모로 어렵잖아요. 이재현 교수님은 웃으면서 농담도 할 정도로 사람을 참 편안하게 해주세요. 알레르기는 평생 증상을 다스려야 하는데, 좋은 교수님을 만났으니 감사할 따름입니다.”



원인도, 증상도 천차만별 알레르기
반드시 전문의와 상의하세요

환자의 일상 위해 최적의 맞춤 치료 찾아주는 이재현 교수


요즘은 비염, 천식 환자가 많이 늘어난 것 같습니다.
알레르기비염은 성인에서 가장 흔한 알레르기 질환으로, 발병률이 무려 20-25%나 됩니다. 비염 환자 셋 가운데 하나는 천식으로 이환되고요. 실제 천식 환자를 검사해보면 80%가 알레르기 비염을 가지고 있습니다. 또 자동차 도장공이나 미용사 등 화학약품으로 인한 천식, 공기 중에 떠도는 밀가루에 지속적으로 노출되면서 생기는 제빵사 천식, 간호사가 주사를 놓기 전 공기 중에 살짝 분사한 항생제에 감작되어 생기는 천식 등 직업성 천식도 있습니다. 요즘은 식품 알레르기도 많아지고 있는데, 아마도 예전보다 원인 음식을 많이 섭취하니까 알레르기도 증가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실제로 땅콩을 많이 먹는 북미에서는 땅콩에 의한 아나필락시스가, 우리 나라는 특이하게 소아에서 호두 알레르기가 많습니다.

현대의학으로 알레르기도 완치할 수 있나요?
쉽게 말해 알레르기는 면역체계의 과민 반응입니다. 알레르기 질환이 발병하는 유전적 소인을 아토피라 하는데, 이러한 아토피 성향을 가진 사람이 자신의 면역 체계를 자극하는 물질에 계속 노출되었을 때 알레르기 반응과 염증이 생기는 거죠. 그 염증이 코에 생기면 콧물, 재채기, 코막힘 등이 주 증상인 알레르기비염이 되고, 폐에 생기면 호흡곤란, 쌕쌕거림 등이 나타나는 천식, 눈에 생기면 알레르기성 결막염, 피부에 나타나면 아토피 피부염이 되는 겁니다.
알레르기내과를 방문하는 환자들은 대개 비슷한 증상을 보이는 가족이 있는데, 이는 알레르기가 유전적 경향이 크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부모 중 한명이 아토피 성향을 가졌을 때 자녀에게 유전될 확률은 50%, 부모 둘 다 아토피일 때는 75-80%에 이릅니다. 따라서 알레르기는 의학적으 로 완치라는 개념은 없고, 일상생활에 문제가 없도록 증상을 조절하는 것이 치료 목표입니다.

면역력이 떨어지면 알레르기 유병률이 높아진다는 속설은 사실인가요?
앞서 이야기했듯 알레르기는 똑같이 집먼지진드 기에 노출되었을 때 보통 사람의 면역체계는 별 다른 이상을 보이지 않지만, 누군가의 면역체계는 아주 예민하게 반응해서 증상이 나타나는 것일 뿐, 면역력의 높고 낮음으로 표현할 수 없습니다. 같은 알레르기 환자여도 과민 반응이 나타나는 원인 물질도 다르고요. 실제로 알레르기 치료에 많이 쓰이는 스테로이드는 면역억제제 계열의 약으로, 염증을 가라앉히고 과민한 반응을 진정시키는 게 목적입니다. 원인 물질과 증상, 질환명과 중등도 등에 따라 다르지만, 환자의 약 95%는 먹는 약과 흡입 약을 통해 일상생활이 가능하다고 여러 논문을 통해 입증되었습니다. 그럼에도 증상이 잘 조절되지 않는 환자들이 많은데, 이들 중 상당수는 의사 처방대로 약을 쓰지 않기 때문인 것으로 보입니다.

최근 알레르기내과에서 시행되는 면역요법은 구체적으로 어떤 방법인가요?
면역요법은 단순히 면역력을 높인다는 추상적 개념이 아니라, 몸에 이상을 일으키는 원인 물질을 소량부터 천천히 증량 투여해 과민반응을 억제하고 증상을 줄이는 실제적 방법입니다. 그러니까 원인 물질이 확실하고 원인 물질에 노출 되었을 때 증상 발현과 악화가 나타나는 환자들만 면역요법의 대상이 됩니다. 면역요법을 하더라도 이미 발현된 천식을 없앨 순 없지만, 알레르기비염이 천식으로 이환되는 걸 방지하고 비염을 잘 조절할 수 있습니다. 다행히 비염을 조절 해주면 천식 증상도 함께 호전됩니다.

면역요법도 경구 약제를 처방받나요?
주사로 맞는 피하면역요법과 혀 밑에 약을 넣어 녹이는 설하면역요법이 있습니다. 가장 대중적인 피하면역요법은 한 달에 한 번 알레르기내과를 방문해 자기에게 맞는 약제를 주사로 맞는 방법인데, 간혹 환자의 컨디션 등에 따라 중증의 전신 알레르기 반응인 아나필락시스가 나타날 수 있어서 보통 주사 후 30분 정도 병원에 머무르면서 이상 유무를 관찰합니다. 가슴 답답함이나 호흡곤란, 식은땀, 두드러기 등 평소 주사 맞기 전과 조금이 라도 다른 증상이 나타나면 반드시 의료진에게 알려서 응급처치를 받아야 합니다. 설하면역요법은 이러한 염려는 없는 반면 날마다 약을 넣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고, 현재 우리나라에는 집먼지진드기 알레르기를 치료할 수 있는 약제만 수입되고 있어서 효과를 볼 수 있는 환자가 제한적입니다.

꼭 알아두어야 할 알레르기 상식

_ 알레르기는 원인 물질, 증상, 중등도 등이 개인마다 천차만별이다. 자신의 원인 물질과 증상을 정확히 알아두고, 약물치료와 환경 관리를 병행한다.
_ 차고 건조한 공기는 알레르기 증상을 악화시킨다. 여름에는 에어컨 바람, 춥고 건조한 날에는 실외운동을 피한다. 마스크를 쓰는 것도 좋다.
_ PM2.5로 표기하는 초미세먼지는 폐포 끝까지 들어가 천식 증상을 악화시킨다. 초미세먼지가 나쁨인 날에는 외출을 자제하고, 외출할 때는 반드시 N95 마스크를 착용한다.
_ 동물에서 알레르기 원인 물질은 털뿐만 아니라 비듬, 침속의 특정 단백질 등 여러 가지다. 따라서 개보다는 그루밍을 하는 고양이가 더 심한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킨다. 침실에는 동물의 출입을 금하고, 헤파필터가 달린 공기청정기를 침실과 거실에 하나씩 두면 증상 완화에 도움이 된다.
_ 집먼지진드기를 줄이는 데 가장 효과적인 건 일광건조. 단, 건조 후에는 반드시 이불을 열심히 두드려서 집먼지진드기의 작은 흔적까지도 털어내야 한다. 천으로 된 소파, 카펫, 인형 등은 집먼지진드기의 서식처가 되므로 모두 없앤다.

알쏭달쏭 알레르기, YES or NO?!

건강검진을 통해 알게 된 알레르기 식품 20가지, 모두 먹지 말아야 한다? 
특정 소인을 가졌더라도 알레르기 증상이 전혀 나타나지 않는다면 제한할 필요가 없다. 이전에 특정 식품에 과민반응이 나타났으며, 검사를 통해 그것이 원인 물질이라고 밝혀졌을 경우에만 제한하면 된다. 알레르기 검사는 결과 자체보다 전문의의 정확한 해석이 훨씬 중요하다.
식품 알레르기, 조금씩 먹어서 면역력 키우면 증상이 줄어든다?
알레르기는 원인 물질에 노출될수록 과민반응이 심해진다. 실제로 면역력을 키운다는 이유로 원인 식품을 무분별하게 먹다가 호흡곤란, 아나필락시스 등으로 응급실 신세를 지는 경우가 적지 않다.
건조한 날 가습기를 틀면 비염 증상이 호전된다?
집먼지진드기의 생육 조건은 온도 25℃, 습도 50% 이상. 즉 겨울철에 보일러를 돌리면서 가습기를 틀어주면 집먼지진드기에게 최적의 생육 조건을 만들어주는 셈. 습도 조절은 젖은 수건을 널어두는 정도로 충분하다.
감기가 오래가면 알레르기비염이 된다?
감기는 바이러스 감염에 의해 발생하지만, 알레르기비염은 바이러스와 전혀 관계없다. 콧물, 기침 등 증상이 비슷할 뿐이다. 이런 증상이 3주 이상 지속된다면 알레르기내과에서 진찰을 받아보도록 한다.

면역요법만 하면 평생 알레르기에서 벗어날 수 있나요?
3-5년 정도 면역요법을 받으면 환자의 약 50%는 평생 다른 치료 없이 일상생활이 가능하지만, 나머지는 3-5년 후 다시 서서히 증상이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미 가지고 태어난 유전적 소인을 완전히 바꿀 수 없고, 원인 물질도 평생 피할 순 없으니까요. 환자에 따라 면역요법 후 증상이 완화되더라도 흡입 약이 필요할 수 있고요. 그러나 원인 물질을 명확히 알기 때문에 증상이 악화되었을 때 다시 면역요법을 통해 증상을 크게 완화시킬 수 있습니다.

여전히 부작용이 걱정되는 스테로이드, 꼭 써야 하나요?
비염이나 천식 치료에 쓰이는 스테로이드는 대부분 흡입 약이기 때문에 전신 흡수가 거의 없어서 내분비 계통의 교란으로 발생하는 쿠싱증후군 등의 심각한 부작용은 없습니다.
대신 약이 직접 닿는 부위에 국소적으로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는데, 코가 좀 마르고 코딱지가 좀 더 생긴다든지 약을 쓴 후 입을 제대로 헹구지 않으면 입에 곰팡이가 스는 아구창, 의학적 용어로는 구강 칸디다증 등이 생길 수 있습니다. 하지만 비염, 천식이 주는 고통과 비교하면 훨씬 가볍고, 대부분 주의사항을 잘 숙지하면 일상에 큰 문제를 일으키지 않습니다. 천식만 해도 과거엔 호흡곤란이 심해 천식 발작으로 사망하는 경우도 있었지만, 지금은 워낙 약이 좋아져서 생명에 지장을 주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아침저녁으로 흡입 약만 잘 써도, 주변에서 천식 환자라는 걸 눈치채지 못할 만큼 증상이 좋아지는 환자도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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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현교수(알레르기내과)
진료 분야 : 천식, 알레르기비염, 만성 두드러기

평생 따라다니며 삶의 질을 현저히 떨어뜨리는 알레르기 질환은 그만큼 떠도는 풍문도 많다. 그래서 이재현 교수는 환자에게 현대의학의 객관적 근거를 바탕으로 가장 명확한 답을 주려고 노력한다. 의사로서 그의 평생을 관통하는 단어는 환자의 삶의 질. 환자에게 더 나은 일상을 주고 싶은 그는 여러 알레르기 질환의 공통분모를 찾아내 악순환의 고리를 차단하는 근본적 치료를 목표로 알레르기-면역학 연구에 매진하고 있다.


2019/09/18 10:07 2019/09/18 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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