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racle

교차반응 양성 신장이식으로 일상 누리는 송경순 씨와 주치의 허규하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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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처럼 살펴주셔서 고맙습니다 

신장이식 후 급성 거부반응으로 생사의 기로에 섰던 송경순 씨는
허규하 교수의 세심한 보살핌으로 건강을 되찾았다.
이제 그녀는 건강한 신장을 선물해준 남편과 세계 여행을 하는 그날을 꿈꾸고 있다.


에디터 박준숙 / 포토그래퍼 최재인


성공적인 신장이식 후 닥친 거부반응
송경순 씨가 사구체 신염이라는 낯선 병명을 얻은 건 1998년, 겨우 30대 중반의 젊은 나이였다. 그저 푹 쉬면 나아질 거라고 생각하고 방치했던 편도선 염과 몸살이 빚어낸 청천벽력 같은 결과였다. 그 때부터 그녀는 경북 영주에서 서울 세브란스병원을 오가는 기나긴 치료 여정에 올랐다.
경순 씨의 신장은 기특하게도 20년 가까이 잘 버텨주었지만, 신장기능이 조금씩 악화되면서 맨 처음 6개월이던 진료 간격이 점점 짧아졌다. 크레아 티닌 수치가 5를 넘으면서부터는 투석의 공포가 그녀를 옥죄기 시작했다. “혹시나 투석을 하게 될까 봐 너무나 두려워하는 제게 남편이 선뜻 한쪽 신장을 주겠다고 나섰어요.”
아내에게 자기 신장을 줄 수 있어서 오히려 다행이라는 남편의 마음을 받으며, 송경순 씨는 신장이식을 결심했다. 부부는 혈액형이 같아 큰 문제가 없을 거라고 생각했지만, 뜻밖에도 교차반응 검사 결과가 양성이어서 탈감작치료라는 복잡한 과정을 거쳐야 했다. 하지만 건강한 신장으로 살 수 있다는 희망에 들뜬 그녀에겐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았다.
허규하 교수가 집도한 이식수술은 성공적이었고, 수술 경과도 좋았다. “역시 우린 천생연분이야!” 부부는 이식 기념 인증샷까지 찍으며 행복한 인생 후 반전을 꿈꿨다. 그러나 일주일 후 상황이 급격히 악화되었다. 심각한 출혈, 항체매개 거부반응과 이로 인한 합병증… 안타깝게도 이식수술 후 나타날 수 있는 부정적 상황들이 한꺼번에 그녀를 덮친 것.

환자 위해 기도하는 의사의 진심
조직검사를 할 수 없을 정도로 혈소판 수치가 심각하게 떨어졌기 때문에 주치의는 여러 임상 정황과 경험을 토대로 치료에 집중했다. 수술 후 혈장 교환술만 무려 19번, 그 외에도 현대의학에서 할 수 있는 치료는 모두 다 시도했다. 허 교수는 의료진을 굳게 신뢰한 환자의 긍정적인 태도 덕분에 가능한 일이었다며, 잘 회복해준 송경순 씨에게 오히려 감사했다.


“중환자실에 있을 때 교수님이 찾아오시더니 저를 위해 정말 많이 기도하겠다고 말씀하시는 거예요. 암울한 상황에 그 진심이 얼마나 큰 위로가 됐는지 모릅니다. 환자를 진짜 가족처럼 아끼고 존중해주는 세브란스 의료진들은 정말 감동이었습니다.”

이제 신장이식 8개월 차에 접어든 그녀는 아침 9시에 울리는 알람 소리를 들으며 면역억제제를 먹고, 날마다 뒷산에 올라 좋은 공기를 마시며 운동하고 있다. 20년이 넘는 투병 기간 동안 단 한 번도 아내 곁을 비우지 않은 자상한 남편의 소원을 이뤄주기 위해서다. “남편한텐 항상 미안하 고 또 고맙죠. 남편이 은퇴하면 크루즈 여행을 하자고 했는데, 아직 몇 년 남았으니까 그때까지 더 열심히 관리하려고요.” 부부는 그 사랑으로 더 행복한 노후를 설계하고 있다.



완벽 협진으로 고난도 신장이식 성공률 높인다

탈감작치료로 면역학적 고위험군 환자에게 이식의 희망 밝히는 허규하 교수


수술이 두려운 말기 신부전 환자들은 투석치료 만으로도 일상생활이 가능한가요?
신장 사구체의 여과기능이 저하되어 노폐물을 걸러낼 수 없는 말기 신부전 환자들은 투석치료, 신장이식 등의 신대체요법이 필요합니다. 혈액투석의 경우 일주일에 3회, 하루 4시간 이상이 소요 되고 엄격한 식이 조절이 뒷받침돼야 하므로 환자들이 일상생활에 큰 제약을 받습니다. 또 투석 치료를 해도 신장기능을 100% 대체하지는 못하기 때문에 고칼슘혈증, 칼슘대사장애, 빈혈 등이 발생할 수 있고요. 반면 성공적인 신장이식은 일상생활 복귀는 물론 임신과 출산도 가능하며, 소아의 경우 정상적인 성장 발육을 기대할 수 있습 니다. 환자의 생존율과 삶의 질, 장기적인 의료비 부담 등을 고려할 때 말기 신부전 환자들에게는 신장이식이 궁극적 치료법이라 할 수 있습니다.

모든 말기 신부전 환자들이 신장이식을 받을 수 있나요?
연구 결과에 따르면 장기간 투석 후 이식수술을 받은 환자보다 투석 기간이 짧거나 투석 없이 곧 바로 신장이식을 받은 경우에 이식 성공률뿐 아니라 환자와 이식 신장의 생존율이 모두 높았습니 다. 따라서 공여자가 있다면 최대한 빨리 이식을 받는 것이 환자에게 훨씬 유리합니다. 다만 암 환자나 암 재발 가능성이 높은 경우, 심각한 감염 위험이 있어서 면역억제제를 사용할 수 없는 경우, 심혈관질환이나 폐기능 악화로 수술 자체가 위험한 경우에는 이식수술이 제한될 수 있습니다. 또 신장은 우리 몸의 면역체계에 매우 민감한 장기여서 혈액형이 부적합하거나 교차반응 검사에서 양성이 나오면 면역학적 고위험군에 속하기 때문에 원칙적으로 이식이 불가능하지만, 탈감작이라는 전 처치를 통해 성공적인 이식이 가능합니다.

탈감작은 구체적으로 어떤 치료 과정인가요?
쉽게 혈액형을 예로 들자면, O형 환자에게 A형 공여자의 신장을 이식할 수 없는 이유는 환자의 혈액형 항체가 이식 장기를 공격해 망가뜨리는 항체매개 거부반응이 일어날 수 있기 때문입니 다. 탈감작은 이러한 현상을 막기 위해 환자 몸속의 항체 농도를 낮추는 치료 과정을 뜻합니다. 일반적으로 몸속에 이미 생성되어 있는 항체를 걸러내는 혈장교환술과 새로운 항체 생성을 억제 하기 위한 면역글로불린 주사, 리툭시맵 같은 약물치료가 병행됩니다. 혈액형 부적합 신이식의 경우 환자는 수술 2주 전에 입원해 약 2-8회 정도의 혈장교환술과 약물치료를 받게 되며, 항체농도에 따라 수술 당일이나 후에도 혈장교환술이 추가될 수 있습니다.

신장은 우리 몸의 면역체계에 매우 민감한 장기여서 혈액형이 부적합하거나 교차반응 검사에서 양성이 나오면 면역학적 고위험군에 속하기 때문에 원칙적으로 이식이 불가능합니다. 그러나 지금은 탈감작이라는 전 처치를 통해 성공적인 이식이 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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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차반응 검사가 양성인 경우에는 신장이식이 왜 어려운가요?
교차반응 검사가 양성이라는 것은 공여자의 특정 항원(조직적합 항원)에 반응해 공격하는 항체가 환자의 몸속에 이미 생성되어 있다는 의미입니다. 혈액형에 따라 누구나 선천적으로 가지고 있는 혈액형 항체와 달리, 공여자 특이 항체는 수혈이나 장기이식을 받은 과거력, 임신 등 환자가 공여자에게 존재하는 조직적합 항원에 노출되는 사건으로 인해 생성됩니다. 따라서 교차반응 양성인 경우에는 추가 검사로 항체의 종류와 양을 확인해 이식 가능성을 판별합니다. 세브란스병원 신장이식팀의 임상 결과에 따르면 교차반응 양성 환자의 약 80%에서 성공적인 탈감작치료 후 신장이식수술이 가능했습니다.

교차반응 양성 환자의 탈감작치료는 어떻게 진행되나요?
생체 공여자가 있는 경우에는 혈액형 부적합 신이식과 마찬가지로 수술 2-3주 전에 입원해 탈감작 과정을 거치는데, 약 4-8회의 혈장교환술을 받은 뒤 다시 교차반응 검사와 공여자 특이 항체 검사를 시행해 항체가 충분히 제거되었는지 확인합니다. 수술 후에도 혈장교환술이 추가될 수 있으며, 거부반응을 최대한 억제하기 위해 항흉선세포 글로불린 등의 약물을 이용해 집중적인 면역억제요법을 시행합니다. 반면 뇌사 공여 신장이식은 응급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탈감작 치료를 시행할 충분한 시간적 여유가 없습니다. 다행히 탈감작치료는 4-6개월 정도 효과가 지속되므로, 여러 종류의 항체를 가진 고감작 수여자들 가운데 교차반응 양성이 2회 이상, PRA 선별검사 수치 50% 이상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뇌사자 대기를 하는 동안 미리 탈감작치료를 받을 수 있습니다.

세브란스병원 장기이식센터 신장이식팀

1979년 첫 신장이식을 시작해 현재까지 약 4,500례의 수술을 시행했으며, 이식 신장의 5년 생존율이 94%, 10년 생존율 약 89%로 미국에 비해 월등히 높은 성적을 자랑한다. 관련 과의 유기적 협진으로 혈액형 부적합 신이식, 교차반응 양성/고감작 수여자 신이식 등 면역학적 고위험군 환자를 비롯해 고령 및 중증 심혈관질환을 가진 고위험 환자의 신장이식도 활발히 시행하고 있다. 또한 신장이식만 담당하는 코디네이터, 이식외과 병동에 상주하는 입원전담의, 환자와 보호자 교육을 시행하는 이식 전담간호사 등 전문 인력이 수준 높은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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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규하교수(이식외과)
진료 분야 : 신장이식, 면역학적 고위험군 신장이식, 이식면역학

매주 화요일이면 허 교수는 이튿날 진행될 신장이식수술을 설명하기 위해 두 장의 슬라이드를 준비해 142병동 회의실에 들어선다. 한 장의 슬라이드에는 수술 과정을 설명하는 그림이, 다른 하나에는 세브란스의 미션과 성경 말씀이 담겨 있다. 인생의 가장 큰 수술을 앞둔 환자에게 자상한 설명과 기도로 희망을 전하는 그는 평소에도 각 환자의 의무기록을 모두 검토해 치료 계획까지 세운 후 회진을 돌고, 주말에도 수시로 의무기록을 들여다보며 문제를 파악하고 해결 방법을 고민한다. 환자를 가족처럼 여기는 마음은 이와 같은 철저한 노력에서 우러나온 진심이다.

세브란스 장기이식센터는 2002년 국내 최초로 교차반응 양성 수여자 신이식을 시행했으며, 교차반응 양성/고감작 수여자 신이식 클리닉을 운영해 환자가 투석치료를 유지할 때보다 더 좋은 생존율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또한 생체 공여 신장이식의 약 20-30%를 혈액형 부적합 신이식으로 시행하고 있으며, 일반 신장이식과 마찬가지로 우수한 치료 성적을 자랑합니다.

탈감작치료가 너무 복잡하고 힘들어 보입니다. 꼭 필요한가요?
사실 장기이식에서 제일 큰 문제는 환자 수에 비해 공여 장기가 현저히 부족하다는 점입니다. 뇌사 공여 신장이식을 받으려면 평균 5-7년은 기다려야 하고, 생체 공여를 하는 경우에도 확률적으로 1/3가량은 혈액형이 적합하지 않습니다. 혈액형이 맞아도 교차반응 검사에서 양성이 나와 이식 불가 판정을 받기도 하죠. 또 여러 종류의 항체가 형성되어 있는 고감작 수여자들은 오래 기다린 끝에 뇌사 공여 신장이식 대상자로 선정돼도 또다시 교차반응 양성이 나와서 소중한 기회를 놓칠 가능성이 상당히 높습니다. 탈감작치료는 이러한 면역학적 고위험군 환자들 에게 이식의 기회를 열어주는 출구가 됩니다.

탈감작치료로 항체를 많이 제거하면 위험하진 않은가요?
혈장교환술 과정에서 혈액 응고인자가 일시적 으로 함께 걸러져서 출혈 가능성이 다소 높아지고, 면역억제제도 일반 신장이식보다 추가되기 때문에 감염 위험이 높을 수 있습니다. 이러한 면역학적 고위험군 신장이식을 위해서는 이식 외과와 신장내과를 비롯해 진단검사의학과, 감염내과, 비뇨의학과 등 여러 과의 긴밀한 협진을 통해 전문적 관리와 치료가 이루어져야 합니 다. 세브란스 장기이식센터는 2002년 국내 최초로 교차반응 양성 수여자 신이식을 시행했으며, 교차반응 양성/고감작 수여자 신이식 클리닉을 운영해 환자가 투석치료를 유지할 때보다 더 좋은 생존율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또한 생체 공여 신장이식의 약 20-30%를 혈액형 부적합 신이식으로 시행하고 있으며, 일반 신장이식과 마찬가지로 우수한 치료 성적을 자랑합니다.

이식 신장, 관리에 따라 사용 기간 달라진다

_ 가장 중요한 건 당연히 면역억제제 복용. 용법과 시간, 용량을 잘 지키자!
_ 건강보조제나 한약, 그 외에 검증되지 않은 식품은 신장 독성을 일으킬 수 있으므로 절대 복용하지 않는다.
_ 식중독 위험이 높은 여름철에는 생선회 등의 날음식을 삼가고, 감염 예방을 위해 개인위생 관리를 철저히 한다.
_ 신장기능에 악영향을 끼치는 맵고 짠 음식을 줄이고, 체중이 늘지 않도록 주의한다.


2019/08/14 13:51 2019/08/14 1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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