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racle

안철민 교수의 폐동맥 풍선확장술로 일상 되찾은 최경란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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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진의 진심이 치료의 열쇠 

심각한 폐고혈압으로 고생했던 최경란 씨는 산소호흡기 없이 걷는 오늘이 믿기지 않는다.
그녀를 이 행복으로 이끈 길목에는 열성 주치의 안철민 교수가 있다.


에디터 박준숙 / 포토그래퍼 최재인


“환자분을 위해 정말 많은 사람이 기도하고 있어요"
최경란 씨에게 2018년은 평생 잊을 수 없는 지독한 한 해였다. 만성 혈전색전성 폐고혈압으로 4년째 약물치료를 했지만 상태가 계속 악화돼 호흡 곤란과 실신으로 응급실에 실려가길 수차례. 주치의는 그녀에게 마지막으로 세브란스병원 안철민 교수(심장내과)에게 폐동맥 풍선확장술을 받아볼 것을 권했다.
폐동맥 풍선확장술은 그녀 같은 환자에게 완치 수준의 회복을 기대할 수 있는 최신 치료법이지만, 출혈의 위험이 높은 고난도의 시술이어서 현재 국내에선 일부 의사만 시술이 가능하다. 작년 11월 전원 당시 최경란 씨의 폐동맥 압력은 100mmHg 이상으로, 정상인 평균치의 4배가 넘는 수준이었기 때문에 위험을 감수하고 시술을 시도해보는 것이 최선이었다.
시술만 하면 괜찮을 거라 생각했던 경란 씨 부부 는 2차 시술 후 큰 충격에 빠졌다. 시술 중 출혈이 생긴 데다가 회복기에 재출혈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밤에 갑자기 혈관이 다시 터져서 중환자실에 들어가게 됐어요. 피까지 막 토하니까 여기서 눈을 감으면 진짜 죽겠구나 싶었습니다. 누우면 영영 못 일어날까 두려워 앉아서 졸 정도였어요.” 눈앞 까지 닥친 죽음의 공포, 그리고 사랑하는 이를 영영 잃을 수도 있다는 극한의 두려움은 시술 포기를 결정하게 만들었다. 그러나 안철민 교수는 경란 씨 부부를 끝까지 설득했다. 주말에도 출근해 환자 상태를 직접 살피고 기민하게 대처하는 안 교수의 정성이 마침내 부부의 마음을 움직였다.

자신을 믿고 같이 싸워야 한다는 안철민 교수의 진심에 의지해 경란 씨는 3차 시술에 들어갔다. “환자분은 모르시겠지만, 환자분을 위해 지금 정말 많은 사람들이 기도하고 있습니다”라는 말을 건넨 안 교수는 기도로 시술을 시작했다.

남편과 손잡고 산책하는 소박한 행복
지난 1월 4차 시술 후 그녀는 지긋지긋한 산소호흡기와 이별했고, 5차 시술 후에는 폐동맥 압력이 크게 낮아졌다. 아직은 정상 수치보다 조금 높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계속 낮아지고 있어 희망적이다. “사실 2차 시술 후에는 남편하고 그런 얘기를 했어요. ‘우리가 왜 의심 한 번 안 하고 무조건 믿었을까.’ 그런데 결국은 교수님을 믿고 따랐으니까 여기까지 오게 된 거잖아요. 교수님이 보여주신 진심과 기도, 간호사 선생님들의 관심과 사랑이 저를 이렇게 회복시켜주셨습니다.”
아픈 아내를 삶의 중심에 놓고 손발이 되어준 남편, 기도하는 마음으로 24시간 병실을 지킨 친정 엄마, 그녀를 지킨 가족의 사랑에 보답하고 싶다는 경란 씨. 이제는 남편의 손을 잡고 다리가 아플 때까지 맘껏 산책하는 꿈을 현실로 만들어보고 싶다는 희망을 품고 있다.




폐동맥 풍선확장술, 혈전으로 막힌 폐동맥 여는 특별한 비법

만성 혈전색전성 폐고혈압 환자에게 완치의 희망 찾아주는 안철민 교수


폐고혈압은 일반적으로 말하는 고혈압과 어떤 차이가 있나요?
폐고혈압은 폐동맥, 폐정맥, 폐모세혈관 등 심장에서 출발해 폐를 순환하는 혈관의 압력이 높아진 질환을 의미하며, 그 원인은 굉장히 다양합니다. 우선 특별한 원인 없이 폐동맥 압력이 올라가는 일차성 폐고혈압은 일반적으로 20-30대의 젊은 환자들에게서 많이 발병합니다. 보통 약물치료가 시행되며, 다행히 최근 10년 동안 효과 좋은 약제가 많이 개발돼서 환자들이 일상으로 복귀하는 비율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반면 류마티스질환, 선천성 심장기형, 폐질환, 좌심실 부전, 혈전, 판막질환 등 다른 원인에 의해 폐동맥의 압력이 올라가는 이차성 폐고혈압의 경우, 폐고혈압과 원인 질환의 치료가 함께 이루어져야 하지요. 간혹 약물치료 효과가 떨어지거나 원인 질환이 치료가 불가능한 경우에는 심장이식, 폐이식 등이 마지막 해결책이 될 수 있습니다.

폐혈관에 문제가 있으면 어떤 증상이 나타나나요?
폐동맥 혈압이 높아 혈액 순환이 제대로 이루어 지지 않으므로, 조금만 움직여도 숨이 차고 가슴이 답답하다는 등 다른 심장질환과 비슷한 증상이 나타납니다. 병이 진행되면 일상에서 수시로 산소호흡기를 사용해야 할 정도로 심한 호흡곤란에 시달리고, 팔다리가 붓기도 하고요. 예전에는 다른 심장질환과 구별이 쉽지 않아 진단이 어려웠지만, 요즘은 심장초음파를 시행해 숨이 차면서 폐동맥 압력이 높고 우심실 모양이 이상하다는 소견이 나타나면 바로 폐고혈압으로 의심 할 수 있습니다. 이후 우심도자술, 6분 보행검사 등을 진행해 폐동맥 상태와 중증도를 파악하고, 의심되는 원인 질환에 따라 다른 검사가 추가됩니다. 제가 다루는 만성 혈전색전성 폐고혈압으로 의심되는 경우에는 폐관류스캔, 폐동맥조영술 등을 시행해야 확진할 수 있습니다.

만성 혈전색전성 폐고혈압은 다른 폐고혈압과 어떤 차이가 있나요?
만성 혈전색전성 폐고혈압은 흔히 피떡이라 부르는 혈전이 만성적으로 폐동맥을 틀어막아 폐동맥 압력이 높아지는 질환으로, 폐고혈압 자체가 희귀질환인데 그중에서도 2%에 불과할 정도로 굉장히 드문 편입니다. 보통 혈액이 잘 응고되는 성향을 타고난 환자들에서 발병하며, 반복적으로 폐혈전이 생기면서 그물망처럼 폐동맥을 막으니까 환자들이 극심한 호흡곤란에 시달리게 되지요. 이렇게 만성적으로 발생한 혈전은 급성 혈전과 달리 아주 단단한 조직처럼 굳어져서 약으로도 녹일 수가 없습니다. 따라서 혈전을 제거하는 수술적 치료 또는 폐동맥 풍선확장 술을 시행해야 하며, 추가적인 혈전 발생을 막기 위해 혈액을 묽게 만들어주는 약을 평생 복용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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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액이 잘 응고되는 성향을 타고난 환자들에서 만성적으로 발생한 혈전은 급성 혈전과 달리 아주 단단한 조직처럼 변해서 약으로 제거할 수 없습니다. 따라서 혈전을 제거 하는 수술적 치료 또는 폐동맥 풍선확장술을 시행해야 하며, 추가적인 혈전 발생을 막기 위해 혈액을 묽게 만들어주는 약을 평생 복용해야 합니다.

폐동맥 풍선확장술은 어떤 치료법인가요? 또 수술과 시술로 치료 방법이 나뉘는 이유는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만약 혈전이 수십 개의 폐혈관 중 굵고 커다란 곳에 있다면 직접 폐동맥을 열고 혈전을 걷어내는 수술적 치료가 가능하지만, 가느다란 혈관에 위치한 혈전들은 수술로 모두 꺼낼 수가 없습니다. 폐동맥 풍선확장술은 혈전 위치나 나쁜 전신 상태로 수술이 불가능한 만성 혈전색전성 폐고혈압 환자들에서 다리쪽 대퇴정맥으로 가느다란 도관을 넣어 막힌 혈전에 위치시킨 후 풍선 확장으로 혈액이 흐르도록 도와주는 시술입니다. 동맥경화에 시행되는 동맥시술과 비슷하지만, 스텐트를 삽입하지 않고 풍선으로 길을 열어서 시간에 따라 폐동맥이 점점 확장되어 폐동맥고혈압을 호전시키는 시술입니다. 전신 마취를 시행하지 않아 빠른 회복이 가능하며, 통증이나 전신 쇠약 등 개흉 수술로 인한 후유증도 없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시술 한 번으로 가느다란 혈관 속 혈전을 다 없앨 수 있나요?
우심실에서 나온 폐동맥은 좌우로 갈라져 양쪽 폐로 들어간 다음 다시 대략 10개의 혈관으로 나뉘고, 그 각각의 혈관에서 또다시 3-4개의 작은 혈관으로 나뉩니다. 한쪽 폐에만 약 30개의 혈관이 분포하는 것이지요. 이 혈관 하나하나를 영상으로 확인해가면서 시술해야 하므로 조금씩 여러 차례에 걸쳐 시술을 진행합니다. 1차에는 한쪽 폐의 일부 혈관만 시술하고 환자 상태를 지켜 보다가 5일쯤 지나 반대쪽 폐혈관에 2차 시술을 합니다. 시술 후 안정기에 접어들 때까지 의료진의 집중 관찰이 필요하므로 환자는 약 1-2주 정도 입원해 있으면서 2차 시술까지 받게 됩니다. 보통 시술 후 2-3개월에 걸쳐 천천히 혈압이 낮아지기 때문에 외래진료를 통해 지속적으로 관찰하다가 다시 양쪽 폐혈관에 추가 시술을 진행 하는 식으로, 정상 혈압으로 떨어질 때까지 평균적으로는 3차례, 때론 4-5차례 이상의 시술을 시행하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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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민교수(심장내과)
진료 분야 : 심근경색, 폐동맥색전증, 다양한 동맥/정맥 혈관질환의 치료와 시술

심장내과 중환자를 주로 돌보고 있으며, 혈관질환 관련 시술이 전문 분야다. 위급한 환자에게 최선의 결과를 주기 위해 끊임없이 최신의학을 공부하고 익히는 노력파지만, 자신의 의술이 아닌 생명을 주관하시는 하나님께 모든 걸 맡기는 기도로 시술과 진료를 시작한다. 어떤 상황에서든 끝까지 최선을 다하는 겸손한 열정과 긍정 에너지의 원천은 다름 아닌 신실한 신앙이다.


상당히 생소한 시술 같은데, 위험하진 않은지 궁금합니다.
그동안 혈류가 막혀 있던 폐조직이 약해져 있기 때문에 시술 전후로 갑자기 많은 혈액이 유입되면서 출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폐동맥 상태가 나쁠수록, 즉 혈관 압력이 높을수록 출혈량이 많아 위험할 수 있고요. 폐동맥 풍선확장술은 우리 나라에 도입된지 불과 5년도 되지 않으며, 극히 일부 병원에서만 시행하고 있는 시술입니다. 만성 혈전색전성 폐고혈압에 대한 이해가 부족했던 과거에는 다른 폐고혈압에 비해 약물치료 효과가 떨어지다 보니 병이 급속도로 진행되어 결국 호흡곤란으로 사망하는 환자가 많았습니다. 그러나 폐동맥 풍선확장술로 막힌 혈관을 넓혀 주면 폐동맥 압력이 거의 정상 수준으로 회복되므로, 이제는 오히려 완치까지 기대할 수 있습니 다. 실제로 응급실로 내원했던 60대 여성 환자는 호흡곤란과 하지 부종이 심해 산소호흡기 없이 걷지도 못했지만, 시술 후 혼자 계단을 올라가고 장도 보러 다닐 정도로 회복됐습니다.

시술 전후 환자는 어떤 것들을 주의해야 하나요?
만성 혈전색전성 폐고혈압 환자들은 혈액이 잘 응고되는 경향성을 가지고 있으므로 일상이 조금만 바뀌어도 컨디션이 쉽게 나빠지고 약물에도 잘 반응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그러니 스트레스를 받지 않도록 마음을 잘 다스려야 합니다. 또 효능이 불확실한 약제나 건강식품 등은 평소 사용하는 항응고제와 충돌이 일어나면서 약효가 확 떨어지거나 오히려 약효가 지나치게 높아져 출혈이 일어나는 등 문제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다른 약제나 건강식품 등을 함부로 복용하지 않도록 주의하고, 평소 심장내과 주치의의 처방과 치료를 신뢰하고 긴밀하게 협조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세브란스 심장혈관병원 폐고혈압센터

심장내과, 호흡기내과, 소아심장과, 류마티스내과, 영상의학과, 흉부외과 등 여러 과의 유기적 협진과 전문적 관리가 이루어지는 국내 최초의 폐고혈압 전문센터다. 폐고혈압의 조기 진단과 원인에 따른 체계적치료, 질병 홍보는 물론, 환자의 삶의 질 개선을 위한 사회 심리적 치료, 새로운 치료제 개발을 위한 다국가 임상시험 등을 진행하고 있다. 현재 국내에서 가장 많은 환자를 치료하고 있으며, 전 세계 폐고혈압협회와 연대해 폐고혈압 안내서 발간, 폐고혈압의 날 행사 개최 등 폐고혈압에 대한 바른 정보를 제공하고 극복 방안을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2019/07/16 11:38 2019/07/16 1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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