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art

아버지 김계한 박사를 기리는 가족들의 기부


평생 한센병 환자를 돌본 아버지의 뜻을 후배들이 살려가길 바랍니다

에디터 이나경 / 사진제공 연세의료원 홍보팀, 김흥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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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소록도병원 송별기념(1969년) 사진 속 김계한 박사(맨 앞줄 왼쪽에서 다섯 번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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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계한 박사는 1950년 세브란스의과대학(현 연세의대)을 졸업했다. 졸업하던 해에 한국전쟁이 발발했고, 김 박사는 세브란스 교수 및 동료들과 함께 서울역 앞 세브란스병원을 지켰다. 퇴각하는 북한군에 의해 북으로 끌려가던 중 기사회생으로 탈출할 수 있었다. 세브란스로 돌아온 김계한 박사는 그해 11월 미생물학교실 유준 교수의 권유로 소록도로 향했다. 평생을 한센병 환자와 함께한 김계한 박사의 활동이 국립소록도병원에서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한센병 환자도 우리와 똑같은 사람”
김계한 박사의 장남 김의동 원장(진해복음외과의원)이 기억하는 아버지는 한센병 환자를 진심으로 사랑한 엄격한 원칙주의자였다. “한센병 환자들에게 상한 생선을 납품한 사실이 발각되자, 아버지는 ‘저이들도 너희와 똑같은 사람’이라며 불같이 화를 내시고 다시는 납품을 못하게 하셨어요. 한센병 환자를 일반인과 똑같이 대해야 한다는 생각이 분명하셔서 진료하실 때 장갑도 안 낄 정도로, 환자들과의 거리를 좁히기 위해 스스로 실천하는 모습을 보이셨습니다.”
김계한 박사는 한센병 치료제 Dapson을 국내 최초로 환자들에게 투여했고, 1965년 연세의대 미생물학교실에서 “국내 나병 역학 연구”로 의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김 박사는 계속해서 국립소록도병원, 여수애향원, 국립익산병원, 국립칠곡병원 등을 돌며 보건복지부 한센병 이동 진료반 책임자로, WHO 한센병 담당 고문으로 일했다.
슬하에 5남매를 둔 김계한 박사는 막내아들은 세브란스인이 되길 바랐다. 막내아들은 그 뜻에 따라 연세의대에 입학했고, 현재 세브란스 어린이병원에서 소아뇌전증 분야의 세계적 권위자로 활동하고 있다. 바로 김흥동 교수(소아신경과)다. 김 교수가 기억하는 아버지는 어떤 분일까? “의사는 돈을 버는 직업이 아니라고 하셨습니다. 그리고 말씀대로 사셨습니다.”

할아버지의 영향으로 소외된 사람들을 살피다
자녀 셋이 대학에 들어가자 김계한 박사는 그제야 안성에 병원을 개업했으나, 안타깝게도 2년 후 간경화로 세상을 등지고 말았다. 한센병 환자와 함께한 김 박사의 의사 인생은 그렇게 막을 내렸다. 그의 나이 54세였다.
김흥동 교수의 가족들은 금년 2월, 평생을 아버지와 해로하 셨던 어머니의 장례를 치른 후에 한센병 퇴치에 헌신한 아버 지 김계한 박사를 기리며 연세의대 미생물학교실에 5천만 원 을 기부했다. 이제 대한민국에서 한센병은 잊혀진 질병이다. 김계한 박사와 그 동료들의 헌신과 기여가 없었다면 그 일은 좀 더 늦춰졌을 것이다.
김계한 박사의 장남 김의동 원장에게 물었다. “김계한 박사님이 그렇게 한센병 환자들을 위해 헌신하신 이유는 무엇인지요?” 뜻밖의 답이 돌아왔다. “아버님의 할아버지가 김옥균 선생입니다. 세브란스의 전신인 제중원 설립의 계기가 된 갑신정변의 주역이시지요. 할아버지는 나라를 위해 사셨으니, 자신은 소외된 나병환자를 위해 살고 싶다고 하셨습니다. 그리고 아버님은 평생 그 일을 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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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5/08 15:08 2019/05/08 1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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