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RACLE

세심한 실력파 주치의, 좌절 모르는 씩씩한 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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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 교수(신경외과)의 집도로 척수종양 제거 수술 받은 성민희 씨>

성민희 씨는 10대 시절부터 극심한 통증에 시달렸다. 손가락이며 팔꿈치까지 마디마디 안 아픈 데가 없었고, 어깨와 등은 담이라도 걸린 것처럼 늘 저릿하고 뻑지근했다. 종래에는 마약성 진통제를 맞아도 통증이 가라앉질 않았다. 그녀를 괴롭힌 건 척수에 자리 잡은 혈관종이었다.
 
  
에디터 박준숙 포토그래퍼 최재인


“이성 교수님은 수술만 잘해주신 게 아니라 제가 조금이라도 통증을 호소하면 아침 일찍부터 찾아와 살펴주셨어요. 정말 내 환자라는 책임감을 가지고 가족처럼 돌봐주신다는 걸 느낄 수 있었습니다. 재활병원에서도 신지철 교수님과 최다정, 윤선화, 정겨울 물리치료사 선생님들이 잘 이끌어주셨고요.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마약성 진통제도 소용없는 지독한 통증
성민희 씨가 가장 처음 겪은 증상은 팔 통증이었다. 손가락 마디마디가 따갑고 바늘로 쿡쿡 찌르는 듯한 통증이 찾아 왔다. 통증은 손목을 타고 올라가 팔꿈치, 어깨, 등으로 번졌다. “고등학생 때였으니까 처음엔 연필을 너무 세게 쥐어 서 손이 저린 건가 싶었어요. 근데 점점 통증이 심해지는 거예요. 물리치료를 받아도 그때뿐이고. 통증의학과, 정형외과, 신경외과, 한의원… 정말 통증 치료한다는 병원은 다 다녀봤어요. X-Ray, CT도 다 찍어봤고, 물리치료부터 웬만한 치료도 다 받았고요. 근데 병원에서는 아무 이상이 없다는 거예요, 저는 너무너무 아픈데.”
여러 병원을 전전하며 진통제와 물리치료로 버티는 동안 2-3년이 훌쩍 지나갔다. 그 사이 통증은 더 극심해졌고, 민희 씨의 마음에는 의사에 대한 불신이 쌓여만 갔다.
딸의 고통을 보다 못한 아빠는 근처 병원에 직접 MRI 검사를 의뢰했다. “목 부근의 척수 한가운데 종양이 있다면서 큰 병원에 가라고 하더군요. 척수는 아무나 수술할 수 있는 부위가 아니잖아요. 일반 병원에서는 척수종양 환자를 1년에 한 명 보기도 힘들 만큼 드문 질환이라 하고. 이거 큰일 났다 싶어 주변 의사 친구들에게 엄청 물어봤습니다. 열이면 열, 세브란스 신경외과를 추천하더군요. 당장 딸을 데리고 서울로 올라왔습니다.”
위험 부담이 큰 수술이라는 사실에 불안이 없진 않았지만, 마약성 진통제가 섞인 무통주사를 맞고도 통증에 괴로워하는 딸을 생각하면 의사를 믿고 수술을 받는 것이 최선이었다.

성공적 수술, 성실한 재활
이성 교수를 찾아왔을 때 성민희 씨는 위험천만한 상황이 었다. 종양은 이미 척수 단면적의 80%를 차지할 만큼 컸고, 혈관종이 터지면서 반복적 출혈이 일어나 신경 손상도 상당히 심했다. “한 번만 더 출혈이 생기면 완전 사지 마비까지 일어날 수 있는 아주 위험한 상황이었습니다. 다행히 늦지 않게 종양을 싹 제거했어요. 척수종양 환자들 중에서는 예후가 아주 좋은 편입니다.” 통증의 근원이었던 종양은 완전히 제거했지만, 이미 손상된 신경을 살릴 순 없는 노릇이었다. 게다가 척수 안에 있는 종양을 꺼내느라 어쩔 수 없이 감각신경 일부를 희생시킬 수밖에 없었다. 감각이 둔해진 다리를 가지고 평범하게 걷기까지는 꾸준한 노력과 시간이 필요했다. 민희씨는 수술 후 세브란스 재활병원에서 두 달 가까이 입원치료를 받았고, 대구에 내려가서도 꾸준히 재활치료를 받았다. “감각이 둔해져서 지금도 구름 위를 걷는 것 같지만, 일상에는 거의 지장이 없습니다. 이성 교수님이 수술을 잘해주셨거 든요. 그래서 전 더 열심히 재활에 집중했어요. 환자의 긍정적인 마음과 노력이 치료에 큰 영향을 미치잖아요. 1%라도 희망이 있다면 포기는 금물이죠.” 긍정의 힘을 이야기하는 그녀의 마음은 스물셋의 푸르고 생생한 나이처럼 참 밝고 건강했다. 근 1년을 치료에 온전히 매달리느라 미뤄둔 게 많다는 성민희 씨. 내년에는 학교에 복학해 심리학을 비롯해 원하던 공부도 맘껏 하고 더 튼튼해진 다리로 여기저기 여행을 다니고 싶다는 그녀의 예쁜 꿈이 꼭 이루어지기를 소망한다.


계속 자라는 척수종양, 수술 시기가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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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 교수(신경외과)
진료 분야 : 척수/척추종양, 경추 후종인대골화증, 디스크 등
위험 부담이 높은 경추/척수수술을 평생의 업으로 삼은 외과의로서, 섣부른 지식이나 사소한 부주의, 경험 부족 등으로 환자에게 해를 입히는 것을 가장 경계한다. 척추환자에겐 ‘원칙’에 충실한 치료가 가장 안전하고 좋은 치료라는 것을 너무나 잘 알기 때문이다. 자신의 두 손으로 환자의 삶의 질을 바꿀 수 있다는 책임감에 더 정확한 진단과 정교한 수술 술기 연마를 쉬지 않고 있다.

척수에 생기는 종양도 암에 해당하나요?
척수에 생기는 종양도 암에 해당하나요? 척수종양은 척추 안에 있는 신경 줄기인 척수와 척수에서 뻗 어나온 신경에서 자라는 종양을 의미합니다. 대부분 양성이 기 때문에 실제 환자의 예후에는 종양의 위치가 더 큰 영향 을 미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척추뼈 안쪽에는 척수라는 중 추신경이 길게 자리하고 있고, 경막이 척추뼈와 척수 사이 에서 척수를 감싸고 있습니다. 척추를 큰 원통이라고 볼 때, 그 안에 작은 원통처럼 순서대로 경막과 척수가 존재하는 것 이지요. 척수종양은 척추뼈 안쪽과 경막 사이에 생기는 경막외 종양, 경막과 척수 사이에 위치한 경막내 척수외 종양, 척수 안쪽에서 자라는 수질내 종양으로 나뉩니다. 그중 수 질내 종양은 척수신경을 직접 망가뜨릴 수 있어 상당히 위험 합니다. 발생 빈도가 가장 높은 경막외 종양은 자라면서 경막과 척수신경을 외부로부터 눌러 증상을 일으킵니다.

척수종양이 생기면 주로 어떤 증상이 나타나나요? 디스크와 비슷한가요?
종양의 종류와 발생 부위에 따라 증상도 달라집니다. 종양이 경추에 발생하면 가장 먼저 손 저림이 나타나지만, 특이 하게 마비 증상은 손이 아닌 다리에서 먼저 발생합니다. 다리에 힘이 빠져서 잘 걷지를 못하고, 술 취한 사람처럼 휘청 거리기도 하지요. 종양이 허리 부근에 생기면 상체 쪽에는 전혀 이상이 나타나지 않고 하체에만 통증과 마비 등의 증상이 집중되고요. 또 척수 한가운데 자리해 점점 커지는 수질 내 종양은 특별한 방향성이 없지만, 경막외 종양은 신경을 압박하는 위치에 따라 오른쪽이나 왼쪽 중 한쪽에만 증상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종양이 신경을 누르거나 손상시켜 통증과 마비 등이 나타난다는 점에서 디스크와 비슷한 면을 보입니다. 그러나 디스크의 통증은 대부분 급성으로 나타나는 반면, 척수종양은 서서히 커지면서 증상을 유발하기 때문에 초기에는 대수롭지 않게 넘어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척수종양이 대부분 양성이라면 치료도 비교적 쉬운 편인가요?
안타깝게도 대부분의 척수종양은 크기를 줄이거나 성장을 막을 수 있는 다른 방법이 없고, 수술로 종양을 완전히 제거 해야 완치가 가능합니다. 경막외 종양은 척추뼈만 자르고 들어가 경막과 종양을 분리하면 되니까 위험도가 낮지만, 직경 1.2cm 정도의 가느다란 신경 다발인 척수 안에서 자라는 수질내 종양은 제거를 위해서 위험 부담을 감수할 수밖에 없습니다. 척추뼈와 경막뿐 아니라 정상 척수신경까지 일부 잘라야만 종양에 접근할 수 있으니까요. 수술 후 정상 신경의 일부 손상에 따른 후유증으로 감각 이상이나 불완전 마비 등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신경 손상 여부를 면밀히 모니터링 하면서 가장 안전한 방법으로 수술을 진행하므로, 숙달된 전문의에게 수술을 받고 이후 재활치료를 병행하면 대부분 일상생활에 크게 무리가 없을 정도로 회복됩니다.

종양의 성장 속도가 느리다면 그냥 두는 게 더 안전한 거 아닌가요? 제거 수술이 꼭 필요한가요?
다른 양성 종양과 달리 척수종양은 진단 즉시 무조건 수술을 시행하지는 않습니다. 좁쌀만 한 작은 종양을 떼어내기 위해 굳이 수술을 강행할 필요는 없으니까요. 그러나 문제는 척수 종양이 지속적으로 커진다는데 있습니다. 종양이 커지면서 신경을 누를 뿐 아니라 종양의 혈관이 터져 신경 자체를 아예 망가뜨리기도 하거든요. 뇌출혈이 일어나면 뇌신경이 치명적인 손상을 입는 것과 비슷한 원리로, 척수종양을 제거하지 않고 방치하면 출혈이 반복되면서 결국 완전 사지 마비에 빠지게 됩니다. 종양을 제거해도 이미 손상된 신경은 회복되지 않고요. 따라서 경험 있는 신경외과 전문의에게 주기적 검진을 받으면서 최적의 시기에 수술로 제거하는 것이 향후 삶의 질을 고려할 때 가장 안전하고 정확한 치료입니다.

진단에는 어떤 검사가 필요한가요?
기본적인 문진, 신경학적 진찰 등을 통해 종양이 의심되면 MRI를 찍습니다. MRI로 종양의 종류, 위치와 크기까지 비교적 정확하게 알 수 있으므로 진단 자체가 어렵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보통 종양이 신경을 절반 이상 침범한 이후에 증상이 나타나기 때문에 진단 당시 곧장 수술을 고려해야 할 만큼 위험한 상황인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다행히 디스크 진단을 위해 MRI를 찍었다가 우연히 아주 작은 종양을 발견하는 경우도 있고요. 손 저림, 어깨 통증, 팔다리의 감각 이상 등 흔히 디스크와 헷갈릴 만한 증상이 나타난다면 반드시 신경외과 전문의에게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좋습니다.



TIP  척수종양, 발생 위치에 따라 위험도 다르다     

척수종양은 위치와 성질에 따라 신경의 손상 정도와 위험도, 병의 진행 속도와 증상, 호발 연령 등이 매우 다양하다. 대부분 양성이며, 적절한 시기에 수술로 제거 하는 것이 치료의 기본이다.
  • 경막외 종양(55%) : 전이성 종양이 가장 빈번하며, 척수에 연결된 신경 가닥에 발생하는 신경초종이 다음으로 많다. 종양이 커지면서 경막과 척수를 안쪽으로 눌러 증상을 발생시킨다. 척수종양 중 발생 빈도가 가장 높다.
  • 경막내 척수외 종양(40%) : 신경초종, 수막종 등이 있다.
  • 수질내 종양(5%) : 혈관종, 상의세포종, 성상세포종, 혈관모세포종 등이 속한다. 이 중 가장 드물게 발생 하는 성상세포종은 악성도가 높은 암이므로 수술과 방사선치료, 항암치료를 병행해야 한다.


2018/11/23 11:21 2018/11/23 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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