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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암치료, 누구냐 너는?

암 환자의 생명 연장과 삶의 질 다스린다


‘항암치료 후유증’ ‘항암치료 부작용’. 인터넷에서 ‘항암치료’를 검색하면 곧바로 뜨는 연관 검색어다. 그러나 항암치료의 득실을 치밀하게 따져보았을 때 얻는 것이 잃는 것보다 월등히 많다고 예상된다면 항암치료는 반드시 필요하다.

에디터 범승훈 교수(종양내과) 포토그래퍼 최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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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 항암치료를 꼭 해야 하나요?
항암치료는 오히려 체력을 떨어뜨려서 몸 컨디션이 굉장히 나빠진다고 만류하 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저는 고통스러운 항암치료 대신 공기 좋은 산속에서 자연 치료를 하고 싶어요.” 외래 진료를 하다 보면 하루 한두 번은 꼭 듣는 말이다. 사실 부작용 없이 효과만 있는 치료는 이 세상에 없다. 항암치료도 다른 치료와 마찬가지로 부작용이 동반 된다. 게다가 항암치료를 시작하는 시점 에 이미 암 때문에 불편한 증상을 느끼고 있는 환자가 항암치료에 따르는 고통과 부작용을 걱정하는 것은 너무 당연하다.
하지만 암을 치료하는 의사는 항암치료 의 득실을 치밀하게 따져본 후 치료를 통해 얻는 것이 잃는 것보다 월등히 많
다고 예상될 때 항암치료를 권한다. 실 제로 전이 암으로 진단받고도 항암치료 로 건강을 많이 되찾아서 가족과의 여행 은 물론 직장생활까지 병행하는 환자들 이 많다. 이런 환자들을 매일 만나고 진 료하는 종양내과 의사로서, 시도조차 해 보지 않고 항암치료를 포기하는 환자를 보면 안타깝기 그지없다. 항암치료에 대한 오해를 불식시키기 위 해, 항암치료에 대해 확실히 알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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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 종류와 병기 따라 다르게 접근하는 항암치료

수술 후 보조 항암치료
새로운 항암제가 수없이 쏟아져 나오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수술로 암을 완전히 제거하는 것이 암 완치에 가장 중요한 치 료법이다. 근치적 암 수술의 원칙은 몸 안 에 암세포를 남겨 두지 않고 모조리 제거 하는 것이다. 따라서 수술을 할 때는 암 덩어리를 포함해 암세포가 숨어 있을 가 능성이 높은 부분까지 함께 제거한다. 하지만 눈에 보이지 않는 미세한 암세포 가 남아 있을 경우 이것은 재발과 전이를 일으키게 된다. 그래서 재발 빈도가 높다 고 알려진 고위험 환자는 혹시 남아 있을 지 모르는 미세한 암세포들을 완전히 박 멸하기 위해 수술 후 추가적으로 항암치 료를 받으며, 이를 ‘보조 항암치료’라고 한다. 보조 항암치료는 유방암, 대장암, 위암, 폐암 등에서 효과가 입증되었다.


선행 항암치료
선행 항암치료는 수술 전에 먼저 시행하 는 항암치료를 말한다. 즉 항암치료를 통해 암 크기를 줄인 뒤 수술로 종양을 제거하는 것이다. 일부 유방암의 경우 선행 항암치료를 통 해 암 덩어리를 줄인 뒤 유방 보존술을 시 행할 수 있으며, 염증성 유방암처럼 수술 이 불가능한 암은 선행 항암치료로 암 덩 어리가 작아지면 수술이 가능해지는 경 우가 있다. 이처럼 선행 항암치료는 치료 효과 증진과 더불어 미용적, 기능적인 이 유로 시행된다. 직장암의 경우, 선행 항 암방사선치료를 통해 암이 줄어들면 항 문을 살릴 가능성이 높아지므로 평생 장루를 달아야 하는 불편을 피할 수 있다. 그러나 선행 항암치료의 효과가 모든 암 에서 입증된 것은 아니며, 유방암과 두 경부암, 골육종 등 몇 가지 종양에 국한 되어 있다.



고식적(완화) 항암치료
완치가 아닌 생명 연장과 삶의 질 향상 을 목표로 하는 고식적 혹은 완화 항암 치료는 보통 다른 장기에 전이가 있는 4 기 암 환자들이 주로 받는다. 완치까지 기대하기 힘든 환자들의 경우, 항암치료 를 통해 암을 줄이거나 혹은 커지지 않 도록 조절하면서 암으로 인한 고통과 항 암치료의 불편을 최소화하는 것이 중요 하다. 즉 삶의 질을 유지하며 최대한 오 래 잘 사는 것이 치료 목표다.

근치적 항암치료
근치적 항암치료란 암을 완전히 뿌리 뽑 고 완치를 이루기 위해 시행하는 항암치 료다. 림프종, 백혈병, 생식세포 종양 등 은 전이가 되었어도 항암제에 대한 반응 이 좋아 적극적인 항암치료를 통해 완치 를 기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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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도입되고 있는 표적항암제, 종양면역항암제 등을 통해 전이가 된 암 환자도 장기 생존이 가능한 경우가 늘고 있다. 항암치료로 인한 부작용은 대부분 조절이 가능하며, 약제 감량이나 변경 등으로도 대처할 수  있다.



항암제의 종류와 작용 원리

세포독성 항암제 _ 빠르게 분열하는 세포 를 공격한다
정상 세포는 분열과 증식이 조절되어 세 포 수와 기능을 일정하게 유지하지만, 세포의 분열과 증식이 조절되지 않는 암 세포는 끊임없이 분열하는 특징이 있다. 이때 정상 세포와 암세포 모두 일정한 ‘세포 주기’를 거쳐 분열하는데, 세포 주 기란 세포가 성장해 분열하는 동안 반복 해서 거치는 단계를 말한다.

세포독성 항암제는 이러한 세포 주기에 서 DNA와 RNA 합성 과정과 유사 분열 을 방해하거나, DNA 분자 자체에 해로 운 영향을 미쳐서 세포를 죽인다. 즉 세 포독성 항암제는 세포 분열을 억제하는 약으로, 빠른 속도로 분열하고 자라는 암세포를 주로 손상시킨다.
하지만 암세포뿐만 아니라 위장관의 점 막, 모근세포, 골수, 생식계 세포들처럼 분열과 증식이 활발한 정상 세포도 덩 달아 손상을 받게 되고, 이러한 정상 세 포의 손상 때문에 여러 부작용이 나타난 다. 그러나 부작용은 대개 항암화학요법 이 끝나면 사라진다.


표적항암제 _ 암 성장시키는 특정 물질만 공격한다
암의 특성에 맞춰 암세포에만 선택적으로 작용하는 표적항암제의 등장은 “비로소 암 정복의 희망봉을 돌아섰다”라는 전망 이 나올 만큼 기존의 항암치료의 패러다임 을 완전히 바꾸는 획기적인 사건이었다. 1999년 최초의 표적항암제이자 만성 골 수성 백혈병 치료제인 ‘글리벡’의 등장 이후, 만성 골수성 백혈병의 생존율은 합병증이 동반된 당뇨병보다 더 높아졌다. 이후 각종 암에 대한 표적항암제 신 약이 나와 10년 만에 대부분의 암에서 표 적치료제가 사용되었으며, 지금 이 순간 에도 수많은 표적항암제가 만들어지고 임상시험이 진행되고 있다.
암세포와 정상 세포의 구별 없이 빠른 속도로 분열하는 세포를 무차별적으로 공격하는 세포독성 항암제와 달리, 표적 항암제는 암세포에만 많이 발현되는 특 정 단백질이나 유전자 변화를 표적으로 삼아 암의 성장과 발암에 관여하는 특별 한 분자의 활동을 방해해 암이 자라고 퍼지는 것을 막는 약제다. 최근 암 유전 자 해독이 보편화되고 분자유전학이 발 전하면서 암세포에만 발현되는 특정 표 적 인자와 신호 전달 경로가 많이 알려 졌는데, 이를 표적으로 삼아 암세포만 선택적으로 죽이는 것이다.
기존의 항암치료가 암세포와 정상 세포 를 무차별적으로 공격하는 융단 폭격이 었다면, 표적항암제는 특정 물질만 표적 으로 공격하는 초정밀 유도탄과 같다. 선택적으로 암세포만 공격하고 정상 세 포의 손상을 최소화시키므로 기존 세포 독성 항암제에 비해 부작용이 상대적으 로 덜하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표적항암제는 특정 환자를 대상 으로만 효과를 발휘하며, 세포독성 항암 제만큼은 아니어도 분명 부작용이 존재 한다. 또한 궁극적으로 표적항암제 역시 효과가 유한하고 내성이 생기는 등 극복 해야 할 문제들이 있다.


종양면역항암제 _ 면역 회피 물질을 공격 해 암세포 잡는다
2015년, 뇌를 포함한 다발성 기관에 전이 가 된 악성 흑색종을 진단받은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이 키트루다(성분 펨브롤 리주맙)라는 신약으로 완치되었다는 발 표가 큰 반향을 일으켰다. 카터 전 대통령 이 사용한 키트루다 외에 옵디보(성분 니 볼루맙), 여보이(성분 이필리무맙) 등의 약제가 현재 쓰이는 종양면역항암제다.
놀랍게도 체내에는 날마다 비정상 암세 포가 만들어지지만, 면역세포가 이를 없 애주므로 우리는 문제없이 살아갈 수 있 다. 그러나 암세포들도 면역 체계의 공 격을 피하기 위해 면역 회피 물질을 만 들어낸다. 면역 회피 물질이 있으면 면 역세포는 암세포를 정상으로 인식해 공 격하지 못하며, 이를 ‘면역 회피’라고 한 다. 종양면역항암제는 PD-1, PD-L1, CTLA-4 같은 면역 회피 물질을 표적 으로 삼아 공격하고 그 기능을 마비시킨 다. 그 결과 면역세포가 암세포를 다시 인지해서 죽이게 된다.
종양면역항암제의 가장 큰 특징은 암이 줄어들면 그 효과가 오래 지속되며 부작 용이 심하지 않다는 점이다. 기존의 표적 항암제가 수개월에서 1년 정도 지나면 내 성이 생겨 사용이 어려웠던 데 비해, 종 양면역항암제는 암이 줄어들고 반응을 하면 1-2년 이상 오래 지속되는 장점이 있다. 또 일부 면역 관련 부작용이 발생 하지만 기존의 세포독성 항암제나 표적 항암제에 비해서는 월등히 적은 편이다.
흑색종, 신세포암을 필두로 현재 많은 종류의 암에서 종양면역항암제의 효과 가 인정되어 속속 승인을 받고 있다. 하 지만 종양면역항암제 역시 모든 암종과 환자에서 효과가 있는 것은 아니어서 더 많은 암 환자에서 효과를 보기 위해 현 재 수많은 연구들이 진행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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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암 효과는 최대화, 암으로 인한 고통은 최소화라는 궁극적 목표는 항암치료를 전문으로 하는 종양내과 주치의와의 신뢰 구축 및 긴밀한 협조를 통해 충분히 달성할 수 있다. 암을 뿌리 뽑고 완치하는 시대에서 이제 암을 가지고도 불편 없이 관리하며 사는 시대가 곧 열릴 것으로 보인다






2017/11/23 13:36 2017/11/23 1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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