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발 희망편지

변질의 흐름을 막고 변화의 길로

 
이규현(부산 수영로교회 담임목사)


순응할수록 빨라지는 변질의 속도
모든 것은 변질과 변화 사이에 끼어 있다. 눈에 보이는 사물들은 변질 혹은 쇠퇴의 지배를 받는다. 만물은 썩고 쇠락해간다. 사람도 나이가 들어갈수록 쇠퇴에 가속도가 붙는다. 중년기를 넘으면 인체 곳곳에 마모가 일어난다. 눈꼬리는 처지고, 여기저기 다양한 모양의 주름이 땅의 균열처럼 생겨난다. 시력이 저하되고, 머리카락은 숱이 줄어들고 점점 가늘어진다. 근육이 줄어들면서 몸의 살들이 아래쪽을 향하려고 한다. 시간의 속도에 따라 몸 안의 세포들은 서서히 소멸돼간다. 시간의 요구에 순응하면 생각보다 빨리 쇠퇴의 길을 걸을 수 있다. 변질의 속도를 늦추려면 저항해야 한다. 운동은 몸의 쇠퇴를 거부하는 저항심이 있어야 할 수 있다. 변질을 막으려면 힘겨운 저항을 해야 한다. 무기력하게 투항하면 변질의 힘이 횡포를 부린다. 멋진 건물이라도 관리를 하지 않으면 볼품없어지고, 좋은 건물일수록 관리에 많은 에너지가 든다.
마음도 마찬가지다. 마음이 쇠약해지지 않으려면 내면세계를 위해 투자해야 한다. 가꾸지 않으면 잡초밭이 된다. 관리하지 않은 대가는 금방 지불해야 한다. 정신적 쇠퇴를 막지 않으면 과거의 세계에 갇혀 빠져나오지 못하게 된다. 더 좋아져갈 것인가, 더 나빠져갈 것인가? 그대로 방치해두면 아름다움보다 추해지는 쪽으로 흐르게 된다. 변질은 항상 빠르게 진행된다.


씨앗이 썩는 과정은
생명으로의 전이다.
죽고자 하는 뜨거운 열정이
기적을 만든다. 늙지 않고
멋진 변화로 가는 길은
열려 있다.


마음의 근육을 강화시켜라
외적인 변질은 막을 수 없지만 내적 변화는 계속될 수 있다. 몸은 망가질 수 있지만 마음은 다르다. 몸의 근육은 무너져도 마음의 근육은 강화될 수 있다. 더 아름다운 변화는 마음을 가꿀 때 가능하다. 나이 듦이 곧 멋진 것은 아니다. 변질의 흐름을 막고 변화의 길을 찾아야 한다. 간단하다. 죽으면 된다. 죽으면 새로워진다. 적당한 개선이나 보수로는 변화가 불가능하다. 넓이보다 깊이를, 경박함보다 관조를, 소유보다 존재를 추구하는 삶이 죽는 길이다. 집착에서 내려놓음으로, 가짐보다 나눔의 삶으로 전환하면 새로운 삶이 시작된다. 값보다 가치를, 상품성보다 작품성을, 눈앞에서 벌어지는 것에 혈안이 되기보다 초월적 태도를 가져야 추함을 방지하고 변화로 향할 수 있다. 욕망은 변질을 가속화하고, 집착은 불안 증세를 낳는다. 눈앞의 이익에만 매달리면 천박해진다. 희생하고도 대가를 바라지 않고 눈에 드러난 물량적 과시보다 질적 가치에 더 우위를 두는 태도가 허영은 죽고, 외적 성공이 아닌 내면의 변화를 추구하는 삶이다. 빠른 결과를 얻기보다 묵묵히 자신의 속도를 유지하며 내용을 채우면서 살아가야 변질의 유혹을 이겨낼 수 있다. 변화에 에너지를 강력하게 쏟아부어야 퇴락하지 않는다.


치열한 혁명이 아니면 변화는 불가능
변질의 힘은 생각보다 강력하다. 거칠게 저항해야 한다. 마음의 소원만으로는 요원하다. 치열한 혁명이 아니면 변화는 불가능하다. 과거의 실패나 성공에 빠져 있는 삶은 금물이다. 시간의 흐름에 무작정 자신을 내버려두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다. 막연한 낙관으로는 한 걸음도 앞으로 나갈 수 없다. 미래가 불안한 이유는 좀처럼 변화가 눈에 띄지 않기 때문이다. 변화는 누구나 가능하다. 혁명을 양보하지 않아야 한다. 변화의 끈을 놓치지 않아야 한다. 작은 사건 속에서도 변화를 맛보아야 한다. 죽음은 기적을 낳는다. 씨앗이 땅속에서 썩는 것은 변질이 아닌 변화다. 새싹은 죽음을 통과한 후 나타난 변화의 첫 흔적이다.

이규현
부산 수영로교회에서 담임목사로 섬기고 있다.
<인생의 바람이 불 때>, <끝에서 시작하시는 하나님>, <나는 상처를 축복이라 부르기로 했다> 등의 책을 썼다.





2017/10/12 13:27 2017/10/12 1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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