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RACLE

나이 들어 숨이 차는 거라고? 무시 말고 반드시 검진 받아야
정확한 진단으로 건강한 호흡 되찾아주는 박무석 교수


제때 치료하지 않으면 중환자실에서 기계호흡에 의지해야 할 정도로 악화되는 간질성 폐질환. 박무석 교수(호흡기내과)는 “숨이 차거나 숨 쉬는 게 조금이라도 힘들다면 무시하지 말고 반드시 검진을 받아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에디터 박준숙 포토그래퍼 최재인 스타일링 신수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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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무석 교수(호흡기내과)
진료 분야 : 간질성 폐질환, 폐이식, 중환자의학
동일한 증상과 사진으로 세부 질환을 정확히 파악해야 하는 간질성 폐질환을 전문으로 보는 의사답게 세심한 관찰과 논리적인 판단이 강점이다. 의사의 판단이 환자의 생명과 직결된다는 것을 잘 알기에, 환자에게 최선의 결과를 선물하기 위해 그는 오늘도 더 많이 연구하고 더 치열하게 고민하고 있다.


직업적으로 유해물질 흡입 가능성이 높은 분들은 작업 시 반드시
마스크를 착용해야 하고, 수시로 옷을 털고 주위를 환기시키는 등 일상에서
기본 수칙을 잘 지켜야 합니다.
정기적인 검진으로 폐의 이상을 확인하는 것도 필수고요.



간질성 폐질환이면 폐에 간질 증상이 나타
나는 병인가요?
간질은 어떤 증상이 아니라 폐포벽에 있는 조직을 의미합니다. 폐포를 둘러싸고 있는 폐포벽에는 폐포상피세포, 내피세포, 혈관, 림프관, 기저막 등 다양한 조직이 있는데, 이를 간질이라고 부릅니다. 세균이나 바이러스의 감염 없이, 이간질 부위에 염증이나 섬유화 조직이 생겨 폐기능이 망가지는 여러 질환을 한데 모아 간질성 폐질환이라고 합니다. 폐가 서서히 딱딱하게 굳어지면서 호흡곤란을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진 폐섬유증도 간질성 폐질환에 속합니다.

여러 질환을 총칭한다면 원인도 다양할 것
같습니다.

탄광, 채석장 등에서 나오는 분진에 의한 진폐증이나 버섯 재배 시 날리는 포자처럼 아주 미세한 입자들이 기도로 흡입돼 폐에 염증 반응을 유발하는 과민성 폐렴은 직업적 환경이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유해가스나 유해화학물질에 자주 노출되는 경우도 마찬가지고요. 또 류마티스 관절염, 루푸스, 전신경화증 등의 결체조직질환이 간질성 폐질환의 원인 질환일 수도 있습니다. 면역체계의 이상이 관절의 결체조직에 염증을 일으키는 것처럼 폐의 결체조직에 염증과 섬유화 현상을 일으키는 것이지요. 드물게는 항암제나 부정맥 치료제, 항생제 등의 약물 부작용 또는 유전적 소인에 의해 발생하기도 합니다. 이와 달리 원인을 알 수 없는 특발성 간질성 폐질환이 있는데, 이 경우도 세부적으로 들어가면 다양한 질환으로 분류됩니다. 그중 가장 흔한 것이 특발성 폐섬유증으로, 보통 50-60대 이상에서 많이 발병하며 나이 들수록 더 많아지는 양상을 보입니다.

폐질환은 대부분 호흡곤란이 나타나던데,
간질성 폐질환도 마찬가지인가요?

서서히 진행되는 호흡곤란과 기침이 가장 특징적인 증상이다 보니 과거에는 숨이 차는 등 호흡에 불편이 있더라도 나이 탓이려니 하며 무심코 넘기는 경우도 많았습니다. 초기에는 계단 오르는 것을 힘들어하던 환자가 나중에는 침대에서 몸을 일으키는 일상적인 행동마저 고통스러워하고, 심한 경우 호흡곤란으로 사망에 이를만큼 심각한 질환인데도 제대로 진단조차 받지않는 경우가 많았던 거죠. 따라서 고령이거나 유해물질에 자주 노출되는 경우, 류마티스 관절염 등 결체조직질환이 있는 사람들은 숨이 차거나 기침이 잦아진다면 가볍게 넘기지 말고 반드시 호흡기내과에서 검진을 받아야 합니다.

폐는 망가지면 고치기 힘들다는 얘기를 들
었습니다. 완치는 가능한가요?

질환에 따라 치료 약제도 완치 가능성도 달라집니다. 염증성 질환인 경우 스테로이드와 면역억제제를 사용해 염증을 서서히 줄이는데, 완치되는 환자들이 예상외로 많습니다. 또 완치가 불가능하더라도 약물로 병의 진행을 막아 평생 별다른 문제없이 일상생활을 할 수 있고요. 최근에는 건강검진이 보편화되면서 폐의 이상을 일찍 발견하는 경우가 많아 완치 가능성이 더 높아지고 있습니다. 폐가 서서히 딱딱해지는 특발성 폐섬유증은 안타깝게도 병의 진행을 막을 순 없고, 항섬유제로 병의 진행 속도를 늦추는 방법을 택합니다. 이 경우에는 폐이식이 대안이 될 수 있습니다.

평생 약을 복용하는 경우도 있다면 주의사
항도 많을 것 같습니다.

가장 많이 쓰이는 4가지 결핵약(아이나, 리팜핀, 에탐부톨, 피라지나마이드) 중 2가지 약제에 내성을 보이는 결핵을 다제내성결핵이라고 합니다. 안타깝게도 처음부터 다제내성결핵에 감염되는 경우도 있지만, 항결핵제 부작용이나 불규칙한 약 복용 때문에 내성이 생기는 경우가 더 많습니다. 결핵균은 상당히 똑똑한 녀석이라 결핵약에 내성을 잘 유발시키는 특징이 있어서, 결핵 치료는 내성을 막기 위해 3-4가지의 약을 섞어서 씁니다. 증상이 나아졌다고 환자가 임의로 약을 끊거나 처방보다 약을 적게 또는 많이 먹는 경우, 약제 부작용으로 약을 규칙적으로 복용하지 못한 경우, 결핵약에 내성이 생기면서 치료에 실패하게 됩니다. 다제내성결핵은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성공률이 50%를 넘지 않을 만큼 치료가 힘들었지만, 다행히도 최근에 베다퀼린이라는 신약이 나오면서 치료 성공률이 높아졌습니다.

결핵약 부작용이 흔한 편인가요?

복용하는 약 이름과 부작용을 반드시 알아둬야 합니다. 염증성 질환은 주로 감염, 혈당 상승, 골다공증 등의 부작용이 많고, 섬유성 질환은 피부 변색, 설사, 간 수치 상승 같은 부작용이 주로 나타납니다. 약을 오래 복용할수록 부작용 가능성이 높아지므로 평소 몸 상태를 주의깊게 살피고, 의심 증상이 나타나면 반드시 주치의와 상의해야 합니다. 그리고 원래 가지고 있던 폐질환이 악화되지 않도록 감기를 특별히 조심하고, 황사나 미세먼지 등 유해 환경을 피해야 합니다. 마스크를 쓰면 더 좋고요. 간혹 숨이 차다고 운동을 아예 안 하는 환자도 있는데, 약간 땀이 날 정도의 적절한 운동은 꼭 필요합니다.

너무 어렵고 복잡한 질환으로 보입니다.
진단 과정도 복잡한가요?

폐 간질이 손상되는 질환을 총칭하는 만큼 세부 질환에 따라 발병 원인과 호발 연령이 모두 다르기 때문에 문진을 통해 직업과 주위 환경, 복용한 약, 다른 질환의 유무 등을 확인합니다. 그리고 의심 질환에 따라 신체검진, CT, 폐기능 검사 등을 시행하죠. 그러나 원인을 알 수 없는 특발성 질환도 많고, 폐 CT 모양도 다른 폐질환과 비슷한 경우가 많아 진단이 쉽지는 않습니다. 환자에 따라서는 확진을 위해 전신마취 후 늑막에 구멍을 뚫어서 조직을 떼어 검사하는 비디오유도흉강경폐생검이라는 수술적 방법의 검진 절차도 필요하고요. 호흡기내과, 흉부외과, 병리과의 협진이 잘 이루어져야 정확한 진단이 가능한 편입니다.

생각보다 무서운 병인데, 예방할 방법은
없나요?

제일 중요한 예방법은 당연히 금연입니다. 흡연 자체가 폐에 독성 물질이 될 수 있거든요. 그리고 직업적 원인 때문에 유해물질 흡입 가능성이 높은 분들은 작업 시 반드시 마스크를 착용해야 하고, 수시로 옷을 털고 주위를 환기시키는 등 일상에서 기본 수칙을 잘 지켜야 합니다. X-ray, 폐기능검사, 폐 CT 등 정기적인 검진으로 폐의 이상을 확인하는 것도 필수고요. 유해물질에 자주 노출되거나 류마티스내과에 다니는 분들은 숨이 차거나 기침이 자꾸 난다면 바로 호흡기내과에 오셔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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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 박무석의 핵심 특강
낯설고 어려운 간질성 폐질환
▶ 간질성 폐질환 폐의 간질에 염증이나 섬유화 조직이 생겨 폐기능이 망가지면서 서서히 호흡곤란이 오는 질환들의 총칭.
▶ 발병 원인 광산, 채석장, 버섯 재배, 유기화학물질등 유해물질에 노출되는 작업 환경. 류마티스 관절염이나 루푸스 등의 결체조직질환. 항생제, 항암제, 부정맥 치료제 등의 약물 부작용. 유전적 소인, 또는 원인을 알 수 없는 특발성.
▶ 예방법 담배 끊기. 작업장에선 반드시 마스크 착용. 수시로 먼지 털어내고 환기시키기. 정기검진으로 폐 건강 확인하기. 호흡에 불편 느낀다면 반드시 호흡기내과 방문!
▶ 환자가 반드시 지켜야 할 것 감기 걸리지 않게 조심 또 조심. 먼지 많은 곳 피하기. 황사나 미세먼지가 있으면 외출 삼가기. 근력을 기를 수 있도록 적당한 운동은 필수. 복용하는 약의 이름과 부작용 반드시 알아두기.




인터뷰
박무석 교수의 정확하고 빠른 처치로 편한 숨결 되찾은 최춘자 씨

우리 선생님이 제대로 진단해주신 덕분이지요

최춘자 씨에게 박무석 교수는 늘 ‘우리 선생님’이다. 중환자실에서 기계호흡을 해야 할 정도로 위태로웠던 그녀에게 빠르고 정확한 진단과 치료로 편안히 숨 쉬는 행복을 다시 선물해준 은인이기 때문이다. 그녀는 환한 얼굴로 이렇게 말했다. “지금은 많이 좋아졌어요. 숨도 잘 쉬고, 걷는 것도 잘하고. 약이야 당연히 우리 선생님이 그만 먹으라고 할 때까지 먹는 거죠.”

서서히 찾아온 호흡곤란이 긴박한 상황으로
사실 최춘자 씨는 세브란스에 입원하던 4년 전 그날이 잘 기억나질 않는다. 갑작스레 상황이 악화되면서 응급실로 실려 들어와 곧바로 복잡한 처치를 받아야 했기 때문이다. 박무석 교수는 그날을 이렇게 설명했다. “응급실에 오셨을 땐 고농도 산소치료도 불가능할 만큼 산소포화도가 너무 나빠서 곧바로 인공호흡기를 달고 기관삽관을 해야 했습니다. 발열도 있었고, 양쪽 폐에 뿌옇게 염증이 퍼진 상태였습니다. ”온몸에 주렁주렁 기계를 단 채 전신마취를 하고 옆구리에 구멍을 내어 폐생검 조직검사까지 받아야 할 정도로 심각한 상황이었다. 그렇게 받은 진단은 간질성 폐질환의 하나인 폐쇄성 세기관지 기질화 폐렴. 난생처음 듣는 병이었다. 상황이 급박해지기 전까지 나타난 증상은 이상하리만치 식욕이 뚝 떨어지고 큰 숨을 쉬는 게 다소 불편한 것이 전부였다. 증상을 들은 동네병원에서는 장염 약을 처방했고, 며칠이 지나도 호전되지 않자 X-ray를 찍어보더니 당장 큰 병원에 가라고 했다.
“입맛이 떨어진 게 이상하다고만 생각했지, 호흡기에 문제가 있는 줄은 생각도 못했어요. 큰 숨을 쉬는 건 좀 불편했어도 기침이나 가래 같은 증상이 하나도 없었으니까. 우리선생님이 정확히 진단하고 잘 치료해주신 덕분에 산 거죠.”.

“선생님 아니었으면 정말 큰일 날 뻔했어요”
그녀는 박무석 교수와의 만남을 천운으로 받아들였다. “가까운 종합병원에 입원해 이것저것 검사를 받는데, 이상하게 세브란스에 오고 싶더라고요. 세브란스에 가겠다 했더니 거기서 우리 선생님을 추천해줬어요. 원래 호흡기 쪽으로 유명하셨나 봐요. 세브란스에 오길 진짜 잘했지, 우리 선생님 아니었으면 정말 큰일 날 뻔했다니까요. 진짜 죽을 지경이었는데, 우리 선생님 만나서 살아난 거예요.” 햇수로 5년째 세브란스를 다니며 검진을 받고 약을 먹고 있지만, 최춘자 씨는 불평 하나 없다. 기계에 의지해 겨우 호흡하던 입원 당시의 시간들을 떠올리면 스스로 숨을 쉬고 걸을 수 있는 지금이 그저 감사하기만 하다. 다만 딱 하나 아쉬운 건 그렇게나 좋아했던 산을 이제는 오르지 못하고 그냥 바라보기만 한다는 점. 흔하다는 무릎 관절염도 없어서 예순을 훌쩍 넘기고도 배드민턴과 등산을 즐길 정도로 건강하고 활달했던 그녀지만, 호흡에 무리가
되는 운동은 여전히 조심스럽다. 한 달에 한 번이던 진료 주기가 세 달에 한 번으로 서서히 늘어났던 것처럼, 부디 꾸준한 치료로 최춘자 씨의 폐가 좀 더 기능을 회복해서 내년 봄에는 벚꽃 가득한 뒷산에 오를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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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0/11 14:57 2017/10/11 1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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