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ecial

선한 사마리아인,
착한 세브란스인

벼랑 끝 응급환자 돕는 선한 사마리아인 SOS 프로젝트


어떤 사람이 강도들을 만났다. 강도들이 그 옷을 벗기고 때려 거의 죽게 된 채로 내버려두고 갔다. 제사장도, 레위 사람도 그를 봤지만 피하여 지나갔다. 그러나 사마리아 사람은 측은한 마음이 들어 그를 데리고 가서 돌보아주었다. 예수가 제자들에게 물었다. “누가 강도 만난 사람에게 이웃이냐? … 가서 너도 이와 같이 하여라.”
(누가복음 10:30-37)

 정종훈 교수(연세의료원 원목실장 겸 교목실장)
포토그래퍼 최재인 스타일링 최새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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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것은 당신의 것이다
미국의 신학자 레오나드 그리피스(Leonard Griffith)는 사마리아인의 비유에 3가지 삶의 철학이 담겨 있다고 설명한다.
첫째, “네 것은 내 것이다. 나는 그것을 가지려고 한다”는 강도의 철학이다. 강도는 자신에게 속하지 않은 남의 것을 강탈하려 한다. 남이 땀 흘려 거둔 결실을 자신은 힘들이지 않고 거두려 한다. 그것이 여의치 않으면 물리적인 폭력을 가하며 분풀이를 한다.
둘째, “내 것은 내 것이다. 나는 그것을 지키려 한다”는 두 종교 지도자의 철학이다. 두 종교 지도자는 강도 만난 자 앞에서 머뭇거리다가는 자기 것을 잃을 수도 있다는 두려움이 있다. 자기가 노력해서 소유한 것은 자기만 누리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자기 것을 남을 위해 사용하는 일은 생각조차 하지 않는다.
셋째, “내 것은 당신의 것이다. 나는 그것을 당신과 나누려 한다”는 사마리아인의 철학이다. 사마리아인은 자기 것을 다른 사람과 나눌 수 있는 기회를 기쁘게 생각하며 아
낌없이 나누려고 한다. 그는 자신이 땀흘려 거둔 것조차 가장 절실하게 필요한 사람의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마치 다른 사람의 고난을 미리 준비하기라도한 것처럼 최선의 자비를 베풀려고 노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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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댈 곳 없는 응급환자들의 희망
세브란스병원 응급진료센터에는 보호자나 후견인 없이 실려 오는 환자들이 매년 수백 명에 이른다. 그 가운데는 긴급하게 치료하지 않으면 안 되는 중증환자들이 적지 않다. 또 치료비를 감당할 만한 능력이 전혀 없어서 진료, 수술, 입원이나 약제 처방 등 적절한 치료를 받기 어려운 환자들도 종종 있다. 그야말로 의료 사각지대에 놓인 것이다.
그러나 그들의 생명과 삶 또한 하나님의 형상으로 지어진 존귀한 것이며 하나님의 선물이다. 그러므로 그들에게 치료비를 후원하고 그들을 만나 기도해 주며 위로하고 격려함으로써 사랑을 전하는 것은 선한 사마리아인이 강도 만난 사람에게 이웃이 되어주는 일과 동일한 과정이라고 말할 수 있다.
원목실은 선한 사마리아인의 철학을 실행하기 위해 ‘선한 사마리아인 SOS 프로젝트’를 계획했다. 급작스레 강도를 만난 성경 속 인물처럼 무방비 상태에서 아무런 연고 없이 위급한 상황에 처해 그저 도움만을 기다리는 응급환자들을 돕기 위한 손길로, 그들을 수수방관하는 것이 아니라 즉각적인 치료 과정으로 이끌기 위한 열정의 결과다. 이 지면을 통해 연세의료원 원목실의 경험을 성찰하고 공유함으로써 ‘선한 사마리아인 SOS 프로젝트’와 유사한 프로그램이 많이 생겨나기를 소망한다.
세심한 운영 지침으로 최적의 효과를 가장 갈급한 곳에 가장 적절한 도움을 주기 위해 세브란스병원은 ‘선한 사마리아인 SOS 프로젝트’의 운영 지침을 설정하고, 그 지침에 따라 프로젝트를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이는 운영 과정에서 드러나는 여러 상황을 반영해야 하므로 영구불변한 것이 아니라 큰 틀은 그대로 유지되면서 지원 대상은 처음보다 확대되었다. 전반적인 운영 지침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후원 대상과 후원 항목 후원 대상은 ‘보호자 없이 가정과 사회로부터 버림받은 응급환자’(독거 환자, 행려 의심 환자, 노숙 환자, 가족이 돌봄을 거부한 환자등), ‘보호자가 있지만 환자를 돌볼 능력이 없어 돌봄을 받지 못하는 응급환자’, 그리고 ‘두 조건에 해당하는 외국인 환자’로 규정하고 있다. 후원 항목은 ‘의료비 후원’(본인 부담 발생 진료비, 약제비, 간병비, 이송비, 기타 치료에 필요한 지원)과 원목실 교역자들에 의한 ‘기도 및 침상 돌봄 후원’으로 구분하고 있다.

운영위원회의 구성 연세의료원의 원목실장 겸 교목실장이 위원장을 맡고, 운영위원은 응급의학과장, 사회사업팀장, 간호수석부장, 입원원무팀장, 세브란스병원 원목이 담당한다.

후원 기준 및 후원 범위 우선 건강보험가 입자는 최저 생계비 200% 범위 내에서 후
원받을 수 있고, 의료급여 수급권자는 의료급여증을 확인함으로써 후원한다. 그리고 앞의 두 조건을 확인할 수 없지만 지원이 필요한 환자(행려 의심 환자, 신원미상 환자 등)는 의료진의 협의진료 의뢰 및 입원원무팀의 협조 요청에 근거해 후 원한다. 후원 범위는 소득과 자산 등의 평가 및 발생 의료비, 간병비, 이송비 등 의 수준을 감안해 차등으로 지원하되, 최대 500만 원을 넘지 않는 범위에서 후원한다. 단, 500만 원을 초과해 지원해야 할 경우에는 별도 논의 후에 후원할 수 있다.

120여 명에게 단비가 되다
그동안 후원받은 환자들의 현황을 살펴보면, 신촌 세브란스병원이 전체 102명(2014년 37명, 2015년 40명, 2016년 25명), 강남세브란스병원이 전체 16명(2014년 2명, 2015년 11명, 2016년3명), 용인세브란스병원이 전체 4명(2015년 3명, 2016년 1명)으로, 2014년 3월 세브란스병원에서 이 프로젝트가 실행된 이후 그동안 도움을 받은 환자들은 모두 122명이다.
후원받은 환자들은 미혼이든 이혼이든 혼자 사는 경우가 대부분이었고, 부모나 형제자매 또는 친구나 친지들로부터 관심을 받지 못하거나 아예 단절된 환자들이 많았다. 설령 가족이나 친지와 연결되는 경우에도, 환자를 대신해 의료비를 지원해줄 만한 형편은 아니었다. 그 가운데는 일용 노동자로 하루 일해서 먹고사는 환자들도 있었고, 정부 생계비를 지원받아 힘겹게 사는 환자들도 있었다.
워낙 형편이 힘든 환자들이다 보니 대부분 고시원이나 아르바이트를 하는 식당, 임대주택, 요양시설 등 열악한 환경에 거주하는 경우가 많았고, 노숙자와 행려자도 있었다. 그리고 내국인뿐만 아니라 조선족이나 탈북자에서부터 우즈베키스탄 노동자, 태국 출신 노동자의 부인, 강도를 만난 모로코인, 불법으로 체류하던 네팔 노동자 등 외국인도 있었다. 후원받은 환자들은 ‘선한 사마리아인 SOS 프로젝트’ 후원이 가뭄의 단비라며 깊은 감사를 표했다.

절실한 환자 위해 오늘도 뛴다
‘선한 사마리아인 SOS 프로젝트’를 운영하면서 고민되는 문제가 있다. 이 프로젝트 자체를 공개적으로 광범위하게 홍보하는 것이 쉽지 않다는 점이다. 후원금이나 후원자들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홍보를 잘해야 하는데, 너무 홍보가 잘되면 후원을 원하는 환자들이 넘쳐나 후원금을 감당하기 어려워지거나 좋은 의도의 프로젝트가 악용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너무 쉬쉬하면 정작 후원 혜택이 절실한 환자들을 놓칠 수 있다.
지금은 적정선의 환자들을 후원하기 때문에 확보된 후원금 안에서 운용이 가능하지만, 프로젝트가 널리 알려지고 후원을 원하는 환자들이 많아지면 후원금의 어려움 없이 지속적으로 운영할 수 있을지 예상하기는 쉽지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연세의료원 원목실은 사마리아인의 철학을 지닌 교회나 개인 기부자, 세브란스인을 최대한 확보하고 긴급한 도움이 필요한 환자들을 최대한 후원하기 위해 어떤 수고라도 기꺼이 감수할 생각이다.

학생 채플에 강사로 왔던 한 목사님이 ‘선한 사마리아인 SOS 프로젝트’에 대해 듣고는 이렇게 말씀하셨다. “역시 세브란스다운 프로젝트네요.” 그러고는 ‘선한 사마리아인 SOS 프로젝트’에 참여할 것을 약속하고 곧바로 기부금을 보내주셨다.


TIP
선한 사마리아인 SOS 프로젝트

보호자 없이 가정과 사회로부터 버림받은 응급환자(독거 환자, 행려 의심 환자, 노숙 환자, 가족이 돌봄을 거부한 환자 등), 보호자가 있지만 환자를 돌볼 능력이 없어 돌봄을 받지 못하는 응급환자, 그리고 두 조건에 해당하는 외국인 환자가 프로젝트의 후원 대상이다. 후원 항목은 ‘의료비 후원’(본인 부담 발생 진료비, 약제비, 간병비, 이송비, 기타 치료에 필요한 지원)과 원목실 교역자들에 의한 ‘기도 및 침상 돌봄 후원’으로 구분하고 있다. 지금까지 후원받은 환자들은 모두 122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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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브란스다운 프로젝트, 앞으로도 계속된다
원목실장이자 프로젝트의 운영자로서 세브란스병원의 ‘선한 사마리아인 SOS 프로젝트’가 매우 자랑스럽다. 연세의료원의 지난 132년 역사를 돌아보면, 선교사와 선각자들의 열정과 헌신이 있었고 그 씨앗은 수많은 사람들의 아낌없는 기부로 더욱 확장되어 왔다.
광혜원이 세워질 때 고종 황제와 민영익의 보은의 기부가 있었고, 세브란스병원이 세워질 때 기도하며 기부를 결정했던 사업가 세브란스 장로의 거액의 기부가 있었다. 지금의 세브란스병원 본관이나 연세암병원 역시 연세의료원 교직원들과 세브란스를 사랑하는 외부인들의 기부 참여가 초석이 되었다. 132년 동안의 많은 기부는 연세의료원과 세브란스병원이 갚아야 할 사랑의 빚임에 틀림없다.
언젠가 학생 채플에 강사로 왔던 목사님이 ‘선한 사마리아인 SOS 프로젝트’에 대해 듣고는 이렇게 말씀하셨다. “역시 세브란스다운 프로젝트네요.” 그러고는 ‘선한 사마리아인 SOS 프로젝트’에 참여할 것을 약속하고 곧바로 기부금을 보내주셨다.
모든 세브란스인들이 하나님의 사랑으로 환자들을 치료하며 연세의료원과 병원의 모든 일들을 ‘선한 사마리아인 SOS 프로젝트’처럼 운영하려고 노력한다면, 우리는 기독교 의료기관으로서 정체성을 지킬 뿐만 아니라 국민 건강과 환자 치료에 큰 기여를 하게 될 것이라 믿는다.






2017/04/17 11:51 2017/04/17 1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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