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 Story

당뇨 치료와 연구의 선두주자 차봉수 교수
노화 늦추는 비결, 생활습관 교정이 답입니다
    


에너지대사의 개념을 더 깊이 파고들어 당뇨병이 일으키는 장기의 노화를 줄일 길을 찾고 싶습니다. 그러려면 인슐린저항성을 개선시키고 에너지가 모든 세포에 골고루 공급되는 최적의 상태를 찾아내고 어떻게 조절할지를 알아내야 합니다. 끝까지 갈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대사성지방간, 지방간염, 간암, 만성암, 치매, 심부전증 같은 질환들을 두루 살펴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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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봉수 교수(내분비내과)

진료 분야 : 당뇨병, 대사증후군
차봉수 교수는 환자가 당뇨를 잘 다스릴 수 있도록 지성으로 공을 들인다. 당뇨 관리를 잘한 환자에게 “100점!”이라고 말해준다. 열심히 관리한 환자를 칭찬해주는 일은 그에게 정말 자연스럽다. 그는 당뇨에 대한 부담을 평생 안고 살아야 하는 당뇨 환자의 아픔을 누구보다 가장 잘 안다. 그래서 환자를 혼내는 일은 절대 없다. 당뇨병을 보는 의사는 기본적으로 환자를 관리하고 교육하는 것을 잘해야 한다고 생각하기에, 진료실에서는 “당뇨병이라는 것은요~”라고 시작하는 5분짜리 당뇨 특강이 이어지기 일쑤다. 그래서 차봉수 교수의 모든 이야기는 기-승-전-당뇨로 끝나기 십상이다. 그는 당뇨라는 무게를 평생 짊어지고 가는 환자와 나란히 서서 당뇨 극복의 길을 찾는 탐험가다.


행복하다고 했다. 구김 없는 낯빛과 경쾌한 말투가 진심 100%를 보증한다. “이렇게 행복해도 되는 건지 모르겠다는 얘길 아내랑 자주 나눠요. 부모님이 긍정적인 마인드를 물려주신 데다 욕심이 없고 포기가 빠른 덕이지 싶습니다.” 역설적이다. 사실 행복한 의사 차봉수 교수가 만나는 이들은 우울을 끼고 사는 당뇨 환자들이기 때문이다. 아이러니는 또 있다. “야심이 없어 발전이 더디다”지만 실제로는 당뇨 연구와 치료의 일인자로 꼽힌다. 우울한 세계를 누비지만 행복한, 욕심은 없는데 줄곧 선두를 달리는 의사의 당뇨 이야기, 궁금하지 않은가?
 

당뇨 자체보다 합병증이 더 무섭다고들 하더군요.
사실입니다. 당뇨병은 혈당이 높거나 인슐린저항성에 문제가 생기는 질병입니다. 혈당이 높은 경우에는 당뇨병성망막증, 신장질환, 신경손상을 대표적인 합병증으로 꼽습니다. 반면에 인슐린저 항성에 문제가 생기면 인슐린의 효과가 정상치보다 훨씬 밑돌아 심혈관질환, 중풍, 하지동맥질환같은 합병증을 일으킵니다. 다행스러운 건 그동안 효과적인 치료법과 약품들이 속속 개발돼서 여기에 대처하기가 예전과는 비할 수 없을 만큼 수월해졌다는 점입니다. 머지않아 혈당과 인슐린저항성 문제에 가려 상대적으로 주목을 받지 못했던 에너지대사 쪽의 관심이 도드라지리라 봅니다.


에너지대사라고요? 외교부 공무원 말씀은 아니실 테고…
세포는 포도당과 지방산을 써서 에너지를 만들어내는데 어느 쪽을 활용하느냐에 따라 세포의 건강성이 달라집니다. 열량은 높지만 찌꺼기를 남기는 지방산에 비해 포도당은 깨끗이 연소되는 고급 에너지원입니다. 무슨 이유에서든 세포가 포도당을 이용할 수 없게 되면 지방산에 기댈 수밖에 없는데 그 상태가 바로 당뇨병입니다. 좋은 연료를 쓸 수 없 으니 세포가 금방 늙어 기능이 떨어질 수밖에요. 노화는 거스를 수 없는 현상이지만 당뇨는 몸의 기능을 한결 빨 리 쇠하게 합니다. 앞으로는 숨겨졌던 합병증의 비중이 늘어나면서 혈당을 조절하는 건 물론이고 치료의 방향이 점점 더 생활습관을 강조하는 쪽으로 변하게 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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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오래, 더 잘 살려면 관리가
필요합니다. 몸이 충분히 기능할
만큼 영양을 섭취하되 칼로리를
제한할 필요가 있습니다.
근육도 마찬가지입니다. 퇴화는
자연스러운 현상이지만 수명이
늘어난 만큼 인위적으로
강화하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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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습관이라면 역시 무얼 먹고 어떤 운동을 해야
한다는 말씀인가요?

한마디로 ‘관리’의 문제라고 할 수 있죠. 생명체가 살아가는 데 가장 중요한 건 에너지입니다. 인간도 음식을 먹고 에너지를 저장하게 되어 있습니다. 문제는 너무 많이 먹는다는 겁니다. 타고난 기능의 한계를 넘어설 만큼 많이 먹으면 탈이 날 수밖에 없습니다. 단순한 동물들은 스트레스를 주거나 스테로이드 호르몬을 주입하면 바짝 마르지만 인간은 도리어 살이 찝니다. 두뇌가 보상행위를 요구하는데 음식을 먹는 것도 그 가운데 하나입니다. 그러므로 더 오래, 더 잘 살려면 관리가 필요합니다. 몸이 충분히 기능할 만큼 영양을 섭취하되 칼로리를 제한할 필요가 있습니다. 근육도 마찬가지입니다. 퇴화는 자연스러운 현상이지만 수명이 늘어난 만큼 인위적으로 강화하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정리하자면, 고기를 줄이고 야채를 먹으란 뜻인가요?
야채를 많이 먹어서 나쁠 건 없겠지만 그런 뜻으로 드린 말씀은 아닙니다. 적당한 열량의 테두리 안에서 다양한 음식을 섭취해 균형을 찾는 게 중요합니다. 당뇨가 있으면 달걀노른자를 삼가고 섬유소를 더 먹으라는 식의 처방은 진즉에 의미를 잃었습니다. 약으로 얼마든지 보충할 수 있으니까요. 저는 환자들에게 목표 체중을 정해주고 무얼 먹을지는 자유롭게 결정하도록 하는 편입니다. 우선 순위를 둬서 양양가가 많은 고단백식품을 먼저 먹고 나머지 열량만큼은 원하는 걸 선택하게 하는 거죠.

약품의 효능이 예전보다 월등히 좋아졌나 봅니다.
지금 보고 있는 환자들 가운데 20-30%는 말 그대로 완벽한 상태입니다. 10년 넘도록 당화혈색소가 정상범위에서 유지될 정도니까요. 여기에는 약이 큰 몫을 했습니다. 2000년대에 들어서면서 워낙 좋은 약품들이 많이 나와서 체중을 줄이고 식욕을 조절하는 게 힘들면 모두 약의 도움을 받을 수 있게 됐습니다. 의사는 그 약품과 체중 조절, 운동 따위를 절 묘하게 조합해 환자에게 필요한 처방을 내립니다. 일종의 블렌딩인 셈이죠. 그러니 당뇨가 생 겼다고 해서 낙담하거나 두려워할 필요가 없습니다. 초기부터 적극적으로 치료에 나서기만 하 면 됩니다. 약이 절반을 해결해준다면 남은 부분은 스스로의 의지에 달렸다고 봐야 할 겁니다.

하지만 어쩐지 그 ‘의지’를 갖는다는 게 만만해 보이진 않습니다.
그렇습니다. 생활습관을 잘 관리한다는 게 쉬운 일은 아닙니다. 특히 당뇨 환자에게는 불가능에 가까울 만큼 어렵습니다. 혈당이 높다는 건 에너지 관리가 안 되고 있다는 뜻입니다. 늘 허기지고 피곤하다는 얘기죠. 그렇다고 무작정 먹어 체중을 늘어나서도 안 되고요. 그래서 당뇨환자들은 우울증에 시달리기 십상입니다. 2-3일만 인슐린을 걸러도 생명이 위태로워질 수 있습니다. 질병 부담률이 너무 높습니다. 지켜보고 있노라면 말할 수 없이 안타깝습니다.

환자를 대하는 마음이 남다를 수밖에 없겠습니다.
당뇨 환자를 오래 대하다 보니까 그분들이 갖는 부담에 신경이 많이 쓰이는 게 사실입니다. 그래서 제1형 당뇨 환자라면 혈당수치가 300을 넘어도 절대로 혼내지 않습니다. 우울하고 부정적인 심정을 이해하려 애쓰고 위로를 아끼지 않습니다. 높은 혈당이 나태하고 무책임한 생활의 결과라고 단정하지 않습니다. 그분들도 나름대로 열심히 노력하고 있는 걸 알기 때문입니다. 방법을 알려주고 왜 이만저만한 수고가 필요한지 가르쳐주는 게 우선입니다.


갑자기 당뇨치료 전문가의 밥상이 궁금해졌습니다. 주로 무얼 드시나요?
맛있는 건 안 먹습니다. 칼로리가 높은 음식이 많으니까요. 주스 대신 물을 마시는 식이죠. 영양소는 많지 않고 칼로리만 높은 음식들은 아예 기억에서 지우려고 합니다. 빵과 과자를 포함해 설탕이 많이 들어간 것들도 삼가고요. 그게 가능하냐고요? 훈련을 해야죠. 주로 밥을 먹어요. 식사는 충분히 합니다. 골고루 풍성하게 먹어서 충분한 영양을 섭취하죠. 예전엔 날씬했는데 지금은 몸이 조금 난 편입니다. 체중에 대한 강박은 없습니다. 관리가 가능한 범위를 벗어나지 않도록 조심하는 정도죠.

당뇨를 전공하는 의사들에게 꼭 필요한 자질은 기다림일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환자를 오랫동안 관찰하고 차근차근 가르쳐가면서 10년, 20년 뒤에 나올 성과를 기대할 줄 아는 의사가 필요하겠죠. 상대방의 입장과 심정을 헤아리려는 마음가짐도 있어야 하겠고요. 혈당이 높다고 야단을 맞으면 어떨까, 운동하란 소릴 들으면 어떤 기분일까 환자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조금 더 현실적이고 실천 가능한 방안을 고민하게 되지 않을까요? 하지만 그만한 경륜이 쌓이려면 시간이 필요할 겁니다. 젊어서는 원칙을 따지는 걸 중요하게 여기지만 경험이 쌓일수록 원칙을 지키면서 폭을 넓히는 힘이 생기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에디터 최종훈 포토그래퍼 최재인



위로 또는 격려가 되는
당뇨 명의 차봉수의 특급 조언


적당한 열량, 다양한 음식으로 균형을 찾자
당뇨가 있으면 달걀노른자를 삼가고 섬유소를 더 먹으라는 식의 처방은 이젠 의미없다. 약으로 얼마든지 보충할 수 있다. 목표체중을 정해 양양가가 많은 고단백식품을 먼저 먹고 나머지 열량만큼은 원하는 걸 선택하자.

당뇨 해결 = 약 50% + 의지 50%
좋은 약품들이 많이 나와 체중을 줄이고 식욕을 조절하는 게 힘들면 약으로 해결할 수있다. 그러나 약이 50% 해결, 나머지는 자신의 의지가 필요하다.

배고프고 피곤하다??
혈당이 높다는 건 에너지 관리가 안 되고 있다는 뜻. 그래서 늘 허기지고 피곤하다. 그렇다고 무작정 먹어 체중이 늘어나서도 안 되는 일. 그래서 당뇨환자들은 우울증에 시달리기 십상이다.

함부로 단정 짓 지 말 것
높은 혈당이 나 태하고 무책임한 생활의 결과라고 단정하지 말자. 환 자도 나름대로 열 심히 노력하고 있 다. 거듭 방법을 알려 주고 노력이 필요하다 는 것을 꾸준히 알려주자.






2017/03/08 14:11 2017/03/08 1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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