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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장보다 더 빨리 움직이는 똑똑한 영상장비

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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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살곶이 다리(조선 초기에 세워진 돌다리)를 받치고 있는 돌기둥의 개수, 64개. 모서리를 마름모꼴로 다듬어서 물살의 저항을 줄이는 등 당시로서는 첨단공법이 적용됐다.
 
● 제주도에서 지난 한 해 교통사고로 숨진 노루의 숫자, 64마리. 한라산에 사는 노루들을 다 모아놓고 횡단보도에서는 반드시 한 다리를 들고 건너라고 교육할 수도 없고.

● 영국의 왕세자비였던 다이애나가 은밀히 만나던 연인에게 보낸 편지, 64통. 연서의 수신인이었던 남자가 그걸 200억 원에 팔겠다고 나서서 화제. 그 많던 ‘신사’는 다 어디로 갔을까?



● 사람 몸을 갈라보지 않고는 속병을 알 수 없던 시절이 있었다. “살과 뼈를 가르지 않고 속을 볼 방법은 없을까?” 그것은 인류의 오랜 고민이었다. 그 오랜 고민을 통해 탄생한 결과 중 하나가 요즈음 많이 쓰이는 내시경이다. 현대의학은 집어넣을 수 있는 곳이라면 다 집어넣어 특정한 형식의 호스 끝에 달린 렌즈로 사람 속을 들여다본다. 그러나 인체의 구멍은 본래 내시경을 넣으라고 만들어진 것은 아니므로 당연히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그러나 CT를 이용하면 머리 속에서 발끝까지 보이지 않는 곳이 없다. 물론 살을 가르거나 어딘가에 불편한 무언가를 집어넣는 일도 없다. 편안한 테이블 위에 잠시 누워 있기만 하면 검사가 끝나고, 오장 육부가 샅샅이 공개된다. 이런 검사가 없다면 과연 정확한 진단을 할 수 있을까?

CT로 오장육부 속까지 훤히 들여다본다

 CT(computed tomography, 전산화단층촬영술)는 X-ray를 인체에 통과시켜 그 결과를 눈으로 보고 진단할 수 있는 영상으로 만드는 기계다. 인체를 통과한 X-ray가 몸 속 정보를 가지고 나오는 것이다. 채널(channel)이란, 이러한 정보를 한 번에 얼마만큼 받아낼 수 있는지를 의미한다. 채널은 직접 X-선을 받는 장치인 검출기(detector)와, 검출기에서 발생한 데이터를 영상절편(slice)으로 만드는 개념으로 이루어진다.

 검출기가 1개 이상인 것을 다중 검출기 CT(multi-detector CT, MDCT 또는 multi-slice CT, MSCT)라고 부른다. 1개의 채널을 가진 CT에 비해 64개의 채널을 가진 CT는 한 번에 64배의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이것은 채널이 1개인 CT가 머리를 촬영하고 있는 동안 64-channel CT는 머리에서 발끝까지 모두 촬영할 수 있다는 것을 말한다. 그래서 64-channel CT를 이용하면 웬만한 촬영은 5-10초 사이에 끝난다. 그렇게 빠르게 촬영하고도 해상도가 아주 높은 정밀한 영상을 얻을 수 있다.

 빠르게 촬영하는 만큼 정확한 진단을 위해 투여하는 조영제 양도 줄일 수 있다. 요즘에는 촬영에 필요한 방사선 양도 대폭 줄었다. 무엇보다도 MDCT 영상은 매우 작고 복잡한 구조를 3차원 상태로 보여주어 매우 정확히 진단할 수 있게 한다는 것이 장점이다.

 
 

10초만 테이블 위에 누워 있으면
진단 끝!

 빠른 촬영이 가능한 MDCT는 최근 심장질환 검진에도 적용되고 있다. 성인 심장은 보통 1분에 70회 정도 힘차게 박동한다. 사진으로 촬영하기에 심장의 움직임은 너무 빠르다. 더군다나 심장에 피를 공급하면서 심장을 둘러싸고 있는 관상동맥은 직경이 5mm도 안 되는 작은 혈관인데다가, 그것이 몇 퍼센트나 막혀 있는지 진단하는 일을 CT로 한다는 것은 불가능해 보였다.

 이것을 진단하기 위해서는 심장까지 기다란 관을 넣고 조영제를 투입해 촬영하는 혈관조영술이 유일한 방법이었다.
그러나 64-channel MDCT는 믿기 어려울 정도로 그 역할을 대신해냈다. 입원도 필요없고, 혈관을 뚫지도 않으며, 침상 안정도 필요없다. 불편은 최소화되었고, 입원과 재정 부담 또한 크게 줄었다. 10초만 테이블 위에 누워 있으면 심장에 어떠한 문제가 있는지 진단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세브란스병원 영상의학과에서는 MDCT가 개발되기 이전부터 CT로 심장을 촬영하는 방법을 연구해왔다. 아무도 CT로 심장을 촬영할 수 없을 거라고 믿던 2000년대 초, 4-channel MDCT로 심장 촬영을 시작했고 국내 최초로 MDCT를 이용한 관상동맥 촬영을 시작했다. 현재는 6대의 MDCT를 보유하고 있고, 심장질환을 비롯한 인체의 모든 질환에 대해 정확한 영상 진단 자료를 제공하고 있다. S





도움말 ? 최병욱 교수(영상의학과)
/ Photographer 최재인

2010/01/25 14:23 2010/01/25 1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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