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년 전 대한민국의 차세대 주력 산업을 선정하면서 융합산업에 대한 관심과 투자가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다른 분야의 산업이 결합하는 융합산업은 일정 수준이상의 기술 및 자본 축적이 이루어져야만 가능하기 때문에 이미 각 분야에서 국제 경쟁력을 보유한 대한민국의 산업구조에서는 필연적인 돌파구라고 생각된다.

융합산업의 필수적인 한 축은 디지털 산업인 정보통신기술 산업(Information & Communication Technology)이다. 정보통신기술과 융합하여 전통적인 제조업인 자동차 산업을 비롯한 기계공업과 석유화학 산업 등이 생산성을 획기적으로 향상시키고 있으며 헬스케어 산업의 일부인 바이오-제약-의료기기 산업도 이런 사례에 해당된다. 전통적인 아날로그 산업이 디지털 산업과 유기적으로 결합될 때
성공적인 융합산업 모델로 발전된다.

헬스케어 산업은 헬스케어
서비스, 바이오 제약, 및 의료기기 분야로 분류되며 이중 약 70%가 전통적인 진료를 포함한 헬스케어 서비스에 해당된다. 2009년 기준으로 세계 의료-헬스케어 시장은 약 3조 3000억 달러 규모로 매년 6~7%씩 성장하고 있는 시장으로 대한민국도 2011년 건강보험공단이 지불한 46조원을 포함하여 약 100조원의 시장이 형성되어 있다고 추정되고 있다. 게다가 선진국의 급속한 노령화에 따른 의료비의 급증, BRICs 국가의 경제 성장에 따른 신규 의료수요의 창출 등 장차 글로벌 산업 분야에서 큰 부가가치를 창출할 시장으로 생각되고 있다.

헬스케어 서비스 분야는 의료인이 환자를 1대1로 대면하여 서비스를 제공하는 가장 아날로그적인 분야이기 때문에 정보통신시술 분야와의 융합이 요구되고 있다. 하지만 헬스케어 서비스는 국가에서
인증된 의료서비스 주체(의료인과 의료기관)가 독점하는 배타적 시장이며 국가별, 지역별 차이가 있기 때문에 일반적인 비즈니스 모델로 접근하기 어려운 분야이기도 하다. 지극히 보수적인 의료서비스 제공 주체들에 의해 받아들여져야만 사업 자체가 성립되는 특수한 분야이기도 하다. u-헬스분야는 IT 기술적으로는 필요한 솔루션이 거의 대부분 완성되어 있으며 상당히 주목받던 융합산업 분야였으나 의료사고에 대한 책임 문제와 서비스 제공 범위의 제한으로 인해 한계에 봉착한 상황이다. 게다가 의료서비스 제공 주체에게 적절한 인센티브가 제공되기 어려워 사업화가 쉽지 않다. 일반인을 대상으로 하는 e-wellness 분야 역시 아직은 마땅한 수익 모델이 보이지 않아 활성화되지 않고 있다. 하지만 스마트 모바일 솔루션의 보급과 대규모 데이터 처리 기술을 포함한 신기술의 등장으로 다른 개념의 사업(지식 산업)이 가능해지고 있어서 발전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된다. 기술의 발전과 더불어 법률적, 사회적, 경제적 뒷받침이 필요한 상황이다.

헬스케어와 정보통신기술의 융합은 지난 10년간 상당히 진행되어 왔으며 전체 의료시장의 약 30%에 해당하는 바이오 약품이나 의료기기 산업과 관련된 분야가 바로 그것이다. 이 분야에는 오랜 기간 동안의 기술과 경험을 쌓은 글로벌
기업들이 존재하고 마케팅 네트워크까지 완성된 분야로서 시장 진입 자체가 상당히 어렵고 의료기자재의 주 소비자인 의료인의 보수적인 소비패턴까지 고려한다면 대한민국 대기업의 패스트 팔로워(Fast Follower) 전략으로 접근하기에는 쉽지 않은 분야이기도 하다. 하지만 창조적 아이템이 있다면 대한민국에서도 성공적인 바이오-의료기기 분야의 융합산업이 가능할 것으로 생각된다. 이미 많은 지식과 솔루션은 개발되어 있고 이를 누가 어떻게 창조적으로 조합하여 재창조하느냐에 그 미래가 달려있다.

바이오-헬스케어-정보통신기술 융합산업이 성공하기 위해서 제일 필요한 것은 해당 산업에 참여하는 주체들이 서로의 상황을 정확히 이해하고 최적의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한 뒤 융합산업을 전개하는 것이다. 헬스케어 시장은 국가별, 해당 지역 의료환경의 차이, 의료소비자 및 의료서비스 주체의 요구사항이 전혀 다르기 때문에 일반적인 글로벌 표준이 정립되지 않은 상황이며, 장기간 가혹한 의료환경에서 단련된 대한민국 의료서비스는 지금 이미 세계를 상대로 경쟁할 만할 능력을 확보하고 있다. 이에 정보통신기술을 활용하여 양질의 표준화된 의료서비스를 가능한 저렴한 비용에 제공 가능하다면 글로벌 헬스케어 시장에서 주도적인 위치를 확보 가능할 것으로 생각된다.

이 과정에 단순한 헬스케어-정보통신기술 융합기술뿐 아니라 경영-마케팅-유통-금융 기술 분야를 아우르는 통합적인 비즈니스 모델 구축이 필수적이다.

아무도 가보지 않은 길을 떠나기 전에 충분한 연구와 준비는 당연히 필요하다. 대한민국의 바이오-헬스케어-정보통신 융합산업은 아직 걸음마 단계이지만 정교한 비즈니스 모델의 구축이 선행되고 국가적인 지원이 병행된다면 가까운 시일 안에 진정한 신동력 산업으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기대된다.

김성수 의학박사, 연세의료원 의료정보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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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11/25 16:36 2013/11/25 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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