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문명답


항암약물 치료에 관한 6가지 오해와 진실
“포기하지 마세요. 힘들긴 해도 예전만큼 부작용이 많지 않습니다!”


질병에 대한 생짜배기 질문들(우문)에 세브란스의 베스트 닥터가 답합니다(명답).
이달의 주제는 ‘항암약물 치료’. 암 진단 후 항암약물 치료를 받을 생각에 걱정이 앞서는 분들의 궁금증을 라선영 교수(종양내과)가 속시원하게 풀어드립니다.
에디터 노서현 | 포토그래퍼 김지훈



Q 처음 암 진단을 받았습니다. 항암약물 치료는 절대로 피해 갈 수 없는 건가요? 항암제가 잘 듣는 암 종류가 따로 있나요?
A
항암약물 치료는 여러 암 치료 방법 중 하나입니다. 암의 종류, 병기, 환자의 상태에 따라 항암약물 치료를 하는 것이지, 모든 암 환자에게 무조건 하지는 않는다는 말이지요.

 암의 병기는 4기로 나뉘는데요. 1기에 해당되는 대부분의 고형암은 수술이나 내시경적 절제를 시행하면 항암약물 치료 없이도 완치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2-3기에는 수술한 후 재발을 방지하기 위해 보조로 항암약물 치료나 방사선 치료를 합니다. 4기는 전신에 전이된 상태를 말하는데, 이때는 항암약물 치료가 기본 치료입니다. 4기에 시행하는 항암 약물 치료는 증상 조절과 생명 연장 효과를 기대하면서 합니다.

 항암 치료만으로 완치할 수 있는 암으로는 림프암, 백혈병(혈액암), 생식세포종이 있습니다. 유방암이나 육종도 항암제가 잘 듣습니다. 위암, 대장암은 중간 정도이고요. 반면 항암제가 잘 듣지 않는 암으로 췌장암이나 담낭암 등을 들 수 있습니다.


Q 암 치료 과정 중 항암약물 치료는 어떤 목적을 갖고 있나요? 수술 전후의 항암약물 치료가 어떻게 다른가요?
A 대부분의 고형암에서는 암 덩어리를 수술로 완전히 절제하는 것이 완치를 위해 가장 중요한 치료 방법입니다.

 수술 전 항암약물 치료는 완전 절제를 가능하게 하려고 수술 범위를 줄이는 역할을 합니다. 또 인후두, 방광, 대장, 항문 등에 발생한 암을 치료할 경우 삶의 질을 유지하는 데 중요한 장기의 구조를 보존하기 위해 수술 전 항암약물 치료로 종양의 크기를 줄이는 겁니다.

 수술 후 항암약물 치료의 가장 큰 목적은 눈에 보이지 않는 미세 전 이암을 치료해 재발을 방지하는 것입니다. 일부 암종에서는 수술 전 항암약물 치료로 동일한 효과를 얻기도 합니다.



 암 2-3기에는 수술한 후 재발을 방지하기 위해 보조로 항암약물 치료를 하고, 전신에 전이된 4기에는 증상 조절과 생명 연장 효과를 기대하면서 항암약물 치료를 합니다.


Q 항암제에는 주사약과 먹는 약이 있다고 들었습니다. 항암제의 종류를 간단히 설명해주세요.
A 항암제는 작용 기전에 따라 분류했을 때 세포독성약제, 면역증강제, 호르몬제제, 표적치료제 등으로 나뉩니다.

 첫째, 세포독성약제는 가장 오랫동안 널리 사용되어온 약제로서, 종양세포가 빠르게 분열하고 증식한다는 점에서 착안해 DNA 복제 및 합성, 단백질 합성 등 세포의 중요한 기능을 방해해서 종양세포를 사멸시킵니다. 하지만 정상세포에도 어느 정도 독성을 나타낸다는 단점이 있지요.

 둘째, 면역증강제는 우리 몸의 정상 면역 체계를 활성화시켜서 종양세포를 사멸하게 하는 약제이나 아주 일부 암에서만 효과가 있습니다. 셋째, 호르몬제제는 주로 유방암이나 전립선암 등 성 호르몬에 의해 종양 성장이 자극되는 암종을 치료할 때 쓰입니다. 즉, 성호르몬이 작용하는 것을 방해해서 이에 따른 종양 성장을 억제하는 것이죠.

 마지막으로 표적치료제는 정상세포보다 종양에서 특이하게 더 많이 발현되는 유전자나 단백질, 세포 경로들을 차단 하거나 특이 항체로 공격해 종양 성장을 억제하는 약입니다. 이러한 항암제들은 모두 먹는 약, 주사약 등의 형태로 다양하게 개발되어서 임상에서 사용됩니다. 병의 종류와 상태에 따라 한 가지 약을 사용하기도 하고, 몇 가지 약을 병용하기도 하는데, 먹는 약과 주사약을 고루 사용합니다. 환자들은 대개 먹는 약이 주사약보다 부작용이 적고 수월하다고 생각하지만, 먹는 약도 항암제는 항암제입니다.

 먹는 약에는 주사약과 다른 다양한 부작용이 있어요. 또 주사는 병원에서 맞고 가면 되지만, 먹는 약은 복용 기간 동안 꼭 시간을 맞추어서 제대로 먹어야 한다는 주의사항이 있습니다. 그래서 복약 지도를 따르기 어려운 어르신들에게는 동일한 효과의 주사약이 있으면 주사를 맞으시도록 권합니다. 환자가 깜박하고 약을 안 먹거나(그럼 효과가 없겠지요), 한 번 더 먹거나(그럼 부작용으로 고생하겠지요), 약 관리를 잘못해서 주변 사람들이 항암제를 먹는 사고가 일어날 수도 있거든요. 생각만 해도 아찔한 일이니 미리 방지하는 겁니다.


Q 위암 수술 후 항암약물 치료를 받았지만, 1년 후 재발했습니다. 재발암에도 항암약물 치료가 도움이 되나요?
A 위암 수술 후 항암약물 치료를 받고 나서 재발한 경우, 대부분 전신 전이를 동반한 4기의 형태로 나타납니다. 따라서 이때는 고식적 항암 치료가 주된 치료가 되며, 일부 환자에게는 증상 조절을 위해 고식적 수술이나 방사선 치료를 추가하기도 합니다.

 재발한 암을 고식적 항암약물 치료로 완화시키는 치료 방법은 이미 수십 년동안 연구되어온 것입니다. 완치가 어렵더라도 적극적인 항암약물 치료를 받는 것이 치료를 받지 않고 경과 관찰을 하는 것보다 생존 기간을 연장하고 삶의 질을 개선하는 데 유의한 효과를 보인다는 것이 많은 연구 결과에서 나타났습니다.


Q 항암제 하면 끔찍한 구토와 탈모 등 부작용이 먼저 생각납니다. 모든 항암제가 이렇게 심각한 부작용을 일으키나요?
A 10년 전, 20년 전에는 모든 항암제가 독성항암제여서 구토, 탈모 등의 부작용을 일으켜 환자들이 많이 힘들어했지만, 최근에는 독성항암제가 아닌 표적치료제가 많아지고 부작용을 조절하는 약도 개발되어서 항암제의 효과는 높아지고 부작용은 줄어들었습니다.

 그래서 지금은 적지 않은 환자들이 구토예방제와 식욕촉진제, 영양보충제의 도움을 받아서 외래에서 치료를 받으며 일상생활을 합니다. 그래도 모든 항암제는 기본적으로 부작용이 있다고 생각하는 게 맞습니다. 하지만 환자가 긍정적인 자세로 치료를 받으면 부작용을 훨씬 수월하게 견디는 건 확실합니다. 구토, 입맛 없음, 느글거림 같은 위장관 계통의 부작용은 심리적인 요인이 30-40%는 좌우한다는 사실을 기억하세요.


Q 항암 신약 임상시험에 참여하는 것은, 효과가 입증되지 않은 약에 대한 실험 대상이 되는 것 아닌가요? 그렇지 않다면 환자에게는 어떤 유익이 있나요?
A 현재 우리가 사용하는 모든 약은 이전에 시행한 임상시험의 결과로 개발되었습니다. 신약 임상시험은 실험실과 동물 실험에서 가능성을 확인한 후 1상, 2상, 3상(4상)으로 진행됩니다. 이중에서 처음으로 사람 또는 환자에게 약을 사용하는 1상 임상시험이 주의를 요하는 것인데요.

 1상 임상시험은 표준 치료를 다 받고 더 이상 치료할 약이 없는 환자들에게는 새로운 약제를 사용해볼 수 있는 기회가 됩니다. 아직 사람에게 많이 사용하지 않았기 때문에 오히려 더 철저하게 사전 준비를 하고, 진행 과정에서도 더 세심하게 관리합니다.

 2상, 3상 역시 기존의 치료보다 더 나은 치료 효과를 기대하고 시행하지만, 그래도 연구 단계이고 환자에게는 치료 과정이므로 기존 치료를 할 때보다 더 철저하게 준비하고 진행 과정을 관리합니다. 그래서 임상연구를 시행하며 문제가 생기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또한 임상시험에 참여하는 환자에게는 임상연구간호사가 일대일로 배정됩니다. 그래서 임상시험에 참여하는 것에는 치료 과정 중 발생하는 모든 문제를 의료진과 상의하며 해결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하지만 ‘신약’에 대해 지나치게 기대하면서 참여를 결정하기보다는, 다른 치료 방법으로는 어떤 것이 있는지, 또 그것과 비교했을 때 연구에 참여하는 것이 얼마나 도움이 될지, 이 약이 다른 암종에서는 어떠한 효과가 있는지 의료진과 반드시 상의해서 지혜롭게 결정하기 바랍니다.


| 항암약물 치료의 베스트 닥터 라선영 교수(종양내과) |
 라선영 교수의 진료 영역은 위암, 신장암, 육종의 항암약물 치료다. 라 교수는 암 환자의 삶의 질을 높이는 최선의 길을 찾기 위해 병기와 상태는 물론이고 환자 개개인의 가족들과 환경까지 함께 고려하고 고민한다.

 아울러 환자들에게는 주치의를 신뢰하고 긍정적인 생각과 태도로 암 치료에 임하라고 당부한다.

 또한 세브란스병원 임상연구보호센터 소장으로서 세브란스에서 시행되는 모든 임상연구가 안전하고 꼼꼼하게 진행되도록 지원하고 있다.
2012/02/16 14:54 2012/02/16 1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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