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파나뉴스 = 박으뜸 기자] 이름도 생소한 '연조직육종'은 국내 전체 암 발생의 0.5% 미만을 차지하는 희귀질환이다.

연조직육종 4기의 경우 5년 생존율이 10% 미만일 정도로 예후가 좋지 못하다. 또한 다양한 하위 유형을 가진 복합 종양이다보니 진단 및 치료에 어려움이 많다.

지난 40년간 진행성 연조직육종 치료에서 1차 표준항암요법 대비 유의미한 생존기간 연장을 보인 옵션이 없었다는 것도 애로사항 중 하나였다.

하지만 이는 릴리의 `라트루보(올라라투맙)`가 등장하면서 이야기가 달라진다. 올 8월에 출시된 이 신약은 표준항암요법인 독소루비신과의 병용을 통해 이전보다 매우 유의미한 임상적 유용성 개선을 보였다.

큰 고통이 뒤따르는 진행성 연조직육종이 비교적 젊은 청장년층기에 발병률이 높다는 것을 감안하면, 이와 같은 신약의 출시는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국내에서 라트루보를 사용할 수 있는 환자군은 매우 제한적이다. 이에 의사들은 연조직육종 환자들의 '삶의 질'을 고려해서라도 라트루보의 `급여`를 요구하고 나섰다.


◆ 연조직육종, 질환에 대한 인지도 부족‥'젊은 환자' 많다는 것에 주목

사용자 삽입 이미지



연조직육종을 어떤 '암'이라 정의하기란 쉽지 않다. 다양한 부위에서 발병하는 종양이기 때문이다.

우리 몸을 형성하고 지지 구조를 만들어주는 가장 근본적인 요소는 '뼈'와 '연조직'. 여기에 생기는 종양이 '육종'이다. 더 구체적으로 보자면 뼈에 생기는 암은 '골육종', 섬유, 근육 등과 결체조직, 신경, 혈관 등을 지지해주는 연조직 구성세포에 생기는 암을 '연조직육종'이라 한다.

연조직육종은 의사들 사이에서도 진단이 매우 어렵다고 평가된다. 선암의 경우는 어느 장기 및 부위에서 발생했는지 쉽게 알 수 있지만, 어디에나 생길 수 있는 연조직육종은 발생 부위를 진단하기 어렵다.

더군다나 연조직 내 어떤 섬유세포, 지방세포, 혈관세포 등에 기원한 암인지를 구별하는 것도 쉽지 않다. 흔히 암을 구분할 때 특수면역세포 염색 등의 방법을 사용하는데, 연조직육종은 하위분류 종류만 50가지 이상이다.

세브란스병원 종양내과 라선영 교수<사진>는 "연조직육종은 근육, 지방, 섬유, 신경, 혈관 등에서 기원한 암으로 몸의 어느 부위에서나 발생한다. 연조직육종에 대한 이해도가 낮은 이유는 장기의 기능을 담당하는 세포에 생기는 선암과는 달리, 전신의 지지 세포 어디에나 발생할 수 있어 '무슨 암'이라고 명명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연조직육종은 위와 간 같은 장기의 지지세포에도 생기고 뼈, 근육, 혈관 등에도 생성된다"고 설명했다.

연조직육종은 환자수도 많지 않다. 신규 환자가 연간 약 25,000명 정도인 위암과 비교해 보면, 연조직육종의 신규 환자는 연간 1,000명 정도. 유병률은 2014년 기준 위암이 23만5,172명인 반면, 연조직육종은 7,184명이다.

라 교수는 "연조직육종은 희귀암이고 하위 분류에 따라 증상이나 임상 경과도 상이해 의사에게도 어려운 질환이다. 그렇다고 다양한 하위 분류 대비 환자 케이스가 많은 것도 아니기에 각 세포 형태에 따른 자료 및 전체적인 연조직육종에 대한 데이터를 생성하는데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 연조직육종의 정체된 40년, 새 치료옵션에 대한 '갈증'

사용자 삽입 이미지 의사들이 특별히 연조직육종에 대한 인지도 향상에 힘을 싣는 이유가 있다.

우선 연조직육종은 초기에 발견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위치에 따른 예측이 어렵고, 특이 증상이 없기 때문이다.

여기에 주요 환자층은 60-70대이지만 전체적인 분포를 보면 20-30대 환자의 비중이 약 17%로 타 암종 대비 높은 편이다.

라 교수는 "젊은 환자가 많은 이유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유전적인 영향에 대한 추측이 있지만 유전성 암 증후군과 관련된 환자들은 극히 드물다"고 말했다.

이쯤되면 연조직육종이 치료가 쉽지 않는 암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약 40년동안 치료에 변화가 없었다는 현실도 이를 대변한다.

연조직육종은 재발하거나 전이가 있더라도 수술을 통해 제거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다. 반대로 수술이 불가능한 경우 항암치료가 이뤄진다.

연조직육종의 약물치료는 비교적 오래된 세포독성항암제 '독소루비신'이 기본적으로 사용된다. 이 항암제보다 더 나은 치료효과를 입증한 약제가 없었던 탓이다. 이에 연조직육종에 적용할 수 있는 새로운 치료옵션에 대한 갈증은 지속돼 왔다.

라 교수는 "약제 병용 시 효과가 개선될 것이란 기대감에 독소루비신에 아이포스파마이드 등 몇 가지 약제를 함께 사용하는 치료법이 꾸준히 연구되고 사용됐었다. 그렇지만 객관적인 데이터를 통해 독소루비신 단독요법보다 개선을 입증한 치료제는 없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독소루비신은 '부작용' 문제가 컸다. 이는 후발주자들도 마찬가지였다.

라 교수는 "워낙 연조직육종을 치료하는 약이 없었기에 다른 암종의 치료를 위해 사용되는 항암제를 단독 또는 병용하는 방식으로 옵션이 개발돼왔다. 독소루비신은 대부분의 환자에서 초반에 종양이 줄어드는 효과가 나타나지만 시간이 지남에 따라 내성이 생긴다. 젬시타빈 등과 같은 다른 치료제들은 종양 크기가 줄어드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은 암세포의 성장을 억제해 생존기간을 조금 연장했을 뿐이다. 이후 다른 약들도 대부분 효과가 우수하지 않고 오히려 부작용이 많았다"고 말했다.

◆ '라트루보', 연조직육종의 새로운 전환기‥"'급여' 문제 해결돼야"

사용자 삽입 이미지 이런 가운데 지난 8월 릴리의 '라트루보(올라라투맙)'가 출시됐다. 항암화학요법과 병용 시 추가적인 부작용의 발생은 적고, 항암효과는 증대되는 결과를 보여준 표적치료제다.

독소루비신 단독요법을 사용하는 4기 연조직육종 환자의 5년 생존율은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20%대에 머물고 있다. 이는 치료제에 있어 발전이 없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런데 라트루보는 'JGDG' 임상시험에서 독소루비신과의 병용요법으로 진행성 연조직육종 환자에서 현행 표준요법인 독소루비신 단독요법 대비 전체 생존기간(OS)을 11.8개월 연장했다. 무진행생존기간(PFS)도 6.6개월 로 독소루비신 단독투여 시의 4.1개월보다 2.5개월 유의한 연장을 보였다.

이와 같은 라트루보의 OS 연장은 전이성 또는 진행성 연조직 육종 치료 연구에서 전체 생존기간이 1년 내외에 그쳤던 점을 고려할 때 전례가 없는 유의미한 결과이다.

라 교수가 직접 라트루보를 연조직육종 환자에게 사용해본 결과도 비슷했다. 라 교수의 라트루보 임상시험에 참여했던 환자 중에는 1년 반 이상 치료를 계속한 케이스도 발견됐다.

그는 "지난 40년간 방사선요법과 수술적 치료를 받을 수 없는 진행성 연조직육종의 1차 치료에서 표준요법인 독소루비신 대비 생존기간을 유의미하게 연장시킨 치료옵션은 부재했다. 지금껏 라트루보를 사용해 본 결과 긍정적이다. 앞으로도 독소루비신과 병용으로 더 나은 치료 효과를 얻을 수 있으리라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의료계에서는 라트루보와 독소루비신 병용요법이 독소루비신 단독요법을 대체하는 표준요법이 될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됐다.

중요한 것은 '급여'다. 연조직육종은 1차적으로 모두 수술을 받는다. 재발로 인해 수술 자체가 많다보니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환자들이 대부분. 특히 연조직육종은 경우 젊은 층의 환자가 많아 경제적 부담이 유독 큰 편이다.

라 교수 역시 라트루보의 급여가 시급함을 언급했다. 흔히 약의 효과가 좋고 환자수가 적으면 급여화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되는데, 라트루보는 진행성/전이성 연조직육종 환자만을 대상으로 하고 독소루비신과 병용투여 해야하는 약제로, 임상에서 실제적으로 적용 가능한 국내 환자수 다른 암 종에 비해 매우 적어 급여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

이와 관련 이미 라트루보와 독소루비신 병용요법은 미국 종합암네트워크(NCCN) 가이드라인에서 연조직육종에 비교적 높은 근거수준(Category 2A)으로 권고되고 있으며, 지난 6월 영국국립임상보건연구원(NICE; National Institute for Health and Care Excellence)으로부터 급여 권고를 받기도 했다.

라 교수는 "연조직육종 치료제는 의학적 미충족 요구도가 높아 급여가 필요한 상황이다. 과거에는 약이 없어 수술을 하다가 치료를 포기하는 환자가 많았다. 요즘의 환자들은 해외 임상은 물론 치료제에 대해서도 잘 알고 있으며 훨씬 적극적인 자세를 보인다. 연조직육종 치료제가 급여권으로 들어오면 더 많은 환자가 치료혜택을 보게 되고 치료를 하려는 환자들이 늘어날 것"이라고 예견했다.

라 교수는 라트루보가 연조직육종 '1차 치료'에서 질환의 진행 방향을 바꿀 수 있는 혁신적인 치료제라고 확신했다.

그는 "2차 치료는 새로운 치료제가 등장하더라도 이미 질환의 진행 방향 선회가 쉽지 않다. 완치까지는 아니더라도 환자의 장기 생존을 기대할 수 있을 지 여부는 1차 치료에서 정해진다. 그러한 측면에서 1차 치료제로서 라트루보의 등장은 굉장히 반갑다"고 말했다.
2017/10/24 16:42 2017/10/24 16:42

댓글을 달아 주세요

코멘트를 남겨주세요

1  ... 8 9 10 11 12 13 14 15 16  ... 102 

카테고리

전체 (102)
라선영교수 (59)
암이야기 (29)
종양내과 (6)
임상연구 (7)

공지사항

달력

«   2018/09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Archiv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