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신문>은 우리나라 진행성 및 전이성 위암 치료 환경을 짚어보고 최신 항암요법 패러다임에 맞는 정책환경 개선을 논의하는 정책간담회를 기획했다. 최근 우리나라 전체 암 환자 중 13.8%가 위암 환자로, 원격 전이된 진행성 및 전이성 위암의 5년 상대생존율은 5.7%에 불과하다.

또 외래이용 및 입원, 직업상실로 인한 경제적 비용을 포함하는 이환손실금과 사망손실금을 포함한 간접비용까지 포함할 경우, 2009년 기준 위암의 사회경제적 비용이 3조 6000억원으로 암종 중 가장 높았다.

그러나 대한의학회가 편찬한 위암표준진료권고안에 따르면 진행성 위암에서 표준 2차 항암화학요법은 아직 정립돼 있지 않으며, 환자들의 신체적·경제적 부담도 점점 늘어나고 있다.

이에 따라 <의협신문>은 급변하는 진행성 및 전이성 위암 치료 환경과 항암요법 패러다임의 변화를 반영한 정책환경 마련을 위한 방안을 논의해보고자 한다. <편집자 주>

   

·일시 : 2015년 12월 7일(월) 오후 7시, 서울 팔래스호텔 3층 오키드룸
·주제 : '진행성 위암의 치료현황과 앞으로의 과제'

주제 1 : 진행성 위암의 발생현황 및 최신 치료 가이드라인 점검 / 연자 : 라선영 연세의대 교수
주제 2 : 입증된 데이터 중심으로 본 진행성 위암 치료제 / 연자 : 류민희 울산의대 교수

패널 : 이지연 성균관의대 교수(삼성서울병원 혈액종양내과) / 이근욱 서울의대 교수(분당서
울대병원 혈액종양내과) / 조정숙 실장(건강보험심사평가원 약제관리실) / 소수미 부장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약제관리실)


   
▲ 좌장 : 정현철 연세의대 교수(연세암병원 위암센터 종양내과)

항암제의 패턴이 바뀌고 있다. 표적치료제에서 시작돼 신생혈관생성억제제에 이르기까지 신약들에 대한 새로운 개념들이 서서히 자리잡고 있다.

신생혈관생성억제제는 25년 전 개발됐으나, 약으로 나오기까지 25년이 걸렸다. 또 하나는 요즘 이슈가 되고 있는 면역종양치료제다.

오늘 이 자리에서는 위암을 중심으로 새로운 개념의 항암제에 대한 연구가 실질적으로 어느 정도 진행됐으며 어떤 치료에 쓸 수 있고, 임상 현장에서 사용되기까지 문제점은 무엇인지 등에 대해 얘기해보고자 한다.  

<주제발표 1> 진행성 위암의 발생현황 및 최신 치료 가이드라인 점검

한국인의 높은 위암 발병률과 유병률

   
▲ 라선영 연세의대 교수(연세암병원 위암센터 종양내과)

2012년 우리나라 전체 암 환자는 123만명인데, 그 중 위암환자가 13.8%를 차지한다. 위암의 연령표준화발생률은 2005년을 기점으로 감소 추세지만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발생률이 감소하지는 않을 것이라 본다.

연령에 따른 암 발생률의 특징은 대부분 환자가 경제 활동이 활발한 시기에 있다는 점과 젊은 세대에서 새롭게 암 발생이 대두된다는 점이다.

특히 위암은 진단 후 유병기간이 15년이 넘어가는 환자가 전체 환자의 3분의 1이 넘는다. 따라서 이 환자들이 삶의 질을 높이는 생존도 중요하게 여긴다. 또 하나는 뒤늦은 재발(late reoccurrence)이다. 최근에는 7년, 10년이 지나서 위암이 재발하기도 한다.

4기 위암 환자의 중앙생존기간은 12개월 미만

우리나라에서는 위암 생존율이 어느 정도 잘 관리되고 있지만, 충분치는 않다. 사망률이 감소하는 가장 주된 요인은 우리나라의 국가암검진 프로그램 때문이다. 이를 통해 발견되는 환자 중 60%가 조기위암(EGC)이다. 이 환자들은 대부분 생존율이 좋다.

문제는 수술이 불가능한 4기 환자의 생존율이다. 고식적 절제술(palliative resection)을 받는 환자의 생존율도 10%이고, 수술이 불가능한 경우, 생존율이 5% 내외이다. 이 환자들의 중앙 생존기간은 임상적 근거로 봤을 때 12개월을 안 넘어간다.

위암 가이드라인의 시의 적절한 업데이트 필요

치료 가이드라인은 환자 치료 결정을 내리는 과정에서 중요하다. 의료진 입장에서는 새로운 데이터가 나왔을 때 그것을 반영한 가이드라인을 참고하게 된다.

가이드라인 정립에 있어 임상적 근거에 기반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점과 비교할만한 데이터 소스를 활용해야 한다는 것이 중요하다. 10여 년 전과 지금의 상황이 다르기 때문에, 근거 있는 자료를 활용해야 한다.

그러나 가이드라인이 시의적절하게 업데이트 되기는 쉽지 않은 것 같다. 해외 치료 가이드라인은 임상적 근거에 기반한 경우가 많다. 유럽의 ESMO 가이드라인과 미국의 NCCN 가이드라인이 가장 신뢰할 만하다.

위암 치료 가이드라인의 경우 미국의 NCCN 가이드라인이 2014년에만 3번 개정돼 가장 최신의 데이터를 담고 있다. 우리나라도 한국인을 대상으로 한 데이터 생산과 그 특성이 반영된 가이드라인의 지속적인 개정이 필요하다.

2014년 감소한 암 사망률 13.8% 중 8%가 신약에 기인

위암 발생률 감소는 조기 발견의 증가와 수술 등 치료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에 기인한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이와 같은 요인만으로 위암의 사망률을 개선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문제는 진행성 위암 환자로, 이 환자들에게는 신약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최근 한 연구에서는 "암 사망률 감소에 가장 크게 기여하는 것이 신약"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또 2014년에 미국에서 10년 동안 연령 보정 암 사망률에서 13.8%가 감소했는데 그 중 8%가 신약에 기인한 것이었다.

신약 등재에 있어 보수적인 유럽의 경우 항암신약 등재기간이 미국보다 3년 더 걸리며, 급여율도 33% 낮다. 또 이렇게 낮은 항암신약 보급률로 인해 미국 대비 5년 암 생존율이 약 20% 낮게 나타난다. 이런 경향을 바탕으로 신약에 대한 가능성을 인정하고, 등재가 신속히 진행될 수 있는 발판이 마련돼야 한다.

환자 접근성 높일 수 있도록 급여환경 정비돼야

우리나라에서 전체 치료제의 급여등재 성공률이 73%인 반면, 항암제의 급여 등재 성공률이 56%로 현저히 낮다.

임상 데이터가 나온 뒤 허가 승인은 비교적 신속히 이루어지는 반면, 급여를 받기까지의 시간이 너무 오래 걸려 치료제가 있어도 쓰지 못하는 경우가 자주 발생한다.

보통 외국의 급여 등재 기간이 평균 1년인데 반해 한국은 630일, 약 2년이 걸린다. 해외 가이드라인에서 권고하고 신뢰도가 높으면 국내에서도 사용할 수 있도록 환자들의 접근성 강화에 있어 개선이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위암에서 의료적 미충족 요구에 대해서 말하자면 특정 하위 그룹(sub-group)에 대한 치료 방안이 마련되길 바란다.

위암의 3, 4차 치료로 가는 과정에서 환자수가 각각 반 정도로 줄어드는데, 이 환자들에게는 관심이 소원하다. 치료성과와 전신 수행상태(performance)가 좋지 않고, 보조적 치료(supportive care)에 손이 많이 가더라도, 한국인을 대상으로 한 임상 데이터 생산과 환자 교육에 대한 관심이 요구된다.


/ 패 널 토 의 /

좌장 : 진행성 위암 환자 가운데 재발하거나 1차 치료에 실패한 환자들을 위한 의료계와 정부간에 역할 및 발전적인 논의가 필요하다.

미국이나 유럽에서는 1, 2차 치료에 실패하면 더 이상 치료 방법이 없어 환자들이 사망하게 된다. 우리나라는 5차 치료까지도 간다. 2차 이상의 치료를 필요로 하는 환자들에게 실질적으로 어떤 도움을 줄 수 있는지 살펴보자.

   
▲ 이근욱 서울의대 교수(분당서울대병원 혈액종양내과)

이근욱 교수 : 환자들을 보는 입장에서 약제 사용에 제한이 많다는 것이 답답하다. 임상시험에서 효능이 입증돼 허가된 새로운 항암제들의 경우, 임상의로서 환자들을 위해 사용을 하고 싶지만 보험급여 인정이 되지 않아 사용에 제한이 있는 경우가 많다.

또한, 3상 임상시험을 통해 효능이 명확히 입증된 경우가 아니더라도, 그 이전 단계의 소규모 임상시험에서 새로운 약제의 효능이 강하게 시사되는 경우들이 있다.

이런 경우에는 다른 선택 가능한 약제가 없는 경우 임상의가 의학적 판단 하에 새로운 항암제를 사용할 수 있는 경로가 있어야 하는데 제약이 너무 많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 운영하고 있는 사전심의 요법의 경우도 임상현장에서의 요구를 충분히 수용해주지 못하고 있고 절차가 너무 까다롭다.

좌장 : 신약이 승인 받기까지 너무 오랜 시간이 필요하니까 임상적으로 효과가 있을 환자에 대해서 만이라도 예외적으로 쓸 수 있는 'benefit range'을 달라는 요청인 것 같다.

   
▲ 조정숙 실장(건강보험심사평가원 약제관리실)

조정숙 실장 : 대부분 신약이 들어올 때 다른 나라의 급여현황과 국내외 가이드라인을 함께 고려한다.

다만 환자 수가 적어 근거생성이 어려운 경우 일반적인 평가 방법으로는 도저히 들어올 수 없는 경우도 있어 경제성 평가를 생략하는 등의 방법들이 고안돼 2015년부터 시행됐다. 이런 제도들이 빨리 정착돼야 하는데 아직 초기 단계다.

라선영 교수 : 경제성 평가 생략 대상은 어떤 약제인가?

소수미 부장 : 희귀질환치료제나 항암제로서 대체 가능한 다른 치료법이 없는 경우, 또는 치료적 위치가 동등한 치료법이 없고 생존을 위협할 정도의 심각한 질환에 사용되는 약제이다. 또한 대조군 없이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를 받거나 대상환자가 소수로 근거생성이 곤란하다고 위원회에서 인정되는 경우 등 제한적으로 운영이 된다.

좌장 : 현장에서는 굉장히 다급하다. 요새 환자들은 논문을 들고 와서 이 약을 처방해 달라고 한다. 환자들이 논문까지 읽어 올 정도면 절박한 상황이다. 그런 상황이 자꾸 벌어지므로 PHASE I, II 결과에서 효능이 예상되고 환자에게 benefit이 기대되는 경우에는 사용할 수 있는 치료옵션을 마련해 줬으면 좋겠다.


<주제발표 2> 입증된 데이터 중심으로 본 진행성 위암 치료제

2제 병용 및 3제 병용에 대한 진행성 위암 연구

   
▲ 류민희 울산의대 교수(서울아산병원 종양내과)

1차 항암화학요법은 1990년대에 시행된 몇 개의 논문을 보면 최적의 지지요법(BSC)보다 항암화학치료의 결과가 더 좋다고 볼 수 있다. 또 2006년 메타분석을 통해, 단일제제 보다 병용요법이 전반적으로 성과가 좋다고 밝혀졌다.

위암에서는 어느 한 가지 항암화학치료가 정해져 있지 않고 그동안 많은 regimen들이 시도됐다. BSC가 대개 3개월 안팎이었다면, 2제 병용요법을 통해 9, 10개월까지 치료 성적이 개선됐으나 전반적으로 1년을 넘는 요법은 없었다.

2000년 초반까지는 5-FU와 백금화합물 계열이 주로 사용 됐으며, 관련 연구들이 많았다.

이를 통해 백금화합물 계열은 젤로다+시스플라틴, S-1+시스플라틴, 젤로다+옥살리플라틴, S-1+옥살리플라틴 4가지 모두 잠재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는 근거가 마련됐다.

외국에서는 5-FU+시스플라틴에 도세탁셀 혹은 에피루비신을 더한 3제 병용요법이 많이 사용했다. 그러나 임상연구에서는 도세탁셀+5-FU+시스플라틴의 3제 병용이 5-FU+시스플라틴의 2제 병용보다 성적이 좋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독성 때문에 사용하기가 어렵다라는 단점이 있어 거의 사용되지 않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주로 현장에서는 5-FU와 백금화합물 계열의 2제 병용이 많이 사용되고 있다.

위암 1차 항암화학요법 시 트라스트주맙의 효과

잘 알려진 ToGA 임상시험을 통해, 1차 요법에서 트라스트주맙(Trastuzumab)을 병용했을 때 치료효과가 더 우수하다는 논문이 발표됐다. 전체적으로 2.7개월의 생존기간 증가가 있었는데, sub-group 분석을 해보면 HER2의 면역세포화학검사(IHC) 및 FISH 정도에 따라서 치료 성적이 좋은 경우도 있고 아닌 경우도 있다.

결론적으로 IHC가 2+이면서 FISH+인 환자와 IHC 3+인 환자들에서 4.2개월 생존기간의 향상이 확인됐으며, 이런 그룹이 실질적으로 트라스트주맙을 추가했을 때 치료결과를 향상 시킬 수 있는 그룹으로 인정됐다.

HER2 status에 따른 치료법을 보면, 모든 전이성 위암 환자들 대상으로 IHC HER2 검사를 하고, 2+인 경우 FISH를 추가해서 FISH+가 나오면 HER2+으로 최종 간주를 하고, IHC3+인 경우도 HER2+으로 간주해서 이 그룹은 트라스트주맙을 더하는게 현재 표준치료가 되겠다. 그 외에 HER2- 인 환자들은 트라스트주맙을 더하지 않고 항암화학치료만 시행하는 방법을 사용하고 있다.

국내 가이드라인 및 급여 현황

현재 1차 요법의 국내 가이드라인과 급여 현황은 HER2 status에 따라 HER2+ 그룹은 트라스트주맙을 더하고 HER2-인 그룹은 플루오피리미딘(fluoropynimidine)±백금화합물을 주로 사용하는 것이다.

여기에서 6가지 조합이 나오는데, 플루오피리미딘에는 3가지(5-FU, 젤로다, S-1), 백금화합물에 2가지(옥살리플라틴, 시스플라틴)가 있다. S-1과 옥살리플라틴 병용요법은 국내에서 보험 인정이 안되고 있으며, 탁센 혹은 이리노테칸 기반의 화학치료제도 1차 치료로 사용할 수 있다.

2차 항암화학요법은, BSC 비교연구 3개의 제3상 임상 연구가 있고 메타분석이 하나 있다.

3개의 3상 임상 연구들은 도세탁셀이나 이리노테칸과 BSC를 비교한 것이다. 이러한 연구들을 통해 2차 항암화학요법을 하는 것이 BSC 보다 더 성적이 좋다는 것이 발표됐다.

그리고 주 1회 파클리탁셀 요법과 이리노테칸 요법을 비교한 일본의 연구가 있었다.

일본의 연구에서는 전체 생존기간(OS)과 무진행생존기간(PFS) 둘 다 동일한 수준으로 결과가 나와서 모두 2차 치료에 사용할 수 있다<그림 1>.

   
▲ 그림 1 주1회 파클리탁셀 요법과 이리노테칸 요법 비교 연구

2차 요법에서 라무시루맙과 파클리탁셀 병용요법

2차 항암화학요법으로 VEGFR2를 표적으로 한 라무시루맙 연구의 긍정적인 데이터가 발표됐다. 라무시루맙의 제3상 연구는 RAINBOW와 REGARD 연구가 있다.

RAINBOW는 665명을 대상으로 라무시루맙+파클리탁셀과 파클리탁셀+위약군을 비교했다. 라무시루맙+파클리탁셀의 3상 연구는 중앙 생존기간(OS)이 9.6개월로 7.4개월의 위약군 보다 치료결과가 좋았다. 무진행 생존기간(PFS) 역시 2.9개월에서 4.4개월, 위험비도 0.63으로 병용군에서 치료 성적이 더 좋았다.

REGARD는 355명 대상으로 라무시루맙+BSC와 위약군+BSC를 비교했다. 역시 5.2개월 대 3.8개월으로 라무시루맙군의 중앙 생존기간(OS)이 더 좋았으며 무진행 생존기간(PFS) 또한 라무시루맙군이 더 좋았다.

현재 라무시루맙은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플루오피리미드 또는 백금화합물을 포함한 항암약물치료에 실패한 진행성 또는 전이성의 위 또는 위식도 접합부 선암 환자에게 단독요법 또는 파클리탁셀과 병용요법 사용하는 것으로 허가돼 있다.

NCCN 가이드라인에서도 역시 라무시루맙이 카테고리 1로 추천되고 있다. 현재 통상적인 치료패턴을 보면 2차 치료는 탁센 혹은 이리노테칸 기반의 항암약물 요법을 주로 하고 있다. 2차에서 탁센 항암약물 치료를 했으면 3차에서는 이리노테칸, 반대로 이리노테칸을 먼저 한 경우 3차에서 탁센 기반을 사용한다.

객관적인 효과와 과학적인 증거를 종합했을 때, 2차 표준 치료에 라무시루맙+파클리탁셀이 자리 잡을 수 있을 것 같다.


/ 패 널 토 의 /

   
▲ 좌장 : 정현철 연세의대 교수(연세암병원 위암센터 종양내과)

좌장 : 많은 연구를 통해 같은 생존기간이라도 가능한 병원에 적게 오고, 주사도 덜 맞지만 효과는 똑같아서 환자가 더 편하게 치료를 받을 수 있는 치료제들이 개발 되고 있다.

환자들이 고통이 없고 일상생활을 하면서 치료를 받을 수 있으면 환자의 경제성을 유지시켜 줄 수 있다. 보통 2차 치료는 1차 치료에 비해 더 힘들기 때문에 약제 효과 기간이 2~4개월이고, 생존기간은 4~6개월을 오간다.

이런 사람들을 2개월 더 살게 한다는 건 대단한 의미를 가진 것이지만, 제 3자가 볼 때는 그게 무슨 의미가 있냐고 물어볼 수 있다.

항암제 치료가 과거에는 고통스럽고 힘들었다. 하지만 이제는 삶의 질 측면에서 개선된 항암제도 등장했다. 본인이 항암제 치료를 받고 있는 것이 맞냐고 물어볼 정도다.

약의 이런 측면이 '경제성 평가'에도 반영돼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것 같다. 새로운 약제들이 나왔을 때 환자들의 현장 반응은 어떠한가?

이근욱 교수 : 파클리탁셀 항암제를 맞으면 초기 내약성은 우수하지만, 통상적으로 3~4개월 후에는 환자에게 손발저림의 부작용이 나타나고 점차 치료에 대한 순응도가 떨어진다.

이리노테칸도 오심 및 구토가 있는 경우가 종종 있고, 식욕부진·설사 및 피로 등의 문제로 뒤로 가면서 힘들어하는 사람이 많아진다. 이와 달리 라무시루맙 단독요법의 경우 2주에 한번씩 투여되고 환자들이 힘들어하는 부작용의 빈도가 적다는 장점이 있다.

최근 표적항암제들이 보험인정을 받는 경우들을 보면 일관된 원칙이 부족하다는 인상을 강하게 받는다. 예컨데, 최근에 어떤 표적항암제의 경우 약 1.5개월의 생존기간의 연장효과에 근거해 특정 암에서 보험인정을 받는 경우를 보고 솔직히 많이 놀랐다.

반면, 동일한 암종에서 다른 표적항암제의 경우 특정암유전자의 돌연변이가 없을 경우 3차이상의 요법에서 생존기간이 4개월 정도 연장됨에도 아직 보험이 안되고 있다.

   
▲ 조정숙 실장(건강보험심사평가원 약제관리실)

전이성 위암에서 파클리탁셀과 라무시루맙 병용 시 RAINBOW 연구에서의 중간생존기간은 9.6개월이다. 이 병용요법을 쓴 것과 REGARD연구에서 BSC만 한 경우를 서로 비교하면 약 6개월의 차이가 난다. 전이성 위암의 2차 요법에서 BSC와 비교해 약 6개월에 가까운 생존기간의 연장효과를 보인다는 것은 매우 주목할만한 성과라고 생각되며, 국내에서도 많은 환자들이 혜택을 볼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좌장 : 앞서 말했지만 1~3 개월 정도의 생명 연장에 대해서는 합의가 이뤄져야 한다. 버킷리스트를 생각해보자. 일반인들에게 한 달 더 살 수 있다고 가정하고, 하고 싶은 것들을 적으라면 엄청 많을 거다.

이렇게 한 달이란 환자와 가족들에게 있어 매우 중요한 기간이다. 우리 의료진이 그리고 사회가 환자분들과 가족들을 얼마나 도와줄 수 있는 지 사회적 합의가 필요한 시점이다.

경제성평가 시 생존기간도 중요하지만, '얼마나 삶의 질을 누릴 수 있는가' 혹은 '이 사람이 경제활동을 할 수 있는지'가 굉장히 중요하다. 그래서 심사평가원에서 숫자만으로는 표현할 수 없는 감정을 지닌 환자들의 현장 이야기를 들어줘야 할 것이다.

류민희 교수 : 1개월 연장이 짧아 보일 수도 있지만, 1차, 2차, 3차 요법으로 계속 진행되면서 각 차수의 개선이 합쳐지면 연장 폭이 더 길어지게 된다.

그렇게 보면 종합적으로 10개월 사실 것으로 예상되는 분이 14개월, 15개월까지 생존기간이 연장되는 것이므로 무시 못할 기간이라고 생각한다.

또 하나가, 암환자가 보장성이 굉장히 강화돼 5%를 부담하고 있는데, 5%로 부담을 너무 낮춤으로서 보장성이 오히려 더 약화되는 경향이 있다. 본인부담을 상향시키면서 좀 더 여유분을 가지고 할 수 있는 부분들이 있을 것이다.

   
▲ 이지연 성균관의대 교수(삼성서울병원 혈액종양내과)

이지연 교수 : 멜라노마(흑색종) 경제성 평가할 때 참여했었는데 비용 대비 효과를 입증하지 못했다. 여전히 급여가 안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이 상황이 OECD 10위 내에서는 우리나라만 유일한 것으로 알고 있다.

고가지만 의료적 가치가 높은 약, 한 사람의 국민이라도 몇 달을 더 살릴 수 있는 약이라면 이제 사용할 수 있도록 정부에서 보전을 해주면 좋겠다.

라선영 교수 : 경제성 평가가 어려운 이유는 데이터만 가지고 통계적으로 비용효과를 평가하려 하기 때문이다. 앞서 경제성평가 면제 트랙을 시행하겠다고 하니 반가운 일이다. 다만 어떤 경우에 면제를 받느냐에 대한 문제는 계속될 것 같고, 쉽게 해결될 것 같지도 않다.

소수미 부장 : 경제성 평가를 할 때 외부 교수님들께 자문을 받는다. 임상적 판단이 필요 시 해당 전문가를 초빙해 자문을 받는 프로세스도 구축돼 있다. 앞서 삶의 질에 대해 언급하셨는데 이 역시 경제성 평가에 함께 고려하고 있다.

류민희 교수 : 항암제만은 전문학회에 의뢰를 하고 선출을 통해 자문의사를 선정하는 것이 신뢰성을 높이는 방법인 것 같다.

   
▲ 소수미 부장(건강보험심사평가원 약제관리실)

좌장 : 마지막으로 신약의 가치에 대해서도 짚어보고 싶다. 과거, 신약의 가치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면 많은 분들이 냉소적이었다. 국내에서 만든 신약이 없는데, 남의 나라에서 만든 신약을 인정하는 것이 뭐 그리 중요하냐는 논리였다.

그러나 이제 우리나라 제약사도 그 가능성을 입증했다. 앞으로 신약을 개발한 가치를 어떻게 인정하고 고려해야 할지 의료계는 물론 심평원, 정부도 함께 고민해야 할 때다.

류민희 교수 : 의료를 산업의 하나로 볼 것이냐, 비용으로 볼 것이냐의 문제다. 비용으로 본다면 가격을 계속 내려서 비용을 최소화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일 것이고, 산업으로 본다면 가치 창출을 고려하고 인정하는 식으로 접근해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

조정숙 실장 : 관련학회 의견수렴 등 의료현장의 의견을 경청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의사분들을 모시고 전문가 자문회의를 되도록 많이 하려고 하지만 상황이 여의치 않은 부분도 있을 수 있다.

좌장 : 2차 치료의 라무시루맙과 파클리탁셀의 병용요법이 앞으로 기대가 된다. 하지만 아직 가격 결정이 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

다만 진행성 위암의 2차 치료에서는 그동안에는 표준치료가 부재한 것이 현실이었는데, 최초의 표적 치료제인 라무시루맙과 파클리탁셀 병용요법을 통해 환자들이 누릴 수 있는 임상적 의의는 매우 크다고 본다. 얼마만큼 가치를 인정해 줄 것이냐에 대한 사회적 합의도 필요하겠지만 임상의로서 환자의 생명존중이 모든 가치 척도의 우선이 돼야 한다고 생각 한다. 환자 외에는 모두 제3자이기 때문이다.

의료계와 정부가 허심탄회하게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기회가 확대되면 좋겠다. 환자를 위해 보장성 강화가 필요하다는 부분에 대해서는 반대 의견이 없을 것 같다.

여기서 한 발짝 더 나아가 가능하면 급여 평가가 좀 더 신속하고, 넓은 범위에서 유연하게 적용되면 좋겠다.

약제 평가에 있어 과거에 사로잡히기 보다 현 시대의 임상현실을 반영해 유연하고 효율적으로 개선돼 나가길 바란다.

2016/01/04 10:31 2016/01/04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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