ㆍ항암 약물치료, 어디까지 왔나 (하)
ㆍ2가지 항암제 복합요법 성과…면역치료제 등 개발 박차

■ <세브란스병원> 대장암 : 78세(남)

2008년 2월, 5개월간 지속된 변비 증상으로 대장 내시경을 한 결과 구불창자(S결장)에서 대장암을 발견해 복강경으로 대장 절제술을 시행했다. 병리조직검사 결과 3기로 진단됐다. 2가지 항암제를 이용한 복합 항암요법으로 2008년 3월부터 9월까지 총 12차례 수술 후 보조항암치료를 받았다. 그 이후 1년6개월간 정기 추적 관찰하던 중 2010년 1월 복부CT 검사에서 복강 내 다발성 재발 소견이 발견됐다.

환자는 젤로다·아바스틴(혈관형성억제 표적치료제) 복합요법을 젤로다 단독요법과 비교하는 마지막 단계의 임상연구에 등록되어 6차 항암치료를 받았다. 이후 복부CT에서 종양조직이 잘 보이지 않을 정도로 작아졌다. 환자는 3년8개월째 61차 항암치료를 받으며 경과를 관찰 중이다.

세브란스병원 종양내과 정민규 교수는 “전이성 대장암에서 젤로다 단독군의 평균 생존기간 16개월과 비교할 때 항암제와 표적치료제를 병용하는 복합요법이 상당한 효과를 본 것”이라고 분석했다.

■ <서울성모병원> 간암 : 59세(남)

2009년 7월 진행성 간암(3기)으로 진단 당시 8.5㎝가 넘는 간종양이 발견되었고, 심한 간경화 소견도 함께 있었다. 진단 후 간동맥화학색전술을 시행하면서, 표적치료 항암제인 넥사바를 함께 복용하였다. 이후 6차례의 간동맥화학색전술 치료와 표적치료제를 병합치료하여 2010년 6월 완치 판정을 받았다. 완치 판정 후 3개월마다 정기적인 CT 및 MRI 검사와 간암 혈액검사를 해오던 중, 2012년 2㎝ 크기의 새로운 간암이 발견돼 고주파 열치료법으로 치료했다.

 

항암 약물치료가 최근 늘어나면서 주요 병원들이 ‘외래항암주사실’을 확충하고 있다. 서울대 암병원 5층 주사치료실에서 소파에 앉아 항암제를 맞고 있는 암환자들. 경향신문 자료사진

 

환자는 현재까지 3개월마다 정기적인 CT 및 MRI와 간암 혈액검사를 해오고 있다.

서울성모병원 간담췌암센터 배시현 교수(소화기내과)는 “진단 당시 간암 환자가 간경변증을 동반한 경우 근치적 치료법인 수술적 절제술이나 간이식을 할 수 있는 확률이 10~20% 전후임을 감안할 때, 이 환자는 간동맥화학색전술, 간암 표적치료제, 고주파 열치료법을 병합하여 완치한 성공적 치료 사례”라고 설명했다.

■ 유전체 분석으로‘항암 맞춤시대’

한국은 최근 10여년간의 암 조기진단 정책에 힘입어 환자 10명 중 6명 이상이 5년 이상 생존(의학적 암 완치 판정)하는 등 암 장기생존시대에 접어들었다. 수술기법의 발달과 항암 약물요법, 방사선 치료의 발전에 힘입은 것이다. 이 중 암 완치시대를 향한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 표적항암제다(경향신문 2013년 8월23일자 23면 참조).

최근 암 유전자를 해독하는 기술의 비약적인 발달로 환자마다 종양조직의 유전자 변이를 진단과 동시에 분석하여 맞춤 항암치료를 하는 시대가 다가왔다. 새로 발견된 유전자 돌연변이는 암을 일으키는 중요한 요인이기 때문에 치료 면에서도 핵심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이러한 돌연변이를 잘 밝혀내면 활성화된 암 신호전달 체계를 억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암 유전체 분석의 발달은 개인별 맞춤 암 예방 기법까지도 실현시킬 가능성을 낳고 있다.

표적항암제는 단독요법에 그치지 않고 2~3개의 표적항암제를 동시에 사용하는 다제 병용요법, 표적항암제 고용량요법, 표적항암제와 인터페론 복합요법 등 다앙한 방법이 쓰이고 있다. 서울대병원 혈액종양내과 허대석 교수는 “지난 10여년간 나온 항암제 신약 대부분이 발암 유전자에 대한 표적치료제”라며 “큰 부작용 없이 암 치료성적을 획기적으로 높이고, 기존에 치료가 잘 안되는 환자들의 생존율과 완치율을 높이는 데도 크게 기여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서울성모병원에서 실시한 만성골수성백혈병(CML) 임상시험 결과, 표적항암제인 글리벡은 1차 치료에 잘 듣는 경우 7년간 전체 생존율이 94%에 이르렀다. 타시그나의 경우 노바티스가 주도한 다기관 임상시험 결과 4년간 전체 생존율이 94%였고, 글리벡 실패군에서도 4년간 무진행(암이 더 이상 증가하지 않는 상태) 생존율이 57%로 나타났다.

여러 연구를 주도하고 있는 혈액내과 김동욱 교수는 “국내외에서 가장 많은 만성골수성백혈병 환자를 치료하고 있는 서울성모병원의 생존율과 치료 반응률이 세계적인 평균 생존율보다 10% 정도 높다”며 “이는 치료 환자의 30%가 표적항암제 임상시험에 참여해 최신 치료를 가장 빨리 적용받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 표적항암제 신약 개발에 가속도

최근 세계적으로 약제 내성 극복을 위한 새로운 약제들, 인체 면역조절기전에 근거한 면역치료제 연구가 한창이다. 생쥐에게 암 환자의 조직을 심어서 환자를 치료하기 전에 먼저 생쥐를 여러 항암제로 치료해본 뒤 가장 효과가 좋은 약제를 선택해서 치료하는 ‘환자 유래 이종이식’ 치료모델도 만들었다. 이 치료모델을 적용하면 지금까지 매우 느린 속도로 진행돼오던 신약 항암제 개발에 가속도를 붙일 수 있는 새로운 전기를 맞게 된다.

국립암센터 이진수 병원장(혈액종양내과)은 “표적항암제의 효시인 글리벡 개발 이후 이레사, 타세바, 잴코리, 젤보라프, 스프라이셀 등 암세포의 유전자 변이에 따른 분자생물학적 특성에 기초한 개인 맞춤형 표적항암제로 많은 환자들이 치료 효과를 얻고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국가암등록 통계를 보면 2010년 1년 동안 발생한 암 환자는 20만명이 넘는다. 10년 전보다 2배로 늘었다. 암 완치율이 10년 전 40% 수준에서 65% 수준으로 높아졌지만 사망 환자는 계속 늘어나 연간 7만명 이상이 암으로 목숨을 잃고 있는 실정이다. 2011년 1월1일 기준으로 생존한 암 유병자는 96만654명으로 현재 100만명을 넘었다는 추정이 가능하다.

서울대 의대 유근영 교수(예방의학)는 “조기진단이 암 치료율을 높이는 데 크게 기여했지만 이것만으로 암을 정복하기는 어렵다”면서 “개인적으로 암 예방에 더 노력하고, 국가 사회적으로 암 예방 정책과 시스템을 가동하는 등 근본적으로 암 환자를 줄이는 것이 관건”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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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9/04 09:46 2013/09/04 0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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