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지상세포 이용한 암치료 기대…면역시스템의 획기적 발견
 슈타인만 박사는 췌장암 투병 중…내년 10월 방한

(서울=연합뉴스) 김길원 기자 = 올해 노벨 생리의학상은 체내 면역시스템의 비밀을 밝힌 3명의 다국적 연구팀에 돌아갔다. 이 중에서도 전체 상금의 절반을 차지한 랠프 M. 슈타인만(68·캐나다) 박사는 체내 면역시스템을 총괄하는 '수지상세포(樹枝狀細胞)'의 존재를 처음으로 규명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슈타인만은 면역학 분야의 권위자로 캐나다에서 태어나 현재는 미국 록펠러대학과 부속병원의 교수로 재직 중이다.
수지상세포는 인체에 바이러스 감염이나 종양과 같은 비정상적인 세포가 생겼을 때 이를 인식하고, T-세포에 공격을
요청하는 손가락 또는 나뭇가지 모양의 세포를 말한다. 쉽게 말해 T-세포가 암에 맞서 최일선에 싸우는 병정 세포라면, 수지상세포는 T-세포가 암과 잘 싸울 수 있게 T-세포를 자극시키는 훈련관의 개념이다. 이 세포는 외부의 환경과
접하는 조직(피부·코·폐·위·장 등)에 소량으로 분포돼 있으며, 혈액 내에도 미성숙한 상태로 전체 면역세포의 1% 이하가 존재한다. 노벨위원회가 수지상세포의 발견에 생리의학상을 수여한 것은 이 세포를 이용해 암을 치료할 수 있는
가능성이 속속 입증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공교롭게도 올해 노벨상을 받은 슈타인만 교수는 현재
췌장암으로 투병 중이다. 슈타인만은 1973년도에 이 수지상세포를 처음으로 찾아냈다. 원래는 1868년에 랑겔한스가
피부에서 수지상세포를 처음 발견했지만, 약 100여년이 지난 다음에야 비로소 의학계의 관심을 받게 된 것이다.
이는 수지상세포를 통해 에이즈바이러스가 림프절에 전이된다는 사실이 90년대 중반에 새롭게 규명됐기 때문이다.
즉, 몸의 면역을 관장하는 수지상세포는 에이즈바이러스에 감염되면 체내 면역력을 증강시키기 위해 림프절로
이동하는데, 이 과정에서 에이즈바이러스가 불활성화되지 않고 오히려 T-세포에 에이즈바이러스가 달라붙어 에이즈가 급격히 전파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런 새로운 면역 시스템은 수지상세포 없이는 T-면역세포 에이즈바이러스가
감염되지 않는다는 또 다른 실험을 통해 입증됐다. 슈타인만은 수지상세포를 발견한 데 이어 이 세포를 이용한
암 치료에도 획기적 전기를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수지상세포를 이용한 암 치료는 암 환자의 혈액에서
수지상세포를 분화시킨 뒤 이를 환자의 암조직과 섞어 면역기능을 강화시킨 다음, 다시 환자의 몸에 주입하는 방식
이다. 이 치료법은 수지상세포를 통해 T-세포를 활성화시킴으로써 암 치료에서 가장 큰 난제로 알려진 전이(metastasis)문제를 근원적으로 제거할 수 있을 것으로 의료계는 기대하고 있다. 수지상세포를 이용한 치료의 사례를 살펴보면 현재 미국의 덴드리온이 전립선암치료제를 개발, 출시했으며 국내에서도 크레아젠이 간암·전립선암·신장암 환자 등을 대상으로 서울대병원과 서울성모병원 등지에서 임상 중이거나 임상을 준비 중이다.
슈타인만 교수는 내년 10월에는 대구에서 열리는 국제수지상심포지엄에도 참석할 예정이다.
브루스 A. 보이틀러 교수는 병원체를 인지하는 단백질인 TLR(Toll-like receptors, 톨 유사수용체)를 규명해낸 공로로 노벨상을 받았다. 보이틀러 교수는 레지오넬라라는 병원체로 감염된 환자들 중 일부 환자가 심각한 증상을 나타내는
것에 의문을 품고 유전자 분석을 통해 TLR의 유전자에 이상이 있음을 규명해냈다. 이를 계기로 선천성 면역이 단순한 염증반응에 의한 게 아니라 고도로 발달된 신호전달 체계에 의해 조절된다는 인식의 전환이 이뤄졌다.
율레스 A. 호프만 교수는 초파리를 이용한 실험을 통해 선천성 면역 체계를 밝힌 학자로, 병원균으로부터 우리 몸이
감지하고 방어하는 면역 체계 활성화 수용체를 밝혀냈다.
호프만과 보이틀러 교수의 연구는 각각 초파리와 쥐 생체 모델이라는 차이점은 있지만, 우리 몸의 선천적 면역 체계를 감지하고 방어하는 결정적 수용체의 역할을 밝힘으로써, 전 세계 병원균 감염과 암뿐만 아니라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개발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
두 과학자가 밝혀낸 면역 수용체의 활성은 각종 감염질환과 암 치료제 개발에 사용되고 있는데, 이 중에서도 류마티스질환과 루푸스가 대표적이다.

(도움말:배용수 성균관대 교수, 김호연 서울성모병원 류마티스센터 교수, 정헌택 울산대 교수, 주철현 울산의대 서울
아산병원 미생물학교실 교수, 김헌식 울산의대 선천면역학 교수, 이민걸 세브란스병원 피부과 교수)




2011/11/04 16:20 2011/11/04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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