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만에 등장 간암신약 렌비마, 효과 좋아"

김승업 세브란스병원 교수


[데일리메디 양보혜 기자] 간암 치료의 선택 폭이 한층 넓어졌다. 지난해 8월 간세포성암(이하 간암) 신약인 ‘렌비마(성분명 렌바티닙)’가 국내 출시된 것. 이는 ‘넥사바(성분명 소라페닙)’가 유일한 1차 치료제였던 간암 분야에 10년 만에 새 치료제가 등장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김승업 신촌세브란스병원 소화기내과 교수[사진 左]를 만나 렌비마의 임상적 유효성과 가치, 실제 진료현장에서의 기대와 향후 개선점 등에 대해 들어봤다.

Q. 10년만에 새 치료제가 나왔다. 간암치료제 개발이 더딘 이유는
 간암은 분자생물학적으로 다양성을 갖고 있다. 쉽게 말해 서로 다른 특징을 가진 암들이 여러 가지 섞여 있는 것이다. 그렇다보니 치료에 대한 반응이 다양하게 나타나 약 개발에 어려움을 겪는 것 같다. 실제 지난 10년간 많은 약들이 연구됐지만, 치료효과를 입증하지 못해 실패했다.
이에 따라 만성 B형, C형간염, 간경변증으로 인해 간암이 발생한 환자 중 간절제술이 불가능한 진행성 간암에서 전신항암치료제로는 소라페닙 밖에 쓸 수 없었다. 하지만 렌바티닙이 간암 전신항암치료 1차약으로 허가를 받고, 처방권 내로 진입하면서 환자들에게 새로운 선택지가 생겼다. 간암의 경우 치료가 어렵고 재발이 잦아, 1차 치료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Q. 기존 치료제와 비교했을 때 '렌비마' 장점은
렌바티닙의 경우 소라페닙에 비해 반응률이 높다. 이는 간암 진행을 막을 뿐만 아니라 실제 종양 크기도 줄일 수 있다는 뜻이다. mRECIST 기준으로 측정한 렌바티닙의 반응률은 41%로, 10%대에 불과한 소라페닙의 반응률을 상당히 개선한 것으로 확인됐다. 더 강력한 항암효과를 가진 간암치료제에 대한 기대가 충족된 셈이다.
렌비마는 간암 1차 치료에서 소라페닙 대비 전체 생존기간(OS)의 비열등성도 최초로 입증했다. REFLECT 연구에서 렌비마 치료군의 전체 생존기간 중앙값은 13.6개월, 소라페닙 치료군은 12.3개월로 비열등성을 확인했다. PFS(무진행 생존기간)는 렌비마 7.3개월, 소라페닙 3.7개월로 렌비마 치료군이 2배 이상 길었다.

 "1차 치료제로 환자들 치료 선택 폭 넓어져"
 "기존 치료제 대비 종양 크기 대폭 축소 등 반응률 높아"
 "부작용도 소소해 고령 환자들에서도 안전하게 사용 가능"

Q. 렌비마의 경우 전체 생존기간(OS) 측면에선 기존 치료제 대비 우월성을 입증하지 못했는데
넥사바는 지난 10년간 반응률은 낮지만, 유일하게 전체 생존기간을 늘려준 치료제였다. 그러다보니 간암치료에 있어 그동안 OS가 중요한 지표로 활용됐다. 그러나 반응률을 40%대까지 높인 렌비마가 등장하면서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게다가 '비열등성'은 통계학적인 방법으로 입증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Q. 부작용은 어떠한가
 렌비마의 경우 고혈압, 단백뇨 등의 부작용이 있으나 이는 혈압약이나 관찰을 통해 조절이 가능하며, 환자도 크게 불편함을 느끼지 못하는 부분이다.  환자에게 렌바티닙을 처방해보니 부작용을 호소하는 환자 비율이 소라페닙에 비해 낮았다. 손발의 피부가 벗겨지는 직접적인 부작용도 없었다. 그래서 고령이거나 다른 내과적 동반 질환이 있는 환자에도 비교적 안전하게 사용 가능한 약제로 보고 있다.

Q. 특히 어떤 환자군에서 효과가 기대되나
아직 사용 경험이 많지 않아 확정적으로 말하기 어렵다. 그러나 다국적 3상 임상 연구결과와 실제 임상 경험에 비춰 봤을 때, 부작용 측면에서는 확실히 이점이 있다. 이에 부작용을 견디기 힘든 고령환자나 부작용 발생으로 사회활동이 저해될 수 있는 40~50대 남성 환자들에게 우선 고려해 볼 수 있다. 고령환자의 경우 항암치료를 하면 전신상태가 떨어져 치료를 지속하지 못하게 될 가능성이 있어 부작용 적은 약제가 도움이 된다. 또 렌비마는 손발의 피부가 벗겨지는 등 환자가 일상생활에서 불편함을 겪을 만한 부작용이 적어 직장생활을 해야 하는 중년 남성에게도 도움이 된다.

Q. '2차 치료제'가 없다는 게 약점이다
그렇다. 렌비마 치료 이후 쓸 수 있는 2차 약제가 없다는 점이 아쉽다. 렌비마에 급여가 적용된다고 하더라도 2차 옵션이 다양하지 않으면 선택 시 고민이 필요하다. 국가 보험 재정을 고려해야 한다는 점은 이해되지만, 환자의 입장에서 바라볼 필요가 있다. 렌비마의 경우 후속약물을 정하기 위한 임상도 진행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2차 약물들은 넥사바를 1차로 사용한 환자들을 대상으로 허가를 받았고, 최신 약물인 렌비마는 아직 1차로 약을 사용한 환자군을 확보하는 일도 쉽지 않다.


Q. 해외에서는 자유롭게 사용하는 걸로 알고 있는데

해외는 국내보다 항암약물을 선택할 수 있는 옵션이 다양하다. 가까운 일본에서는 어떤 약물을 먼저 쓰고 어떤 약물을 이후에 써야 하는지는 대해서는 그 환자에 대해 가장 잘 알고 있는 주치의에게 의학적 판단에 맡기고 있으며, 국가는 이를 지원한다. 렌비마 이후 2차 치료에 대한 임상이 없다는 이유로 국가에서는 2차 치료제 허용 가능성에 대해 주저하고 있고, 학회에서도 지속적으로 개선을 요구하고 있지만 현실적으로는 어려운 상황이다. 어려운 상황이지만 국가가 전문가 의견을 좀 더 폭넓게 수용해 더 늦기 전에 다양한 항암약물로 치료를 받을 수 있게 환자들에게 기회를 열어줬으면 한다.

Q.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실제 써보니 이전 3상 연구 결과대로 부작용이 기존의 1차 약제보다 덜하고, 우리 병원 데이터에 의하면 치료 효과 측면에서도 진행 확률이 좀 더 낮았다. 부작용 발생이 더 낮아 환자에게도 부담이 덜 되고, 의사 입장에서도 적은 부작용뿐만 아니라 우월한 효과로 확신을 가지고 처방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된다.  

<기사원문보기

http://www.dailymedi.com/detail.php?number=843150&thread=22r05>

2019/07/02 14:11 2019/07/02 1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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