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 당선인(61)은 오는 2월25일 공식 취임한다. 첫 여성 대통령이다. 그가 취임 이전까지 꼭 마무리해야
하는 것 중 하나가 대통령 주치의(이하 주치의) 임명이다. 지금까지 주치의는 물론, 주치의를 자문하는 30~40명의
자문의사에도 여성은 한 번도 포함되지 않았다. 여성대통령이 탄생한 만큼 주치의는 아니더라도 자문의단에는
여성의사가 포함될 것이란 게 의료계의 기대섞인 전망이다. 전과 달리 부인과 부문의 진단이 반드시 필요해졌기
때문이다. 자문의는 주치의가 선정한다.

그간 대통령 주치의는 국가 중앙병원인 서울대병원 교수가 맡는 게 관행처럼 돼 왔다. 최윤식(이명박·순환기내과), 송인성(노무현·소화기내과), 고창순(김영삼·내분비 및 핵의학과), 최규완(노태우·소화기내과), 한용철·김노경(전두환·호흡기내과·혈액종양내과) 등 대부분의 주치의가 서울대병원 교수들이다.

예외가 없진 않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허갑범 교수(내분비내과)와 성애병원 장석일 의료원장(알레르기내과)를 주치의로 전격 임명해 의료계에 충격을 줬다. 전두환 전 대통령은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민병석(내분비내과) 교수를 주치의로 임명했지만 민 교수는 1983년 북한의 미얀마 아웅산 폭파 테러사건 때 순직했다. 뒤를 이은 주치의는 서울대병원 교수였다.

서울대병원 교수가 아닌 이를 주치의로 임명한 것은 다 이유가 있었다. 예컨대 김대중 전 대통령은 허 교수가 선거유세에서 자신의 건강문제를 불식시킨 것을 높이 샀다. 야당을 하면서 교통사고를 당했을 때 서울대병원에서 홀대를 받은 경험 때문에 서울대병원 교수를 지명하지 않았다는 설도 있다. 교통사고 때 김 전 대통령 치료를 맡은 서울대병원 담당 의사는 명의로 유명했지만 무뚝뚝한 말투와 무성의한 듯한 태도로 일관해 김 전 대통령으로부터 호감을 사지 못했다고 한다. 일부러 그런 것이 아니라 천성이 그랬지만 아무래도 좋은 인상을 받기는 어려웠을 법하다. 장 의료원장은 김 전 대통령의 재야 시절 담당주치의였다.

학교 후배를 주치의로 임명한 대통령도 둘 있다. 김영삼 전 대통령은 경남고 후배인 고창순 교수를, 노태우 전 대통령은 경북고 후배인 최규완 교수를 각각 주치의로 삼았다. 개인적 친분으로 주치의로 임명한 것은 이명박 대통령이 하이라이트다. 주변의 예상을 뒤엎고 사돈인 최윤식 교수를 주치의로 지명한 것이다. 최 교수는 정년퇴임 전에 분당서울대병원으로 자리를 옮긴 후여서 ‘주치의는 유사시 20~30분 이내에 청와대 등 대통령이 있는 장소에 도착할 수 있어야 한다는 유사시 거리 규정’에 위배된다는 얘기가 불거지기도 했다. 이와 대항해 언제 어디서나 진료를 할 수 있는 원격의료, 유비쿼터스 의료 시대에 거리는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논리도 제기됐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서울대병원 내과 과장이던 송인성 교수를 병원 측의 추천에 의해 수용한 데 이어 한방주치의제를 처음으로 도입, 경희대병원 신현대 교수를 임명했다. 이명박 대통령이 임명한 2대 한방주치의는 류봉하 경희대 한방병원장이 맡았다.

주치의는 대통령의 일반적인 건강관리 뿐 아니라 해외순방, 지방 방문, 휴가 등 주요 일정에 동행한다. 차관급 예우를 받으며 자문의단을 구성해 청와대 의무실, 인근의 국군 지구병원과 함께 대통령과 가족, 그리고 국가 주요 요인들의 건강을 돌본다. 청와대 출입은 대통령과의 사적인 친밀도나 개인적인 성향에 의해 횟수가 잦아질 수 있다. 대표적으로 고창순 교수는 매일 새벽 김영삼 대통령과 함께 조깅을 했다.

의료계에선 세브란스병원 성형외과 탁관철교수가 자신의 병원으로 주치의 임명이 이뤄지도록 어떤 역할을 할지에 대해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박 당선인은 2006년 5월 서울 신촌로터리에서 지방선거 지원 유세를 하던 중 ‘커터칼 테러’를 당했다. 박 당선인은 급히 지혈을 한뒤 인근의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응급실로 가서 미세 봉합수술 등 치료를 받았다. 당시 진료를 담당한 의사가 탁 교수다. 박 당선인은 이후에도 세브란스병원을 상당히 이용했다고 한다. 세브란스병원 한 보직자는 “(박당선인이)최근 치아 진료를 받았다”고 밝혔다. 세브란스병원 측도 박 당선인과의 인연을 들어 탁 교수의 주치의 임명을 은근히 기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관습을 중시하는 박 당선인의 특성으로 미뤄 예전처럼 서울대병원 교수를 주치의로 임명할 가능성이 더 크다는 게 의료계의 대체적인 전망이다.

의료계에서는 주치의는 아니라도 자문의단 의사에는 여성이 상당수 포함될 것이라는 전망이 설득력있게 나돌고 있다. 여성 주치의 가능성이 높지 않은 것은, 주치의는 내과의사 가운데 주요 병원의 과장 이상의 경력을 가진 이가 주로 뽑혔는데 현재 여성 의사 가운데 이런 조건에 부합하는 이가 거의 없기 때문이다. 서울대병원의 한 원로급 교수는 “여성 대통령이라는 특성상 주치의가 여성 자문의를 위촉할 가능성이 크다”면서 “서울대병원의 관련 과에 자격요건을 갖춘 여교수가 부족하기 때문에 다른 병원의 여의사들까지 거론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그는 숫자는 3~4명에서 많으면 5명 이상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의료계에서는 서울대병원 내과의 중견급인 안규리 교수(58·신장내과·공공의료사업단 부단장)가 주치의 자문단에 들어갈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보고 있다. 전통적으로 대통령 주치의는 내과에서 맡아 왔기 때문에 안 교수의 경력으로 볼 때 주치의로서도 손색이 없다는 얘기까지 나온다. 서울의대 출신의 안 교수는 신장질환 치료 및 신장이식 면역반응 분야의 권위자이다. 부친이 과학자로 성공하라는 뜻에서 ‘퀴리 부인’의 이름을 따서 ‘규리’로 했다고 한다. 안 교수의 영어 이름은 퀴리 부인과 같은 ‘Curie Ahn’이다. 품성이 온후하고 착해 ‘착한 규리’로 불린다.

한방 쪽은 주치의나 자문의 대상으로 강동경희대병원 웰니스센터장인 송미연 교수(42·한방재활의학과)가 거론되고 있다. 경희의료원 관계자는 “송 교수의 전문 분야가 박 당선인이 추구하는 건강코드와 잘 맞아 한방주치의 추천의 한 명으로 검토 중”이라고 귀띔했다. 세 자녀를 둔 송 교수는 30대 중반에 이미 세계인명사전에 오를 정도로 유명하다. 최근 발간한 체형교정 다이어트 책은 대만·중국(예정)에서도 출판됐다. 김영삼 전 대통령 내외의 한방 진료를 맡고 있다.

피임 및 여성질환 권위자인 순천향대 서울병원 이임순 교수(60·산부인과)도 산부인과 자문의 후보로 꼽힌다. 서울대병원에는 자문의를 맡을 만한 여성 산부인과 의사가 거의 없다. 이 교수는 차기 정부에서 저출산 및 고령화 대책 등의 중요 역할을 맡게 될 것으로 알려졌다. 박 당선인의 진료를 담당해 왔다는 소문이 나돌고 있다. 이 교수 본인은 이와 관련해 “사실이 아니며 만난 적은 있다”고 말했다.

유방외과 분야는 국립암센터의 유방외과 이은숙 박사(51·유방암센터장)가 적임자로 떠오르고 있다. 고려대 의대를 수석으로 졸업한 뒤 미 MD앤더슨 암센터에서 박사 후 연수과정을 거쳤으며 유방암 분야 학계에서 인정하는 차세대 주자다. 유방암의 권위자인 노동영 서울대 암병원장이 있긴 하지만 여의사로서 하마평에 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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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1/25 16:55 2013/01/25 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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