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밀한 접근으로 최대의 치료 효과를 추구하는 이창걸 교수


방사선수술의 장점은 초기 환자의 종양을 정밀하게 제거해서 장기의 기능을 살릴 확률이 상대적으로 높다는 데 있습니다.

초기 후두암의 경우는 방사선만으로도 90% 이상 완치가 가능합니다. 정밀한 치료로 목소리도 살릴 수 있고 보완적인 치료로만 보던 시절은 이미 지나갔습니다. 방사선은 모든 병기에서 다양한 형태로 암 치료에 사용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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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어선 모니터 앞에 의사들이 둘러앉았다. 환자의 몸속을 찍은 영상이 화면에 오르고 회의가 시작됐다. 주치의가 종양의 위치와 크기, 그동안 쬔 방사선의 세기와 양, 치료 경과 등을 알렸다. 화면에 새로운 환자의 영상이 올라갈 때마다 차분한 의견교환과 검토, 고민이 담긴 짧은 침묵이 되풀이됐다. 그리곤 이창걸 교수(방사선종양학과)가 어느 정도 세기의 방사선을 얼마나 오래, 언제까지 조사할지 정했다. 오후 2시가 조금 넘은 연세암병원 1층, 치료계획실에서는 이렇게 암환자들의 삶을 좌우할 결정들이 내려지고 있었다.


이렇게 결정된 수치가 현장에서 그대로 적용되는군요.
이건 밑그림 정도입니다. 아직 거쳐야 할 단계가 많습니다. 한 번에 방사선을 쐬는 양이 상당해서 실수가 없도록 몇 단계의 안전장치를 마련 해놓고 있거든요. 이렇게 계획이 세워지면 인체 모형을 대상으로 설계했던 방사선이 제대로 들어가는지 확인합니다. 그 영상을 찍어 설계한 그림과 겹쳐보는 방식으로 오차를 잡아내고 다시 조정합니다. 거기다 방사선치료기 안에 들어간 환자가 몸을 움직이는 경우까지 감안해 세기와 범위를 결정합니다. 환자의 안전이 달린 만큼 아무리 바빠도 '오차제로'를 목표로 절차와 규정을 철저히 지킵니다.


하지만 방사선이 지나가면서 주변 장기나 조직을 손상시키는 건 피할 수 없지 않을까요?
예전에는 방사선량을 정밀하게 조작할 수가 없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정상적인 조직까지 망가뜨기곤 했습니다. 암을 치료하고 나서도 심한 부작용에 시달려야 했던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방사선량에 대한 치밀한 검토가 이뤄졌고, 항암제치료와 병행하면서 방사선 조사량을 줄이는 방법도 개발됐습니다. 재발 패턴을 분석해서 예방적으로 넓은 부분에 방사선을 쬐는 대신 치료 부위를 정밀하게 조절하게 되었습니다. 100%를 장담할 순 없겠지만 부작용이 대폭 해소돼서 치료 효과와 삶의 질을 동시에 추구하는 수준에 이르렀습니다.


수술을 뒷받침하는 보완적 치료로서는 더 바랄 게 없는 정도가 된 거군요.
저는 술 담배와 관련이 많은 폐암, 두경부암, 식도암 같은 질환들을 주로 보는데, 2-3기 환자들의 경우에는 일반적으로 수술이후에 치료 효과를 높이고 재발을 막기 위해 방사선치료를 합니다. 보완적인 치료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방사선치료는 거기에 그치지 않습니다. 일부 암은 초기에 수술 대신 방사선량을 높여 환부에 3-4회 정도 집중해서 조사하면 암이 완전히 없어지기도 합니다. 몸의 부담을 줄이면서도 같은 효과를 끌어내는 거죠. 그밖에도 종양의 크기가 너무 크다든지, 혈관이나 신경과 붙어 있어 수술이 어렵다든지, 종양이 뇌나 뼈로 번져 마비와 통증이 심하다든지 할 때도 방사선 치료로 문제를 해결합니다. 결국 암의 병기와 상관없이 모든 영역에서 활용될 만큼 방사선치료 범위가 넓어졌다고 보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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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사선으로 수술을 한다고 보면 될까요?
칼로 도려내는 것과 똑같은 효과가 있어서 실제로 방사선수술이라고 부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2002년쯤 세기조절방사선치료라는 개념이 도입되면서부터 활성화되기 시작했습니다. 암이 있는 부위에 같은 양의 방사선을 쬐는게 아니라 기계를 360도로 돌려가며 환부에 맞게 세기를 조절합니다. 예전 같으면 종양 주위로 1-2cm까지를 치료 범위로 잡았다면, 지금은 치료기기에 올라간 환자의 자세까지 감안해 5mm이내로 폭을 좁혀서 방사선을 쬡니다. 뇌 속의 작은 종양을 치료할 때는 여유 범위를 2-3mm까지 줄여 뇌손상을 최소화합니다.


부담은 적고 효과는 같다면 환자들은 무척 종하하겠어요.
식도암 환자 한 분이 생각납니다. 의약분업 문제로 파업이 한창이던 때라 수술이 차일피일 미뤄졌습니다. 결과 외과 선생님의 권유로 항암-방사선치료를 먼저 시작했는데 치료가 썩 잘 됐습니다. 나중에 환자가 그러더라구요 처음에는 원하던 수술을 받지 못해서 몹시 실망했었는데 파업 덕에 수술을 피했다고요. 또  폐암을 앓던 어르신 한 분도 폐 기능이 떨어지고 마취가 어려워 방사선치료를 선택했어요. 이틀에 한 번씩 4차례 치료를 했는데 폐 기능에 아무 손상 없이 완치가 됐습니다. 그 무서운 폐암 치료가 너무 간단하고 신속하게 끝나니까 환자가 도리어 어리둥절해 하더라구요.


이만하면 방사선치료는 더할 나위 없이 발전했다고 봐야겠군요.
꼭 그렇지는 않습니다. 앞으로도 무궁무진하게 영역이 넓어질 겁니다. 어떻게 하면 방사선을 적게 주고 효과를 높일 수 있는가에 관한 연구는 끊임없이 진행 중이니까요. 같은 방사선을 주어도 어떤 이들은 치료가 더 잘되는 까닭도 알아내야 하고요. 방사선을 강하게 몇 차례 조사하는 것과 약하게 여러 차례로 나누어 쬐는 것 가운데 어느 쪽이 더 유리한지도 파악할 필요가 있습니다.경험적인 결과에 기대지 않고 분자생물학적 인자와 치료 감수성을 따지는 겁니다. 방사선으로 암세포를 죽이면 그때 나오는 물질이 면역성을 두드러지게 높이는데 그 기전이 무엇인지, 어떻게 약물과 함께 써서 치료 효과를 극대화 시킬지도 연구 과제입니다.


글 : 이창걸 교수(방사선종양학과)
출처 : 세브란스병원웹진
http://blog.iseverance.com/sev/21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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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9/07 15:52 2017/09/07 1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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