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기발견 어렵고 재발률 높은 이유는


5년 생존율 20년째 9.4%
사실상 조기진단 방법 없어
흡연, 췌장암 발병률 2~5배 높여 
전문가, 적극적 치료의지 강조


인류는 질병을 극복하기 위해 무수히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습니다. 특히 스스로 무한 증식해 인간의 몸을 망가뜨리는 암(癌)을 정복하려는 노력은 필사적이었습니다. 위암 등 일부 암은 조기 치료할 수 있는 길이 열리기도 했습니다. 의료인의 이런 노력으로 ‘암 정복은 8부 능선을 넘었다’는 기대에 찬 평가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그런데 여기 골칫덩이가 하나 있습니다. 지난 20년 동안 유일하게 환자 5년 생존율이 그대로 입니다. 가장 양호한 예후를 보이는 갑상선암조차 그동안 5년 생존율이 6% 상승했는데 이 암은 꿈쩍도 하지 않았습니다. 바로 췌장암입니다.


우상명 국립암센터 췌장암클리닉 전문의는 24일 인터뷰에서 “췌장암의 생존율을 이야기할 때마다 담당 의사로서 마음이 매우 무겁다”고 토로했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국가암정보센터 조사 결과 1993년 췌장암 환자 5년 생존율은 9.4%였는데, 20년 뒤인 2013년에도 제자리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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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간 동안 전립선암 환자 5년 생존율은 36.6%, 위암은 30.3% 상승했습니다. 우 전문의는 “초기 증상이 뚜렷하지 않아 대부분 환자의 경우 이미 병세가 많이 진행된 뒤에 발견되고 수술적 절제가 가능한 비율은 20% 이내에 머문다”며 “완전히 병변을 절제해도 암세포 미세 전이로 생존율 향상 기간이 4~6개월에 불과하고, 병세가 많이 악화된 환자에 대해서는 항암제나 방사선 치료 반응이 극히 낮다”고 설명했습니다.


방승민 연세암병원 췌장담도암센터 소화기내과 교수는 “췌장암은 20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조기에 진단할 수 있는 방법이 거의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방 교수는 “조기에 진단한다고 해도 수술 후 재발률이 40~60%이고, 전체 환자 중 75%를 넘는 대다수 환자는 진단 당시 수술이 불가능한 상태”라고 덧붙였습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췌장암 치료를 포기해야 할까요.

췌장암 환자 A(56)씨는 8년 동안 췌장암으로 투병해 왔습니다. 그동안 폐에서 종양이 발견돼 폐수술을 받기도 했습니다. 전이암인 3기나 4기에 종양을 발견하면 대부분 1년 이내에 사망한다는 점에서 그의 사례는 매우 이례적으로 평가됐습니다. 4년 전부터는 항암 치료를 진행했습니다. 너무 힘들어 항암 치료를 잠시 중단하기도 했지만, 치료 의지를 굽히지 않았습니다. 우 전문의는 “현재까지 열심히 치료를 받고 있고 암이 더 진행되지 않은 상태로 일상생활을 하고 있다”며 “환자와 의료진 모두에게 힘든 암이지만 수술로 완치된 장기 생존자가 분명히 존재하고, 항암 치료와 방사선 치료로 진행을 막을 수 있기 때문에 적극적인 치료 의지가 가장 중요하다”고 설명했습니다.


초기 췌장암은 증상이 거의 없습니다. 주요 증상인 황달과 등 부위 통증, 체중 감소는 이미 병이 많이 진행된 뒤에 생기는 사례가 많습니다. 종양 발생부터 암세포가 다른 장기로 전이되는 시기를 1년 이내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지만 실제로는 6~7년의 긴 기간이 소요됩니다. 이후 말기암까지 가는 데 2.7년이 걸립니다. 우리가 병 진행 속도가 빠르다고 느끼는 것은 7~8년을 증상도 없이 지내다 갑자기 발견하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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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승민(왼쪽) 연세암병원 췌장담도암센터 소화기내과 교수가 환자의 췌장 병변을 확인하기 위해 내시경 역행 췌담관 조영술(ERCP)을 시행하고 있다. 연세암병원


가족 중 환자 있다면 위험률 더 높아져

췌장암의 가장 중요한 징후는 당뇨병입니다. 췌장은 혈당을 조절하는 ‘인슐린’을 분비하는 기관이기 때문입니다. 방 교수는 “당뇨병으로 치료받는 사람이 평소 잘 조절되던 혈당이 조절되지 않는 경우 췌장암을 의심해야 한다”며 “또 40대 이후에 갑자기 당뇨병이 발병하면 췌장암 검사를 진행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췌장암 환자는 소화불량을 호소하는 사례가 많기 때문에 위염 치료를 받고도 증상이 계속되면 췌장암을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국내 췌장암 환자의 당뇨병 유병률은 28~30%로 일반인(7~9%)의 3배 이상이라고 합니다. 췌장암 위험 요인은 일부 밝혀져 있습니다. 그래서 췌장암이 생기지 않도록 미리 주의하는 것이 현재로서는 가장 좋은 대책입니다.

전문가들은 공통적으로 흡연과 음주, 만성췌장염을 꼽았습니다. 우 전문의는 “특히 흡연은 췌장암 위험을 2~5배까지 높이는 최대 위험 요소”라고 했습니다. 가족 중에 췌장암 환자가 있다면 위험은 더 높아집니다. 방 교수는 “우리 연구팀 분석에서 가족력 영향은 6% 정도로 조사됐다”고 했습니다. 당뇨병이 원인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방 교수는 “당뇨병은 다소 논란이 있지만 3년 이내에 갑자기 발생한 당뇨병이나 15년 이상 당뇨병을 앓은 환자에서 췌장암 발병률이 높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혈액을 이용한 종양표지자검사(CA19-9)를 맹신하는 분들이 많은데 전문가들의 의견은 달랐습니다. 만성췌장염이나 담관염에서도 수치가 증가할 수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일반 건강검진으로 췌장암을 발견하기란 쉽지 않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췌장암을 조기에 발견하는 표준검사법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다만, 내시경 끝에 초음파기기를 장착한 내시경 초음파와 컴퓨터단층촬영(CT), 자기공명영상(MRI) 등 고위험군 위주의 선별 검사는 효과적이라고 합니다.


전체 환자의 20%만 수술 가능
 췌장암에 대한 항암 요법은 여전히 환자나 의료진의 기대에 못 미치는 수준인 것이 사실입니다. 전이암을 완치하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그러나 대다수 환자에게는 생존 기간 연장에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기도 합니다. 신약이 잇따라 개발돼 전이성 췌장암 치료제 병용 요법으로 중앙생존기간(100명의 환자가 있을 경우 생존 순위 50번째 환자 생존 기간)을 11개월 늘리는 것으로 조사되기도 했습니다. 방사선 치료는 암세포가 다른 장기까지 가지는 않았지만 췌장 주변 혈관을 침범해 수술이 불가능한 ‘국소 진행성 췌장암’에서 추가 전이를 억제하고 생존 기간을 늘리는 데 이용하고 있습니다. 이 암은 췌장암 3기로, 전체 췌장암 환자의 35%가 해당됩니다.


수술이 가능한 환자는 암세포가 췌장에 있을 때만 가능합니다. 전체 환자의 20%만 해당됩니다. 상황에 따라 췌장 전체를 제거할 수도 있습니다. 또 항암 치료를 먼저 시행해야 할 때가 많습니다. 따라서 수술 전 건강 상태와 체력이 매우 중요하고, 무분별한 채식이나 민간요법에 휘둘리지 말아야 합니다.


방 교수는 “섣부르게 ‘포기하지 말라’고 말씀드리고 싶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또 포기하라고 말하고 싶지도 않다”며 “정석의 치료법이 어떤 측면에서는 한계를 갖고 있지만, 또 한편으로는 분명히 생존 기간을 늘리고 있기 때문에 환자와 의료진이 소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우 전문의는 “환자와 치료를 하는 의료진 모두에게 힘든 암이지만 치료 성적을 높이는 노력으로 조금씩 전진하고 있다”며 “의료진과 환자뿐만 아니라 일반 국민들의 응원과 관심이 절실하다”고 거듭 강조했습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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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8/02 11:12 2016/08/02 11:12

[경향신문] ‘건강도약 2015’ 노성훈 연세암병원장


ㆍ만성질환처럼 된 암… ‘암 이후의 삶’ 생각해야
ㆍ예방·조기진단·치료뿐 아니라 생존자 삶의 질 향상에 힘쓸 것


보건복지부의 최신 국가암등록통계를 보면, 암 치료를 받고 있거나 치료를 끝낸 암 경험자는 1999~2012년에만 총 123만4879명이다. 그 이전과 이후까지 합산하면 암을 겪고 있거나 암을 극복한 인구는 훨씬 많다. 현재 한국의 암 치료율은 세계적인 수준이다. 하지만 암 발생은 계속 늘어나고, 일부 암은 치료 성적이 아주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다. 평생 3명 중 1명이 암에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국민 사망원인 ‘부동의 1위’이다. 암은 여전히 건강의 최대 이슈라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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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성훈 연세암병원장(61·외과)은 경향신문과의 신년인터뷰에서 “만성질환처럼 돼버린 암의 조기진단이나 치료뿐 아니라 앞으로는 예방과 암 치료 후 삶의 질도 중시해야 한다”며 “암을 겪은 사람들은 재발에 대한 걱정으로 일상생활에서 정신적·심리적 위축을 느끼는 만큼 암 생존자들을 위해 다학제적인 관리와 삶의 질 향상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겠다”고 말했다.


- 우리나라 암 치료의 현재 좌표, 그리고 앞으로 전망은 어떻습니까.

“국내 병원들은 새로운 암 치료기술을 적극 도입하고 있습니다. 암 치료에 관한 한 상당수 암에서 이미 미국이나 유럽, 일본을 앞서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환자 개개인의 유전정보, 선천적·후천적 성향을 고려해 암을 치료하는 맞춤형 의학으로 발전해가고 있죠.

진단부터 치료에 이르기까지 최첨단 분자의학과 정밀의학 도입으로 치료율은 더 향상될 것입니다. 하지만 암은 아직 정복되지 못하고, 암과의 힘겨운 싸움은 계속 진행형입니다. 의료계와 국가적 연구를 기반으로 한 근거중심 의학을 시행하는 데 더 노력해야 하고, 암 발생을 근본적으로 줄이기 위한 예방교육 및 생활습관 개선 노력이 뒤따라야 합니다.”

- 매년 숫자가 늘어나는 암 환자를 위해 어떤 것이 필요합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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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 치료는 수술, 약물, 방사선 등 우리가 가진 역량을 총동원해 집중적으로 해야 합니다. 이것을 학제간 치료라고 부릅니다. 기존의 ‘내 환자’ 관점이 아닌 ‘우리 환자’라는 인식을 공유하며 통합적이고 전방위적인 접근을 하는 겁니다. 뿐만 아니라 통증 관리, 재발 방지, 감염 및 만성질환 관리, 환자와 가족의 정신건강, 환자의 사회복귀 등 다방면으로 시스템을 구축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동안 암 치료에만 집중한 나머지 환자들의 정서 및 심리적인 부분은 상대적으로 소홀했어요. 긴 대기시간, 의료진의 시간에 맞춘 일률적인 회진, 미진한 설명, 한밤중에 시행되는 일상적인 검사로 환자들이 힘들었습니다. 또한 암 치료 후에도 의료진과 정보를 교류할 수 있고 올바른 지식을 전달하기 위한 교육프로그램 같은 것에도 더 관심을 기울여야 합니다.”


노 원장은 위암 수술의 권위자다. 지금까지 9500여건의 수술을 집도했다. 수술 중 암덩어리를 만지거나 조작하는 것을 최소화해 수술 과정에서 암세포가 퍼지는 것을 막는 데 특별한 노하우를 갖고 있다. 특히 림프절 절제를 철저히 해서 암 전이나 재발을 방지하는 근치적 절제술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해 4월 새롭게 확장해 독립 개원한 연세암병원 원장을 맡은 이후에도 1주일에 6~7건의 위암 수술과 70명 내외의 외래진료를 한다.


- 한국인에게 흔한 위암의 치료율을 높이기 위한 방안을 말씀해 주십시오.


“위암은 국내에서 매년 2만5000명 정도가 걸립니다. 과잉진단 논란이 있는 갑상선(갑상샘)암을 빼면 위암은 한국인이 가장 많이 걸리는 암이며 위암 사망률은 전체 암 가운데 3번째입니다. 그러나 치료 성적이 매우 높아 수술을 받으면 80% 생존율을 기록하지요. 조기에 발견하면 90% 이상으로 높아집니다. 조기 진단은 국가 암관리 정책과 국민의 인식 제고에 힘입어 정기적인 내시경 진단을 통해 비약적인 성과를 거두고 있죠. 하지만 여전히 늦게 발견돼 수술 성적이 좋지 않거나 수술 자체를 못하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대다수 암이 그렇지만 위암은 특히 수술이 우선 잘 돼야 치료율이 높아요. 수술이 가장 중요하고, 수술 자체가 완치인 경우도 많습니다. 수술이 잘 되려면 일찍 발견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점을 거듭 강조하고 싶습니다. 예방을 위한 식습관 개선과 운동은 필수이고요.”


노 원장은 “위암 치료율을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는 방안의 하나로, 유방암이나 대장암처럼 개인 맞춤형 치료를 위암에 적용하는 연구에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연세암병원은 1995년부터 위암 환자 개개인의 암 조직을 보관하는 유전자 은행을 운영해 왔고, 그들의 임상정보를 축적한 것이 큰 자산이 되고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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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복강경이나 로봇을 이용한 위암 수술이 많이 시도되고 있는데요.


“조기 위암이 늘면서 복강경 수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죠. 수술 후 적은 통증과 빠른 회복이 장점이지만 진행성 위암에 대해서는 장기 생존율에 대한 결과가 없기 때문에 신중해야 합니다. 로봇 수술은 3차원 영상으로 시야를 확보할 수 있고 다양한 기능을 하는 로봇팔을 이용해 수술을 하는 것이 장점입니다. 하지만 비용이 비싼 게 단점이죠. 로봇 수술 대상이 되는 위암 환자는 복강경 수술과 같습니다. 암 병변이 있는 위와 주변의 림프절까지 제거하는 데는 개복수술이 아직까지 가장 널리 쓰이는 방법입니다.”


노 원장은 “암은 그동안 불치병으로 여겨졌지만 지금은 10명 중 7명이 완치되는 충분히 극복이 가능한 병이므로 암에 대한 공포를 갖고 살아갈 필요는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모든 것을 환자와 그 가족의 눈높이에서 보겠다”며 “암 환자의 시간은 정말로 골든타임, 금쪽같은 것이기 때문에 시간을 아끼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박효순 기자 anytoc@kyunghyang.com

2015/01/12 09:56 2015/01/12 09:56

암, 빨리 찾으면 이긴다 <2> 남성 발병률 1위 위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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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암을 잡아라.’

국가암정보센터의 최근 국내 암 발생 현황에 따르면 갑상샘(선)암이 전체의 19.6%로 1위를 차지했다. 갑상샘암 다음으로는 위암(17%), 대장암(14%), 유방암(10%), 폐암(4%) 순이다. 하지만 갑상샘암은 비교적 진행이 느리고 조기 발견이 많아 5년 생존율이 99%가 넘는다. 결국 한국인에게 가장 문제가 되는 암은 위암인 셈이다. 특히 남성에게는 위암이 발생률 1위다.



○ 조기 발견이 치료의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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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은 위암 발병률은 동아시아 국가의 공통된 특징이다. 일본 중국에서도 위암 발생률이 1위다. 이 나라들은 염장문화가 발달해 음식의 나트륨 함량이 높은데, 짠 음식 섭취는 위암 발생의 주요 원인이다. 위암 검진은 40세부터 필수다. 40세부터는 증상이 없어도 2년에 한 번씩 검진받는 것이 좋다.

조기 발견해 암이 다른 장기로 전이되지 않았을 경우에는 5년 생존율이 93%에 이른다. 하지만 검진을 통해 발견되지 않고 증상을 느끼기 시작할 때는 이미 병이 진행된 경우가 많다. 위암은 증상이 늦게 나타날 뿐만 아니라 증상이 나타나도 소화불량이나 다른 위장 질환과 구별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이상길 연세암병원 위암센터 교수는 “위암은 주변 장기로 전이될 때까지도 통증이 없는 경우가 많다. 소화불량이나 메스꺼움, 답답함의 증상도 모든 위암 환자에게 나타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연세암병원이 2013년 8월∼2014년 7월 외래를 찾은 위암 초진 환자를 분석한 결과 40세 미만의 64%가 증상이 나타난 뒤 위암을 발견했다. 40∼60세는 33.8%, 60세 이상은 32.9%가 증상을 느껴 병원을 찾았다. 증상을 느껴 병원을 방문했을 때는 4기로 진단받는 경우가 가장 많았다. 이 때문에 조기 발견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연세암병원의 보고서에 따르면 2001년에 위암 진단 환자의 10년 생존율은 1기가 85%, 2기가 59.8%, 3기가 39.9%, 4기가 3.1%였다. 암이 진행될수록 생존율이 큰 폭으로 떨어진다.
하지만 최근 의술 발달로 4기에도 수술 가능성과 생존율이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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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국립심장외과센터 교수인 실리진카 로만 씨는 최근 연세암병원에서 성공적으로 수술 받고 11월 귀국했다. 연세암병원을 찾았을 때 로만 씨는 위 경계 부위부터 식도, 부신을 비롯한 대동맥 주위 림프샘까지 암이 전이된 상태였다.


의료진은 암의 크기를 줄이기 위해 우선 항암 요법과 방사선 치료를 병행했다. 이후 수술이 가능할 정도로 암의 크기가 줄어들었지만, 아직도 식도까지 암세포가 퍼져 있어 수술이 쉽지 않았다. 노성훈 연세암병원장은 “최악의 경우 개복했다가 수술을 못하고 다시 닫을 수도 있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위를 모두 절제하고 식도와 소장을 연결한 뒤 부신과 림프샘 58개를 제거하는 대수술 끝에 결국 수술은 성공적으로 끝났다.


○ 복강경·로봇 등 수술법 비약적으로 발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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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암의 치료법은 꾸준히 발전하고 있다. 일부 조기 위암의 경우는 수술하지 않고 내시경 절제술로 완치가 가능하다. 연세암병원은 일반 내시경보다 1000배 확대가 가능한 현미경 내시경을 도입해 시술의 정확도를 높였다.


수술 흉터가 작아 회복이 빠른 복강경, 로봇 수술도 발전하고 있다. 복강경 수술은 배에 작은 구멍을 내고 카메라를 넣어 배 안을 들여다보며, 몇 개의 추가적인 구멍으로 기구를 넣어 수술하는 방법이다.


수술 후 통증이 적고, 회복이 빠르다. 로봇 수술은 3차원 영상을 통해 수술자가 원하는 대로 조정할 수 있고 이 덕분에 안정된 시야를 확보할 수 있어 의료진이 선호한다. 세브란스병원 위암센터 수술팀은 2003년 처음 도입한 후 지금까지 복강경 수술 2000여 건을 시행했다.

다양한 치료법의 발전으로 생존율이 꾸준히 높아지고 있지만 무엇보다 예방과 조기 발견이 중요하다. 연세암병원 안지영 교수는 “맵고, 짜고, 탄 음식을 피하고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이 있으면 치료하는 등 예방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40세 이상은 정기적으로 내시경 검사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가족력이 있으면 40세 이전이라도 내시경 검사를 정기적으로 받아야 한다.

민병선 기자 bluedot@donga.com

2014/12/30 11:37 2014/12/30 11:37

[노성훈 박사의 건강 비타민]
위암 1기 환자 비율, 한국 66%·일본 75% … 조기검진 더 확대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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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중국·일본의 공통점 중 하나는 위암 발병률이 높다는 것이다. 2011년 위암은 한국 남성의 암 발생률 1위, 여성의 암 발생률 4위다. 중국(2010)은 남성 2위, 여성 4위이고 일본(2012)은 남성 1위, 여성 3위다.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 보고서 ‘글로보캔(GLOBOCAN) 2012’에 따르면 전 세계에서 위암 진단을 받은 사람은 95만여 명. 이 중 한국 3만1000여 명, 중국 40만4000여 명, 일본 10만7000여 명으로 세 나라가 전 세계 위암 환자의 약 60%를 차지한다.

동북아 3국의 위암 발병률이 높은 이유로 인종(유전자)·식습관·고령화 등으로 추정하고 있으나 아직 딱 부러질 만한 답은 나오지 않고 있다.


세부적으로는 차이가 있다. 한국 연세암병원, 중국 베이징대 암센터, 일본 국립암센터의 위암 환자 병기(病期)별 현황을 보면 일본은 초기 암인 1기 비율이 전체의 75.1%에 이를 정도로 높다. 중국은 1기 비율이 22.1%인 데 반해 3기가 38.5%, 4기가 15.4%다. 한국은 1988년 32.6%에서 2010년 66%로 올라갔다. 한국은 1기 발견율이 빠른 속도로 늘고 있지만 아직 미흡한 부분이 있어 조기검진을 더 확대해야 한다.


대부분의 서구 선진국도 1930~40년대까지만 해도 위암 발병률과 사망률이 높았지만 냉장고 보급, 식생활과 영양 개선 등으로 지금은 크게 줄었다. 일본은 거의 줄지 않자 60년대 북동부의 미야기(宮城)현에서 위암 조기검진 사업을 시작했고 83년 전국 40세 이상 성인으로 확대했다. 처음에는 방사선 검사 때 조직이나 혈관을 잘 볼 수 있게 조영제(바륨)를 마시고 X선 기계로 위를 찍는 위조영술 검사를 시행했고 그 이후 내시경 검사를 추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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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도 국가에서 주도하는 5대 암 검진 사업, 직장 건강검진 등에 힘입어 암 조기 발견 비율이 획기적으로 높아졌다. 중국은 산둥성·랴오닝성 등에서 부분적으로 위암 조기검진 사업이 이뤄지고 있다.


전국 단위로 위암 검진 사업을 확대하기까지는 오랜 기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조기검진 사업을 본격적으로 시행하려면 막대한 비용이 든다.

일본은 조기 위암 비율이 높고 2기 이상의 진행성 위암 환자는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이 때문에 조기 위암에 대한 연구나 치료법에 대한 관심이 높은 반면 진행성 암은 상대적으로 떨어진다.


10여 년 전까지만 해도 일본의 위암 임상 연구와 치료 수준은 세계에서 가장 앞섰지만 지금은 개복(開腹) 수술을 비롯, 최첨단 수술(로봇수술 등)에서 한국이 앞서는 분야가 점점 늘어나고 있다.


한국은 조기 위암의 빈도가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3, 4기 위암도 많아 진행성 위암에 대한 치료와 연구가 세계 최고 수준이다. 중국은 아직 조기 위암의 진단 비율이 낮지만 건강에 대한 관심 증가와 경제성장 등에 힘입어 위암 조기검진 사업과 진행 위암의 최신 치료에 대한 수요가 크게 증가할 전망이다. 한국의 위암 검진 사업, 진행성 위암 치료 경험과 지식을 중국과 공유할 때가 왔다는 뜻이다.


노성훈 연세암병원장

2014/12/18 14:15 2014/12/18 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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