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양수 연세대 의대 학장이 집무실에서 포즈를 취했다. 새로운 시대가 필요로 하는 인재 양성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장 학장은 “진료뿐 아니라 인성과 공감소통력, 그리고 연구와 지구촌 봉사 등 글로벌 역량을 갖춘 인재를 길러내겠다”고 말했다. 연세의료원 제공

장양수 연세대 의대 학장이 집무실에서 포즈를 취했다. 새로운 시대가 필요로 하는 인재 양성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장 학장은 “진료뿐 아니라 인성과 공감소통력, 그리고 연구와 지구촌 봉사 등 글로벌 역량을 갖춘 인재를 길러내겠다”고 말했다. 연세의료원 제공

“의사의 기본은 환자를 이해하는 것입니다. 질병에 대한 이해뿐 아니라 환자의 정신세계, 그들이 처한 여러가지 여건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하고 공감하고 소통하는 능력이 상당히 중요합니다. 하지만 한국의 의학교육이 의료기술자의 양산 수준에 그쳐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이것은 우리나라 보험제도와 의료정책이 빚은 문제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의사가 시행한 시술, 처방 등이 환자 개인의 특성이 반영되지 못하는 표준화된 질병코드에 의해 인정되는 시스템으로는 의사가 개인의 양심, 학문적인 결정에 따라 자유롭게 의술을 실천하는 것이 불가능합니다. 잘못된 제도가 삭감에 대비한 보호처방과 시술을 양산하고 있다는 뜻입니다.”

장양수 연세대 의대 학장(62·심장내과 교수)은 5일 “의료신기술 개발, 의료시스템 변화, 4차 산업혁명과 맞물린 AI(인공지능) 의료와 스마트병원이 등장 등에 발맞춰 의학교육에도 큰 변화가 필요한 시대”라며 “질병치료만 잘하는 의사가 아니라 인성을 갖추고 환자와 소통하는 능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장 학장은 시대가 요청하는 새로운 의사상에 걸맞는 인재양성뿐 아니라 더불어 관상동맥 질환 중재시술 분야의 진료에서도 명의로 꼽힌다. 그리고 심혈관 유전체 연구, 의료기기 평가 및 줄기세포 재생의료, 혈관스텐트 및 신의료기기의 개발·응용 연구 등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그의 교육 철학은 ‘학생들이 졸업하여 활약할 그 시대에 필요한 인재를 양성하는 것’이다. 미래에 활약할 우수 진료인력 양성, 미래의 의학을 이끌어갈 우수 연구인력 양성, 그리고 사회 각 분야에서 활약할 리더십을 갖춘 인력을 양성하겠다는 비전을 담고 있다.

―인성이 의사에게 특히 중요한 이유는 무엇입니까.

“인성이 없이는 올바른 사회구성원이 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합니다. 당연히 인간의 존엄성을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의사를 길러야죠. 글로벌 역량 또한 중요해요. 한국 의료계는 당연히 지구촌의 어려운 난제들을 직접 그곳에 가서, 혹은 국내에서 극복하도록 하는 데 도움이 되는 역할을 할 때가 되었습니다. 이 역시도 글로벌 역량뿐 아니라 인성이 바탕이 돼야 할 것입니다.”

―인성과 글로벌 역량을 갖춘 인재 양성을 위한 교육 및 수련 시스템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연세대 의대는 이같은 시대적 요청에 따라 첫째, 러닝 커뮤니티(Learning Community) 제도를 시행하고 있습니다. 모든 학생은 4개 필러(pillar)로 나누고 각 필러마다 4~5개의 반으로 나누어 4년을 같이 보내면서 협동과 협력의 방법과 중요성을 배웁니다. 둘째, 담임반제도입니다. 2~3명의 교수마다 각 학년당 1~2명의 학생이 배정되어 의예과 입학에서부터 졸업 후 전공의가 끝날 때까지 같이 모임을 가지고 서로에 대한 이해와 도움을 주게 됩니다. 셋째, 패스·논패스(Pass/Nonpass)제도의 시행입니다. 동료 간의 경쟁을 불러오는 상대평가는 이미 우수한 인재로 선발된 현재의 의과대학생들에게는 불합리한 평가로 지적됩니다. 절대평가를 통해 경쟁보다는 협력, 그리고 자기 주도의 다양한 학생연구와 학습이 가능해집니다.”

―현재의 한국 의학교육의 한계와 문제점을 어떻게 보고 계십니까.

“최근 고등학교 졸업생 중 가장 우수한 성적을 보인 학생들이 의과대학에 진학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각 대학에 학생선발의 자율권이 없는 획일적인 입시제도로 인해 학생 본인의 능력보다는 부모의 능력을 바탕으로 시험에 잘 훈련된 학생들이 많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각 대학별 인재상에 맞은 다양한 학생을 선발할 수 있는 자율적인 평가 방법이 보장되어야 합니다. 앞으로는 다양한 경력을 가진 학생들이 의과대학에 들어올 수 있도록 문호가 개방되어야 합니다.”

장양수 학장이 시대가 요청하는 의사상과 그에 걸맞는 의학교육에 대한 소신을 밝히고 있다. 연세의료원 제공

장양수 학장이 시대가 요청하는 의사상과 그에 걸맞는 의학교육에 대한 소신을 밝히고 있다. 연세의료원 제공

장 학장은 최근 <스카이캐슬> TV드라마가 큰 화제를 모은 것과 관련, “수많은 고등학교 졸업생들이 의대에 입학하기 위해서 치열한 경쟁을 하는 것은 맞지만 의대 입학이 목적이 되어서는 안된다”면서 “사회에 많은 도움을 주고 자신을 희생하여 인류에 공헌할 수 있는 의사, 의학자가 되어야겠다는 큰 꿈과 희망을 가지라”고 조언했다.

―의학교육 관련 정책에서 문제점이 상당하다는 말씀이군요.

“저는 오래 전부터 의과대학 학생의 교육은 우수한 진료의사를 만드는 것에만 있지 않고, 미래를 이끌어갈 글로벌 연구 인력을 양성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이야기를 해 왔습니다. 그리고 실제로 사회 각층 및 의료계에서도 이를 정책적인 목소리로 강조합니다. 하지만 현실은 교육 프로그램을 진료성과 중심으로 편성하고, 의사 국가고시에도 진료에 관련된 문제만 거의 나오고, 이로 인해 의대 졸업생의 대부분이 진료의사 쪽으로 진출합니다. 연구하는 의사가 필요하다고 말만 하고 실제적으로는 연구하는 의사가 나올 수 없는 정책입니다. 기초 연구를 하는 의사들이 더 많아질 수 있게 하는 정책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장 학장은 “의학교육은 평생교육”이라며 “의대생 교육과 전공의, 전문의 그리고 전문의 이후의 평생교육을 통합적으로 관리하는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정부에서 관리하려는 분야가 너무 많아지면 효율성이 떨어진다”면서 “의료의 공공성 분야를 확충하고 이를 담당하는 의대 학생과 전공의에 대한 전폭적인 지원을 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의료일원화(의료 통합) 논의가 최근 활발히 진행 중입니다. 이를 위해 의학교육 일원화가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말합니다. 의학과 한의학 등을 모두 배우면 의사가 국민건강에 더 기여할 수 있을 것입니다.

“좋은 의견입니다. 한의학을 하시는 분들도 한의학을 한의학적인 방법으로만 분석하려고 하지 마시고 현대의학에 의한 분석을 통하여 보다 월등한 학문으로 발전시켜야 할 것입니다. 일본의 경우, 전통 한약학을 현대의학의 도움을 받아 효능을 증명하고 이를 약제로 개발하여 현재도 많이 사용하고 있습니다. 연세대 의대에서도 이러한 과학적 검증이 이뤄진 것에 대한 교육이 가능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실제로 선교사들이 시작한 연세대 의대의 경우 ‘전통적인 한의학의 어떤 부분들이 실제로 응용이 가능할 것인가’에 대한 많은 연구들이 초창기에 이루어진 바 있습니다. 이후에도 이러한 노력을 천연물 연구를 통하여 꾸준히 수행하고 있으며, 이러한 노력에 동의하시는 분이 있다면 언제든지 환영입니다.”

장양수 학장은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걸맞는 ‘융합형 인재’를 양성하겠다”고 밝혔다. 연세의료원 제공

장양수 학장은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걸맞는 ‘융합형 인재’를 양성하겠다”고 밝혔다. 연세의료원 제공

―연세의료원에서 의대 학장의 위상이 의료원장 다음으로 알고 있습니다.

“의과대학은 미래의료를 책임질 인재를 양성하고 교수진들이 교육, 연구, 진료 부분에 있어서 더욱 역량을 강화할 수 있도록 이끌어 가는 조직입니다. 우리나라 최초로 설립된 의과대학의 학장으로서 최고 의과대학의 기준을 세우고 의학교육과 연구, 그리고 진료역량을 책임져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또한 글로벌 무한경쟁시대에 맞게 세계 유수의 명문의과대학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대학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4차 산업혁명이 빠르게 진전되면서 의료환경 또한 빠르게 변화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의료시스템도 새롭게 발전합니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의학을 이끌어 갈 수 있는 ‘융합형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교육 프로그램도 새롭게 개편 중입니다.”

―마지막으로, 국민건강을 위한 조언을 부탁드립니다.

“평생 건강, 특히 심장 건강을 위해 스트레스를 줄일 수 있는 자신만의 노력이 필요합니다. 화가 나거나 감정이 요동칠 때는 단 5분간만이라도 자신의 감정을 안정시킬 수 있도록 차분히 사색과 명상을 하는 것이 좋습니다. 나이가 들수록 건강에 취약해 지는 것은 근력과 유연성이 줄어들기 때문입니다. 평상시 규칙적인 유산소 운동을 통해서 근력을 키우고 스트레칭을 통해 유연성을 늘려주세요.”

■장양수 학장은

심혈관 중재학회 이사장, 사단법인 심혈관연구원 회장, 한국스텐트 연구학회 회장,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중앙심사위원회 상근 이사, 보건복지부 지정 심혈관계질환 유전체연구센터 소장, 연세대 의대 심혈관계질환 유전체연구센터·노화과학연구소·심혈관연구소·심혈관제품 유효성 평가센터 소장, 대한심장학회 편집위원장(현), 연세대 의대 학장 겸 의학전문대학원장(현), 대한민국 특허기술상 세종대왕상 수상.



원문보기: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903061002001&code=940601#csidx70cbf13d77494148e7948063effd215
2019/03/06 14:17 2019/03/06 1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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