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PECIAL THEME 희망의 재발견 '대장직장암'

- 대장직장암의 원인과 발병추이

대장직장암의 5%는 명확히 유전에 의해 발병한다고 밝혀져 있으며, 전체 대장암의 약 15~20%는 유전적 소인과 관계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 외에 저섬유소 식이, 고지방, 정제된 음식(설탕, 디카페인 커피 등) 등 식이 요인, 가족적 성향과 관련이 있고, 만성궤양성 대장염, 크론병이 있으면 더욱 대장암 발병의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알려져 있다. 대장암의 위험요인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01. 50세 이상의 연령

대장암은 연령에 비례하여 발생하는 경향이 있어 50세 이상의 연령에서 흔하게 발생하는 양상을 보이는데, 대장암 발생의 약 80%를 차지하고 있다.

02. 식이요인

식이요인은 오랫동안 대장암 발병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환경적 요인으로 알려져 왔다.
동물성지방 또는 포화지방 식이를 할 경우 대장암의 위험도가 증가하며, 붉은 고기의 섭취가 대장암 발생 위험을 높이고 있음이 확인되고 있다. 그 외에 저섬유소 식이, 가공 정제된 저잔여 식이(low residue diet :섬유소가 적어 빨리 소화되고 흡수되어 장에는 별로 남지 않는 음식물), 알코올 등이 대장암의 발병 위험을 높이며, 일부 연구에서는 육류를 굽고 튀기거나 바비큐를 할 경우 대장암 발생 위험이 상승한다고 보고하고 있다.


03. 염증성 장 질환

염증성 장 질환은 궤양성 대장염과 크론병으로 분류될 수 있는데 이 질환이 있을 경우 대장암 발병 위험은 4배에서 20배로 증가할 수 있다.

04. 유전성 소인

대장암의 발병 위험을 높이는 가족 내 유전 질환으로는 크게 두 가지가 있다. 첫째, 가족성 용종증으로 이 질환은 수백 개 또는 수천 개의 선종이 대장벽에 생기게 되며 성인이 되면 거의 100% 암으로 발전한다. 둘째, 최근에 그 원인 유전자들이 밝혀진 유전성 비용종증 대장암으로 비교적 이른 나이에 발병하고 가족성 용종증보다 흔하다.

05. 선종성용종(adenomatous polyp)

용종(polyp)이란 장 점막의 일부가 주위 점막 표면보다 돌출하여 마치 혹처럼 형성된 병변을 말한다. 용종 중 조직학적으로 선종성용종‘( 선종’이라고도 함)이라 불리는 용종이 악성종양, 즉 대장암으로 진행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선종성용종은 크기가 클수록(표면 직경1.0cm 이상), 고등급 이형성증을 보일수록, 그리고 융모(villous)같은 특징을 보일수록 발암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06. 난소암, 자궁내막암 또는 유방암병력



 

07. 대장직장암의 가족력
 
대장직장암 환자의 5~15%가 가족력을 갖고 있다. 부모, 형제, 자녀 중에 대장직장암 환자가 있는 경우에는 발생률이 2~3배 증가하게 된다. 일부의 대장암 환자는 유전자의 변성으로 인하여 자손에게 유전되는 경우도 있다.
유전적 요인에 의하여 발생하는 대장암은 출생 시부터 결함이 있는 유전자를 갖고 태어나기 때문에 젊은 나이에 나타나고 대장 이외의 장기에도 암이나 다른 이상 소견을 나타내는 경우가 많다.


08. 육체적 활동수준

최근 대장암 발생률이 높은 서구 국가를 중심으로 수행된 연구들에 따르면 노동량이 많은 직업군에서 결장암의 발생 위험이 감소됨을 보인다. 신체 활동이나 운동은 장의 연동 운동을 촉진시켜 대변의 장내통과 시간이 짧아지게 되며 이로써 대변 내 발암 물질과 장 점막이 접촉할 시간이 줄어들게 되어 발암 과정이 억제된다.


대장암은 전체 암의 9.4%를 차지하며, 남성에게는 네 번째, 여성에서는 세 번째로 흔한 암이다. 상대적으로 예후가 좋아 2002년 약 53만 명이 사망했으며 유병률은 유방암에 이어 두 번째로 높다. 지역별 차이가 크며 선진국에서 흔한 암종으로 최근 우리나라를 비롯한 아시아에서 크게 증가하고 있다.

우리나라 대장암 연령표준화 발생률은 인구 십만 명당 남자 29.9명, 여자 18.1명으로 연평균 남자 6,264건, 여자 4,914건이 발생하고 있다. 남자의 경우 위암, 폐암, 간암에 이어 4위, 여자의 경우 위암, 유방암에 이어 3위를 차지하고 있다. 식습관의 변화, 서구화된 생활습관 등으로 인하여 발생률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대장암 발생과 사망은 모두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는데, 연령별 대장암 발생률과 사망률을 살펴보면 연령증가와 함께 증가하는 양상을 보이며 사망률도 발생률과 비슷한 경향을 보이고 있다. 한편 대장암 환자의 진단 후 1년 상대 생존율 평균은 남자 80.2%, 여자 80.5%, 5년 생존율은 남자 59.8%, 여자 57.2%로 성별 차이는 없었다.

위암, 간암 및 자궁경부암 등 현재 우리나라에서 가장 흔한 암들이 감소 추세에 있음을 감안한다면 대장암은 앞으로 우리나라 사람에서 발생하는 암의 주종을 이룰 가능성이 높다.





글 | 김지현 교수 강남세브란스병원 소화기내과
그림 | 이은호
2014/03/14 14:53 2014/03/14 14:53

8년간 대장암 12번 재발 … 이희대 교수의 ‘암 다스리는 법’

[중앙일보] 입력 2010.09.06 00:20 / 수정 2010.09.06 14:19

“희망이 최고의 약 … 나쁜 생활습관은 딱 끊어야해요”

“암 전문의인데 설마 내가 암에 걸릴까 하는 교만한 생각을 했었죠.” 이희대(58) 강남세브란스병원 유방암센터장은 잘나가는 유방암 수술 명의였다. 하지만 2003년 1년부터 암 환자가 됐다. 혈변을 보고 대장내시경 검사를 받았더니 대장암 2기였다. 스트레스, 불규칙한 식사 등 위험인자가 많았지만 건강을 돌볼 겨를이 없었다. 대장의 절반을 들어냈지만 암은 간과 골반까지 번져 4기 판정을 받았다. 중도에 치료를 포기하고 유서도 썼다. 현재 이 교수는 그를 찾는 유방암 환자를 수술할 정도로 건재하다. 적극적인 치료와 함께 생활습관을 개선해 암을 잘 관리한 결과다. 그는 “의사의 권고에 따라 자신에 맞는 식·생활방식을 택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암을 잘 다스리고 있는 이 교수의 노하우에 마법 같은 묘약은 없다. 암을 이길 수 있다는 ‘희망’이 열쇠였다.

제철 채소·과일, 현미 잡곡밥 즐겨

4기 대장암을 다스리고 있는 이희대 센터장은 “암을 예방하고 이겨내기 위해선 조기검진·병원치료·식생활습관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대한대장항문학회 제공]
이 교수의 주식은 현미에 흑미·보리·조 등을 섞은 잡곡밥이다. 반찬은 채소를 많이 챙긴다. 여름엔 상추·호박잎·치커리·근대 등에 된장을 올린 쌈밥을 즐긴다.

식탁에 올라오는 식재료는 화학비료나 농약을 쓰지 않은 유기농을 고집한다. 기관지·위·소장·대장 등 소화기관, 인체에 혈액과 산소를 공급하는 혈관 등 우리 몸은 다양한 파이프로 연결돼 있다. 이 파이프들이 산화돼 막히거나 노화하면 건강에 빨간 불이 들어오고 암도 발생한다.

이 교수는 “식품에 남아 있을 수 있는 잔여 농약은 인체 파이프의 산화 작용을 촉진한다. 유기농 음식은 이런 산화를 줄인다”고 말했다.

아침 식사 후에는 식이섬유를 보충하는 제철 과일 다섯 가지를 섭취한다. 저녁에 먹으면 칼로리가 높아져 체중조절이 힘들기 때문이다. 저녁 식사량은 아침의 반으로 줄인다. ‘아침은 왕처럼, 점심은 왕자처럼, 저녁은 거지처럼’이란 말이 있다.

육류 섭취는 일일 총칼로리의 20% 이하로 제한한다. 암은 고칼로리 음식을 좋아한다. 육류는 필수 영양소인 단백질 섭취에 도움이 되지만 지방도 함께 흡수해 칼로리를 높인다. 단백질은 두부·콩·생선·된장 등으로 보충한다.

암 환자는 대부분 식습관을 바꾼다. 우리 몸이 변화된 식습관에 적응하는 데 보통 두세 달이 걸린다. 하지만 이후에도 몸에 맞지 않는다면 방법을 중단하고, 주치의와 대안을 찾는 게 바람직하다.

틈날 때마다 몸을 움직여라

이 교수는 보조용구가 없으면 걸을 수 없다. 대장암이 골반으로 전이돼 골반 뼈 일부를 떼 냈다. 가까운 거리를 이동할 땐 목발이나 지팡이에 의존한다. 먼 거리는 휠체어에 몸을 맡긴다.

하지만 틈만 나면 몸을 움직인다. 이 교수의 진료실에는 1.5㎏의 아령이 있다. 컴퓨터를 할 때면 한 손에는 마우스, 다른 손은 반사적으로 아령을 든다.

“많은 암 환자가 우울하고 식욕이 떨어져 기력이 약해지니까 그냥 누워 지냅니다. 결국 입맛이 더 떨어져 악순환이 되죠. 틈날 때마다 운동해야 합니다. 체력은 물론 면역력을 높이고, 밥맛을 돌게 해 암을 이길 수 있는 힘을 줍니다.”

이 교수가 암 환자에게 추천하는 운동은 걷기와 등산이다. 공기가 좋고 나무에서 뿜어내는 피톤치드가 넘쳐나는 산은 암 환자에겐 최상의 체력 단련장이다. 산행하면서 먹는 과일과 채소는 대장에도 좋다. 운동은 약간 땀이 날 정도로, 노래하거나 대화하면서 즐거운 마음으로 한다.

운동에 따른 적당한 피로감은 숙면을 돕고 면역세포를 증가시킨다. 다리가 불편한 이 교수는 진료실을 나와 화장실에 다려오려면 20분 이상 걸린다. 하지만 이를 악물고 몸을 움직인다.

그는 ‘게으른 사람은 겨울에 얼어 죽는다’는 말을 머릿속에 떠올린다. 몸이 불편해도 꾸준히 걷는 노인이 그렇지 않은 그룹보다 더 오래 산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암은 우리 몸에 들어온 세입자일 뿐

이 교수는 ‘희망’을 강조한다. 희망은 변화된 식·생활습관의 효과를 배가시키고, 면역세포를 증가시키는 화수분이다.

“오 헨리의 단편소설 ‘마지막 잎새’를 생각해보세요. 암을 이겨낼 수 있다는 희망이 있으면 치료가 잘됩니다. 절망에 빠지면 결과가 나쁩니다.” ‘가짜 약’을 치료제로 알고 복용한 환자가 질병이 좋아지는 ‘플라시보(placebo) 효과’가 좋은 예다.

암이 재발해도 희망의 끈을 놓아선 안 된다. 암의 크기는 1㎤ 이상 돼야 영상에 잡힌다. 여기에는 암세포 1억 개가 있다. 암은 언제라도 재발할 수 있다. 그 때문에 희망을 갖고 긍정적으로 사는 게 중요하다. 같은 맥락에서 이 교수는 암의 ‘전셋집 이론’을 세웠다.

몸에 암이 있는 데도 증상 없이 조용히 생을 마감하는 사람도 있다. 이 교수는 “건강한 사람도 하루에 수백 개 이상 암세포가 생기는데 이는 면역세포가 싸워 이기고 있는 것”이라며 “암 환자는 우리 몸의 일부를 암에게 전세 내줬다고 생각하고 고혈압·당뇨병처럼 관리를 잘하면 건강하게 살 수 있다”고 말했다.

희망을 잃지 않은 이 교수는 2007년 암이 재발했을 때 암세포 활동이 전년에 재발했을 때 보다 50% 이상 낮았다.

이 교수는 ‘지속적인 건강 관리’를 강조했다. 그는 “많은 암 환자가 치료 후 연간 한두 차례 정기검사를 받는 것 말고는 경각심을 늦춘다”며 “암의 재발을 막기 위해선 변화된 생활습관을 꾸준히 지속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황운하 기자

2010/11/26 10:23 2010/11/26 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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