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의 친절한 한마디가 환자를 움직이게 한다. 환자에게는 실력있는 의사도 중요하겠지만, 친절함도 꽤 중요하다. 친절도 의사의 실력에 포함되냐 선뜻 대답하기 안되냐는 어려운 문제이긴 하나, 중요한 덕목인 건 분명할 듯.

그런데 나는 친절한 의사인가? 친절하게 한마디를 건내는 의사인가? 아무리 물어봐도 아주 친절한 의사라고 말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무뚝뚝한 경상도 사나이라고 (서울에서 태어났지만 30년 정도 부산에서 자라고 살았음) 자기 합리화를 하긴 하지만, 좀 더 친절할 필요가 있다는 건 인정해야할 듯. 그렇다고해서 가식적이 되고 싶진 않은데, 가식적인 친절을 베푸는 사람보다 천성이 친절한 사람이 부럽고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다(이미 불혹을 넘었는데, 실현 가능...?).

가끔은 가식적인 친절도 필요할지도 모르겠지만, 그런 것 보다는 진정 맘속에서 우러나오는 친절을 베풀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 근데 그런 사람이 주위에 존재할까? 생각해 보니 극소수의 몇 명이 있긴 하다. 내가 아는 가장 친절한 사람은 부천 순천향 병원에 있는 현종이 형일 것 같다. 그 형을 생각하면 기분이 좋다. 학창 시절 같이 사랑방에서 살았던 몇 년동안 이 형은 왜 화를 내지 않을까? 왜 그렇게 모든 사람에게 친절할 수 있을까? 늘 나에게는 미스테리였다. 현종이 형 잘 지내죠? 나는 이전 보다는 나이가 들어 조금 철이 든 것 같은데(정말?) 아직도 형에 비하면 먼 것 같아요. 담에 한번 본다 본다 하면서 그러지 못하네요. 진짜 한번 봐야할 텐데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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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분들께, 간혹 무뚝뚝한 제 인상에 놀라지 마세요. 혹시라도 상처받은 분들이 있다면 죄송해요.
진료 중에 일이 많아서 나도 모르게 얼굴이 그늘이 지기도 하고, 상냥하게 말한마디 전하는 것도 외래시간에 쫓겨 그러지 못하기도 합니다.

그래도, 의사에게 제일 중요한 사람은 저에게 온 환자라는 점을 기억하며 늘 진료에 최선을 다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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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7/08 23:32 2016/07/08 2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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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김유선 2016/08/11 06:13

    사실 첫인상이 아니라고는 말 못하겠는데요. ^^
    나중에 교수님이 진료할때 가끔 웃어주시기도 하고,
    환자의 입장에서 함께 고민하고 걱정해주시는 모습에 마음이 따뜻하신 분이라는거 느꼈어요.

    특히 수술대기실에서 어깨 다독여주시며 아무 걱정말라고 말씀해주시며, 수술 잘 해드릴께요. 편안하게 한숨 푹 주무세요 라고 말씀해주셨을때...진짜 감동이였어요.

    그리고 나중에 남아있는 나쁜놈들 없어지면 반대편 가슴 수술 제가 해드릴께요~라고 말씀하셨을때도요.

    늘 감사한 마음 잊지 않고 있어요 교수님~

    • 비밀방문자 2016/08/30 2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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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고냥이발 2017/01/11 16:41

    안녕하세요~
    선생님께서 블로그도 하시는줄은 몰랐네요.

    사실 저도 처음에 뵈었을 때 너무 무뚝뚝하셔서
    이런저런 질문이 하고 싶은데도 어려워서
    우물쭈물 했던 기억이 납니다.
    물론 시간이 지나니까 선생님도 편해지시고 저도
    편해진 것 같아요.

    항암할 때 제가 못 먹는 약이 있었는데, 그 약이 에멘드랑 같이 처방되어야하는 약이라서, 약을 변경할 수가 없었던 적이 있었어요. 그 때 선생님이 약을 바꿀 수 있는지 병원측에 알아보시다가, 환자가 힘들다는데 왜 안되냐고 막 화를 내신 적이 있었는데요.. 그 때 사실 감동했습니다.
    제 대신 싸워주신 것 같은 기분도 들고,
    어쩔 수 없이 약을 처방만 받고 먹지는 못하는 제게
    미안해하시는 표정을 지으시는걸 보고
    몸은 힘들지만 마음은 위로를 받았습니다.
    아마 그 때부터 선생님이 많이 편해진 것 같습니다.

    지금은 선생님이 그렇게 무뚝뚝하신 것이
    오히려 마음을 차분하게 만들어서 안심이 됩니다.

    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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